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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브이아이피들의 망언들에 대하여
브이아이피의 자리에 오르기도 쉽지 않겠지만 그 자격을 갖추기는 더 어려운 일일 것이다.
브이아이피(VIP)란 분들이 있다. 문자 그대로 매우 중요한 사람들이다. 여행업을 하다보니 뜻하지 않게 내 나이에 맞지 않은 엄청난 거물급 인사들을 모시고 여행을 다니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런 경우에는 출발부터 도착까지 엄청나게 신경이 쓰인다. 그렇다고 이런 팀을 핸드링하고 난뒤에 뭐 특별히 남는 것도 없다. 시쳇말로 잘하면 본전이고 못하면 아주 박살이 나는 것이 이런 경우다. 물론 이런 팀을 행사하고 나면 대외적인 공신력이 올라가고 그로 인해 그 주변의 팀들을 맡게 되는 효과는 있다. 단, 행사를 완벽하게 잘 끝냈을 경우이다.
2004년 6월 크라이스처치. 나는 전직 국회의장과 전직 장관출신의 국회의원 및 전현직 국회의원, 전직 검찰총장과 기업체 회장 부부들로 구성된 분들과 함께 골프장을 누비고 있었다. 내 전동차에는 방금 시내에서 사온 연어김밥과 야채 김밥이 차분하게 놓여있었다. 나는 홀마다 고객들을 찾아다니며 김밥을 나눠드리고 있던 중이었다. 뉴질랜드 골프장은 한국식 그늘집이란 곳이 없다. 때문에 라운딩에 들어가면 간단한 음료수 이외에는 무엇을 먹기가 참 힘들어진다. 내 브이아이피 고객들이 그늘집이 없는 것을 염려하는 것을 보고 김밥 배달이란 아이디어를 짜낸 것이다.
김밥은 두 가지였다. 연어김밥과 야채김밥. 대부분 연어김밥이고 사모님 두 분이 야채 김밥을 주문했다. 야채 김밥을 주문하신 분은 국회의원 사모님과 사업가의 사모님 두 분이었고 나머지 분들은 전원 연어김밥이었다. 그러나 나는 혹시라도 변경이 생길 것을 우려하여 미리 두 개씩의 김밥을 더 주문했다. 마음이 바뀌는 분들이 워낙 많은 것이다.
그런데 김밥을 한참 나누어 주고 있다가 사고가 발생했다. 분명히 내가 파악하기로는 사모님 두 분이 야채김밥을 주문했고 나머지는 연어김밥이었다. 그런데 세 분의 사모님이 자기들은 절대로 연어김밥을 주문하지 않았다고 버틴 것이다. 내가 주문하신 분이 어느 분과 어느 분이라고 분명히 말해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자신들은 야채 김밥이라고 우기는 것이다. 참으로 난감한 일이었다. 한창 김밥을 배달하고 있는데 앞 홀에서 골프를 치던 사모님들에게 야채김밥을 주고 나면 정작 내가 파악하고 있던 분들에게는 제대로 김밥을 드릴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자신들이 맞다고 달라고 하는 사람들을 무시할 수도 없었다.
“그럼 일단 제가 파악하고 있는 분들을 먼저 드리겠습니다. 일단 야채 김밥 두 개를 여유로 사왔으니 이걸 먼저 드시고 계시면 제가 한 바퀴 돈 다음에 바로 가서 사오겠습니다. 기왕에 가져온 것이니 연어김밥이라도 좀 드시고요.”
나는 어쩔 수 없이 중재안을 내놓았다. 보통 이 정도면 생각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수긍을 하는 것이 정석이다. 그런데 한 사모님이 막무가내였다.
