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삼성동 코엑스에서 '일자리창출 투자전략 보고회'에 참석한 이건희회장의 7억2천만원짜리 '마이바흐 62' 벤츠자동차를 바로 옆에 주차한 아반떼 승용차의 조수석에서 내리던 어린이가 옆차와의 좁은 공간을 확인하지 않고 문을 열어 마이바흐의 문짝을 강타했다고 합니다. 아들이 저지른 사고에 기겁을 한 아반떼 운전자가 진땀을 뻘뻘 흘리자 이 회장의 비서진은 가해차량 운전자를 일단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만, 어린이의 실수이긴 하지만 우리사회에 던지는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서구사회에서는 이런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어릴 때부터 자동차 문을 열때는 바깥을 살피고 옆 차에 닿지 않게 문을 열도록 배운다지 않습니까? 이렇듯 내가 하는 행동이 남에게 끼칠 피해와 불편함을 늘 생각하도록 가르치고 몸에 배도록 한다는 겁니다. 어쨋던 '뱃짱두둑하게' '통크게' 살도록 가르치고 싶은 우리 부모로서는 내키지 않을지도 모르지요.
우리가 '우리'를 얘기할 때 ,즉 단점을 얘기할 때 가장 많이 쓰는 단어가 바로 '빨리 빨리'와 '대충 대충'일 것입니다.
우리는 성격이 급하여 바로옆에 공중전화가 있어도 바로 통화할 수 있는 휴대전화를 끼고 살고 구리선도 모자라 광통신케이블이 주욱 깔린 초고속 인터넷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뭐든지 '빨리 빨리', '대충 대충' 처리하다보니 상대의 입장을 헤아리거나 한발짝 물러나서 가늠하지 않고 자기 중심적으로 판단해 버리기 일쑤입니다. 혼자 만의 결정으로 모든 것이 잘되리라 상상하고 또 막연히 잘 되기를 바라다가, 잘 안 될 성싶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남을 탓하거나 돌진하는 버릇이 있지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도 내리거나 타는 사람은 생각하지도 않고, 문앞에 우두커니 서 있거나 내리기도 전에 올라타는 몰상식한 사람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중국사람들은 생각과 행동이 너무 느려 흔히 '만만디(晩晩的)'라고 불리는 애칭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짜증이 날 정도입니다. 그러나 때로는 그런 중국인들이 한국인에 비하여 도량이 크고 넓게 생각하여 이른바 대륙적이라는 것에 대부분 한국인들은 동의할 것입니다.
여기에 비해, 일본 사람들은 일상용어에서 곧잘 조금만 기다리라는 뜻으로 '조토마테'라고 말하기를 좋아합니다다. 자기가 하는 일이 있으니 그것을 끝내고 나서 상대방의 말을 들어보겠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무슨 일을 할 때 그 다음 출발을 위하여 정돈하고 준비를 해두는 습성이 있습니다. 식당에 들어 갈 때, 아무리 급해도 신발을 반드시 나가는 방향으로 가지런히 놓고서야 들어갑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들어 갈 때 정리하나, 나올 때 돌려 신고 나오나 그게 그건데 말입니다. 일본인들의 '스미마셍'은 정말 유명합니다. 길을 가다가 본의 아니게 누굴 조금 건드리면 즉시 돌아서서 오히려 건드린 사람에게 절을 꾸벅 하면서 죄송하다고 '스미마셍' 하면서 사라집니다. 오히려 상대방이 무안할 정도입니다. 혹자는 일본인들에게는 본심에서 우러나와 예의를 표하는 '혼네(本音)'와 겉으로 자기의 예절 수준을 보여주는 '타테마에(建前)'라는 것이 있으며, 그들이 취하는 예절은 대개가 '타테마에'에 불과하다고 말하지만, 설령 이것이 본심이 아니고 겉치레일지라도, 남의 허물에 발끈 화를 내는 사회에 비하면 한결 문명국이라는 인상을 주고도 남습니다.
우리가 이제 소득수준이 좋아지고 어우러져 사는 성숙한 사회로 발전해 가려면 선진국들이 오래동안 교육을 통해 실천해 왔던 '남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와 가정에서의 교육을 통해서 어려서 부터 몸에 배도록 가르쳐야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진국 사람들처럼 객관적이지 못하고 급한면이 발달된건 왜 그럴까요. 아마도 잦은 외침과 내란 때문에, 그후는 군사독재의 억압된 환경 때문에 믿을 건 '나'밖에는 없다고 믿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여하튼 한 지구촌 속에서 살아가야하는 '오늘'을 사는 지혜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부터 키워야 하겠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남에게 해를 끼치는 말과 행동을 삼가는 것이 그 첫째요, 남의 어려운 사정을 이해하고 돕는 것이 그 둘째입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모두 행동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보는 여유를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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