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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맥압항진증의 최신지견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내과학교실 / 백 순 구
서 론
문맥압항진증이란 문맥압의 비정상적인 상승을 의미하며 문맥(portal vein)과 하대정맥(inferior vena cava)간의 압력경사(portal pressure gradient)가 6 mmHg 이상일 경우를 일컫는다. 실제 정맥류나 복수의 발생과 같은 임상적 의미를 지니기 위해서는 10 mmHg 이상의 문맥압 증가가 필요하다. 문맥압의 상승은 측부 혈관의 발달을 유도하고 문맥과 전신 혈관사이의 단락(porto-systemic shunt)을 형성하여 심박출량과 내장혈류량의 증가를 이끌어 낸다. 이는 문맥계 유입 혈류량(portal venous inflow)의 증가를 야기하므로 결국 지속적인 문맥압 항진 상태가 유지된다. 이와 같은 문맥압항진증의 발생과 과역동적 혈역학(hyperdynamic circulation) 변화는 정맥류 출혈, 복수 등과 같은 환자의 예후와 연관된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킨다. 혈관의 저항 증가는 동양혈관(sinusoid) 부위 또는 동양혈관의 전, 후(pre-sinusoid, post-sinusoid)에서 발생하여 문맥압항진증을 일으킬 수 있다.
문맥압항진증의 병태 생리
문맥압은 Ohm’s law에 의해 간내 혈관의 저항과 문맥 혈류량에 의해 형성된다. 문맥압 = 간내 혈관 저항 × 문맥 혈류량(그림 1)
1. 간내 혈관의 저항 증가
만성 B형 및 C형간염바이러스와 알코올 남용 등에 의해 간경변증이 발생하면 간세포외 기질(extracellular matrix)의 생성증가와 결절형성에 의해 간동양 혈관(hepatic sinusoid)의 협착과 탄력의 소실, fenestrae 감소 등이 발생하여 간내 혈관의 저항이 상승하게 된다. 이와 같은 기계적 원인 외에도 간경변증에서는 간내 혈관의 근육세포(smooth muscle cell)와 활성화된 간성상세포(hepatic stellate cell)가 수축기능을 가져 간내 혈관의 저항을 상승시킨다. 간섬유화의 주된 역할을 하는 간성상세포는 활성화되어 간세포외기질을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직접 간동양 혈관을 수축하는 역할을 한다(그림 2). 이와 같은 간내 혈관의 저항 상승의 역동적 부분은 궁극적으로 문맥압항진증을 더욱 악화시키며 전체 문맥압 상승부분의 30%까지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바꿔 말하면 간성상세포의 활성화나 수축 기능을 억제하는 방법으로 문맥압항진증을 상당 부분 조절하여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이에 초점을 맞추는 연구 및 치료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활성화된 간성상세포의 수축을 억제시키는 방향의 연구결과가 다수 있다. 즉, 활성화된 간성상세포는 세포의 수축에 관여하는 endothelin과 angiotensin 수용체를 많이 갖게 되어, 이러한 물질에 의한 세포의 수축이 활발히 이루어지게 된다. 반면 활성화된 간성상세포는 nitric oxide (NO)나 carbon monoxide와 같이 세포의 이완에 관여하는 물질의 수용체를 잃게 되어, 세포가 이완보다는 수축하는 역할을 주로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간내 혈관의 저항을 상승시켜 문맥압항진증을 악화시킨다(그림 2).
2. 내장 혈관의 확장 및 혈류량 증가
간내 혈관의 저항 상승은 문맥압의 상승을 유발하고 문맥압 항진은 닫혀 있던 문맥과 전신 혈관사이의 단락(porto-systemic shunt)의 개통을 일으킨다. 따라서 단락을 통한 심장으로의 혈류량 유입은 상당량 증가하게 되고 심박출량 또한 증가하게 된다. 심박출량의 증가로 인해 동맥 혈관은 shear stress를 받게 되어 동맥혈관의 내피세포(endothelial cell)에서 NO 생성이 많아진다. 증가된 NO 생성은 결국 동맥 혈관 특히 내장혈관의 확장을 유도하게 되고 혈류량의 증가를 초래해 궁극적으로는 문맥내 유입 혈류량의 증가를 유발한다. 따라서 간내 혈관의 저항상승으로 인해 시작된 문맥압항진증은 측부순환과 내장혈관 확장에 따란 문맥 유입 혈류량의 증가로 인해 유지된다.