“아니 우리가 무슨 거지라도 되나요? 먼저 세 개 내려놓고 다시 가서 사오세요. 우리도 분명히 야채 김밥을 주문했는데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고요”
그러면서 그 사모님은 내 전동차에서 마음대로 김밥 셋을 내려버렸다. 참 난감하기 그지 없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나는 기분이 상할 대로 상했지만 그렇다고 거기에 연연해있을 수도 없었다. 그 사모님과 실랑이를 해봐야 나만 피곤하고 힘들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나는 다시 전동차를 끌고 계속해서 그린을 돌다가 결국 진짜 야채 김밥을 주문한 사모님까지 도착했다. 이미 야채 김밥은 바닥이 나 있었다. 그렇다고 사실대로 말했다가는 자칫 팀원들간에 불화를 만들어 줄 수도 있었다. 이럴 때는 더럽고 치사하더라도 그저 선의의 거짓말이라도 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 사모님. 정말 죄송합니다만 제가 오더한 것이 좀 틀렸던 모양입니다. 여유 있게 야채 김밥을 주문해 왔는데도 불구하고 하나가 모자라는 일이 생겼습니다. 우선 연어김밥이라도좀 드시고 계시면 제가 바로 가서 야채 김밥을 추가로 받아오겠습니다.”
그러자 사모님이 금새 언짢은 표정이 되더니 자신은 채식주의자이고 날생선은 못먹는다고 잘라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또 기분이 상했다. 앞사람이 어찌되었건 그 자리에서 김밥이 틀린 것은 내 잘못이라 칠 수 있었다. 그러나 채식주의자라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고객들은 전원 퍼스트 혹은 비즈니스 항공편으로 들어왔었다. 그런데 기내식으로는 분명히 아무도 채식주문을 하지 않았었고 이미 일정이 이틀식이나 진행되었는데 그 사이에 램과 스테이크 등을 마다하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채식주의자라니......!!
여하간 나는 정중하게 사과를 하고는 부랴부랴 클럽하우스 쪽으로 전동차를 몰았다. 당시 우리 가이드는 선두 팀에게 코스를 안내하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뉴질랜드 골프장은 동남아나 우리나라 같은 일반적인 캐디가 따로 없는 나라다. 물론 뉴질랜드라고 캐디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곳에서 캐디는 문자 그대로 선수들을 인도하는 최상급의 골프들을 지칭한다. 그래서 처음 골프장에 오는 손님들이 가끔씩 코스를 몰라서 헤맬 수 있는데 이런 점을 고려해서 싱글의 실력을 가진 우리 가이드가 직접 선두 팀을 이끌어드리고 있었던 것이다.
하여간 나는 클럽하우스에 들어오자마자 가이드에게 전화해서 김밥 가게에 일단 야채 김밥 두 개를 더 오더해달라고 하고는 클럽하우스에서 택시를 불러 타고는 바로 시내로 달려갔다. 결국 그날 김밥 값은 일인분에 뉴질랜드 달러 12불이었는데 택시비는 무려 48불이 나오고 말았다. 시간이 30분 가까이 휙 지나가 버린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나마 골프장이 시내와 멀지 않았던 것이 감지덕지였다.
골프장에서 다시 전동차를 타고 김밥을 못드신 사모님을 찾아가고 있는데 이번에는 하필 그 사모님의 국회의원 영감님이 라운딩 중인 장소를 지나치고 있었다.
“어이 박사장 도데체 일을 왜 이따우로 하는 거야? 그 잘난 김밥 하나 딱딱 못 맞추어서 되겠어?”
골프코스가 지그재그로 되어 있는데 중간에 야채 김밥을 못드신 사모님이 그 억울함을 서방님께 호소한 모양이었다. 어쨌거나 나는 할 말이 없었다. 적어도 그 사모님에 대해서는 잘못이 내게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다음말에서 또 기분이 왈칵 상했다.
“그리고 말이야, 이놈의 코스는 왜 또 이 모양이야. 이거 뭐 지그제그로 돌아서 정신이 하나도 없어. 우리를 어디 이런 동네 연습장 같은 데로 데리고 오는 것이 말이 되냐고?”
세상에...., 의원나리는 지금 크라이스처치에서 가장 좋다는 골프장을 동네 연습장이라고 막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코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치더라도 적어도 한 나라의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의 발언치고는 치졸하기 이를 데 없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러나 망발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리고 이거 뭐 이쪽 골프장 사장놈이 얼마나 대단한 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우리 정도의 손님이 오면 하다못해 얼굴이라도 내비쳐야 하는 거 아닌가? 이런 상놈들이 세상에 어디 있냐고?”
