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수행 이야기
자식은 지켜보면서 키우세요
자식하고의 관계에서 부모는 애착을 놓기 힘듭니다. 사실은 애착이 혐오보다 더 무섭습니다. 애착이기 때문에 놓지 못합니다. 며칠 전에 어느 신도님과 상담을 했는데 아들이 서른 살이 되도록 늘 말썽이래요. 밖에서 보면 엄마는 희생적이고 아들이 늘 말썽이라 하지요. 나이가 서른이 되어도 엄마한테 의지해서 살고, 또 사고 치면 엄마가 뒤치다꺼리 하니까요.그런데 수행의 관점으로 보거나 이치를 따져볼 때 원인은 엄마에게 있어요. 쉰 살이 되어도 탯줄을 안 끊어 주고 젖을 안 떼어 주니까요. 탯줄을 끊어주고 젖을 떼어줘야 비로소 크거든요. 아이가 엄마 몸에서 나오면 탯줄을 끊지요. 엄마 몸에서 나왔는데도 여러분들은 마음의 탯줄을 아이에게 붙여 놓고 있지요. 이렇게 되면 여러분들의 나이가 여든이 되고 아이가 예순이 되어도 자식 걱정해야 되고, 자식은 어쨌든 부모가 도와줘야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자식을 외면하는 것 같은 생각이 자꾸 드는 거지요. 그래서는 자식의 병을 고치기가 좀 어렵습니다. 이해는 됩니다. 부모를 봐도 그러니 이해는 됩니다만 어쨌든 자식들한테는 안 좋아요. 서로 고생이지요. 어린아이를 엄마가 돌보는 것은 아이도 좋고 엄마도 좋지만 다 컸는데도 계속 도움을 요청하면 부모는 부모대로 괴롭고 자식도 힘들지요.
도움은 꼭 물질적인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경우가 바로 애착이거든요. 이 애착으로 인해서 결국은 서로에게 고통이 옵니다. 어릴 때 애가 밥 안 먹는다고 다 집어 던지고 하면 “알았다. 그러면 저녁에 먹어라.”하고 딱 치워버리고, 학교 안 간다 하면 “오늘 하루 쉬어 버려라.”하고 문을 닫아 버리고 단호하게 해야 합니다.이렇게 해야 아이가 학교를 가든지 뭘 해도 스스로 하지 밥 그릇 들고 따라다니면서 먹이고 하니까, 평생 따라다니면서 챙겨야 하지요. 그것이 다 지켜보기를 못 해서 그런 것이거든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불법을 공부해야 합니다. 공부를 해서 어지간한 일에는 마음이 흔들리지 않아야 합니다. 옛날에는 아이를 일고여덟 명씩 키우다 보니 좀 덜한데, 요즘은 한두 명 키우기 때문에 더 집착하는 거지요. 애지중지 돌보는 것하고 집착하는 것은 성격이 다릅니다. 아들을 사랑하는 최선의 방법은 아들이 자생력을 갖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법적으로는 18세까지만 부모가 키워줘야 할 의무가 있고 그 이상의 의무는 없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만 도와주고, 대학교 등록금도 차용증 써서 빌려주고 나중에 자기가 벌어서 갚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딴 사람한테 가서 빌려 달라고 하면 안 빌려 주는데 그래도 부모는 빌려라도 주니 고마운 줄 알도록 키울 수 있으면 좋지요. 과외 시킬 돈으로 여행 보내 주는 게 훨씬 나아요. 그런데 여러분은 아이가 ‘서울대 가야 한다, 판사가 되어야 한다, 의사가 되어야 한다.’ 이렇게 집착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못 하는 것이거든요. 여러분은 판검사, 의사가 좋다고 생각하지요? 그게 좋은 이유가 뭐예요, 자식은 죽을 고생을 하는데 돈 많이 번다는 거 아닙니까?
우리는 남을 쳐다보고 살거든요.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쌀통이 유행이다 하면 다 같이 쌀통 사고, 경쟁적으로 아파트 평수 늘이기 하다가, 자동차 사기 경쟁 하는 등 계속 그래 왔잖아요. 그러한 것이 다 병입니다. 마약 중독처럼 말이지요. 거기 중독이 되면 죽을 때까지 급급하다 죽는 거예요. 그러니 중생이라는 건 늘 이렇게 바람에 휩쓸려 사는 거예요. 이것을 혜능 대사께서는 ‘세상에 굴림을 당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세상을 굴리는 게 아니고 세상이 나를 굴린다, 내가 세상에 굴림을 당한다는 겁니다. 휩쓸려서 그냥 가지요.
자식이 18살을 넘기면 간섭을 안 해야 하는데 온갖 것에 간섭하잖아요. 지나친 간섭이 몸에 배어서 간섭을 안 하면 못 배기는 거지요. 이런 것은 정(情)하고는 다른 거예요. 이것 끊기는 담배 끊기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이것은 알코올 중독보다도 더 심하고 마약 중독보다도 더 심하지요. ‘부모자식간의 정을 어떻게 끊나? 그게 다 애정인데, 그걸 어떻게 끊어, 야박하게.’ 이렇게 핑계를 댑니다. 그런데 그러면 사람과 사람, 부모와 자식 사이에 애증이 겹쳐서 한시도 눈앞에 없으면 못 살고 또 보면 눈이 뒤집히고 그렇습니다. 부모 자식 사이에 좋은 관계, 부부 사이에도 좋은 관계, 좋은 도반이 되려면 이 집착을 끊어야 합니다. 미워할 필요도 없지만 내 식대로의 사랑을 너무 지나치게 하면 안 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불법 공부를 하면 부모자식 사이에도 또 부부 사이에도 좋은 도반이 될 수 있습니다. 좋은 도반이 되면 같이 살아도 귀찮지 않고 혼자 살아도 외롭지 않게 되지요.
첫댓글 (),(),().
스님 말씀에 마음이 뭉쿨합니다. 도반의 정도로 가겠습니다..감사드립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