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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나의 귀신님] 12
씬/1 전회 연결 - 거리 (밤)
순애, 어깨죽지 늘어진채로 걸어 가고 있는.
순애(Na) : ..나봉선. 그동안 고마웠어.
이때, 후둑 후둑 빗방울이 떨어지는가 싶더니 갑자기 소나기가 내린다.
걸어가는 연인들, 손 잡고 뛰어가며 순애를 훅~ 통과치고.. 퇴근하던 아저씨도 뛰며 순애를 뚫고 가는..
멈춰서서 하늘 보는 순애. 난 귀신이라 비에 젖을수도 없구나..
씬/2 썬 레스토랑 건물 창고방 (밤)
자고 있던 봉선, 뒤척이다 눈을 뜨고 일어난다. 머리맡에 놓여있는 접혀진 편지. 뭐지? 해서 펴 보는.
순애(Na) : ....이렇게 인사도 못하고 가게 돼서 미안하지만..더 이상 니 몸에 있을 수가 없어.
자꾸만 마음이 깊어져서..계속 그 사람곁에 있고 싶을까봐, 너랑의 약속을 못지킬까봐 겁이 나서..
봉선 : (편지 읽으며 놀라는 표정에)
씬/3 썬 레스토랑 앞 (밤)
외부계단쪽에서 오는 봉선. 주위 두리번거린다. 순애는 없다.
순애(Na) : ..이제 내가 없이도 넌 그 사람과 잘 될거야. 진심으로 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너한테 해주고 싶은말은..
씬/4 기사식당 앞 (밤)
봉선, 기사식당 앞쪽까지 와 두리번거리며 순애 찾는..
순애(Na) : 살아있을때 최선을 다해서 사랑하라는거. 니 자신도, 다른 사람도..
봉선 : (망연자실한 표정. 순간 떠오르는)
#. 회상 플래쉬 - 11회 63씬. 봉선 밀쳐내던 순애.
봉선(off) : (알듯도 하다) ..좋아하게 된거야..셰프님을..?
서빙고(E) : 얄발타 사발타 유르갓템브르샤.. (주문 외는 소리에)
씬/5 서빙고 집 (밤)
서빙고, 신당 앞에서 눈 감은채 손 모으고 중얼중얼 기도하는.
서빙고 : ..오늘도 미처 세상을 뜨지 못하고 구천을 떠도는 한많은 귀신들에자 자비를 베푸시옵고
야발타 사발타~ 나약한 인간에게 붙어사는 악귀들에게 빛을 내려 주소서 ..(하고 눈 뜨는데)
순애 : (서빙고 앞에 고개 숙이고 서 있는)
서빙고 : 아 깜짝야! 아~ 이 귀신년이 진짜. 넌 왜 번번이.. (하다 멈칫하는)
순애 : (고개 숙인채 어깨만 들썩들썩)
서빙고 : (보며) 뭐야. 너 왜 그래, 뭔 일이야? (하는데)
순애 : 언니~! (눈물 그렁그렁한채 서빙고에게 안겨 흐느껴 우는)
서빙고 : (놀라) 얘..얘가 왜이래 진짜..안그래도 아침부터 귀신 곡소리가 들려서 죙일 신령님께 기도만 드렸구만..
이게 뭔일이야 어? (토닥이는데)
순애 : 으으흐.. (그렇게 안긴채로 흐느껴 울기만 하는)
씬/6 선우 숙소 (밤)
(E) 으흐흐.. 순애 우는 소리 echo로 울리며
자다가 벌떡 일어나는 선우.
선우 : (눈 꿈뻑이며) 아..무슨 이런 해괴한 꿈을..후.. (한숨 쉬는데)
이때, 스토커가 밖에서 짖는다. 선우 바깥쪽 보는.
씬/7 썬 레스토랑 건물 옥상 (밤)
선우, 나와 두리번거리며 보는데..창고문이 열려있다. 문 열어보고 봉선이 없자 다시 두리번거리며.
선우 : 얘가 이 새벽에 대체 어딜.. (걱정되는 표정에서)
씬/8 신호등 근처 거리 (밤)
봉선 : (터덜터덜 걸어오며) ..이제 난..난 어떡해야 돼 그럼.. (멘붕인데)
이때, 핸드폰이 울린다. 보면 “강 셰프님”이다.
봉선 : (놀라 후..심호흡하고 받는) 네 셰프님.
선우(F) : 야, 어디야 너? 문도 열어놓고 이밤중에 어딜 간거야?
봉선 : 아..잠깐 근처에 좀. (하고 신호등 앞에 서는)
선우(F) : 얘가 미쳤어, 지금 시간이 몇신데 겁도 없이.
(하다 침묵) 너 임마, 그렇게 고개 숙이고 걷다가 깜깜한데 넘어지면 어쩔려구..
봉선 : 네? 어,어떻게.. (하고 두리번거리며 보는데)
건너편 신호등쪽에 걱정돼서 나온 선우가 봉선을 보고 있다.
마침 신호 파란불로 바뀌고.. 선우, 봉선을 보며 안심한 표정으로 손가락 까딱까딱, 빨리 오라는.
봉선 : (걸음 떼지 못하고 선우 보며 off) ..그래, 여기서 물러설순 없어. 솊이 오라고 하잖아, 기다리잖아 날 걱정해서.
선우 : (뭐해? 안오고? 하는 표정)
봉선 : (선채 off) 얼마나 좋아한 사람인데..어떻게 얻은 셰프님의 마음인데..
선우 : (까불래? 빨리 오라고~ 더 크게 손 제스춰)
신호등, 파란불 거의 다 되어 잠시 후면 신호가 바뀔 듯 하다.
봉선 : (결심한듯 off) ..나만 생각할래, 이번 딱 한번만. (천천히 걸음 떼 선우를 향해 가기 시작하는)
선우 : (오는 봉선 보며 웃고 있고)
봉선 : (점점 걸음 빨라지며 off).. 지켜낼거야 어떻게 해서든. 셰프님 마음.. (하고 뛰다시피 가 선우에게 와락 안기는)
선우 : !! (봉선 안은채 의아해) ..왜..왜 이래 또 얘가.
봉선 : (아무말 못하고 안은채 감정 벅찬)
선우 : 얘가 나한테 아주 제대루 빠졌구만. 하긴, 한번 빠지면 못헤어나오는 늪 같은데가 있지 내가.
아 알았으니까 쫌 놔봐. (떼려는데)
봉선 : 싫어요, 안놓을래요. (안떨어지고 꽉 껴안고 있는)
선우 : 어쭈, 대로변에서 이 무슨 망칙한.. 너 또 조증이냐?
언젠 손도 못대게 하더니 오락가락이 취미구만. 참.. (하면서도 저도 좋은)
그렇게 안은채 신호등 앞에 서 있는 두 사람 모습에서 타이틀 뜬다.. “오 나의 귀신님 12화”
씬/9 다음날/병원 외경 (오전)
씬/10 병원 앞 (오전)
진구, 초췌해진 모습으로 퇴원해 나오는데.. 성재가 웃으며 기다리고 있다.
진구 : 어, 최경장.
성재 : (웃으며) 축하드립니다, 퇴원. 자 이거요. (두부 내미는)
진구 : 뭐야..빵 갔다 왔어 내가? 웬 두부는.
성재 : 모르셨어요? 경찰은 빵이 아니라 병원 갔다 나올 때 두부 먹는거라던데..특별히 유기농 두부로 사왔습니다. (다시 내밀면)
진구 : 어서 말도 안되는.. (조금 베어먹곤) 아, 생각할수록 쪽팔려서.. 감히 경찰을 뻑치기해?
이 새끼 잡히기만 하면 기냥 아작을 내버릴거야. 이 겁대가리 없는 새끼가 내 경찰인생에 똥칠했다니까.
성재 : (말 돌리는) 배 안고프세요? 싱거운 병원밥 드시느라 고생하셨을텐데 얼큰한 해장국이나 드시러 가시죠.
진구 : 좋지. 가자. 오랜만에 내 해장국 쏜다.
씬/11 기사 식당 (오전)
성재, 진구 마주 앉아있고..순애부 국밥을 내온다.
순애부 : 자, 순대국밥 나왔습니다~ (놓으면)
성재/진구 : 감사합니다./잘 먹을게요 아저씨.
순애부 : 병원에 있다 소리 듣고 걱정했는데..좋네요. 한경장 얼굴 보니까.
진구 : 고맙습니다. 저도 좋네요 아저씨 뵈니까. (하곤 맛있게 먹는)
성재 : (보며) 천천히 드세요. 방금 퇴원한분 치곤 식욕이 너무 좋으신거 아니에요?
진구 : 야 말두 마. 간도 안한 병원밥 먹으라고 스트레스 쌓인거 생각하면..
여기 국밥이 이렇게 맛있는줄 몰랐네. 놀랍다 진짜. (먹는다)
성재 : 그럼 많이 드세요. (웃으며 제껏도 내미는데)
진구 : (먹다가 한숨 쉰다) 휴..근데 생각할수록 은희씨한테 미안해 죽겠어. 그 CCTV 말야..
목격자도 한명 없는 뺑소니 사건에 마지막 단서 같은거였는데..하필이면 내가 뻑치길 당하는 바람에..
성재 : 아니에요. 경장님은 최선을 다하셨잖아요. 일부러 은희나 형님한테도 얘기 안했으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하며 손 뻗어 반찬 집는데)
진구 : (성재의 손목시계에 시선이 머문다. 의심쩍은 표정)
씬/12 썬 레스토랑 앞 (오전)
준이 나와 “오늘의 스페셜 - 달팽이 파스타” 쓰는.
씬/13 썬 레스토랑 뒷 복도 (오전)
봉선(머리 묶은 상태), 식재료 창고에서 무거운 박스 들고 나오는데..
선우 계단에서 내려오다가 보고.
선우 : 에헤이, 야 야. (박스 들며) 이런건 남정네들 시키지 임마, 허리 삐끗하면 어쩔려구 밤톨만한게.
넌 이제 내꺼라구, 좀 아껴쓰라구 몸을.
봉선 : (환하게 웃으며) 네, 솊! 명심하겠습니다!