이쯤 되니 나는 그 앞에서 죄지은 사람 마냥 쭈그리고 있을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충 웃음을 지어보이고는 아직도 김밥을 목놓아 기다릴 사모님 쪽으로 달려갔다. 결국 이날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욕만 잔뜩 먹은 꼴이었다. 전동카트에 시동을 거는 내 입속으로 부창부수라는 말이 툴툴거리며 튀어나왔다.
황당한 일들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하루는 저녁에 특별히 맛있는 것으로 먹을 것이 없느냐는 말에 크라이스쳐치에서 가장 유명한 한식당에서 전복회와 스테이크를 드셔보시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안내해드렸다. 대신에 전복회는 비용이 많이 비싸고 특히 전복이 늘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루 전에 미리 주문을 해야 전복을 구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취소를 할 경우 취소료가 부과된다는 사실까지 분명하게 설명해드렸다. 그런데 마침 그 팀에서 사업을 하는 분이 그 저녁은 자신이 내겠다며 일체를 수배해달라고 모든 사람들 앞에서 공언했다. 박수가 터지고 인사가 오가고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
그런데 막상 다음날 저녁 식당으로 향하는 와중에 검찰총장 출신의 고객이 나를 따로 보자더니 심각한 어투로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아니, 당신 도데체 정신이 있는 거야? 여기 오신 손님들이 다들 명망 있는 분들인데 이런 분들이 외국에서 호화롭게 사치를 부리는 것을 국민들이 알아봐 뭐라고 하겠어? 오늘 저녁 당장 취소해”
나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분명히 본인들이 원해서 정보를 준 것이고 만장일치로 박수까지 친 일이었다. 그리고 하루 전에 분명히 예약에 관한 룰을 알려드렸는데 식사를 하러가기 직전에 그런 말을 하니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에게 대놓고 당신 생각이 틀렸다고 하면 바로 시건방지다는 소리만 돌아올 것이 뻔했다. 나는 짐짓 이 사람의 속을 한 번 표시나지 않게 긁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총장님 말씀 일리 있습니다. 그런데 총장님. 이곳에서는 전복회를 아무나 먹는 음식입니다. 상대적으로 단가가 좀 비싸 보이지만 한국과 비교하면 가격도 아닙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만큼 먼 곳까지 오셔서 그깟 전복쯤 못드시고 오셨다면 싸구려 페키지 따라 오신 줄 아실 건데요. 항공만 해도 다른 사람들보다 수 백만원이나 더 내고 오셨는데.....”
나는 ‘싸구려 페키지’라는 말에 액센트를 넣어서 세게 발음해버렸다. 항공료로 이미 수백만원이 더 들어간 것도 은근히 강조한 것이다.
총장님의 얼굴에 곤혹스러운 빛이 살짝 스치고 지나갔다.
“그리고 지금 만약 식사를 캔슬해보십시오. 한국에서 온 국회의원들이 식사 예약 문화도 몰라서 오더한 식사를 한 시간 전에 캔슬 했다는 소문이 나면 교민들에게 얼마나 웃음거리가 되겠습니까? 캔슬 차지정도야 제가 사비를 털어서라도 막겠습니다만 내일 당장 인터넷에 그런 글이 올라가지 않겠습니까?”
나는 내친걸음에 거기까지 한꺼번에 확 쏟아 놓아버렸다. 그러자 총장님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나는 순간 아차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총장님 말씀은 정말 저같은 사람이 늘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할 것 같은 교훈입니다. 어려운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후에는 미리 총장님께 먼저 상의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총장님 얼굴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러나 총장님은 자신이 뱉어놓은 말을 끝까지 다시 주워 담기 싫었던지 다시 우기기 시작했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심한 호화판이야. 한 끼 식사에 6만원이 뭐야? 박사장이 어떻게든 좀 해서 좀 낮춰보라고. 그리고 말이야 내가 버스에서 말할 테니까 저기 저 박회장에게 돈 받지 말고 제각기 개인적으로 돈을 걷으라고. 이런 데 나와서 기업체 사람들에게 음식 제공을 받으면 나중에 말 나기 쉬운 거라고 !
나는 그때서야 총장님 말의 촛점을 잡을 수 있었다. 적어도 자신은 청렴결백하고 싶은데 돈을 그만큼 내기는 싫다는 말이었다. 백 번 양보해서 향응을 받지 않겠다는 것은 높이 평가한다고 하더라도 그걸 식사하러 가는 마당에 말한 것은 아무래도 상식 이하의 일이었다.
