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전화가 왔다.
사순절에 우리곁을 떠나갔던 '최'베로니카의 언니였다. 깜짝 반갑다.
베로니카가 떠난지 오늘이 49일제이고 내일이 벌써 50일이 된다고 한다.
(벌서...그렇게 됐습니다.)
베로니카의 병간호때문에 서로 친했으나
베로니카가 떠난후엔 아무래도 언니에게 연락하기가 어려웠다.
우리는 나이가 동갑내기여서 더 친하기가 쉬웠는데
그 언니는 지금,
제부(베로니카의 남편)와 어린 조카아이들을 돌보며 개포동성당 주일미사에
나가고있다.(자신의 막내딸과 함께, 혼자서 사시니)
5월20일에는 예비자 입교에 들어 간다며 그동안 이야기를 들려 주다가............
<꽃바구니> 이야기를 한다.
꽃바구니?
아~......
내가 베로니카의 사모제 뒷날,
빨강장미와 초록색 보리가 섞인 안개꽃바구니를 집으로 방문해
베로니카 영정앞에 갖다 놓은적이 있다.
(내가 착해서 보다는) 우리사이에 부조금도 그렇고....
고인이 그리도 좋아하는 꽃을 영정앞에 한바구니 갖다놓으면
고인이 떠난 집안 분위기도 그렇고, 지친 가족도 그렇고, 그게 참 좋겠다싶어 가지고 갔는데
그럴 경황이 없었다고 가족들이 너무나들 좋아 했던 기억이 있다.
오늘 이 시각까지 그걸 그렇게도 칭찬하나 싶은데....
그게 아니고, 그 꽃바구니가 너무나 건재?해서 내일 50날 뒤에는 영정앞에서 버려야 되는데
못 버리겠단다. 꼭 와서 한번 보라고 한다.
아니?....웬?....(무섭다.)
꽃이 정확히 46일을 버텼다고?....꽃이 마르고 건조하긴했으나 꼿꼿히 그형태가 그대로이고
안개꽃하나 흐트러짐없이....잎파리 하나 안 떨어 졌다 한다.
동생을 생각하며 물을 그리도 많이 퍼부어 댔는데
장미도 거꾸로 세워 말린것보다 더 생생하고, 보리도 약간 퇴색했을뿐...
밤에는 안개꽃이랑 더욱 반짝인단다.
(꽃전문가가 보시면 그럴수도 있다 하실른지...저는 꽃을 잘모름)
남편분은 베로니카가 꽃값을 아끼느라 그러나 보다고 하면서도
아내의 신심이 남달랐다고 느낀다 합니다.
어제는 베로니카의 대모님도(우리본당 어느 레지오 단장님 이시던데) 보시고 가셨다 하나.....
내가 듣고 느끼기엔 언니가 동생을 그리워 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보여
그 마음이 더 가련하고 가슴이 뭉클했지만
(그 언니의 동생을 간호했던 지극함이 병원에서도 유명 했었습니다)
꽃이 그렇게 오랫동안 예쁘다하니 참으로 놀라웁게 들렸습니다.
언니 말이 그 꽃바구니가 시들면 생전에 동생이 꽃을 좋아했으니
새로운 꽃을 49일동안(세속적 의례) 기도상위에
올려 놓아야지 싶었는데 지금의 꽃이 너무나 꼿꼿하고 건재해서
새로운 꽃생각이 난다거나 이꽃을 버릴 마음은 조금도 생각치 못했다 합니다.
꼭 ...내가 관련되서가 아니라
하느님은 우리에게 은혜와 은총을 .......거저 주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마음에 날마다 때가 끼어 맨날 하루를 북적대고 뒤죽박죽이었는데...
오늘 아침의 전화내용은 나를 참으로 부끄럽게 했습니다.
언니가 또 다시
<좋아하는 언니의 꽃선물이라서...우리...베로니카가 저렇게도 좋아하고....꽃위에 머물러 있나봐요..>하며
목 메인 소리로 말하는데 ....나는 할말이 없었습니다......
그분에겐 내가 그 누구보다 많이 착해 보인다는 것에...그러기엔...
나는 얼마나 넘치는 은혜를 받는 사람인가...생각했습니다..
(마음 가득실어 칭찬해오면 누가 싫어 하겠습니까만은...)
그러나 곰곰히 생각하니
내가 아닌 나 일때가 있습니다.
내가 '주님'의 이름으로 병문안을 간다거나.......
신앙인으로써 봉사를 할때면....내가 아닌 ... 주님의 딸의 입장으로 갑니다.
세상사람들은 웬만한 착한일에 관심이 없습니다. 더 크게 더 크게 봉사합니다.
하지만 신앙세계에서는 아닐수도 있습니다.(레지오에서는 작은 활동도 보고합니다)
나는 베로니카의 집을 아무도 쉽게 찾지 못했을때 우리집 위치상 가까워서 갔을뿐이었던것 같습니다.
그것도 묵주와 기도서를 달랑 들고 묵주 한바퀴와 얼굴을 마주한 간단한 대화였습니다.
(아픈환자에게 부담될까 오래 머물기는 더더욱 안해도 됐습니다.)
그런 보잘것 없는 작은일이 죽은이도 감동 되어 내게 정을 붙이는가.....