선우 : 야 참, 그리구..이따 시장에 좀 같이 가자. 계속 너랑만 다녀서 애들이 상하게 생각할테니까,
내가 싸인 주구 나가면 넌 아픈척 병원 좀 갔다 오겠다 그러구 나와, 알았지?
봉선 : 아 예! (의욕적으로) 그럼, 어디가 아프다 그럴까요? 발목을 뼜다 그럴까요? 아님 여름철이니까 토사광란?
선우 : 뭐 아무거나, 니가 알아서.
봉선 : 네, 아무거나. (의지 다지면)
선우 : (보며) 너 오늘 분위기 묘하다? 조증은 아닌데, 뭔가 암팡진게. 넌 중간일때가 젤 이뻐. 이따 보자..
(이뻐 죽겠단듯 박스 든채 이마로 봉선 이마 뽀뽀하듯 콩 부딪히곤 들어가는)
봉선 : (잘되가고 있다 다행이다.. 베시시 웃곤 들어가는데)
카메라 팬하면, 화장실 입구에 서서 얼음 되어 서있는 지웅.
지웅 : (못볼거 본듯) 오오오..오오.. 오 마이 갓.
민수(E) : 뭐? 누구랑 누가, 뭐, 뭘 해??
씬/14 썬 레스토랑 뒤뜰 (오전)
지웅이 소집한듯 쭈그리고 모여 앉은 민수,동철,준,지웅.
지웅 : 솊이랑 봉이요..아무래도 거시기, 둘이 연애하는거 아닌가 싶은데..
민수 : 야 확! 아침부터 뭔 헷소리야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 솊이 약 먹었냐? 봉이랑 사귀게?
동철 : 그러게, 나도 건 좀 아닌거 같다 야.
지웅 : 아니, 진짜 내가 봤다니까요. 화장실 갔다 나오는데..둘이 복도에서 꽁냥 거리면서 (민수 이마에 제 이마 대며) 막 이러고..
민수 : 야, 거야 동선이 겹쳐서 박치기한걸수도 있고. 누가 애정 표현을 그렇게 하냐 앙드레김 쌤 패션쇼도 아니고.
지웅 : 아니, 분위기가 진짜 멜롱꼴리했다니까요.
민수 : 시꺼, 시꺼! 아주 등단을 하세요. 소설을 써도 좀 될법한걸 갖다 붙여야지, 눈치하군.
솊이 요새 누구랑 러브라인인지 진정 필이 안오냐?
준 : 누군데요?
민수 : 자고로 등잔밑이 젤 음탕하다고, 니 여신님 내드려야쓰겄다 웅아.
지웅 : 여신님이면..이, 이피디님이요?
민수 : 딩동댕동댕~ 저번에 엠티갔을때 더듬이에 촉이 빡! 왔거든. 아..드뎌 둘이 붙었구나.
그래서 내가 봉을 우리차로 델고온거 아냐 센스쩔게.
동철/지웅 : 아../진짜요?
준 : 그냥 심증인거 아니에요? 확실한거 아니구.
민수 : 확실해, 내 촉은 틀린적이 없어요. 걸 모르구 뭐, 누구? 봉?
야야, 봉이 솊이랑 그런 사이면 내가 성을 간다 뽕민수로, 됐냐?
씬/15 서빙고 본가 (낮)
방바닥에 모로 누워 등 보인채, 꼼짝도 않는 순애.
서빙고가 눈치 보며 과일이랑 떡을 순애 머리맡에 쓱~ 놓는다.
서빙고 : ..인나 이거 쫌 먹어. 장례식장 가 젯상 음식 좀 슬쩍 해 왔어.
순애 : ..(꼼짝도 않는)
서빙고 : 미련 떨지 마 이것아. 니가 상사병 걸려 이러고 있다고 그 양기남이 알아나주냐?
누울 자릴 보고 다릴 뻗어야지 왜 안될 판에 껴들어서 된서릴 맞어 그래, 귀신년 주제에.
순애 : ..
서빙고 : (힐끔) 처녀한 푸는건 이제 틀린거같고, 그냥 천도제 하자. 내가 최대한 안아프게, 안힘들게 빨리 보내줘보께, 어?
순애 : ..
서빙고 : (발로 순애를 툭, 건드리며) 입이 붙었냐 년아? 조둥일 잠시도 안붙이고 쫑알거리던 년이
사람이 말을 하면 들은척을 해야지.. (말은 그렇게 해도 안됐다) 그래, 맘대로 해라 년아.
그러구 누워서 화석이 되던지 말던지.. (하곤 가려다 바나나를 순애 손에 닿게 쓱 옮겨놓고 가는)
순애 : ..(끝내 망부석처럼 꼼짝 않는)
씬/16 썬 레스토랑 외경 (오후)
브레이크 타임 푯말이 걸려 있는.
씬/17 썬 레스토랑 주방 (오후)
자유롭게 서서, 걸터 앉아서 비빔국수 먹고 있는 주방 식구들.
선우, 봉선 눈치 한번 쓱 보더니 문자를 친다.
딩동~ 소리에 문자 확인하는 봉선. “너무 많이 먹지마-강 셰프님”
봉선, 선우 한번 보곤 답장 치고..
딩동~ 선우 보면 “네~ ^^ - 나봉선” 확인하는데.
민수 : (얼굴 쓱 들이밀며) 뭔데요 솊, 누군데요.
선우 : (얼른 감추며) 아무것도 아냐. (다시 비빔국수 먹으면)
민수 : 에이, 뭘 속이실까 다 큰 어른이. 요새 좋은 일 있죠? 그쵸, 맞죠?
선우 : 좋은일은 무슨, 아냐 임마.
민수 : 아니긴, 얼굴이 확 펴가지구 그냥 연,애,중. 써 있구만. 글케 좋으세요?
선우 : (그릇으로 민수 머리 콩 때리며) 쓸데없는 소리 줌 하지마 임마.
(하곤 그릇 개수대 놓으며) 나 시장 갔다올테니까 준비 좀 해봐. (하곤 나가며 봉선에게 눈으로 신호 보내는)
봉선 : (긴장한듯 침 꿀꺽 삼키곤, 발연기하는) 아아~ 아~~~!
동철/지웅 : 야, 왜./ 왜그래?
봉선 : 아~~ 좀아까 발을 삐끗했는데..제대로 뼜나봐요. (눈치보며) 저기..아무래도 병원에 얼른 갔다와야될거 같은데..
민수 : 아~ 먹구 할 일도 많구만 씨봉. 얼른 갔다와 얼른.
봉선 : 네, 수 솊. 아~~ 너무 아퍼 어떡해~~~ (절뚝거리며 나가는)
지웅 : (갸웃) 이상하네. 좀 아깐 왼발 잡고 아프다하지 않았어? 근데 절기는 오른발을 저네. 저러구 솊 쫓아가는거 아냐 혹시?
민수 : 아~ 이 집요한놈. (젓가락으로 지웅 머리 때리며) 아니라구고, 헛다리라고 임마.
그렇게 눈치가 없어서 어떻게 사회생활할래 어떻게.
준 : (대충 눈치 챘다는듯 나간 봉선쪽을 보는)
씬/18 썬 레스토랑 휴게실 (오후)
일상복 입은 봉선, 가려다 가방에서 립스틱을 꺼낸다. (*랑콤 ppl)
이쁘게 보이고 싶은 마음에서 정성껏 립스틱 바르곤, 손거울로 확인하고
너무 심했나? 다시 지웠다 살짝 연하게..이정도면 괜찮다..
씬/19 재래 시장 (오후)
장본 봉지 양쪽 손에 잔뜩 들고 걸어오는 선우. 바짝 붙은 봉선(여전히 머리 묶은)은 아무것도 안 들고 있다.
봉선 : 주세요, 제가 들게요.
선우 : 야 됐어, 오빠 힘쎄. (팔 보여주며) 봐, 근육 돋은거. 죽이지?
봉선 : 어디요?
선우 : 야 자세히 봐, 있어. 얘가 잠깐 숨어서 그렇지..장난 아니거든.
봉선 : (맞춰주느라) 아, 보인다. 있네요 근육. 죽인다. (웃으면)
선우 : (힐끗 보며) 밖에 나와서는 머리 풀지. 그게 더 이쁘던데..
봉선 : 네? 아.. (얼른 고무줄 빼 손목에 차는 - *뒤 회차의 단서가 됨)
선우 : (보며) 됐네, 이쁘네. (흡족해 하는데)
이때, 맞은편에서 오던 후배(지청호) 선우를 알아보고.
후배 : 어 형. (반갑게 다가오는)
봉선 : ! (얼른 선우 옆에서 떨어지는)
선우 : 어, 청호야. 장 보러 왔어?
후배 : 어. 근데 형 너무하는거 아냐? 놀러도 안나오고, 애정 식었지 나한테.
선우 : 좀 바빴어 임마, 한번 뭉치자 언제. (하는데)
후배 : (선우 손에 봉지 보고, 봉선 힐끗 보고) 근데, 왜 형이 다 들고 있어 무겁게. 부려 먹어야지 따까릴 달고 왔으면.
봉선 : (얼른) 아 솊, 주세요. (봉지 다 들고) 잠깐 제가 팔에 쥐가 나서요..
선우 : ..(마음이 안좋다)
후배 : 형, 얘 먼저 보내고 어디 가서 빙수나 한그릇 때릴까?
선우 : (보며 괜히 화 내는) 너 장사 안하냐? 이제 시작한 놈이 가서 한그릇이라도 더 팔 생각을 해야지, 멀었어 아직 아주.
후배 : 아니 난 간만이라 반가워서..
선우 : 빨리 안가? 확 그냥!
씬/20 시장 일각 (오후)
선우, 장 본 봉지 한쪽손에 몰아 들고.. 다른손은 봉선 손을 꼭 잡고 어디론가 향해서 가는.
봉선 : 솊, 이거 놓고 가요. 사람이 너무 많아요. 솊 얼굴 알아보는 사람 있을텐데..
선우 : 뭔 상관이야. 죄 졌어? (보며) 너 손 잡는거 좋아하잖아.
봉선 : (표정) 어디 가는데요?
선우 : 있어, 니가 열라 감동할만한데.
