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주 제32일(6/8). 비. 16도.
속초-간성
-빗속을 뚫고 전진-
척산 한화콘도에서 하룻밤을 자고 황태해장국으로 아침 식사를 하였다. 도로공사연수원 앞을 08:00에 출발.
날씨는 곧 비가 올것처럼 흐린데 비는 오지않아 다행이라 생각하고 걷기 시작한다. 7번 국도는 차량이 맣이 다닌다.
특히 금강산 관광을 가는 수학여행 학생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줄을지어 이동한다.

09:15에 고성군 경계에 진입한다. 우리가 가야할 마지막 행정구역이 고성군이라 생각하니 거의 다 왔다는 느낌이
실감으로 나타난다. 바다 냄새가 난다. 콧구멍을 크게 벌리고 가슴을 펴고 숨을 깊이 마셔본다. 상큼한 미역냄새가
들어온다.

교통순경에게 간성 가는 길을 물어보니 가리켜 주면서 갓길이 없으니 조심해서 가라고 일러준다.
고성 8경의 하나인 청간정을 지난다. 그냥 지나치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아 캔맥주 네 개를 사서 청간정에 올랐다.
정자에 오르니 동해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도보여행 32일 만에 우리는 동해바다를 보고있다.

점심시간이 지나서 배는 고파 오는데 식당은 나타나지 않는다. 이거 또 굶는거 아닌가?
삼포리에 가서 겨우 식당을 발견하고 들어가서 된장찌개를 시켜 먹었다. 12:30.
공현진을 지나는데 마침내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잠시 지나가는 비가 아니라 점점 빗줄기가 굵어지더니
천둥번개까지 동반한다. 잠시 길가의 타이어 가게에 들어가서 비를 피하며 남감해 하고있는 우릴 보고 고맙게도
주인이 커피를 타가지고 나온다.

커피를 마시며 30분 가량 처량하게 서 있다가 빗줄기가 약간 약해진 틈을 타서 걷기를 시작한다.
조설모는 우의 바지를 입었고, 갑화백과 나는 준비해 온 비닐을 바지 가랑이에 끼어 입고 우산을 쓰고 걷는다.
동행하는 박충상 선생은 우산을 썼는데도 바지가 완전히 젖어버린다. 박선생은 이런 고생 안 해도 되는데...

트럭이나 관광버스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지나간다. 이럴때마다 재빨리 우산으로 몸을 가려야 한다. 갓길을 걷는
보행자야 이들에겐 운전에 방해가 되는 위험한 존재일 뿐이다.
이렇게 두 시간을 비를 맞으며 옷도 젖고 등산화 속도 질척거릴 즈음에야 간성에 도착한다. 16:20.
예정대로 오늘 걷기는 여기서 마쳐야 겠다.
서울에서 빗속에 우리를 찾아 내려온 표운수 선생이 때맞춰 차를 가지고 간성으로 와서 우린 편안하게 실로암 막국수집
으로 이동, 멋진 저녁 대접을 받았다.


오늘은 박충상 선생의 도움으로 속초 도로공사 연수원에서 1박을 하게 되었다.
연수원 지하에 사우나가 있어서 뜨거운 물에 몸을 풀었다.
비에 젖은 3인방 등산화를 박충상 선생이 드라이기로 일일이 말려준다. 보송보송 해저서 내일 걷기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졌다.
오늘 걸은 거리 : 29km. 7시간(휴식 제외)
코스 : 속초(도공연수원)-(7)-봉포리-천진리-아야진-삼포리-죽왕(오호리)-공현진-간성.
첫댓글 (wanju42)일기 예보가 심상치 않은 목요일. 예보대로 비가 오고 천둥번개도 한몫했네요. 박충상 선생님 반갑구요. 표 선생님 광고 좀 하고 가지. 동행하고 픈 식구들이 있었는디. 하여간 장하도다. 3거북이. 쉬시고 마무리 잘 하시리가 믿습니다. 06.06.08 22:22
(머루네)설악산 험산준령을 넘고도 지칠줄 모르고 계속걷는 모습 정말 부럽습니다. 강철같은 체력 짓궂은 비도 막지 못했군요!!. 표운수 선생님 오랜만에 사진에서 보게되어 반갑습니다. 06.06.08 22:38
(캡화백)박충상 선생님! 고맙고 장하십니다. 그리고 표운수 선생님 궂은비 내리는데도 불구하고 오셔서 격려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06.06.08 23:41
(장화백)박선상님 아직 끝발있네요. 그라고 3인방 못지않은 등산실력 감탄 또 감탄했습니다. 따스한 마음까지도 ... 06.06.09 08:02
(짬송)우정어린 건배 모습, 보기에 좋습니다. 며칠씩 함께하며 젖은 신발까지 말려주신 박선생님, 그리고 빗속을 뚫고 득달같이 달려가 그 맛있는 실로암 막국수 대접한 표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06.06.09 09:26
(캡화백맏딸)와! 실로암에 가셨군요! 빗길을 걸으셨다는 소식을 듣고 위험하지 않을까 조마조마 했었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건강이 제일 우선이라는 거! 잊지마세요! *^^* 06.06.09 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