신경치료
이종규
시린이가 흰 횟 조각에 아렸다
치통은 밀린 이자처럼 갚을 수 없었다
의사는 왜 이제 왔냐 나무랐다
고약한 맛의 마취제에 입안이 얼얼했다
모터소리가 귀를 긁었다
의사는 작은 거울을 건냈다
거울 속 어금니는 얇은 비닐 같았다
진통제를 먹기 위해 저녁을 만들었다
아무맛도 나지 않았다
다음날
마취없이 치료를 시작했다
신경을 뽑을 때마다 손에 힘줄이 올라왔다
의사는 신경이 사라질 수록 아프지 않을거라 했다
치수가 있던 자리에 보형물이 들어왔다
네가 떠난고 몇 달이 흘렀다
따뜻한 바람에 가슴이 시렸다
병원에가
마취를 하고, 긁어내고,뽑아내고,채울지 생각하다
밥을 먹을때 마다
물을 마실때 마다
숨을 쉴 때 마다
시리게 놔 두었다
※창작동기
연초 시리던 이를 시간 핑계로 치료를 미루다. 참을 수 없을 만큼 아파 치과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때 신경을 다 없애야 아프지 않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습니다. 신경이 없어도 아무 것도 달라지는 것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는게 멜랑콜리 했습니다. 그때 시상이 떠올랐습니다.
새벽 3시의 다이어트
이종규
어두운 이불 안
위가 저리다
손으로 고기 냄새를 맡는다
종아리 살은 질겨서 국거리로 해야겠다
허벅지 살은 두껍게 여며서 수육을 만들어야지
엉덩이 살은 장조림이 좋을거야
뱃살은 역시 구워야지 제맛이지
그 옆에 갈비살도 턱 하니 놓고
아 목살도 빠뜨리면 안돼
먹을수록 빠지다니
무거워진 위는
솜이불 보다 따듯하게
심장을 누를거야
내일아침 일어나면
지난 여름에 샀던
허벅지가 끼던 바지를 입어야지
단추가 잠궈지지 않던 셔츠도 다려야지
※창작동기
잠을 자려하는데 너무 배가 고파 잠이 오지 않은적이 많습니다. 과제를 하거나 책을 읽다보면
새벽이 금방가는데 무엇을 먹고 자려고 할 때, 갑자기 '아 안먹으면 살이 빠지겠구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언제부터 내가 살이 빠지고 마른 몸을 나도 모르게 선호하게 되었는가하는 생각에 무서워진 적이 있습니다.
그때 극단적으로 생각해 자기몸을 먹으며 허기를 채우는 동시에 살까지 배고싶은 욕망에 대해 적어보고 싶었습니다.
밤의산책
이종규
밤의 산책은
주황색 가로등 불이 길잡이다
밤에는 달맞이꽃,박꽃,하늘타리꽃,분꽃
아래향,메밀꽃,옥잠화가 핀다
길거리에서 나오는 음악은 사라지고
귀에서, 입에서 노래가 나온다
밤바람은 몸보다
얼굴에 어울린다
지갑은 얇을수록 좋다
버스는 끊길수록 좋다
공원보다는 놀이터
호수보다는 강
정해진 곳보다
발이 이끄는 대로
지치면 언제든 누울 수 있는 곳으로
※창작동기
밤에 산책을 자주 하는 편입니다. 답답할 때 산책 만하게 없습니다.
근래에는 몸이 않 좋아 산책을 많이 못하게 되었을때 오랜만에 산책을 하려다
낮에 산책한적은 거의 없고 밤에만 산책을 하는구나, 나는 왜 밤에 주로 산책을 할까?
밤에 산책은 낮의 산책과 뭐가 다를까? 밤에 산책은 어떻게 해야할까?라는 생각에서 시가 출발했습닏.
첫댓글 첫 작품 신경치료를 읽으며 첫째단 두번째 연에 '치통은 밀린 이자처럼 갚을 수 없었다' 가 시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보았을 때 조금은 뜬금스럽지 않나 생각되었습니다. 또한 창작자가 의도한 바일지는 몰라도 호흡이 상당히 빠르게 느껴졌구요 5째 단을 보았을 때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하지만 딱 거기서 멈춰버리는 많은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첫번째 작품은 묘사가 부족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 이유는 뒤로 갈수록 그 상황, 모습을 진술만한 것 같아 아쉬었습니다. 두번째 작품 같은 경우에는 어조의 통일이 아쉽습니다. 그렇지만 배고픈 상태, 그렇게 살아가는 상황이 절실히 다가왔습니다. 세번째 작품은 너무 쉽게 쓰여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창작동기에서 말한 낮의 산책을 시에서도 말을 했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나날의 체험에서 얻은 시들이군요. 쉽게 읽혀 좋군요. 그러나 너무 편안하기도 하군요. 상상력을 바탕으로 이미지가 있는 시도 써보세요. 띄어쓰기 틀린 곳이 많군요. 국어정서법에 유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