씬/21 순대곱창집 앞 (오후)
순대 곱창집 앞에 서 있는 어리둥절한 봉선과 선우.
봉선 : 여긴.. 왜요?
선우 : 왜는 임마, 순대곱창집에 너 팔러 왔겠냐? 먹으러 왔지.
봉선 : 에? 저 순대곱창 못먹는데..
선우 : 뭔 소리야? 니가 젤 좋아하는게 순대곱창이라며. (큼!) 내가 해줄수도 있지만, 솔직히 이집이 훨나, 맛집이야.
들어가자 얼른. (앞서 가면)
봉선 : (난감한 표정)
선우 : (뒤 돌아 보며) 뭐해, 시간 없어 얼른 와. (보면)
봉선 : (결심한듯한 표정. 손으로 슬쩍 코 막고 단호하게 들어가는)
씬/22 순대곱창 집 (오후)
선우, 봉선 테이블에 마주 앉아있는데..순대곱창 볶음 나온다.
아줌마 “맛있게 드세요”하고 가면.
선우 : (손으로 냄새 맡고) 냄새부터 죽인다. 먹자 얼른.
봉선 : 네. (젓가락 들고 주저하는데)
선우 : (한입 먹고) 음..역시 대박집이네. (하다) 왜 안먹어, 그렇게 먹고싶어하더니.
(하다) 아..얘 또..알았어알았어. 자자. (먹여주는)
봉선 : (입 다물고 주저하는)
선우 : 야, 나 손 부끄럽거든. 얼른 먹어 쫌. (눈 부라리면)
봉선 : (에라, 받아 먹는다. 대충 씹어 꿀꺽 삼키는)
선우 : 어때? 죽이지? 부추랑 된장 써서 냄새 잡은게 이 집 포인트야.
봉선 : (억지로) 네..맛있네요. 저기, 솊도 좀 드세요. (많이 집어 주는데)
선우 : (밀며) 됐어, 너 먹어. 난 아까 비빔국수 많이 먹었어.
봉선 : (어쩔수 없이 울상되며 먹다가 읍! 쏠리는듯 표정)..저기..잠깐 화장실 좀..(하곤 다급히 일어나 가는)
(E) 변기 물 내리는 소리
씬/23 순대곱창집 화장실 (오후)
화장실 칸 안에서 나오는 봉선. 얼굴이 하얘져 있다. 세면대로가 입 헹궈내고 거울보는 봉선.
봉선 : ..아냐, 괜찮아. 이 정도쯤이야.. 이 기회에 순대곱창도 극복하면 나한테도 좋은거지. 내 비위가 너무 유난한거니까.
잘하고 있어 나봉선. 후.... (마음 다잡는)
씬/24 순대곱창집 (오후)
봉선, 돌아와 앉으면 선우 흐뭇한 표정으로 보며.
선우 : 왜 이렇게 오래 걸렸어? 마저 먹어 얼른.
봉선 : 에? 에.. (접시 보면 반이상 비워져 있다. 다행이다 싶은데)
선우 : 너 모자랄거 같아서 내가 일인분 더 시켜놨다. 잘했지?
봉선 : 에?? (울상되다가 선우 보며) 아 예..잘하셨네요. (억지로 웃는데)
선우 : (핸드폰 울린다. 보고, 봉선 눈치 한번 보곤 받는) 어..소형아.
소형(F) : 그래 친구야, 내가 안하면 이젠 전화 한통을 안하네. 이러기야 진짜?
선우 : 아..미안. 좀 바빠서.
소형(F) : 농담이야 쫄지마. 딴게 아니구..추가 촬영할게 좀 생겨서, 이왕이면 니네 가게로 가서 찍으면 어떨까 의견이 나왔거든.
어때, 힘들까?
선우 : 아냐, 필요하면 해야지. 언제? 어..낼 저녁이 날거 같은데..
봉선 : (선우 통화하는 사이 아줌마한테 손가락으로 X자 그려 보이며..추가한 거 취소요..취소..입모양으로만 말 하는데)
아줌마 : ? (뭔 말이야? 보다가) 아 가위. 여기요. (가위 가져다 준다)
봉선 : (가위 보며 울상 되는데서)
씬/25 낡은 연립 건물 (밤)
경찰복을 입은 성재, 걸어와 경계하듯 주변을 몇 번 두리번거리곤 연립의 반지하층으로 들어간다.
잠시 후, 사복차임에 모자 쓴 성재가 반지하에서 나온다. 숨 고르듯 멈춰 모자를 꾹 눌러 쓰는 성재. 다시 걸어가는 모습에.
선우(E) : 날 더운데, 오늘도 고생들 했고.
씬/26 썬 레스토랑 홀 (밤)
종례 대형으로 서 있는 주방 식구들. 선우 그 앞에서 얘기중.
선우 : 낼 저녁때 잠깐 셰프대 셰프에서 우리 가게 와서 촬영 좀 한다 했으니까 그렇게 알고.
민수 : 앗싸, 방송출연!
지웅/동철 : (들떠서) 진짜 저희도 나와요 솊?/당근 나오겠지.
선우 : 쫌 쫌, 오바 좀 떨지마라 촌스럽게. 방송이 뭐 별거냐? 셰프들 방송 넘 좋아하면 마르코처럼 돼, 방송병.
그거 의사도 못고쳐요. 알아?
일동 : (어쩔수 없이) 네 솊.
선우 : 그리고 참, 낼 에피타이저 토마토 소스 가지 구이 갈건데.. (봉선 보며) 나봉선. 니가 한번 맡아봐.
봉선 : (놀라) 네? 저저, 저요?
선우 : 놀라긴..그럼 뭐, 언제까지 주방에서 설거지통만 붙들고 있을라구?
봉선 : 아니, 그게 아니라..
민수 : 솊. 아직 봉이 그럴 군번은 아닌거같은데..
선우 : 그러니까 한번 해보라는거 아냐. 누가 계속 맡기겠대? 실전을 자꾸 해봐야 실력도 느는거야.
머리 얹는 날이니까 준이, 커버 좀 쳐주고.
준 : 네 솊.
봉선 : (눈앞이 하얘진다. 내가 어떻게..)
씬/27 썬 레스토랑 이층 계단 (밤)
쩔쩔매며 따라 올라온 봉선을 보는 선우.
선우 : 뭔 소리야? 못 하겠다니.
봉선 : 그게.. 아직 준비도 안됐고. 또 잘못하면 가게 민폘수도 있을거 같고..
선우 : 자신 있다며 언젠! 껌씹기라구 니 입으로 그러지 않았어? 그 하늘을 찌르던 자신감은 어디가고..너 또 오락가락 시작이냐?
봉선 : 아니, 그렇다기보다.. (눈치 보는데)
선우 : (봉선 어깨 잡으며) 나봉선, 너 소질있어. 가지구이 정돈 충분히 하고도 남아. 북어국밥, 메밀전, 다 니가 해낸것들 아냐?
봉선 : (내가 한거 아닌데..말도 못하고 보면)
선우 : 내가 공사 구별 못하고 사적인 감정으로 기회주고 그런 캐릭터야? 아냐, 줄만하니까 주는거야. 알았어?
봉선 : (본다. 망설이는)
선우 : 왜 대답이 없어? 할수 있지 나봉선?
봉선 : (보며 결심한듯) 네 솊. 한번 열심히 해볼게요. (표정)
씬/28 썬 레스토랑 앞 (밤)
늦은 밤. 썬 레스토랑에 희미하게 불빛 새어 나오고.. 레스토랑으로 누군가의 다가서는 발 C.U.
씬/29 썬 레스토랑 홀 + 주방 (밤)
주방에만 환하게 불이 켜져 있는 썬.
봉선, 토마토 소스 가지 구이를 연습해 보느라 썰고, 굽고 여념 없는데..
홀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봉선, 돌아보는데..정적.. 잘못 들었나? 다시 준비에 집중하는데..
/홀. 주방쪽을 향해 천천히 다가서는 성재. (*성재는 보이지 않고..카메라 시선이 성재 시선인양..카메라 흔들리며 공포 분위기로)
주방 입구까지 점점 다가가며..주머니에서 칼 꺼내는 손 C.U 되는데..
이때, 숙소쪽에서 내려와 주방으로 훅 들어가는 선우. 성재, 흠칫 뒤로 물러서는.
/주방. 선우 들어와서 봉선 보며.
선우 : 잘 돼 가냐?
봉선 : (보고) 아 네,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의지에 찬)
선우 : 열심히만 하면 안된다, 맛도 있어야지. (다가서며) 가지 초벌할땐 기름 없이 하고..
봉선 : (진지하게) 네.
선우 : 너무 오래 구우면 질겨. 너무 살짝만 구우면 풋내 나고. 어렵지? (보곤) 니가 어려워야 지대로 된 게 나와. 소스는?
봉선 : 지금 끓이고 있는데..
선우 : 냄샌 괜찮네. 토마토 잘게 썰 필요 없어, 식감 살리는게 더 나아.
봉선 : 네 솊. (한마디 한마디 귀담아 듣는)
/한편 홀. 숨죽이고 있던 실루엣. 안되겠다 싶었는지 입구쪽으로 휙 사라지는.
씬/30 썬 레스토랑 앞 (밤)
사복 차림의 성재, 싸늘한 시선으로 썬을 쳐다본다.
주머니에 넣은 손이 부르르~ 떨리고.. 주머니에서 손 빼고 걸어가는데.. 손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씬/31 서빙고 본가 (밤)
여전히 같은 자세로 누워있는 순애. 서빙고 그 옆에서 부러 쩝쩝 소리를 내며 수육 먹고 있는.
서빙고 : 음~ 맛나다. 세상에, 어쩜 이렇게 누린내도 안나게 잘 삶았대.
순애 : ..
서빙고 : (힐끔 보며) 어떻게..좀 안먹을려? 너 수육 허벌나게 좋아하잖어. 지금 안먹으면 내가 다 먹을텐데..
(대답 없자) ..진짜 안먹어? 배 안고프냐? (보다 젓가락 내려 놓는다) 에효~ 니가 마음의 병이 깊긴 깊구나.
먹을 거라면 환장을 하는년이 식음을 다 전폐하고..(하는데)
이때, 현관벨이 울린다.