3. 과역동적 혈역학 발생
간경변증에서 간내 혈관 저항증가에 의해 발생한 문맥압항진증은 단락을 통한 측부순환을 발달시켜 심박출량과 심박수가 증가하게 되고, 상승된 혈관확장 물질의 생산 및 분비는 말초혈관의 확장과 혈압을 강하시킨다. 이는 유효혈장량의 감소로 이어져 교감신경계의 긴장을 증가시키고 레닌 안지오텐신 계의 활성화를 유발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는 혈장량의 증가를 야기하는 과역동적 혈역학을 발생시킨다. 이러한 과역동적 혈역학의 발생은 복수 및 정맥류와 같은 문맥압항진증의 주요 합병증을 유발하는데 기여한다.
문맥압항진증의 진단
1. 침습적 진단 방법
문맥압항진증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은 간정맥 도자술(hepatic vein catheterization)을 이용한 간정맥 압력차(hepatic venous pressure gradient, 이하 HVPG)의 측정이다. 우측 대퇴 정맥이나 경정맥을 통하여 카테터를 간정맥에 위치한 후 압력을 재면 간정맥 자유압(free hepatic venous pressure)을 구할 수 있다. 여기서 간정맥의 작은 가지까지 더 깊숙이 삽입한 후 압력을 재면, 간내 문맥혈관의 압력을 반영하는 간정맥 쐐기압(wedged hepatic venous pressure)을 측정할 수 있다. 간정맥 쐐기압에서 간정맥 자유압을 뺀 값이 HVPG이며, 이는 문맥과 정맥간의 압력경사차(perfusion pressure gradient)로 실제 문맥압을 가장 정확히 반영한다(그림 3). HVPG는 보통 우측 간정맥에서 재는데 쐐기압을 측정할 때는 쐐기(balloon wedge) 후 조형제를 주사하여 쐐기가 완전히 이루어졌는 지와 다른 간정맥과 단락이 존재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 쐐기가 불완전(insufficient inflation of the balloon)하게 되었다든지, 다른 간정맥과 단락(venous-to- venous shunt)이 있으면 쐐기압이 저평가된다. 반복 측정한 HVPG값들의 coefficient variation이 7~8%이면 재현성과 정확성이 좋다고 할 수 있다. 시술시간은 보통 약 20분이 소요되며, 정맥을 통해 시술을 하므로 심각한 합병증은 없다. 현재 이 시술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고시 제2000-73호를 통해 문맥압항진증 진단에 대해 보험적용을 받을 수 있다. 정상인의 간정맥 쐐기압은 10 mmHg 이하이고, 간정맥 자유압은 5 mmHg 이하로, HVPG는 정상인에서 5 mmHg 이하이다. 문맥압항진증의 심한 정도는 HVPG가 5~10 mmHg일 경우 subclinical portal hypertension으로 임상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으나, 10 mmHg 이상일 경우 clinical significant portal hypertension으로 정맥류와 복수가 발생한다. HVPG가 보통 10 mmHg 이상이 되면 정맥류가 생기고, 12 mmHg 이상일 때 정맥류 출혈이 발생하므로 정맥류 출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HVPG를 12 mmHg 이하로 감소시켜야 한다. 그러나 간혹 우회 혈류의 발달정도에 따라 12 mmHg 이하에서도 출혈이 발생할 수 있어, 이 같은 수치가 정맥류 출혈을 반영하는데 절대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정맥류 출혈이 있었던 138명의 한국인 간경변 환자를 대상으로 측정하였던 평균 HVPG는 15.1±5.4 mmHg였다.