나는 더 이상 말해봐야 내 입만 아프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습니다. 그럼 비용은 각자가 내시도록 총장님께서 말씀해 주십시오. 금액중 50불 이상 초과되는 것은 제가 부담하겠습니다.
결국 그날 전복회와 전복스테이크 비용으로는 일인당 50불이 거두어졌다. 나머지 비용은 수준 낮은 브이아이피를 모신 죄로 내가 부담을 할 수밖에 없었다. 총장님은 버스 속에서 말 한 마디로 식사비를 낮추었다고 박수를 받았다. 대신에 공치사 한 마디는 어쩔 수 없이 듣게 되었다. ‘박사장이 귀한 분들 모시고 왔다고 특별할인을 해준답니다......!!’
기업을 한다는 회장님 한 분 역시 식사 문제로 나와 설전을 벌여야 했다. 도데체 어떤 기업인지는 몰라도 명함에 무슨 주식회사 무슨 주식회사 등의 회장이라는 명칭은 찍혀있는 분이었다. 당시에 책정된 한 끼당 식사 비용은 일인당 뉴질랜드 달러 50불, 그러니까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약 3만오천 원 정도였다. 그런데 뉴질랜드는 생각보다 식사비가 비싼 곳이 많다. 특히 흔해빠진 게 양이고 소라고 해서 만만하게 보면 큰 코 다치기 십상인 곳이 뉴질랜드이다. 왜냐하면 인구밀도가 낮은 나라에서 식당을 하기 때문에 그만큼 고객이 적고 대신에 부가가치를 높이지 않을 수 없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박사장 당신 미국에 가봤어?”
“네 가보았습니다”
“거기 스테이크 얼마나 하는 줄 알아?”
“글쎄요, 어떤 식당이냐에 따라 다르겠지요”
“어제 먹은 그런 식당정도면 미국서는 얼마나 될 거 같아?”
어제 먹은 곳이란 시내의 스태이크 전문점을 말한다.
“네...한 25불에서 30불쯤 안되겠습니까?”
“그래? 그런데 여기서는 그게 70불이야? 이게 말이 되냐고. 뉴질랜드 놈들 순 도둑놈들 아니야?
알고보니 이 회장님은 뉴질랜드 사람들이 아니고 나를 향해 너 도둑놈 아니냐고 몰아세우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슬슬 부아가 치밀기 시작했다.
"글쎄요.....제가 보기에는 전혀 도둑같지가 않은데....어떻게 해서 그런 생각을 하셨습니까?“
“내가 한 가지 묻겠는데, 뉴질랜드 물가와 미국 물가 중에 어느 쪽이 비싸?”
“당연히 뉴질랜드가 비싸지요?”
“뭐라, 뉴질랜드가 비싸다고?”
“아니 회장님,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싼 나라가 미국입니다. 아직도 모르셨어요?”
“무슨 소리야 여기 지앤피가 얼만데?”
“지앤피를 떠나서 여기는 인구가 턱없이 적은 나라입니다. 모든 공산품이 수입이 되는 나라입니다. 그리고 서비스 비용이 어느 곳보다 높은 곳입니다. 미국은 모든 것이 자체 생산 되고 자체 소비가 되는 곳입니다. 그리고 3억 가까운 소비자들이 시장을 받쳐주는 나라입니다. 어느 쪽 물가가 비싸겠습니까?”
내가 워낙 거침없이 대답했음인지 나를 몰아세우던 회장님이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일 리가 있네’ 하면서 뒷말을 흐렸다. 그분이 도둑놈이라는 말만 하지 않았어도 내 기분이 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냥 좀 비싸게 생각되어 의문이 생긴다고 했으면 내가 훨씬 더 부드럽게 비교를 해주었을 것이다.