서빙고 : 누구야 이 시간에, 올 사람이 없는데..(나가 문 여는데)
선우모 : (들어온다) 자기야, 나 왔어~
서빙고 : 어머나! 웨,웨, 웬일이야? 이 시간에 연락도 없이.
선우모 : 그냥, 집에 가다 자기 생각이 나서. (비닐 봉지 흔들며) 맥주, 소주 골고루 사왔다, 반갑지?
(하곤 들어오며) 어머, 혼자 수육 먹고 있었어? 내가 타이밍은 기막히게 맞춰 왔네, 어? (앉는다)
서빙고 : (순애 눈치 보며) 아니 그래도, 전화 한통은 하고 오든지 말든지 하지. 나두 사생활이란게 있구만 참..
선우모 : 남친 없는거 다 아는데 뭔 사생활은..술친구나 좀 해줘. 내가 싱숭생숭 해서 그래 우리 선우땜에.
서빙고 : (눈치 보며) 저기, 아들래미 얘긴 웬만하면 하지말지..
선우모 : (남의 말 안듣는) 아니 걔가 아무래도 그 봉숙인가 하는애랑 뭐가 있는 건 확실한데,
그때 자기가 얘기한거 죽은 사주, 그게 너무 맘에 걸리는 거라 나는. 우리 선우한테 뭐가 안좋을까봐. (하는데)
서빙고 : (안되겠다) 저기, 우리 나가서 마시자 어? 그게 좋겠다. (일으키는)
선우모 : 왜, 편하고 여기 좋은데..
서빙고 : (데리고 나가며) 아냐, 요 앞에 포차 아저씨 죽여. 장동건 닮았어.
선우모 : 진짜? 그럼 가야지, 얼른 가자 얼른. (나가고, 문 쾅 닫는)
조용한 실내.. 모로 누워 있던 순애가 몸을 뒤척여 돌아 눕는다. 얼굴에 눈물 자국..
순애, 검지 손가락으로 방바닥에 강선우..라 쓰고..
순애 : ..보고 싶다.. 솊.. (눈물 그렁그렁한채 애잔한 표정에서)
씬/32 썬 레스토랑 주방 (밤)
밤새 연습하는 봉선 몽타쥬. 가지 계속 굽고, 먹어보고, 토마토 소스 만들어 맛보는데, 아닌듯 쓰레기통에 버리고 다시..
마늘 더 넣어보고, 올리브유도 더 넣어보고, 계속 다시 해보는.
봉선 : (살짝 놀라곤) 아..바빠 죽겠는데 진짜. (손으로 귀신 손 찰싹! 때리며) 가! 가라구! 나 시간 없다구!!
순간, 무안한듯 쓱~ 내려가는 귀신 손.
봉선은 제가 귀신을 겁내지 않고 단칼에 쫓았다는 인식도 못한채, 그저 열심히 연습하는데만 열중하는.
(디졸브) 어느새 시계 새벽 4시를 넘기고 있고..
가지를 후라이팬이 아니라 토치에도 구워보는 봉선, 불에 손을 살짝 데이는.
봉선 : 아~~ (손 재빨리 찬물에 담그고 본다. 그래도 벌겋게 된)
후~ 한숨 쉬며 조리대에 기대는 봉선. 내가 지금 뭐하는건가 싶다.
봉선 : (기분 다잡으려는듯) ..안돼..씩씩해져야 돼..큼! (다시 똑바로 선다) 이까짓거 뭐.. 띠기럴..
(중얼거려본다. 힘이 좀 나는것도 같다) ..띠기럴? 흐흠! 띠기럴!!! (속이 시원하다. 아, 이맛이구나)
그래 젠장, 할수있어! 누가 씨봉이래 나 나봉선이야 이씨..!!! (지르곤 얼굴 환희의 표정이 어린다. 뭔가 속이 시원하다)
씬/33 은희성재 방 (밤)
침대에 기대 책 보던 은희, 시간을 본다. 성재가 언제 오려나..하는 표정.
핸드폰 걸어 보려는데 이때 경찰복 차림의 성재 들어오는.
은희 : 왔어요? 늦었네..
성재 : 응. 오늘따라 민원이 많아서..아직 안잤어?
은희 : 당신 안들어왔는데 어떻게 자. (하다가 성재 손에 감긴 붕대 보고) 어머, 손이 왜 그래요 다쳤어요?
성재 : (별일 아니라는듯) 어 약간, 싸움 말리다가. (경찰복 웃옷 벗는)
은희 : 어떡해.. 조심하지 그랬어요. 좀 봐요.
성재 : 됐어, 별거 아냐.
은희 : (손 뻗어 잡으려 하며) 봐요, 병원 안가도 돼? (하는데)
성재 : (신경질적으로 손 뺀다) 됐다니까 왜 호들갑이야?
은희 : (놀라 본다) 성재씨.
성재 : 미안. 내가 요새 좀 예민한가봐. 진짜 미안해. (다시 온화한 표정) 걱정 말고 자, 나 씻고올게. (나가려는데)
은희 : 성재씨.
성재 : (보면)
은희 : (사랑의 눈빛으로) 나한텐 가끔 짜증도 내고 그래. 어떻게 사람이 항상 천사기만 해.
근데..다치지는 마. 나 당신 다치는거 싫어.
성재 : (잠시 움찔하다, 이내 온화한 미소로) 알았어, 얼른 자. (나가는)
은희 : (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에서)
씬/34 다음날/썬 레스토랑 외경 (낮)
“open" 푯말과 함께 ”오늘의 스페셜 - 해물 파스타” 적혀 있고
손님들 삼삼오오, 레스토랑으로 들어가는.
씬/35 썬 레스토랑 홀+주방 (낮)
/주방. 선우,민수,동철,봉선이 음식 만드느라 분주하고
/홀. 반 이상 차 있는 테이블.
준과 지웅, 에피타이저인 토마토 소스 가지 구이와 메인요리 서빙한다.
지웅 : 토마토 소스 가지 구이 하나, 스페셜 둘 나왔습니다.
준 : 슈렉파스타 둘 토마토 소스 가지 구이 나왔습니다. 가지구이는 이쪽에 놔드릴까요?
/주방. 긴장한 표정의 봉선, 홀의 반응을 보는데..
손님들 샐러드부터 먹고 “음~맛있다~!” 고개 끄덕끄덕하는.
다행이다.. 안심하는 표정의 봉선.
주방으로 들어오는 준, 역시 홀의 반응을 힐끔 보며.
준 : 가지구이, 성공인거 같은데요.
동철 : 그러게. 반응 괜찮네. 주문도 많고.
지웅 : 저도 아까 살짝 맛 봤는데 좋더라구요. 올~ 많이 늘었어 봉. 축하해~
봉선 : (씩씩, 너무 좋은) 감사합니다~
준 : (그런 봉선 어깨를 잘했단듯, 툭툭 쳐주고 가고)
민수 : 야. 이게 다 어깨 너머로 본게 학습이 돼 그런거야. 훌륭한 솊, 훌륭한 수 솊이 없었으면 가당키나 하냐?
봉, 니가 잘해 그런게 아냐, 자만하지 마. 알았어?
봉선 : 네, 수 솊. (하는데)
선우 : (o.l) 야야, 아직 런치중이거든. 수다 그만 떨고 라인 잡아 얼른.
일동 : 네 솊!/알겠슴다 솊! (각자 위치로 가는데)
선우 : (봉선을 보고 씩~ 웃는다. 안보이게 살짝 엄지 치켜주는)
봉선 : (웃는. 누구의 칭찬보다 기쁘다)
씬/36 썬 레스토랑 뒷뜰 (아침)
봉선, 밝은 표정으로 들통 갖고 나오는데.. 선우 따라 나와 쓱 밀착한다.
선우 : 거봐, 내가 할수 있댔지?
봉선 : (업된) 네, 제가 했어요 솊.
선우 : 맨날 다 먹은 접시만 치우다가, 흰 접시에 니 요리 내보니까 어때? 짜릿하지? 나도 처음 그 순간은 아직 못 잊는다.
봉선 : (고개 크게 끄덕끄덕)
선우 : (머리 쓰담쓰담해주며) 첫단추는 잘 뀄네, 장하다 나봉선.
봉선 : (좋은)
선우 : 앞으로도 쭉~ 자신감을 갖고 하라고. 이따 촬영 끝나고 축하파티 하자.
봉선 : (가슴 벅찬) 네 솊.
선우 : (안으로 얼른 들어가는)
봉선 : 후~ (웬지 이대로 다 잘풀릴것만 같다. 희망적인 표정)
씬/37 썬 레스토랑 주방 (오후)
마지막 손님 그릇 수거해 오는 지웅. 민수와 동철, 준은 한숨 돌리고 조리대에 기대 쉬는중이다.
민수 : (얼굴 스텐에 비춰보며) 아~ 어제 안하던 마스크팩을 하구 잤더니 트러브란 생기구 씨..나 오늘 앞가르마 어떠냐?
한치의 오차도 없이 5대5 로 갈랐는데..얼굴로 승부가 안날거면 튀기라도 해얄거 아냐.
지웅 : (보며) 튀긴 겁나 튀네. 한번 보면 안잊어먹을거 같아요.
민수 : 그래? 그럼 성공이네. 카메라가 몇 대가 올라나? 여러대 올까?
동철 : 그렇지 않겠어요? 간단한 촬영 같진 않던데..
민수 : 그치, 메인 피디가 온다는거 보니까 중요한 촬영같긴 해. 오케이, 출연도 출연이지만
이번 기회에 예비 형수한테 점수 좀 따자. 사람이 앞날을 대비할줄을 알아야되거던, 내 별명이 처세왕 아니냐, 주방처세왕.
준 : 그쵸, 처세엔 강하죠 수 솊이.
민수 : (째려보며) 어째 칭찬으로 안 들린다 꼬르동. (하는데)
지웅 : 아~ 솔직히 걱정이에요. 얼굴 조막만한 사람도 방송 보면 막 빵떡처럼 나오더구만.
얼굴경락이라도 받을걸 그랬나, 엄니아부지도 보실텐데.
민수 : 그래? 그럼 어떻게 내가 좀 해주까 경락?
지웅 : 에?