2. 비침습적 진단 방법
문맥압항진증의 비침습적 영상진단법은 CT 및 MRI 검사, 초음파 및 도플러초음파검사가 있다. 영상 진단에서 문맥압항진증을 시사하는 소견으로는 측부혈관의 발달, 위-신장 또는 비장-신장 정맥의 단락, 비장종대, 담낭벽 비후, 복수 등을 꼽을 수 있다. CT 및 MRI는 간실질의 형태학적 변화와 간문맥계의 혈관 구조 및 혈류 유무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고, 특히 측부혈관의 평가를 정확히 할 수 있다. 여기에 MRI는 간문맥 혈류의 정량적 평가가 가능하다. 하지만 검사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가격 또한 비싸서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 임상에서 문맥압항진증의 일차 검사로 사용하기는 제한이 많다. 도플러초음파검사는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임상에서 간편하고 반복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장점과 함께 복부혈관의 혈역학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이점이 있어, 그동안 간경변증과 문맥압항진증의 병태 생리에 대한 임상연구에 이용되었으며, 문맥압항진증을 평가하는 검사법으로서 그 유용성에 대해 많은 연구가 있었다. 문맥압항진증 환자는 간내 혈관의 저항이 크므로 문맥의 혈류 속도가 낮은 경향이 있어, 일반적으로 정상인은 20 cm/sec 내외이나, 문맥압항진증 환자는 15 cm/sec 이하이다. Child-Pugh C군에 해당하는 진행성 간경변증 환자의 신장동맥 저항지수와 박동지수는 정상인이나 대상성 간경변증 환자보다 높은데, 간경변증 환자가 말기 간경변증으로 진행할수록 유효 혈장량(effective circulatory volume)이 부족하여 기능적 신기능 장애를 가지므로 신장동맥의 저항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장동맥에서 도플러초음파를 이용하여 저항지수나 박동지수를 측정하는 것이 말기 간경변증을 감별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정상적으로 삼위상 파형(triphasic waveform)을 보이는 간정맥(hepatic vein)의 도플러 파형이 간경변증이 있을 때는 이위상 파형(biphasic waveform)을 보이거나, 파형에 진폭이 없는 단위상 파형(monophasic waveform)을 보인다. 따라서 간경변증에서 문맥압의 상승과 이러한 파형의 이상 소견은 연관 가능성이 있어 정맥류 출혈이 있었던 환자의 약 92%에서 비정상적인 간정맥 파형을 보인다. 특히 단위상 파형을 보이는 경우는 15 mmHg 이상의 심각한 문맥압항진증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렇듯 도플러초음파검사가 문맥압항진증을 어느 정도 반영할 수 있다 하나, 아직 도플러초음파검사의 한계점은 이 검사법이 주관적으로 그 결과가 관찰자에 따라 영향을 받으며, 환자가 초음파 창이 좋지 않은 경우는 정확한 평가가 이루어지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문맥압항진증을 정확히 진단 평가 하는 방법은 간정맥 압력차를 측정하는 것이나, 간정맥 압력차 측정이 불가능할 경우 도플러초음파검사와 같은 비침습적 진단법이 문맥압항진증의 진단 및 평가에 보조적 방법이 될 수 있다.
문맥압항진증의 치료
문맥압을 감소시키는 약물들은 vasopressin, nitroglycerin, terlipressin, somatostatin, long-acting somatostatin, 그리고 비선택적 베타차단제인 propranolol이 있다. 이와 같은 약물들은 대부분 복부혈관의 수축을 통해 문맥 혈류량을 감소시켜 문맥압을 떨어뜨린다. 정맥류 출혈의 경험이 있었던 한국인 간경변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에서 vasopressin 유사체인 terlipressin은 약물투여 후 1분에서 20분 사이에 문맥압을 의미있게 감소시켜 정맥류 출혈의 응급 지혈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판단된다. 그러나 terlipressin 투여 후 혈압은 상승하고 맥박이 감소하는 전신 혈역학적 변화가 있으며, Child-Pugh C군인 간경변 환자에서는 문맥압 감소효과가 떨어진다.22 Long-acting somatostatin계열의 octreotide는 투여 1분째에 문맥압 감소 효과를 보이나 1분 후부터는 그 효과가 급격히 사라져, 문맥압 감소에 효과적이라 할 수 없다. 비선택적 베타차단제는 베타 1 수용체 억제효과로 심박출량을 감소시키고, 베타 2 수용체 차단효과로 내장혈관의 수축을 유발하여, 결과적으로 문맥혈류량을 감소시켜 문맥압항진증을 개선시킨다. 대표적인 비선택적 베타차단제인 propranolol의 투여방법은 20 mg 용량으로 시작하여 매일 20 mg씩 추가하는데, 맥박수가 기저 맥박수의 25% 또는 분당 55회가 될 때까지 증량한다. 한국인에서 목표 맥박수를 획득하기 위한 propranolol의 적정 용량은 평균 155 mg이다. 비선택적 베타차단제를 투여하였을 때 HVPG를 기저 값의 20% 이상 감소시키거나 절대값 12 mmHg 이하로 떨어뜨릴 경우에는 정맥류 출혈의 위험성을 현저히 감소시킨다. 따라서 이 경우를 약물에 효과적인 반응군으로 정의하는 데, 외국의 경우 propranolol를 사용한 대상의 40%만이 반응군이었고, 국내의 보고에는 60%가 반응군이었다. 이렇듯 베타차단제에 효과적이지 않는 대상이 많고, 또한 천식 등과 같이 베타차단제를 사용할 수 없는 대상이 존재하므로 새로운 약물의 개발이 절실하다.
