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 정체성 강화, 직무 능력 향상 위해 필수 주교회의가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를 중심으로 전국 차원의 사제평생교육을 추진하는 이유는 사제들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직무수행 능력을 향상시키려면 보다 수준 높은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사제교육은 일반적으로 성소계발, 양성(신학교), 수품 후 계속교육 등 3단계로 이뤄진다. 사제평생교육이란 마지막 단계인 수품 후 계속교육을 말하는 것으로, 교구마다 피정ㆍ연수ㆍ영성수련ㆍ안식년제 등의 방법으로 계속 해오고 있는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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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사제 성화의 날 행사에 참석해 기도하고 있는 서울대교구 서서울지역 사제들. 사제 성화의 날 행사도 사제평생교육 일환이다. | 그러나 이를 전국 차원에서 추진하면 한층 다양하고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또 교구는 교육 진행에 수반되는 인적ㆍ재정적 부담을 덜 수 있는데다 사제들간의 친교라는 부수적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이런 장점이 있기에 교황청 성직자성은 개별교회들이 합의 하에 연합조직을 설립해 교육을 시행할 것을 권장한다. 한국교회 차원에서도 198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전국적 차원의 사제평생교육원 설립 논의가 있었으나 구체화되지 못했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올해 시범적으로 사제피정과 연수를 3차례 진행하면서 프로그램 정착 및 확대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사제평생교육 왜 강조하는가
교회에서 사제들이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이들에 대한 계속적 교육에 교회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문헌 「현대의 사제양성」(1992년)에서 △변화하는 사회적, 문화적 조건에 맞는 복음화를 수행하기 위해 △인간적 성숙을 통해 정체성을 확고하게 하기 위해 △하느님 백성들에게 사랑의 봉사를 하기 위해 사제평생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미래사목연구소장 차동엽 신부는 "오늘날 교회 밖에서 벌어지는 급격한 사회적 변화는 사제들을 당혹하게 한다"며 "변화의 배경에는 21세기를 강타하고 있는 포스트모더니즘, 지식혁명, 무신론적 세속주의가 자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톨릭대 교수 최준규 신부는 교회 문헌을 인용, "위기에 직면한 사제는 하느님 백성들에게 자칫 사랑과 봉사 정신이 아닌 위압적 방식으로 직무를 수행하려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며 "또한 무수한 활동으로 인해 활동주의와 기능주의에 빠져 정체성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런 유혹은 "심한 고독과 무력감, 신체적 질병과 정신적 피로, 게으름 같은 영성의 결핍을 낳는다"고 말했다.
대구가톨릭대 신학대학 박강희 신부는 사제들이 처한 직무수행의 어려움과 위기를 지적했다.
"오늘날 사제들은 잡다한 행정적, 개인적 일로 인해 '말씀의 직무'라는 본연의 직무에 충실하지 못한 모습을 자주 드러내고 있다. 성사집행 직무도 타성적 태도 혹은 준비 없는 집행으로 그 의미를 반감시키는 경우가 있다. 사목직은 봉사자 모습과 지도자 모습을 동시에 요구한다. 그러나 하느님 백성을 이끌고 지도하는 모습에 초점이 맞춰지게되면 봉사하는 목자 모습은 소홀해지고, 군림하고 독단적이 되는 부정적 모습을 보이게 된다. 이 문제는 작금의 한국교회에서 가장 심각하게 드러나는 문제이다."
#사제평생교육 내용 초점은
교육 내용은 크게 인성ㆍ영성ㆍ지적ㆍ사목적 영역으로 구분된다. 최준규 신부는 먼저 인성교육을 꼽았다.
"사제는 그리스도 마음과 정신을 따라 늘 자신의 인격을 성화하고 인간적 덕으로 사명을 수행해야 한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사제의 인간적 성숙과 관련해 '인간교육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사제 양성의 모든 과정은 밑 빠진 독과 같이 돼 버린다'고 강조했다."
박강희 신부는 "사목현장에서 벌어지는 문제 중 많은 경우 인간관계의 미숙함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했을 때, 타인에 대한 개방성과 감수성을 지닐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간관계 훈련은 중요한 인격적 장점을 갖추도록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신부는 또 영성교육에 대해 "현대인들에게 신앙 안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해주고, 교회 전통 속에 간직된 영적 삶의 풍요로움을 가르쳐주기 위해서는 사제 자신이 먼저 그 삶에 맛들이고, 그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적 교육에 대해 최 신부는 "사제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사회에서 그리스도의 진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책임을 진 사람들"이라며 "따라서 사제는 거룩한 학문을 비롯해 사회 윤리 생명 정의 인권 노동 등의 주제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있어야 고유 직무를 생활 속에 뿌리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각 교구 현황
사제평생교육이 이처럼 중요하기에 각 교구는 그동안 나름대로 사제들의 지속적 양성과 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사목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모든 교구에서 연 1회 이상 자체 피정과 연수를 시행하고 있다. 이 외에 새사제 연수(서울 의정부 대구 전주)와 보좌신부 연수(서울 대전 수원 의정부)를 따로 시행하고 있다.
특히 사제가 가장 많은 서울대교구는 1990년 사제평생교육원을 설립해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용하고 있다. 서울대교구를 비롯해 수원교구(사제평생교육실), 의정부교구(성직자실), 부산교구(사제평생교육위원회)는 전담 부서(위원회)를 따로 두고 있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부소장 박선용 신부는 "의견 수렴 결과 각 교구에서 더 필요로 하는 것은 체계적인 안식년 프로그램"이라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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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제들의 영성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인성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신앙생활은 사상누각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본당 안에서 가톨릭교회 사제들의 인성 부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문제가 너무 많습니다.
따라서 바오로2세 교황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하느님 백성들에게 사랑의 봉사를 위한 사제평생교육은 절실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