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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나무 꽃그늘 아래
가야산 푸른 자락 산그리메 내려와서
들머리 미륵불 어깻죽지
가부좌 틀고 앉은 귀 닳은 오후
마음을 여는 절 개심사開心寺
정수리에서 발끝에 이르기까지 씻겨 내리는 듯한
세심동洗心洞 계곡 종그려 듣는 청량한 물소리.
어느 시인 시린 눈빛 닮은 풀꽃과 어우러져
구불구불 이어지는 밭은 계단이
세상의 모든 길을 데불고 오네.
연못을 가로지르는 널다리 건듯 건너
물가의 고요에 깃든 배롱나무 꽃그늘 아래
옛스러움과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이 환상의 조화로움.
우리네 뒤틀린 마음의 뿌리도
팔작지붕 떠받든 심검당尋劍堂 배흘림기둥
두 팔 벌린 서까래
연못 한켠 가섭迦葉처럼 웃는
저 백련을 닮을 수는 없는 것일까.
작지만 모든 것이 운치로운 천년 가람
닫힌 마음 여는 절 개심사開心寺
직선보다 곡선의 삶
종내엔 조요로운 요사채 빈 뜰
마냥 서성이며 지혜의 칼을 찾아 마음속
무명의 풀을 벤다.
개심사 : 충남 서산시 운산면 신창리의 상왕산 자락에
자리한 소박하고 친근한 절집으로,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보물 제1619호, 대웅전 보물 제 143호, 영산회괘불탱 보물
제1264호. 쓰라린 흉터 하나도 안 귀한 게 없 어라.
한석산 시집 - '한강아리랑'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