또 한 명의 국회의원은 메너가 형편 없는 분이었다. 뉴질랜드 입국시에만 하더라도 당시 구제역이 심한 터라 공항이 초비상 상태였다. 뉴질랜드 공항 방역당국이 입국자의 신발까지 일일이 검사하고 조금만이라도 흙이 묻어 있으면 신발을 가져가서 방제액을 칠한 다음에 돌려주기까지 했다. 입국시간이 자연히 느려지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었다. 전직 국회의장과 장관은 VIP대우를 받아 대한항공 직원들이 모시고 특별게이트를 통해 입국절차를 밟았다. 그러나 다른 의원들과 사업가들은 당연히 줄을 서야했다. 그 자리에서 국회의원이라는 분들이 상말을 해대면서 뉴질랜드는 손님맞이도 못하는 나라라고 입에 거품을 물었다. 법을 만드는 사람들이 그런 정도라는 사실이 납득이 되지 않았다. 그 이외에도 그 브이아이피들은 가는 곳마다 사소한 불평들을 수도 없이 늘어놓았다. 특히 한 의원은 호텔 샤워기를 틀 줄 몰라 나를 호출하고서는 자신의 무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최상급의 프랜차이즈 호텔을 싸구려 여관 같은 곳이라 혹평을 해서 스스로 위엄과 자격을 깍아 내렸다. 그 분은 예의 그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 테일러 메이드 퍼트를 하나 구입했는데 자신의 키에 맞게 잘라놓은 퍼트를 18홀 딱 한 번 둘러보고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환불해 달라고 요구하다가 빈축을 산 분이기도 했다. 그 퍼트는 결국 현지 가이드에게 선심쓰듯이 선물되었다. 할인을 받았어도 뉴질랜드 달러로 무려 700불이나 하는 고가품이었다.
물론 그 브이아이피 단체가 전부 하나같이 브이아이피답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전직 국회의장을 지낸 분과 장관을 지내신 분은 시종 찬찬하고 조용한 어투로 분위기를 주도해나갔다. 나에게도 저녁 때 마다 다음날 있을 일정을 보고 받으면서 자신들이 주의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 일일이 메모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좀 과한 요구를 한다 싶으면 오히려 그 두 분이 필요 이상의 일은 자제하자고 말을 할 정도였다. 골프를 할 때도 자신들의 실력이 모자라니 뒤쪽으로 빠지겠다고 겸손해했다. 그러면서도 수시로 품위 있는 죠크를 던져가면서 좌중을 즐겁게 했다.
나는 그 두 분들이야말로 진정한 자격이 있는 브이아이피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편으로는 그런 정도가 되니 결국 국회의장이 되고 장관에 오를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브이아이피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다. 브이아이피의 자리에 오르는 것도 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자격을 갖추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 열흘 넘는 시간에 나는 브이아이피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해 깊은 공부를 한 셈이었다.
첫댓글 정치인들 이야기만 나오면 '에이 상것들~~!!' 이 우선 연상되는데 역시 상것들 짓을 했군요. 어디나 상스러운 사람은 있겠지만 돈으로 정치판에 뛰어든 사람이나 졸부들은 어디서나 티를 내지요. 요즘 돈이 '양반'인 세상에 살면서 나도 '양반'이 되면 그렇게 몰상식해질까 싶습니다. 만날 때는 어찌 만나도 상관없지만 헤어지고 난 후에도 두고두고 욕 먹을 일은 안하고 살아야지요. 그 상것들 아직도 거드름 피우며 잘 살고 있겠지요?
괜히 내가 다 미안하네요. 아들딸 잘키워 정치인 안되는거 참 감사하게 생각해야겠죠? ㅎㅎ
정말 좋은 경험을 하셨군요 난 직접 공직에 있으면서 정말 많은 실망을 경험한 사람입니다 법을 전공한 분들이면 그 분이름만대도 아 하는 분인데 어처구니 없구요 우리나라 몇대 재벌만은 못하지만 지방에서 최고의 실력자인 그 분 혀가 나올 정도구요 장관이라는 어떤 분 9급서기 만도 못하구요 의료계의 거두라는 분 하는 꼴이 참 가관이더군요 무슨 신문사 사장이라는 분 참 더러운 말씀 하시구요 그런 놈들이 우리나라의 중요한 자리에 있었다니 기가 막힌 적 많습니다
참 챙피한 그런 일들이 가끔 발생하더라고요.. 뒤통수가 부끄러운,, ㅎㅎ
도대체 기본이 안돼있는 물상들이군, 돈이 제일이고 권력지상주의라지만 참말로 해도 너무한 것들, 나라망신은 이런 동물들이 시키는거 맞죠? ㅎㅎ 그 군상을 이끌고 생비지땀 흘리며 얼굴팔며.. 그래도 명랑, 지혜와 기지로 인솔하는 도깨비가 상당히 돋보이는 이 아침, 깨비에게 찬사를 보내요. 대~한민국()()()()()
글 잘 보고 있습니다..그런 류들이 정치를 하니..나라가 이꼴 아닙니까..적절히 대처를 잘하시는 도깨비님 멋잇습니다.