기존의 고혈압 치료에 사용되던 약물들을 이용하여 간내 혈관의 저항을 감소시켜 문맥압항진증을 치료하고자한 임상 시도들이 있었다. 알파 차단제인 prazocin, 알파-베타 차단제인 carvediol 그리고, angiotensin II 길항제, long-acting nitrate 등이다. 이들 약물들은 대부분 문맥압 감소효과를 보였으나, 문제는 동맥혈압의 감소가 동반된다는 사실이다. 특히 진행성 간경변증에서의 혈압 저하는 좋지 않은 혈역학적 결과를 초래하므로 이들 약물의 사용에 제한이 따르게 된다. 하지만 이들 약물들은 고혈압 치료제로서 오랫동안 사용되면서 이미 약물로서의 안정성이 입증되었으므로, 만약 동맥혈압에 미치는 영향이 비교적 크지 않으면서 문맥압항진증에 효과적이라면, 임상적인 실용성은 크다고 하겠다. Angiotensin II는 세포 내 칼슘유입을 유발시킴으로써 혈관을 수축시키는데, 간성상세포의 활성화를 통해 간섬유화와 문맥압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 Angiotensin 변환효소억제제인 captopril은 대상 환자의 30%에서 투여 후 기저값에 비해 20% 이상 HVPG를 감소시켰고, 이들 반응군은 특징적으로 낮은 문맥 혈류속도를 보여 간내 혈관저항이 증가되어 있음을 시사하였다. 따라서 angiotensin 변환 효소 억제제는 문맥 유입 혈류량의 증가보다는 간내 혈관저항의 증가가 문맥압 상승의 주된 역할을 하는 환자에서 사용할 때 효과적이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안지오텐신 길항약물을 환자의 문맥압항진증의 병태생리에 따라 선택적으로 사용하면 문맥압항진증에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한다. Long-acting nitrate는 단독으로 사용할 때는 효과적이지 않으므로, 정맥류 출혈 예방 목적으로 사용할 때는 베타차단제와 병용 투여해야한다. 그러나 두통을 유발하고 내성(tolerance)이 있어 베타차단제 단독요법에 비해 그다지 효과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간경변증 환자는 endotoxin이나 사이토카인의 혈중농도가 증가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혈관의 저항이 감소하여 있다. 여기에 감염이나 패혈증은 더 많은 혈관확장물질의 발생을 유발시키므로, 혈압강하와 더불어 심박출량과 내장혈관 혈류량을 증가시켜 문맥압항진증을 더욱 악화시킨다. 4주간의 norfloxacin 투여가 이러한 과역동적 혈역학 변화를 회복시켜 문맥압항진증을 개선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새로운 치료 전망
문맥압항진증은 간내 혈관저항의 상승에 의해 발생한 후 문맥내 유입혈류량의 증가에 의해 유지된다. 베타차단제 및 기존의 문맥압 치료제의 대부분은 문맥내 유입혈류량을 감소시킴으로써 문맥압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발휘한다. 이전에는 간내 혈관저항의 상승은 간경변증에 의한 비가역적인 부분으로 조절할 수 없다고 여겨졌으나, 최근에 증가된 간내 혈관저항의 20~30%가 약물로 조절될 수 있는 가역적 부분으로 밝혀져 이를 겨냥한 약물의 개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활성화된 간성상세포(hepatic stellate cell)에는 세포의 이완에 관련된 여러 가지 수용체가 존재한다고 밝혀져, 이를 통하여 간성상세포의 수축을 억제하면 간내 혈관의 저항을 감소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간성상세포의 이완에 관여하는 물질은 NO, carbon monoxide 등이며, 수축에 관여하는 물질들은 angiotensin II, endothelin 등이다. 향후 문맥압항진증 치료 방향은 간내 혈관저항을 감소시키는 약물의 개발과 과역동적 혈역학을 회복시키는 데에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다. 현재 새롭게 시도되고 있는 문맥압항진증의 치료들은 NO의 간내 선택적 투여, endocannabinoid 수용체 길항, angiotensin II 억제, 포타슘 채널 길항제의 시도, 항생제 장기 투여 등이 있다. NO는 강력한 혈관 확장물질로 간경변 환자의 문맥압항진증 및 전신 혈역학적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맥압항진증을 동반한 간경변증에서 NO는 그 양과 활성도가 간내 혈관에서는 감소되어 있는 반면, 전신 동맥혈관계에서는 증가되어 있다. 