오늘도 변함없이 찌들린 생각의 하루였을텐데....
주님의 이름때문에 잠시 사랑을 받는 사람이 됐으니...
조심스런 내 이맘이 거저 받은 '은총'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언니가 예비자 입장이니 찾아보고 이야기를 나눌 생각입니다.
이젠, 베로니카가 아닌, 새로운 예비자님께 존경을 표하면서.....
=====<여담>=============
사순절에 우리 본당에서는 젤뚜루다와 베로니카를 나란히 보냈습니다.
나와 이 언니와 이야기중에 나눈 이야기를 (시간이 지났지만...) 할까 합니다.
우리 교우들이 두사람의 죽음에 슬픔을 쉽게 잊지 못하니 ....
조금 위로가 되실까하여...들으신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베로니카의 언니는 그대로를 이야기하지만,
듣는 나는 비슷하게 세상을 떠난 두 고인이 연결되어집니다.
갑작스런 뇌출혈로 송젤뚜루다는 목요일 새벽7시에 세상을 떴고,
다음 다음날에
오랜 병상의 최베로니카는 토요일 새벽1시쯤이니
알고보면 이틀사이로 둘이서 하늘로 동행했습니다.
평소에 건강한 젤뚜루다는 병원에 입원한 베로니카를 레지오 활동으로 방문했었습니다.
목요일 저녁(이미 젤뚜루다는 고인이 됨),
베로니카 언니의 꿈에 베로니카가 하얀 차에 하얀옷을 입고 운전석에 앉아 있으니
언니가 같이 옆자리에 타려했으나 '언니는 다음에 오라'며 먼저 타를타고 출발해 버렸다 합니다.
언니가 너무나 서운해서 울면서 망연자실 서 있는데...
뒤에서 하얀옷을 입은 단발머리(젤뚜루다로 추정) 천사가 어깨를 두드리며
염려 마라며 친절하게 웃었다 합니다.(그곳에서도 봉사 하나싶습니다. 그럴성격....부지런해서..)
그리고는 네모로 개어진 옷을 주며 바느질도 세탁도 필요없는 옷이니 가져가라 했단다.(수의로 추정)
그 꿈을 깨고는 설마(수의라는 생각이 미치지 못함) 동생 임종을 예측치 못했는데...
다른꿈에서.........
맑은 물이 코앞에서 좁다라니 흐르니 호기심에 똑똑히 얼굴을 대고 들여다 보았다 합니다.
그안에 물고기가 있어서 욕심에 두손으로 퍼올려 잡았더니 순순히 잡혀
손안에 노는데 그 촉감이 너무나 부드러워
아주 신기하고 기분이 좋았는데. 그 순간, 물고기가 말을 하며,
"언니...이젠....나를 ...놓아줘..."하니
깜짝 놀라고 또 놀래서..."그래 그래..."하고 놓아주고는 바라보니...
상아빛색으로 춤추며기분좋게 흘러 가더랍니다.
그런데 그 물의 폭이 꼭 죽은사람의 관의 폭이라는 느낌에 깨서 일어나
동생 입원병실에 가니
벌서 발이 차갑고 유난히 살이 부드러웠는데
풀어져 있던 눈이 똑바로 뜨여 눈빛이 생생히 빛나며 하루종일 예뻤다 합니다.
(원래 누구든 돌아가실때는 눈이 예뻐진다는 속설이있슴)
그 뒤로 이야기는 더욱 길어지는데........초상을 다 치루고....
그 언니가
피곤해서 베로니카의 기도상앞에 누워 있었는데
기도상위의< 빈자의 성모>를 바라보는 순간....꿈에 본 물고기의 얼굴과 똑같아서
(천주교 신자가 아니니) 그제야 깜짝 놀랐다합니다.
그 언니의 꿈에서, 물고기의 사람 목소리 음성은
사랑이 지극한 두 자매에게 성모님께서 이별을 알리셨나 싶습니다.(저 개인의 해석)(믿거나 말거나)
좋은 마음으로 상상 해석하시면 손해 없으십니다.
(신심 외곡유포로 의심받아 교구청에서 나를 조사 나올지 ....)
베로니카의 선종과 젤뚜루다의 천국직행을 우리는 마음의 위로로 삼으며
이 부활절에 우리의 두 친구들을 그리며 우리 아픈 마음의 사랑을 전합니다.
또한, 베로니카의 남편분께서
아내의 먼저 세상 떠남을
짧은 세월 수 를 안타까이 헤아리면서도
그 밝고 명랑한 웃음으로 살다간 아내가
아픈병상에 들어서면서는 남편인 자신을 신앙의 세계로 이끌어
어려운 시간들 속에서 함께해준 여러 신앙 가족들의 많은 사랑이 지속되어짐을 느꼈을때
먼저간 아내에게 감사히 여기며
아내의 사랑이 헛되지 않게
시간이 허락되면 꼭 교회에 봉사하겠다는 말씀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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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부터인가 '베로니카'언니께서 일원동교우님들께 너무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꼭 글을 올려달라 했으나......이제야...-
-성가대 게시판에 올리고, 이쪽의 '따뜻한 이야기'에 올리니...마구 영어가 나와서...감히 게시판에 올렸습니다....어려워...퍼다 올리면 어렵습니다.-
첫댓글 흠,,,!!!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