민수 : (손으로 지웅 얼굴 마구 뭉개며) 작아져라아아~ (장난치는데)
봉선 : (들통 들고 들어온다)
민수 : (보며) 어이 봉. 너 내가 노파심에 미리 얘기해 두는데..이따 카메라 오면 설치지 마라이.
이피디님이랑 방송 몇 번 했다고 막 나서고 깝치고 그럼 내손에 죽는다. 알겄냐?
봉선 : 네! 수 솊.
민수 : 알아 들었으면 여기, 등 좀 긁어봐. 가려워 그러니까.
봉선 : 네! (민수 등 긁는)
민수 : 아 더 쎄게! 더, 더!
봉선 : (최선을 다해 열심히 긁는데)
이때, 선우 들어온다.
선우 : 이따 디너 좀 일찍 마감하고 촬영할거니까 그렇게 알고, 방송 나온다고 너무 설레발 치지 말고, 평소답게. 알지?
일동 : 네, 솊. (하는데)
민수 : 에이~ 솊이야말로 뭔가 평소답지 않으신거같은데.. 앞머리 드라이도 좀 하신거같고, 옷도 빳빳하게 다리신거같고.
님 본다고 특별히 신경 쓰셨나..맞죠, 그쵸 솊?
선우 : 뭐래는거야..얘처럼 이렇게 들떠서 헛소리하지 말라구. 알았어?
동/지/준/봉 : 네, 솊! (한 마음으로 크게 합창하는)
씬/38 썬 레스토랑 앞 (저녁)
촬영 차량 와 서 있고.. 소형과 촬영장비 든 스텝들, 줄줄이 썬으로 들어가는.
씬/39 썬 레스토랑 홀 (저녁)
소형과 스텝들 들어오고..선우 나와 맞는다. 주방 식구들 들뜬채 선우 뒤편으로 구경하고 서 있고.
선우 : (반갑게) 왔어?
소형 : (웃으며) 어. (은희 보며) 잘 있었지 은희씨?
은희 : 네. (웃으며) 멋져요 언니, 오늘 보니까 진짜 PD 같네.
소형 : 그동안은 가짜 PD 같았구나. 진작 한번 찍으러 올걸. (웃는데)
민수 : (나서며) 리리,리피디님~ 며칠새 왜 이렇게 이뻐지셨어요? 이 상태로 그냥 웨딩드레스 입으셔도 되겠네. 아으 눈부셔라~
소형 : 빈말이라도 고마워요 민수씨. 오늘 촬영 잘 부탁해요.
민수 : 그럼요, 여부가 있나요. 뭐든 말씀만 하십시오. 제가 혼신의 힘을 다해서 도와드리겠슴다. 어머, 티끌. (소형 어깨 털어주는)
소형 : (시선이 봉선에게 머물며) 봉선씨도..잘 있었어요?
봉선 : 네, 오셨어요? (구십도로 인사하면)
소형 : 잘 부탁해요 오늘. (하곤 봉선 어깨 톡톡, 두드리고 가는)
봉선 : (보며, 다행이다 싶은 표정으로 선우를 본다)
선우 : (씨익~ 웃어주는)
(컷) 카메라, 조명 등등 셋팅하느라 분주한 스텝들.
나이 좀 있는 ENG 카메라 감독 한명과, 6미리 카메라 두 대, 카메라 보조들 및 조명, 오디오 등 스텝들 사이에 소형이 있다.
소형 : 홀은 그냥 자유롭게 팔로우하구요..이따 주방은 감독님이 풀샷 잡아주시고,
6미리가 요리 인서트 타이트하게 들어가면 될거 같애요..
감독 : (짜증 난) 알았어 대충해..이런 촬영은 굳이 내가 안와도 되는데 참..
소형 : 에이, 왜 그러세요, 감독님이 나오셔야 그림이 잘 나오죠.
감독 : 이런 식당에 뭔 그림까지.. (보조한테) 야 훈아! 셋팅 멀었냐?
카보 : 네, 다됐갑니다 감독님.
감독 : 저기 거슬리는것들 좀 치우고. 빨리해라, 더운데 승질 건드리지말고.
카보 : 네 감독님. (눈치 보며 얼른 치우는)
소형 : 후~ (오늘도 쉽지 않겠구나..표정인데)
이때, 봉선이 쟁반에 오미자 쥬스 여러잔 갖고 나온다.
봉선 : (스텝들에게) 한잔씩들 드세요.. 드세요.. (서빙하는데)
민수 : (주방에서) 야야 봉! 이피디님하고 카메라 감독님 먼저 갖다 드려야지, 찬물도 위아래가 있지 센스하구는 아무튼.
봉선 : 네, 금방 가져 올게요. (들어가려는데)
민수 : (어느새 챙겨 들고 나와) 야야, 됐어. 내가 할테니까..넌 거기 테이블이나 옆으로 좀 옮겨 비좁다. 여기 빈잔들도 좀 치우고!
봉선 : 네, 수 솊! (하곤 테이블 들어 옮기는데)
선우 : (그런 봉선한테 가) 비켜 내가할께.
봉선 : 아니에요 솊, 제가 할게요. (씩씩하게 옮기는)
선우 : (마음 썩 좋지 않데은)
봉선 : (부리나케 다시 쟁반 들고 빈 잔들 걷는)
소형 : (카메라 감독한테) 감독님, 화이트 안보셔도 돼요?
카감 : 대충 봤어, 내가 것도 안했을까봐? (혼잣말로) 잔소리가 많아..암튼 요즘 어린 피디들은.. (하다 괜히 신경질) 야 훈아!
(하다) 아..얘 또 어디 갔어? (봉선한테) 야, 저기 구석에 배터리 박스, 것 좀 가져와봐 얼른.
봉선 : 네, 뭐요? (두리번거리면)
카감 : (카메라 보며 대충) 아 거기 까만박스 있잖아. 아니 그쪽 말고. 아, 눈깔이 뼜나 진짜. 구석에! 구석 몰라 구석?
봉선 : (그제사 보고) 아 네. (배터리 박스 낑낑대며 들고 와) 이거요?
카감 : 아 줘 이리. (확 뺏는)
봉선 : (무안하고)
선우 : (그런 봉선과 카메라 감독 보고, 표정 안좋은데)
카감 : (손으로 코 만지며) 아..왜 콧물이..야, 그거 좀 가져와봐.
봉선 : 예? 뭐..?
카감 : (짜증내듯) 아 그거 있잖아..휴지! 척 보면 모르냐? 띨빵해 애가~
봉선 : 아 네. (얼른 휴지 가지고 오는데)
선우 : (확 뺏아 카메라 감독 주며) 여깄습니다. 뭐 또 시키실거 없으세요?
카감 : 에? (난감) 아니 뭐..별로..
선우 : (봉선한테 가 손 잡는) 일루와 넌. (데리고 의자에 앉히며) 아무것도 하지말고 여기 앉아 있어.
이제부터 내가 시키는것만 해, 알았어?
일동, 모든 시선 선우와 봉선에게 쏠리는. 소형 보며 표정.
봉선 : 아, 왜..왜 그러세요? 저 괜찮아요. (일어나려는데)
선우 : (다시 앉히며) 앉아 있으라구. 브레이크때부터 쉬지도 못하고..이럴줄 알았으면 촬영 오케이 안했어.
(하곤) 야 허민수! 넌 식구 제대로 안챙길래? 니가 봉선일 무시하니까 딴 사람들도 함부로 하는거 아냐!
민수 : (쫄아서) 네 솊..죄송합니다.. (하는데)
카감 : 거참 사람 민망하게..밑에 사람 손 좀 빌렸다고 너무 까칠한거 아냐 강 솊? 왜 이렇게 예민해? 둘이 뭐..애인이라도 돼?
선우 : (본다)
봉선 : (당황한 표정. 선우 보는데)
선우 : (보며 툭 뱉는) 네, 맞아요. 사귑니다 이 친구랑.
봉선 : ! (놀라서 선우 보고)
일동 : (너무 놀라 얼음된채 선우와 봉선을 쳐다본다)
선우 : 그러니까 함부로 하지 마세요, 이 친구한테.
민수 : (충격에 휘청~ 넘어질뻔하는)
씬/40 썬 레스토랑 뒤뜰 (저녁)
민수, 와 바닥에 털썩 주저앉고..동철,지웅,준 와서 얘기하는.
동철 : 뭐, 뭐 이런 대박사건이 다 있냐?
민수 : ..(넋 나간 채 아무말 못하고)
지웅 : 그러게 내가 뭐랬어요? 둘이 막 이러고, 이러고, 분위기 이상하다고 그렇게 얘길 해도 안 믿더니만.
준 : 잘 됐잖아요. 축하해 주면 돼지 뭐.
동철 : 뭐야..넌 알고 있었냐?
준 : 대충, 눈치는요.
민수 : (버럭) 야 꼬르동!! 너 이 나쁜시키..너 알고도 왜 나한테 말 안해줬어? 음흉한 시키, 너 일부러 그랬지?
내가 봉 구박하는거 보면서 어..너 좀 까무라쳐봐라, 일부러 그런거지, 맞지??
준 : 아뇨, 본인들이 오픈을 안했는데 제가 뭐하러 말을 해요.
민수 : 아우~ 이 나쁜 꼬르도오옹!!! (하곤 진 빠진채) 야..나 이제 어떡하냐? 나 여기 관둬야될까? 그래야겠지 어?
동철/지웅 : (서로 한번 쳐다보곤, 고개 끄덕끄덕하는)
민수 : 으아~ (손으로 얼굴 가리며)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발버둥치는)
씬/41 서빙고 집 (밤)
서빙고, 욕실에서 머리 감고 수건으로 닦으며 나오는데.. 모로 누워있던 순애가 일어난다.
서빙고 : (반가워 뛰어와) 어 왜, 뭐 좀 먹을래?
순애 : (본다) 언니..
서빙고 : 어, 말해. 말만해. 먹고 싶은거 다 구해다 갖다 줄테니까, 뭐.
순애 : (담담한 표정으로)..나..할게.
서빙고 : 뭐?
순애 : 할게 천도제.
서빙고 : (순애 마음을 알겠다) 마음 먹은거야?
