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상인'에게서 世方化의 지혜를 배운다!
개성상인들은 예부터 고객관리가 철저하기로 유명하다. 요즘말로 하면 품질경영의 귀재이다. 이러한 고객감동의 개념은 한국 개성상인의 1세대에게까지 전해져 고객중심의 마케팅, 무한책임주의 등으로 실현되고 있다.
최근 계속되는 내환 위기 속에서 '송상'의 피를 이어받은 개성상인 후예들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선대들의 창업시기부터 후대에 이르기까지 흔들림 없이 우리나라 기업을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개성상인 출신 민족경제경영의 이야기를 담은 책 '개성상인'이 출간돼 화제가 되고 있다.
송방(松房) 또는 송상(松商)이라 불리는 개성의 상업세력은 태조 왕건의 건국을 뒷받침한 주축 세력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이성계의 쿠테타와 함께 벼슬 대신 천민계급의 상업에 전념, 전국 시장의 경제권을 장악했다. 그들은 자식에게 경영 수업을 시키기 위해 다른 상인의 상점에 수년간 취직시켜 일을 배우게 하는 '차인제(差人制)' 인사 수습제도를 실시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 서양보다 200년 앞섰다는 복식부기 회계장부를 통해 일찍부터 선진 경영방식을 도입했고 무엇보다 일제는 민족저항의식을 잠재우려고 나라모양이 토끼라고 비유하면서 일제근대상품이 전국을 초토화될 때에 개성상인들은 언제인가 돌아가야 할 만주벌판을 향해 포효하는 맹호의 자화상을 보급하였던 개성상인들의 지혜가 지금 고려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궁즉통(窮卽通) 즉 궁하면 통하고 기회는 역경에서 온다는 진정한 짠돌이 정신과 불황타개 리더십 그리고 개성상인의 세계화와 지방화를 아우르는 세방화(世方化)의 지혜를 개성상인의 상도(商道)로 활화산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개성상인 출신 기업으로는 삼정펄프 전재준 회장, 해성그룹의 단사천 단재완 부자, 오뚜기식품 함태호 회장, 개성상회 한창수 회장, 한국화장품 임광정 명예회장 등이 있고, 2세 기업인으로 한일시멘트 허채경의 허정섭, 허영섭, 허일섭, 허남섭 회장, 태평양화학 서성환 사장, 신도리코 우상기와 우석형 사장, 동양화학의 이회림, 이수영 부자, 한국후지쯔 윤재철 사장, 한국야쿠르트 이은선 사장, 세방여행사 오세중, 오창희 부자, 에이스침대의 안유수 회장과 두 아들, 삼립식품의 허창성 회장과 두 아들, 풍류의 개성상인 개성상회의 한창수 회장과 광화문의 백할머니 백희엽 여사와 광화문의 곰 고성일, 영풍그룹의 장철진 사장, 해태그룹의 민후식 회장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인들에게 깊이 뿌리 박혀있는 천년을 이어온 개성상인 경영철학은 우리에게 지금의 분배의 사회주의와 성장의 자본주의의 합인 제3의 통일경제는 무엇인가를 일러주고, 장기 불황을 뛰어넘는 방법을 일러주는 동시에 풍요속에 많은 역기능으로 살아가는 후세들에게는 인생철학으로 눈높이를 낮추는 지혜를 가르쳐주고 있기도 하다.
오늘날까지 이어 내려오는 개성출신 기업인들의 경영 노하우라면 무차입경영, 신뢰경영, 한우물 경영을 들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특징은 탄탄한 재무구조를 중요시한다는 것이다. 신용을 목숨과 같이 여기며 근검절약을 생활신조로 삼는다.
또한 개성상인들은 일단 한 가지 사업을 정하면 최고에 이를 때까지 한 물만 판다. 이것저것 돈이 된다 싶은 사업에 무조건 뛰어드는 개인의 이(利)의 상술의 문어발식 확장을 지양하고 민족이라는 전체의 의(義)에 충실한다. 이들 기업들이 지금 어려운 우리의 경제와 산업을 든든히 받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