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강의록 단행본 원고 이윤정
시詩 퇴고하는 기법
( 글/ 강사. 이윤정)
1. 글을 다 쓴 후 독자의 관점에서 소리 내어 낭송하고 리듬을 점검한다.
글을 쓰다 보면 자신의 감정에 매몰되어서 허점을 드러내는 수가 있다. 그것을 가려내기 위해서는 작품을 쓴 후에 자기 작품을 소리 내어 낭송해보는 것이 좋다. 반복해서 여러 번 읽어보다 보면, 어색한 부분이 보인다. 비유가 맞지 않는 부분도 드러난다.
한 행, 한 행의 길이가 지나치게 들쭉날쭉하지 않은지, 읽다가 숨이 차거나 끊기는 부분은 없는지, 문장의 호흡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지 낭송하면서 리듬과 호흡을 점검한다.
2. 진한 화장 같은 부분은 없는지 살핀다.
아집 또는 장식에 너무 치우치지 않았는지 검토하고, 아집은 없는지 살펴본다.
글도 지나친 가장이 드러나거나, 화장이 과하면 보는 사람은 울렁거린다. 작품의 진정성을 놓치게 되므로, 가장이 드러나는지, 꼭 확인 해 본다.
글에도 화장이 과하다면, 청결하게 씻어 내야 한다.
3. 거꾸로도 읽어보기
작품의 마지막 연부터 거꾸로 읽어봐도 의미 전달이 잘 되고, 발음상 너무 어렵지 않고, 문맥이 무난하면 좋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4. 연을 끊어 보기
한 연씩 끊어서 살펴보기를 하고, 누누이 이야기하는데, 특히 가장 잘 잘 된 연이 마지막으로 가 붙어 있는 경우가 많아, 마지막 연을 첫 연으로 바꾸어 올려 보는 습관도 좋은 퇴고법이 된다.
5. 크게 한 덩어리로 보아라
코끼리 코만 만져 보고 혼자만 아는 코끼리를 그리지 말고, 전체를 알고 객관적인 소통이 되는 그림을 그려야 하듯, 나무를 그리면 뿌리, 줄기, 가지, 꽃, 열매를 고루 생각하면서 서로 어우러지는가 하는 전체 모양새가 바로 잡혀가는지 살핀다.
의미 전달이 명료하고, 전체 조화와 일관성이 있는지 없는지 살핀다.
6. 잘라내기, 중복된 의미의 언어 골라내기
굳이 필요하지 않은 단어가 한두 글자라도 있는지 찾아내어 삭제하기를 한다. 들러리 글자를 잘 걸러내야 시가 살아나는 가장 지름길이다. 언어나 의미의 중복이 있다면, 세심히 검토하여 과감히 잘라내자
정원수를 다듬듯 가지치기가 잘 된다면 좋은 시라 할 수 있다.
7. 바꿔 보기
객관적 관점에서 읽어보자. 주관적으로 주입하는 부분은 없는지, 독자의 눈으로 작품을 검토함이 필요하다.
과연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와 전개에 각 연이 일관성이 있는지? 연과 연이 잘 이어지지 않고, 어색하게 넘어가는지?
제목과 연과 연이 모두 맞아떨어지는지? 따로 노는지 살핀다.
8. 감추기와 보여주기의 정도를 검토한다.
무엇을 쓰는지, 그 의미를 너무 감추고만 있는지 살피고, 의미를 너무 드러낸 건 아닌지도 살핀다. 표현이 서로 어울리지 않고 미흡한 부분을 검토하여 보완할 필요가 있다.
9. 저급한 느낌을 주는 부분이 있나, 언어 점검하기
언어 선택을 점검하고, 필요 이상 영어나 한문을 많이 쓰는 곳이 있는지 살핀다.
10. 글의 제목을 다시 살핀다.
제목에 대하여 독창성을 찾아보려 애를 쓴다. 글의 제목은 ‘따로국밥’이 아니라, 제목도 시의 일부이다.
존재감이 없는 제목에 만족하지 말고, 생명이 있는 단어를 찾으려 시간을 많이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주제와 잘 부합되는지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말은 수없이 해도 넘치지 않는 말이다.
11. 숙성과 발표의 시간을 주어서
써 놓고 며칠 쉬었다가 다시 들여다보면, 퇴고 효과가 상승한다. 그날 바로 다 완성하려고, 너무 오랜 시간 끙끙 앓기보다는, 시간 간격을 두고 탈고하는 편이 능률적이라는 것은 이미 많은 분이 경험한 일이다.
12. 남의 글을 찬찬히 뜯어서 읽어보기
타인의 작품을 많이 읽어보고 평가해 보는 습관을 들이면, 자신의 글 퇴고에 도움이 된다.
퇴고를 위해서는 며칠 묵히는 것이 중요하다.
13. 첫 행과 마지막 행을 다시 점검하라
첫 행은 독자를 작품 안으로 불러들이는 대문이고, 시의 숨결이다. 마지막 행은 오래 남는 감동과 여운의 연이다. 이렇게 가고 있는지 살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14. 이미지가 눈앞에 그려지는가 살핀다
시는 머리로만 읽는 글이 아니라 눈앞에 풍경이 살아나는 글이다. 추상적인 말만 늘어놓지는 않았는지, 독자가 장면을 떠올릴 수 있는 구체적인 이미지가 있는지, 소리가 들리는 듯한지, 점검한다.
15. 감정이 앞서는가, 시가 앞서는가 살핀다
감정이 너무 앞서면 시는 흐려진다. 슬픔을 말하기보다 슬픔을 느끼게 하고, 기쁨을 외치기보다 기쁨이 저절로 스며들게 하는 것이 좋은 시다.
16. 상투성을 잡아내라!
이 잡듯 점검한다. 누구나 쉽게 떠올리는 표현이나, 가수의 노랫말, 오래 반복된 비유가 있다면, 자신만의 시선으로 낯익은 표현을, 낯설게 만드는 힘이 개성이다.
17. 단어 하나까지 의심해 보라
‘이 단어보다 더 살아 있는 단어는 없을까?’
같은 뜻이라도 더 정확하고 더 아름다운 단어가 있다면 과감히 바꾸어 본다. 단어 하나가 작품 전체의 품격을 좌우한다.
18. 독자가 빈자리를 채울 여백이 있는가?
모든 걸 다 설명하려 하지 말고, 독자가 자기 경험과 감정으로 채워 넣을 여백을 남겨 두었는지 살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