순애 : (끄덕끄덕) 너무 많이만 안아프게..언니가 잘해줘, 알았지?
서빙고 : (말 없이 순애를 안아준다. 등 토닥토닥하며) 그래, 내가 진짜 내 영력 있는대로 죄 끌어 모아서
최대한 빨리 갈수 있게, 많이 안 괴롭게 최선을 다하께. 걱정마.
순애 : (포옹 풀고 서빙고 보는)
서빙고 : 내일로 하자 시간 끌거 없이. 괜찮겠어?
순애 : (끄덕끄덕) 이따가 아부지한테 마지막 인사만 좀 하고올게.
서빙고 : 그래..잘생각한거야 년아.. (볼 쓰다듬어 주며) 원래 귀신은 울어도 우는 게 아닌거야..울어서 해결될 팔자가 아녀..
순애 : (눈물 그렁그렁해서, 안 울려고 눈에 힘주고 애써 웃어 보이는)
씬/42 썬 레스토랑 앞 (밤)
촬영차 출발해 가고.. 소형, 선우만 남는.
소형 : 고생했다 강 솊. (보며) 너 오늘 쫌 멋있더라.
선우 : (뻘쭘해) 언젠 뭐, 안멋있었냐 내가.
소형 : 오늘은 쬐끔 더 멋있더라 로맨틱하구. 사랑은 사람을 변하게 하나봐. 옛날에 창규씨가 그랬거든.
신입생때부터 좋아하는 여자애 생기면 자기는 꽃반지 만들어다줬는데, 넌 꼭 시비거는 스타일이었다구.
선우 : 별 얘길 다..
소형 : 퇴근이지? 가자, 내가 한잔 살게. 봉선씨랑 같이.
선우 : 같이?
소형 : 안 잡아먹어 걱정마. 엠티때 미안한것도 있고..좀 풀자 나도 쿨하게.
선우 : (그렇게까지 말하니 안된달수도 없다)
씬/43 썬 레스토랑 홀 (밤)
봉선, 촬영 때문에 밀어놨던 테이블 끌고 정리하는데.. 민수,동철,지웅,준 복도쪽에서 나오다가.
민수 : (얼른 달려와 오바) 야 봉, 아니 봉선아! 뭐하니 지금 니가 왜 이걸.. (하곤)
야 빨리 와 안해? 이런 헤비한 일을 봉선이가 해야겠어?
봉선 : 괜찮아요 수 솊. 제가 할게요. (하는데)
동철 : 아냐 봉, 우리가 할게./그래, 쉬어. 어? (눈치보며 정리하는)
준 : (봉선 보고 어깨 으쓱~ 해보이며 같이 정리하는데)
민수 : (눈치보며) 저기 봉선아, 잠깐 나 좀. (봉선을 구석쪽으로 데리고 간다) 저기 봉선아, 내가 너 좋아하는건 알지?
봉선 : 네?
민수 : 내가 널 많이 아끼잖아. 그래서 키워주고 주고 싶어서 잔소리도 많이 하고, 또 경험되라고 일도 많이 시키고, 어?
봉선 : 네 그럼요 알죠. (웃는다)
민수 : 그래, 너 웃는 모습을 보니까 내가 참 마음이 놓이고..좋다. (어깨 주무르며) 내가 잘할게 앞으로 어, 정말 최선을 다할게.
봉선 : 아니에요 수 솊. 제가 더 할해야죠.
민수 : 아냐, 내가 잘해야지. 내가 진짜 잘할거야, 말리지 마. (하는데)
이때, 선우 들어온다. 봉선쪽으로 오면..
민수, 선우 눈치 보며 자리 비켜준다. 동철,지웅,준도 몰아서 안쪽으로.
선우 : (봉선 보며) ..놀랐지? 아..이렇게 오픈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참.
봉선 : (보며) 괜찮으세요 셰프님?
선우 : 나야 괜찮지 임마, 너한테 말도 없이 욱해서 뱉은게 눈치보여 그렇지. 이해해라, 내가 원래 쫌 경솔하잖냐.
(눈치보며) 괜찮은 거지?
봉선 : (벅찬 표정) 네, 전 좋아요. 솊만 좋으면.
선우 : 말도 이쁜말만 골라해요 아주. (웃고) 소형이가 한잔하자는데..너랑.
봉선 : 저두요?
선우 : 미안한것도 있고 풀고 싶다고. 괜찮겠어?
(E) 잔 부딪히는 소리
씬/44 포장마차 (밤)
소형과 봉선, 선우 테이블 앞에 앉아 잔 부딪힌.
소형 : 오늘 고생 많았어요, 첫잔이니까 시원~하게 원샷. (털어 넣는다)
봉선 : (한모금 마시곤 쓰다..찡그리는데)
선우 : (보고) 맥주 시켜줘? 아니면 그냥 사이다 마시든지.
봉선 : 아니에요, 마실게요 그냥 소주. (마저 원샷하는)
소형 : (보며) 아..팔불출. 부러우면 지는건데..솔직히 부럽다 봉선씨.
봉선 : 아니에요, 이피디님이 얼마나 멋진 분이신데..진짜 항상 부러웠어요, 어쩜 저렇게 밝고 자신감 넘치고 매력 있을까.
소형 : 진짜요?
봉선 : 진짜요. 레알.
소형 : 진심이 아니어야 얄미울텐데 진심인거 같아서 미워할수도 없고, 진짜 졌다 봉선씨. 자, 나 한잔 줘요. (잔 내미는)
봉선 : (소주병 들어 따르며 베시시 웃으면)
선우 : 뭐야 둘이, 난 유령이냐? 차.. (웃는데 핸드폰 울린다. 일어서서 한쪽으로 나오며 받는) 어 매제.
성재(F) : 네, 전데요 형님. 지금 어디세요?
선우 : 어, 일 끝나고 한잔하고 있는데, 왜?
성재(F) : 은희 지금 재활치료 들어갔거든요. 근데 제가 갑자기 비상이 걸려서. 형님이 은희 좀 델다 주실수 있으실까 해서요 집에.
선우 : 아..그래? (소형과 봉선을 본다)
소형/봉선 : (마시다 말고 선우 본다. 무슨 일이지? 하는 표정)
씬/45 포장마차 앞 (밤)
봉선, 나와서 선우와 손 잡고 배웅중인.
선우 : 쫌만 마시고 들어가. (농담) 쟤가 혹시 때리면 전화하구.
봉선 : (농담 받아치는) 네, 걱정 마세요. 저도 때릴게요.
선우 : 하긴, 니가 맞을애는 아냐 요새. (웃는데)
소형(E) : 야, 고만 꽁냥거리고 좀 들여보내지? 나 술 받아놓고 기다리는데.
선우 : 알았다. (웃고) 간다, 전화할게. (손 놓기 싫은듯 잡고 있다 놓고 가는)
봉선 : (가는 선우 보며 손 흔든다. 행복한데)
씬/46 공터 주변 (밤)
CCTV조차 없는 외진 공터 주변.
사복 차림에 모자 눌러 쓴 성재 두리번거리며 주차되어 있는 차쪽으로 쓱~ 다가가더니 주머니칼로 힘들이지 않고 차문을 딴다.
마치 제 차인듯 쓱~ 올라타는 성재.
씬/47 동네 정형외과 앞 (밤)
선우, 은희 휠체어 밀고 주차장쪽으로 가는.
은희 : 미안해서 어떡해, 나땜에 급하게 와서.
선우 : 괜찮아, 나한테 영원한 일순위는 너야. 어때, 감동이지?
은희 : 영순위는 따로 있고, 그치?
선우 : (미소 지으며) 미안. 많이 놀랐지? 나도 어쩌다 이렇게 됐지 모르겠다. 귀신에 홀린거같기도 하고.
은희 : 좋아보여, 사랑은 강선우도 춤추게하는구나싶고..
선우 : 사랑은 무슨 야..오글거리게.
은희 : 맞는데 뭐. 오빠 눈에 하트가 뿅뿅 떠있구만. (하곤) 난 원래부터 봉선씨 좋아했으니까..응원할게 두 사람.
선우 : 고맙네. 천군만마를 얻은거같다. 당분간 엄마한텐 비밀이다? 또 뭔 오바를 하실지 몰라서.
은희 : 알았어. 근데 엄마도 살짝 눈친 챘던데..봉선씨 어떠냐고 물어보던데?
선우 : 무조건 모른다 그래, 무조건. (차 앞에 도착한)
씬/48 기사식당 앞 (밤)
기사식당을 향해 터덜터덜 걸어오는 순애. 식당 앞에서 걸음을 멈춘다.
환한 불빛이 새어 나오는 식당 안. 경모 앉아있는 모습과 순애부 마무리 정리하느라 왔다갔다 하는 모습 보이고..
순애,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가슴이 미어질것 같아 차마 들어가지도 못하고 한참을 그렇게 보고 서 있는..
씬/49 기사식당 안 (밤)
경모 앉아서 핸드폰으로 게임하고 있고..순애부 정리하는.
어느새 들어와 있는 순애, 순애부 뒤 쫓아다니며.
순애 : ..아부지. 불에 뭐 올려놓고 자꾸 깜빡깜빡하지 말고. 장사 다 끝나면 가스 벨브 꼭 잠그고.
봐봐, 또 안 잠궜지? 저거부터 잠그라고 얼른.
순애부 : (들리기나 하는듯이) 아 참, 벨브. (주방 들어가 잠그고 나오는)
순애 : 잘했어 아부지..말 잘 듣네. 그리구, 무거운거 번쩍 번쩍 들구 그러지두 말구 아부지. 허리 나가면 낫기 힘들어,
웬만하면 경모 저 시키 시키구. (하는데)
경모 : 앗싸~ 득템. (낄낄거리며 게임 하면)
순애 : (경모 앞으로 간다) 야 이 철없는 자식아..
경모 : (아무것도 모르고 게임만 열중하는)
순애 : 이제 너밖에 없어 아부지한텐. 정신 좀 차리고..너 심성은 착한 놈인거 알어. 아부지 잘 부탁한다 경모야.. (목이 메인다)
경모 : 예썰~! (게임하며 헤헤거리는)
씬/50 길거리 일각 (밤)
순애, 기사식당에서 나와 슬픔을 누르며 걸어오는데.. 모 가게 안 티비에서 “셰프 대 셰프” 재방송을 한다.