또영~ 넘 올만인거 같트,, 먼일 있나?
아웃 바운드 하시나봅니다...그나마 브레이크 걸어주는 일부 양식있는 리더라도 있는 인센티브 단체라면 몰라도 대책없는 무식일로 우기기 9단 오합지졸 팩키지인사들은 당췌 감당이 안된다합니다.. 아웃바운드나 인바운드나 이래저래 여행알선업은...안된다.모른다라는말은 절대 해서는 안되는 많은걸 요구하는 힘든 직업이지요....재치와기지 준비된 충분한 지식으로 적절히 잘 대처해나가시는 훌륭한 오너이신듯합니다... 화이팅~~입니다~~^^*
우와~! 동지만났따. 뽀빠이~ 올리브~ / 케릭터가 비슷한데, 같은 직업이지 싶어요.ㅎㅎ
동생이 젊었을 때 아웃바운드를 했어요 참 힘들더군요 회사에서는 새벽까지 연락을 위해 대기하고 시차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직접 인솔도 하구요 원래 영어가 좀 됐는데 관광공사에서 1년간 가이드교육도 받았습니다 그런데 미국이나 이런 곳을 가면 부탁하는 것이 정해져 있대요 1. 집에 전화 좀 해달라 2. 술한잔 먹게 시내 좀 안내해라 3. ..... 이런 거랍니다 실망한 것은 고등학교 영어선생들과 같이 갔는데 그 분들이 영어가 안되서 혼났다는 겁니다 뭐 동생도 이 직업을 논지 20년도 더 지났으니 옛날이지요 별 재미 못보고 접었는데 하여튼 비위 잘 맞춰야 하는건 맞는 것 같습니다
잘난@들이란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일까요,,,,,, 그라이까 정치꾼들은 사람 됨됨이 보고 뽑아야 되는겨,,,무슨 당이라고찍어주다보이 이런일이 생기는거 아니겠어요~~~~
지금 지적한 문제점이 바로 선거를 통한 후보자 선출의 맹점이지요 왜냐면 우리에게는 선택권이 제한되어 있어요 한나라당 공천 받은 사람을 찍냐 안찍냐 의 문제지(다른 당도 그렇지만)유능한 사람을 널리 뽑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리고 벽보 붙이고 며칠 만에 누가 유능한지 구별도 안되구요 그 곳 경상도는 무조건 한나라당 아닌가요 이번 친박도 사실 한나라당과 마찬가지지요 물론 전라도 도 그렇지만요 아마 양재기님도 지금은 그렇지만 막상 선거때 되면 이명박이 찍고 한나라당 찍고 그러셨을 가능성이 있겠지요 다른 사람들도 다 그래요 나도 그런데요 뭘(난 이명박,한나라당 안찍지만) 유권자의 맹점이지요
양재기권사님, 미안하지만 난 이런넘들을 욕해주고 싶어. 이해바람. 하나님 죄송요. (신발넘) 후다닥/
어렵고 힘들고 보람있는 직업이군요. 누군가가 그러더군요. 책꽂이의 가장 높은 곳의 책과 높은 관직의 사람 아무 쓸모 없다고...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대체로 그렇지요. 관직이 높으면 높을수록 더 겸손해져야 할건데 말이죠....실감나는 글 아주 잘 읽었습이다. 저도 가끔 겪는 일이라 더....
고생 많으시네요. 몸고생 보다 이런 고생이 더 힘들고 거시기하지요.ㅎㅎ 시골에서 농사지으니 이런 VIP 만날 일은 없어서 좋네요.
요새 영화 "놈, 놈, 놈,"~~~그런 "놈놈놈"들이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