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통문화 세 종목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올랐죠.
중국이 채 가기 전에 부지런히 올려야겠죠.
꼭 무슨 소유권 확인문서 처럼 올려지는 것도 보기 좋은 건 아니지만
중국이 아리랑도 자기네 거라고 올리면 참 난감한 일 생길테고
이웃이 그렇게 생겨 먹었으니 2천년 넘게 무던히 괴롭힌 것도 모자라....
암튼 봉할매 입술과 혓바닥 무르팍에 군살이 박혔다는 이야기로
풀어 본 봉자 세모시, 이야기 꽁트로 꾸며 봤답니다.
완성1129화.hwp
♣ 생활꽁트 5번 ‘봉할머니---봉자세모시 ’
종앱 아리공닥공 수수리공닥공 종앱이가왔서예 할매요봉할매요
애로해결사왔서예 봉할매기시는교 할매요오오~
봉할매 (토속 베틀소리톤) ♬찰카닥 찰카닥 베들을 놓세
모시줄따라 베틀을 노옷세.
종앱 하이고 할매요. 베틀소리도 하고 오늘은 기분이 좋은가베
봉할매 야. 한산 세모시가 유네꼬 인간문화재 됐다잖여.
나도 유네꼬 인간문화재 소리 들어야것다.
종앱 퍼허, 할매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말인교?
한산 세모시가 올랐다니 얼마나 잘됐는교? 그래 베틀가를
봉할매 야 봉자 세모시도 얼마나 좋은데 왜 봉자 세모시는 몰라줘
종앱 우리 시골 어무이들 베틀 도사들 아닌교 따지고 보면 마.
봉할매 너 이리 와. 내 입술 요기 만져 봐라. 아 입술 만져 봐아?
종앱 퍼허허 할매요. 입술은 손으로 만지는기 아이고
봉할매 야 뻘생각 말고 만져봐아. 자자(입내밀고) 어쩌냐 감각이
종앱 엄마야. 여기 군살 박혔네. 할매요. 입술을 우째 써가
군살이 다 박혔노. 젊었을 적에 그래 입술로 뽀뽀뽀
봉할매 뭔 소리냐. 봉자가 입안에다 모시 쪼개고 침 바르고
무르팍에다 문지르고 함서 생긴 군살에 눈물을 니가 아냐?
종앱 혀 혓바닥에도 군살이 아고고. 모시베 짜기 그래 힘들었나?
봉할매 여름날 입으로 모시 쪼개고 입술에 침 바르고
무르팍에다 이어 붙여서 솰솰 문지르면 오다 가다
한참을 한번보고 두 번 본 사람들 한둘이 아니었다.
종앱 솜씨가 얼매나 좋았으면 그래 봤겠는교?
봉할매 아녀. 내 무르팍하고 입술을 그라고 봐 쌋더라.
종앱 입술하고 무르팍 퍼허허 맞다. 여름날 훌쩍 걷어 올려진
무르팍에 젖은 입술에서 모시가 쪽쪽 나오고
봉할매 오죽하면 내가 세모시 짤 때 ‘점말양반’은 이런 노래를
허더라. (메나리조)♬모시는 모시는 좋것다야. 입술로 갔다
혀로갔다 모시는 모시는 좋것구나. 무르팍 앉아서 비벼보고
나도야 모시로 길게 늘여 입술로 혀로 가봤으면
종앱 커히히. 할매 모습이 올매나 섹시했으면 퍼허허.
(메나리)나도야 모시나 줄처럼 입술로 혀로 가고지고이
봉할매 야야. 우리들 입술터지고 혓바닥 갈라지고 무르팍 벗겨진
그걸 봐야지 어따 입술로 혀로 무르팍 타령이냐 너도냐 너도
종앱 (입아파) 아고 할매요 입술 찢아지것네 노소 알았다카이
봉자 세모시 입술터지고 군살박혀가 나온 사연 알았다카이요
보입시더. 봉자 세모시도 많이 찾아 주시소 알았지예?
☞마무리코드 31번(마침내 한산세모시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돼
오랜 세월 무수히 많은 조선 여인들 입술 갈라지게 하고 혓바닥과 입술에 군살 박히게 한
모진 인고의 세월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된 셈--봉자 세모시도 자랑하면서 입술과 혀 무르팍
온전한데 없다는 이야기는 과장된게 아니라고--실제 한산세모시 평생 짜온 분들 말씀이
치아는 쪼개져 나오고 입술과 혀에는 군살이 박혀 있을 정도로 모질게 힘든
조선여인의 세모시, 그 전통 잘 이어가야
봉자 세모시.mp3
첫댓글 옛 생각이 나네요.. 우리엄니도 한산에서 모시 엄청 하시다 돌아 가셨답니다..
지금 둘째형수님 76세신데 옛날엔 모시 잘짜신다. 소문이 나셨는데
이젠 그 모시 쳐다보기도 싫으시다네요...
저는 모시 짜는 모습은 못 봣는데 한산가면 모시 짜는 곳을 찾아 봐야겟네요....
유년시절 외갓댁 풍경입니다
한폭의 수묵화처럼 그시절이 스쳐지나갑니다
추억으로 재미로 모시짜는 흉내를 몇번 선보였지만...이런 애잔한 고생살이가 있었다는 것을 몰랐네요
우리의 수종한 문화유산으로 길이길이 우리가 잘 지켜나가야죠
여름날 달밤, 하늘에는 별이 총총 우리집 평상 위에서 동네 아줌마들 얘기가
하늘의 별만큼이나 구구절절한데...모시, 삼베, 명주, 무명 길쌈하던 얘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귀에 딱지 내리도록 들었지만 한번도 본적이 없는지라
상상키 어려웠었는데...진짜 어머니들 허벅지, 입술 할것 없이 또 손톱까지 성한 데가
없었을 듯 하네요. 지금 우리 주부들이야 옛날 어머니들에 비하면 너무 쉽게 살림살이
하는 거란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