티비 화면에 선우 얼굴 크게 클로즈 업 되는..
멈춰서는 순애. 가게 안 티비를 뚫어져라 본다. 갑자기 선우가 너무 보고 싶다.
순애 : ..마지막으로 얼굴 한번만 보고 가자..딱 한번만.. (돌아서 가는)
씬/51 포장마차 (밤)
소형과 마주 앉아있는 봉선. 소주가 벌써 두병째다.
소형 : (봉선잔과 제 잔에 술 따르며) 이상해요..두병이면 벌써 알딸딸해야되는데 이상하게 오늘은 취하지도 않네.
(잔 든다) 마셔요.
봉선 : (살짝 취한) 네 원샷. (잔 부딪히곤 원샷한다)
소형 : 잘 마시네. 봉선씨랑 술친구해도 되겠는데요. (원샷한다)
봉선 : (취기가 오지만, 눈 똑바로 뜨고 안취하려 애쓰는)
소형 : 봉선씬 참..특이해. 이런가 하면 저런 모습이 있고, 저런가 하면 또 이렇고, 그 매력에 선우가 퐁당 빠졌나봐. 맞죠?
봉선 : (취한) 그쵸, 그게.. 제 매력이죠. 흐흥. (웃는)
소형 : (본다) 어머, 봉선씨 취했어요?
봉선 : (쌍꺼풀 만들어 보며) 아뇨~ 저 안취했는데요. 그냥 기분이 쫌 좋아서 그렇지 취한건 아닌데 절대. 흐흥~ 흐흐흥~
(실없이 자꾸 웃는)
소형 : 봉선씨 취하니까 되게 귀엽다. 어쨌거나, 엠티때 내가 무리수 둔건 잊어 줘요 깨끗이. 선우 행복하게 해주구요.
(하곤 손 내민다)
봉선 : (헤벨레 웃으며 소형 손 잡고 마구 흔드는)
씬/52 포장마차 근처 거리 (밤)
소형, 취한 봉선 잡고 실갱이하고 있는. (*만취한 느낌이 아닌, 그냥 기분 좋게 취한 정도의 느낌으로)
소형 : 내가 바래다 준다니까 봉선씨.
봉선 : 아뇨~ 진짜 안취했어요 진짜. 봐요. (차렷자세하고 걸어 보이는데 갈지 자로 흔들리며) 잘 걷죠? 완전 똑바로 걷죠 그쵸?
소형 : (웃으며) 괜찮겠어요 진짜?
봉선 : 넵, 괜찮슴다! (하다) 근데 이피디님.. (표정 진지해지며) 사람은 다 이기적인거죠?
내 코가 석자고~ 내 발등에 불 떨어지고~ 그럼, 남 생각은 할 겨를 없는거죠, 안그래요?
소형 : 그렇죠 사람이란게. 왜요, 나한테 미안해서?
봉선 : 네. 이피디님한테도 미안하고, 귀신한테도 미안하고, 우리 셰프님한테도 미안하고..에이, 근데 걍 무시할려구요.
안녕히가십쇼~ (하고 가는)
소형 : 조심해서 가요, 나 선우한테 혼나요. (지켜보며) 술 마시니까 꽤 엉뚱해지네. 강선우가 왜 빠졌는지 알것도 같고.
(씁쓸하게 웃는)
씬/53 거리 (밤)
봉선, 알딸딸하게 취한채 기분 좋게 노래 부르며 간다.
봉선 : (*원곡보다 약간 천천히, 읊조리듯) ..괜찮아 잘 될거야..너에겐 눈부신 미래가 있어.. 괜찮아 잘 될거야..
(하다 멈추고 중얼거린다)..그래 다 잘 될거야.. 이렇게 행복한적 있었어 나봉선? (자문하며 회상으로..)
#. 회상 인서트 1 - 동네, 어린시절(흑백 영상으로)
골목에 혼자 앉아 공기놀이하던 어린 봉선(8살 정도?) 그 앞으로 다가서는 발.
귀신(E) : 뭐해, 나랑 같이 놀자~
봉선, 보면..창백하니 하얀 얼굴에 다크서클 심한 어린 귀신이다.
봉선 : (놀라 벌떡 일어서며) 싫어, 안해, 안놀거야~ (도망가는)
#. 회상 인서트 2 - 동네, 고등학교 시절
교복 입은 봉선, 고개 푹 숙인채 하교길 혼자 오고 있고..
그 옆에서 깔깔 수다떨며 지나가는 여고생 삼인방. 힐끔 뒤돌아 보며.
여고생1 : 나봉선 쟨 맨날 혼자 다니더라. 말 못하는건 아니지?
여고생2 : 가끔 모기만한 소리로 대답은 하잖아.
여고생3 : 야, 관심 끊어. 쟤만 보면 음침한게 괜히 재수없더라 난. (하며 가는)
봉선 : (그런 아이들의 수근거림 들린듯, 속상해 더 고개 숙이고 가는)
다시 현실.
봉선, 애써 표정 밝게 하며.
봉선 : ..그래..이보다 좋을순 없어..괜찮아..다 잘될거야..(기운내 가는)
씬/54 썬 레스토랑 근처 거리 (밤)
순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천천히 썬을 향해 걸어가는데.. 한켠에 정차해 서 있는 차를 본다.
힐끗 보고는 이내 다시 썬쪽을 보고 휴..심호흡을 하곤 다가서는데..
이때, 맞은편쪽에서 봉선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오는게 보인다.
순애 : (멈칫하곤)..나 봉선..(하며 보는데)
순간 급시동이 걸리며 앞으로 돌진하는 차.
순애 : !!!
놀라서 보고 봉선, 이 사실 인식하지 못한채 흥얼흥얼 땅 보며 걸어오는..
성재의 차, 전력질주해 봉선을 치려는 순간! 어느새 달려온 순애가 “나봉선!!!!” 외치며 봉선을 밀치며 함께 넘어지는 (slow)
성재의 차, 그대로 질주해 달아나 버리고..
봉선, 넘어진채 어리둥절해 순애를 본다. 술기운 확 달아난..
봉선 : ..어..(하며 순애 보는데)
순애 : (놀라 얼른 일어나 총총 사라지는)
봉선 : 어어.. (잠시 멍하니 보다..일어나 부랴부랴 순애 쫓아가는)
씬/55 거리 일각 (밤)
순애 종종 걸음으로 가는데..봉선이 뒤 따라온다.
봉선 : 잠깐..잠깐만.
순애 : (멈춰선다. 뒤돌아 보면)
봉선 : (보며 다가온다)
순애 : ..(보는)
봉선 : 셰프님..보러 온거 아니었어?
순애 : ..(슬프게 본다)
봉선 : ..(역시 안타까운 표정으로 보면)
순애 : (애써 아닌척) 아냐, 그런거. 그냥..작별인사하러 아부지한테 갔다가 오는길에, 우연히 본거야.
너 운좋았다 야, 내 덕분에 목숨 구했네. 안그랬음 내 후배 될뻔 했는데..
봉선 : (아닌걸 안다. 보면)
순애 : 차 조심해서 다녀. 그러다 황천길 가면 너만 손해야. 간다. (간다)
봉선 : (o.l) 저기..
순애 : (다시 보면)
봉선 : (보며) ..고마워..그리고 미안해..
순애 : (보며 울컥) ..귀신 시나락 까먹는 소리 하구 있네. 니가 왜 미안해, 첨부터 니 허락도 없이 빙의해서 민폐 끼친게 누군데..
봉선 : ..(안타깝게 보는)
순애 : ..(슬프지만 애써 웃으며) 행복해라 제발 나봉선. 나 진짜 간다. 잘 먹고 잘 살아. (하곤 씩씩한척 뒤도 안돌아 보고 가는)
봉선 : (슬프고 안타깝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다, 복잡한 심정으로 보는)
씬/56 다른 거리 일각 (밤)
종종걸음쳐 가던 순애, 봉선과 멀어지자 걸음이 다시 느려진다.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애써 마음을 다 잡고 다시 걸어 가려는데 일각에 정차해 서 있는 차에 시선이 간다.
차 번호를 보는 순애.
#. 회상 플래쉬 - 앞씬.
봉선을 향해 질주하던 차의 뒷 번호판 C.U
순애 : !! (그 차다! 놀라서 자세히 보는데)
차 안 운전석에 앉아있는 성재의 얼굴이 보인다.
순애 : !!! (놀라서) ..최경장님..??? (하고 다시 보는데)
/차 안. 성재, 두 번째 실패에 분노가 치솟는듯 입꼬리가 부르르 떨린다.
#. 회상 플래쉬 - 좀 전 상황.
봉선을 밀고 같이 쓰러지던 순애. (너무 순식간이라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던)
대체 뭐지? 뭐였지? 분노를 참을길 없는 성재, 클랙션 쾅! 내려치는데..
/순애, 성재를 계속 보고 있고.. 마침 차쪽으로 오던 껄렁남, 그 소리에 놀라 넘어질뻔 한다.
껄렁남 : 아씨..뭐야? 너 새꺄 미쳤어 ~?!! (보며 소리소리 지르는)
씬/57 어두운 골목 일각 (밤)
벽면에 밀쳐져 멱살 잡힌채로 들어 올려지는 양복남. 동공이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다.
줌아웃하면..분노로 표정이 일그러진 성재가 회사원 멱살을 잡고 잔인하게 목줄을 죄고 있다.
인적 없는 어두운 골목이다. 두려움에 벌벌 떨며 동공이 커지는 양복남. 순간, 우두둑~! 소리와 함께 목이 툭 꺾이는데..
/골목 끝쪽에서 그 모습을 보고 순애. 성재의 이중적인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눈 휘둥그레진.
씬/58 썬 레스토랑 앞 (밤)
순애를 보고 마음이 좋지 않은 봉선, 휘적휘적 걸어온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순애는 분명 솊을 보러 온걸거다.
그 마음을 이해 안할수도 이해할수도 없는 자신의 입장이 너무 속상한데..
이때, 선우차가 미끄러지듯 와 선다.
