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봄>
어제는 광주노동센터에서 주최한 1979년 12·12반란 사건을 형상화한 <서울의 봄>을 관람했습니다. 내년에는 이 센터가 예산삭감으로 이런 좋은 행사를 할 수 없다니 안타깝습니다.
겨울비치고는 많이 내리는 가운데 만석이어서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갈망을 표출하고 있다고 봤습니다. 우선 12·12반란 사건을 악의 군대와 정의로운 군대로 나뉘어서 잘 짜여진 구성에 연기자들의 박진감 넘치는 연기였습니다. 민중들은 정의가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나타내어서 인기가 크다고 봅니다. 미국에 대한 언급이 전무해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근대국가에서 군대는 국내외로부터 민중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입니다. 이런 군대의 모습이 여순항쟁 이후 12·12반란 사건으로 일부 군인들이 나타냈다고 봅니다.
그런데 우리 군대 60만은 민중이 뽑은 대통령이 무슨 일이 발생했을 때 명령을 받은 것이 아니라 주한미사령관으로부터 받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통령은 작전지휘권이 없기에 군사주권이 없습니다. 비단 군대뿐만 아니라 정치·경제·문화 등 대부분 분야에서 주권이 상실된 상태입니다. 물론 민중이 형식적이나마 대표나 대통령을 뽑기에 최대한 할 수 있는데 까지는 주권을 실현하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보면 실망스러움을 넘어서 분노까지 느끼게 합니다.
영화에서는 국방부장관이 한미연합사령부에 숨어 있다가 전두환의 쿠데타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군대를 외국에 파병하거나 쿠데타에 동원하려면 군 최고 지휘권자의 명령이 있어야 합니다. 이 명령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아니라 주한미사령관입니다. 반란 당시에 최전방에 있던 1공수여단과 5공수여단 병력이 출동할 때 주한미사령관은 무엇을 했을까요? 전두환 같은 일선 지휘관은 고작 임무 수행에 필요한 지시 권한 정도입니다. 영화에서 수경사령관이 반란 진압에 필요한 9공수여단 등에 병력을 요청했지만 거부한 이유가 작전지휘권을 가지고 있는 자의 명령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훗날 당시 주한미사령관인 존 위컴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박정희 피살 후 가장 성공적인 미국의 한국 정책 가운데 하나는 전두환 정권의 수립이다. 우리의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았고, 그 보람도 크다.” 또한 위컴은 한국민을 비하하는 발언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한국인은 들쥐 같아서, 누가 지도자가 되어도 따를 것” 박정희 피살을 사전에 알고도 이를 막지 않고 방조한 미국은 12.12 반란 사건에 깊이 개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제는 세계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서 제3세계 엘리트 장교를 교육시켜서 미국이익을 위해 복무하게 합니다. 12·12반란 주역인 전두환, 노태우, 정호용 등은 미제의 포트브랙이란 미 육군 심리전 학교를 다녀왔습니다. 이 학교는 이제 막 식민지에서 벗어난 신생 독립국 혹은 미국의 앞마당 국가들의 엘리트 장교들은 반드시 거쳐가야 할 중요한 유학기관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심리전과 반란진압, 게릴라전 등 이 학교의 교수프로그램은 정권안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술들을 배웁니다.
쿠바를 해방하고 라틴의 민족해방을 위해서 싸운 체 게바라를 볼리비아에서 토벌한 장교들, 남베트남 민족해방 전선 유격대를 상대한 월남 정규군의 장교들, 나카라과의 독재자 소모사, 파나마의 독재자이며 마약사범인 노리에가 모두 이 학교 출신들이다. 최근에 볼리비아 원주민 출신으로 4선 대통령인 모랄레스를 살해 위협으로 그만두게 한 초급장교들도 이 학교 출신입니다.
미국은 지금도 군산복합체와 금융자본의 이익과 세계 패권를 장악하기 위해서 우크-러시아 전쟁 기획, 중동의 천연가스와 석유를 장악하기 위해서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홍해와 페르시만을 장악하려면 가자지구 팔레인들을 이집트 사막으로 몰아내어 이 지역을 완전히 접수하기를 원합니다. 그래야만 이집트 수에즈운하 옆에 벤구리온 운하를 건설하여 이 일대 해상권을 장악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전세계인들이 반대하는 이 전쟁을 계속하고 있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