그 결과 간내 혈관저항의 상승을 유발하여 문맥압항진증의 발달에 기여하고, 동맥혈관에서는 혈압을 떨어뜨려 과역동적 혈역학을 일으키므로 문맥압항진증을 악화시킨다. 따라서 NO 나 NO 길항물질을 비선택적으로 투여하는 것은 문맥압항진증의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NO를 선택적으로 간에만 투여하려는 노력을 시도 중이다. 간으로 NO synthetase 유전자를 전달하거나 NO-bile acid 결합 물질을 투여함으로써 NO가 선택적으로 간에서 주로 작용하게 하여, 동맥혈압의 저하 없이 간내 혈관저항을 감소시켜 문맥압항진증을 치료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후속 임상 연구결과의 뒷받침이 없는 상태이다. Carbon monoxide 또한 NO와 같은 혈관 확장물질로 간내 혈관저항에 관여하여 문맥압항진증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Endocannabinoid는 체내에서 분비되는 통증완화 물질로 혈관의 수용체를 통해 혈관 확장을 유발시켜 혈압을 떨어뜨린다. 따라서 endocannabinoid는 간경변증에서 혈압 강하와 심박출량 및 복부혈류량 증가에 따른 문맥압 상승을 유발시킨다. 따라서 혈관의 endocannabinoid 수용체 억제를 통해 문맥압항진증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혈관 내피세포에 있는 포타슘 채널의 활성화는 칼슘의 세포내 유입을 억제하여 혈관의 이완을 유도한다. 따라서 포타슘 채널의 조절을 통해 동맥 혈관의 저항을 상승시켜 과역동적 혈역학을 개선시킨 동물실험 보고가 있다. 최근 동물모델에서 고지혈증 치료제인 atorvastatin (HMG-CoA reductase inhibitor)이 간내 혈관수축을 일으키는 RhoA/Rho-kinase pathway를 억제하고, NO의 생성을 촉진하여 문맥압을 감소시킨다고 보고되었다.
결 론
문맥압항진증의 진단에 정확성을 인정받아 가장 널리 이용되고 있는 방법은 간정맥 압력차(hepatic venous pressure gradient, 이하 HVPG)의 측정이다. 이 시술은 간정맥 도자술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비교적 간편하여 약 20분의 시술시간이 걸리며, 시술에 따른 중요 합병증은 거의 없다. 현재 한국에서 보험인정(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고시 제2000-73호)을 받아 시행하고 있다. 한국인 정맥류 출혈이 있었던 문맥압항진증 환자 138명의 평균 HVPG는 15.1±5.4 mmHg이었다. 비침습적으로는 도플러초음파검사에서 간정맥의 파형이 비정상적으로 편평한 모양을 보일 경우에 HVPG가 15 mmHg 이상의 심한 문맥압항진증일 가능성이 높다. 효과적인 문맥압 감소를 위한 비선택적 베타차단제인 propranolol의 적정 용량은 평균 155 mg으로 일반적 기대 용량보다 많다. 바꿔 말하면 40~80 mg의 용량으로는 효과적인 문맥압 감소를 얻기 어려우므로, 맥박수가 55회에서 60회로 감소할 때까지 충분히 용량을 증가시켜 투여하여야 한다. 현재까지의 약물치료는 베타차단제와 같이 문맥내 유입혈류량을 감소시켜 문맥압을 떨어뜨리는 치료법이 전부였으나, 앞으로의 치료 경향은 간내 혈관저항의 감소와 과역동적 혈역학을 개선시켜 문맥압항진증을 조절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다. 간내 혈관저항의 감소를 유발하는 치료는 nitric oxide나 nitric oxide synthetase의 선택적 간내 전달, carvediol, angiotensin II blockade, atorvastatin (HMG-CoA reductase inhibitor) 등이 있으며, 과역동적 혈역학을 개선시키는 치료로는 감소된 동맥 혈관저항의 회복을 유도하는 endocannabinoid 억제약물, 포타슘 채널의 조절 그리고 항생제 장기 투여 등이 제시되고 있다.
대한간학회지 / 14권 2s호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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