봉선, 멈춰서 선우차를 보고.. 차에서 선우 내리는.
선우 : 나봉선. (환하게 웃으며 다가오는)
봉선 : ..솊.
선우 : 뭐야, 쫌 마신거같은데? 전환 왜 안받냐 몇 번을 했는데.
봉선 : 아..(그제사 핸드폰을 본다. 부재중 전화 5통. 전화 했었구나..)
선우 : (표정을 살피며) 왜.. 기분이 별로 안좋아 보인다? 뭔 일 있었어 소형이랑?
봉선 : (애써 밝게) 아뇨. 뭔 일은 무슨, 좋아요 기분.
선우 : 그래? 그럼 들어가서 뭐 좀 만들어봐봐. 나 배고파 죽겠다.
봉선 : 아, 암것도 못드셨죠 아직. 뭐 할까요?
선우 : (봉선 보며) 밥. 니가 전에 만들었던 그 볶음밥.
봉선 : (금시초문이다) 볶음밥이요?
(E) 현관문 열리는 소리
씬/59 서빙고 집 (밤)
서빙고, 음식물 쓰레기통 들고 들어오는데.. 어느새 옆에 서 있는 순애. 여전히 넋 나간 표정이다.
서빙고 : 아 깜짝야! 아우..이젠 적응할때도 됐구만 매번 놀래요 아주. (본다) 갔다 왔냐 아부지한테? 인산 잘 드리구?
순애 : ..(생각에 골몰한)
서빙고 : (보며) 야! 어이! (순애 눈 앞에 손 휘휘 젓는)
순애 : (꼼짝도 않자)
서빙고 : 얼레, 얘가 또 왜 이렇게 넋이 나갔어? 아부지 보고 와 슬퍼 그러냐?
그러게 뭐하러 인산 한다구, 그래봤자 맘만 아프지..(하는데)
순애 : 언니.
서빙고 : 왜, 뭐.
순애 : 아무래도 나 천도제..날짤 좀 미뤄야될거 같애.
서빙고 : 뭐? 아니 또 왜? 아부지땜에 발걸음이 안떨어져서 그래?
순애 : 그게 아니라..뭔가 이상해.
서빙고 : 이상하긴 뭐가 이상해. 니가 젤 이상해 년아.
순애 : 아냐..내가 알던 그 사람이 아냐..느낌이..느낌이 묘하게 안좋아. 그냥 이대로 가버리면 안될것 같아.
서빙고 : 대체 뭔 소릴 하는건지 원. 너 설마, 천도제 하기 싫어서 핑계대는거 아냐?
아님 너..또 그 양기남 보고 왔지, 그래서 흔들리는거지 년아?
순애 : 그게 아니구..(본다) 그 사람이 나봉선을 죽일려고 해.
서빙고 : (뭔 소린가) 누구, 양기남이?
순애 : 아니..최경장님.
서빙고 : 최경장이면.. (하다) 그..양기남 동생 남편? (놀라는 표정에서)
씬/60 썬 레스토랑 주방 (밤)
선우, 조리대에 팔 올려놓고 턱 괴고 봉선 보고 있고.. 봉선 선우 눈치보며 볶음밥 하고 있는.
봉선 : 솊..밥은 안드시는줄 알았는데..
선우 : 안먹는거하고 못먹는거하곤 다르지. 이제부터 먹어볼라고.
봉선 : (그릇에 담으며 힐끗 보면)
선우 : 너무 안먹어버릇 했더니 괜히 체하기나하고. 너 밥 체질이라며, 같이 먹을려면 연습해놔야될거 아냐.
봉선 : (건 순앤데..마음 안좋다. 그릇 내밀면)
선우 : 어디. (손으로 냄새 맡곤) 냄샌 그럴듯하네. 스토커가 아주 환장을 하고 먹던데.. (한숫갈 뜬다) 음~ 먹을만하네 역시.
봉선 : (표정 굳어있는)
선우 : 간간이 해줘라 밥. 나도 이제 한국인인척 좀 해보자. (하다 봉선 표정 본다) 왜그래 표정이. 아까부터 진짜 이상하네.
봉선 : (애써 밝게) 아니에요, 괜찮아요.
선우 : 괜찮은게 아닌거같은데..진짜 아무일 없었어?
봉선 : (발게) 그럼요. 그냥 좀 피곤해서..
선우 : 하긴, 오늘 하루가 너무 서프라이즈했지? 지칠만도 하네. (힐끗 보곤) 안되겠다, 이거 얼른 먹고 밖으로 나가자.
봉선 : 어디를요?
선우 : 기분전환하러, 드라이브. (접시 들고 싹싹 긁어먹는)
씬/61 남산 입구 (밤)
선우차가 와 서고. 선우와 봉선, 차에서 내린다.
봉선, 두리번거리며.
봉선 : 여긴..
선우 : 와보고 싶다며 남산. 촌스럽게 시골애들이 꼭 남산, 63 타령을 해요.
봉선 : (무슨 소린가 해서 보는데)
선우 : 놀이터에서 그랬잖아 너. 안해본거 많다고. 남산도 안가보고, 유람선도 안타보고 어쩌고.
그거 다 하게 해줄려고, 좀 촌스럽긴해도 니 소원이라니까 뭐.
봉선 : (역시 내가 아니다..표정 굳는)
선우 : 어때, 센스 쩔지? 내가 원래 남의말은 귓등으로 듣는 스타일인데, 니 말은 진짜 내가 특별히 기억해놨다. 감동이지?
봉선 : ..
선우 : 왜, 아냐?
봉선 : (애써 기분 다잡으며) 아뇨, 너무 좋아요.
선우 : 그래, 그럼 한번 가보자. (하고 손 내민다) 까짓거, 촌스러우면 어때. 커플들이 죽어라 찾는덴 이유가 있지 않겠냐?
봉선 : (그래 무슨 상관이야..선우 손 꽉 잡고 올라가는)
씬/62 전망대 (밤)
선우와 봉선, 손 잡은채 서울 야경을 내려다 보고 있다.
선우 : 아~ 나 촌스럽게 이런데 와서 야경 보고 그런 캐릭터 아닌데 별걸 다해 봐 진짜 나봉선땜에.
(하면서도) 그래도 셀카는 한장 찍을까? (봉선옆에 붙어 셀카 찍는다. *G3 ppl)
봉선 : (찍고 다시 전방 보며) 좋네요..진짜.
선우 : 나랑 와서 좋은거야. 누구랑 오느냐가 되게 중요한거다 너.
봉선 : (선우 보면)
선우 : (본다) 나도 좋다고 임마. 너랑 와서.
봉선 : (가슴이 벅차온다. 웃는)
선우 : (봉선 머리를 쓰담쓰담한다. 애정이 담긴)
봉선 : (설레는 표정으로 보는데)
선우 : (보며) ..내가 언제 너한테 참 고마웠는줄 알아?
봉선 : ?
선우 : (다시 정면 보며) 내 동창들 가게 온 날, 나 좀 돌았었거든. 정신차려 보니까 강선우 33년 인생중에 젤 찌질한 모습이더라.
쪽팔리고 비참하고 또 외롭고..근데 그날 니 메밀전이, 성가시게 말 시키는 니가..위로가 되더라.
봉선 : ! (보는..표정 굳는다)
선우 : 어려서부터 항상 혼자였어서, 외로거나 슬퍼도 혼자 꾹꾹 누르고 감당하는게 습관이 됐거든.
근데 첨으로 누가 옆에 있는게, 그것만으로 이렇 게 위로가 되기도 하는구나..깨달았어.
봉선 : (표정 굳은채로 off) ..내가 아니다..
선우 : (봉선 어깨에 팔 올린다. 환하게 웃으며)
봉선 : (off)..내가 아냐.. 솊이 밥이 먹고싶어진것두, 솊한테 위로를 준것도, 다 내가 아냐..
선우 : (팔 올린채 끌어안듯이하며) 고맙다 나봉선, 안하던짓 하게 해줘서. 옆에 있어줘서.
봉선 : (off)..아니야.. 내가 아니야.. (멘붕인 표정에서)
씬/63 케이블카 타는곳 (밤)
손 잡은채 케이블 카 기다리는 선우와 봉선. 봉선은 멍~한채로 혼란스러운 표정.
이때, 케이블카가 도착하고. 선우, 봉선 손 잡고 케이블카에 타는.
씬/64 케이블카 안 (밤)
선우와 봉선만 탄 케이블카 안.
선우, 봉선 손 잡은채 창밖 내다보며.
선우 : 야..이게 내려가면서도 보니까 또 달리 보이네 야경이.
봉선 : ..
선우 : 오늘 남산 찍었으니까 담엔 유람선 한번 찍어보자. 촌스러워도 할수 없지 뭐. (보고 웃는데)
봉선 : (단호하게) 아니에요!
선우 : 뭐? 아, 알았어. 너 안 촌스러워, 삐지기는.
봉선 : 저 아니라구요! 셰프님이 좋아하는거.
선우 : (어리둥절) 무슨 소리야. 내가 좋아하는게 니가 아니라니.
봉선 : ..
선우 : 뭔 소리냐니까? 나봉선. (하는데)
봉선 : (o.l) 귀신이요.
선우 : 뭐, 뭐?
봉선 : 귀신이라구요, 제가 아니구.
선우 : (얘가 무슨 소리를 하나 쳐다 보는데)
봉선 : 전.. (침 삼키고) 전 귀신이 보여요..그리구.. 제 몸에 귀신이 씌였었어요. 사람들이 말하는..빙의요.
셰프님이 좋아한 건 귀신이 씌인 저에요. 지금의 제가 아니라..
선우 : (아직 못 알아듣고 눈만 꿈뻑꿈뻑하는)
씬/65 케이블카 내리는곳 (밤)
케이블카가 도착한다. 문이 열리고..슬픈 표정의 봉선이 내리는데..
선우는 충격에 꼼짝도 않고 그대로 선채 봉선을 본다.
봉선, 눈물 그렁그렁해서 보다가 돌아서 가는데.. 케이블카 문 닫히고, 그대로 다시 올라가는.
그렇게 멀어져가는 케이블카 속의 선우와 돌아서 눈물 흘리며 가는 봉선의 모습에서..12부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