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결혼식 피로연 단상
현란한 상드리제 불빛을 받으며 최종구의 막춤이 무대에 등장했다. 넥타이를 이마에 동여매고 바지를 걷어 올린 채 좌우상하로 혼신을 다해 흔들어대는 그의 율동에 3백여명 하객들은 넋을 잃었다. 곧 이어서 등장한 또 하나의 물건이 있었으니 그가 곧 이관열. 웅장한 히프의 동선을 타고 흐르는 조명 속에서 줌인(zoom in) 되면서 확대되어 커다란 달덩이처럼 클로즈업 되던 그의 '북아현' 엉덩이. 미국 뉴저지 청춘남녀의 결혼식이 무르익던 그 밤에, 연회장 창밖으로 맨하탄의 야경이 그림같이 펼쳐진 그 축하연의 무대에 감히 젊은 하객들을 물리치고 큰 바위 얼굴로 입성한 시아버지 임성부의 친구들. 참으로 대담하고 당당하도다. 하객들의 박수와 비디오 카메라 맨의 플래쉬를 받으며 설쳐대던 한성의 건아들, 7080 특유의 힘과 깡다구로 밀어부치던 지루박과 차차차의 저력- 문무관 출신 23회가 아니면 누가 감히 보여주겠는가.
2. 폐백 받는 시아버지 시어머니
고운 한복 차려입고 새색시를 맞는 시집 부모들. "아들딸 구별 말고 다섯만 잘 낳거라."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살아다오. 신랑 신부 모습 보니 당대 최고의 미남 미녀 일세 그려. 이제 우리 세대는 한계급 올라 시아버님 장모님 할아버지 할머니 되는 날만 남았으니 진급이 좋은 것만은 아닐세. 중학교 1학년때는 고등학교 로마숫자3자 뱃지가 왜 그리 커 보였던지... 신랑 신부는 멕시코 칸쿤으로 신혼 여행 떠나고 우린 마지막 남은 청춘을 붙잡고 회상의 여행을 떠나세.
3. 함태용 집 가든 파티
강변을 따라 오르니 전원 주택 나오네. 내친 김에 오늘 실컷 먹어보세. 바베큐 파티가 열렸네. 품질 좋은 소고기와 꽁치를 구워서 우리 모두 건배하세. 오후 한나절부터 먹어대던 쏘주와 위스키와 맥주가 짬뽕이 되고 폭탄주가 되었으니 우리 모두 취해보세. 학창시절 이야기는 해도 해도 끝이 없네. 밤을 새워도 모자랄 지경. 급기야는 이야기의 화제가 서울로 옮겨지면서 국제 전화가 불이 났네. 임영준의 노래 한곡조 핸폰 통해 청해 듣는 가운데 이어서 불광파 최인규와 노라노의 주인공 김취학에 전화 돌려 장시간 돌아가며 통화했네. 스페인 명근 호주 세범 등 몇명 더 시도하였으나 불발탄... 커네티컷의 밤은 깊어가는데 한성 악당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모기들이 모여드는 가운데 남수현과 이관열의 이빨 싸움은 그칠 줄 모르더라. 우수반인 5반과 일명 특수반인 4반과의 열띤 설전. 이웃 학급의 우정은 그리도 깊었을까. 아따- 관열 목소리는 얼마나 크던지 쩌렁쩌렁 울려 태용 식구는 동네에서 아예 쫒겨나게 생겼네. 남수현(교무실 급사 아가씨도 수현이었지)의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에 담긴 고도의 사교 전술 놀라워라. 졸업 후 33년만에 처음 만난 것 같네. 옛얼굴 어디 가셨나. 몰라 보겠네. 남상설 국어선생님부터 이야기 해 보세. 시간이 가면서 하늘에 누운 달과 별이 뚝뚝 술 상에 떨어지는데 그놈의 한성 학교 이야기는 사다리를 타고 하늘로 올라 밤하늘에 멀리 멀리 퍼지며 지나간 청춘을 불러대면서 흘러간 세월을 한탄하는지 굵은 눈물 방울을 뚜욱 뚜욱 떨구더라.
4. 동창생 단체 사진
사진 한방 찍어보세. 사진에 담긴 그대들 얼굴을 들여다 보니 그 속에 삼십이년 세월이 고스란히 묻어있네. 흰머리 깊은 주름에 남은 것은 애환이라. 우리네 인생 덧없거늘 이미 사라져버린 시간만 탓하지 말고 남은 인생 자주 만나 옛이야기 나누세. 인생이 별건가. 꽃이 피면 지듯이 우정도 세월 가면 퇴색되고 바래서 헤질대로 헤지면 그나마 이 땅에 흔적도 없이 소멸되니 서로 맺힌 미움과 오해를 풀고 그저 즐거운 얘기만 나누면서 제2의 청춘기를 맞이하세.
5. 뉴욕 사진전
다시 찾은 뉴욕의 거리, 1983년에 첫발을 디뎠으니 감회가 새롭네. 정확하게 24년만에 다시 찾는 자유의 여신상이다. 너무나 많은 자유를 손에 쥐고 흔들다가 자유에 취해 방종과 방랑으로 이어진 김준하의 지난날들. 자유의 여신상 앞에 서니 문득 미국에서 큰스님 찾아온 기분이네. 세파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 빛이라. 그래도 옆에 새색시 함께 하니 참으로 푸근하도다. 날개를 달고 날아가는 기분이네. 멀리 멀리 갈매기의 꿈을 싣고 날아보세.
6. 감사합니다.
성부 아들의 결혼식을 위해 참석한 동창생들 모두 감사합니다. 멀리서 찾은 친구들을 위해 베푼 성부의 환대와 든든한 배려에 감사하네. 잘놀고 잘먹고 가네. 집에서 직접 바베큐 파티를 마련한 커네티컷 친구, 태용과 길엽에 감사하네. 태용 부인과 길엽 부인의 음식 서비스 하루 종일 수고에 감사합니다. 뉴저지로 내려 오는 길 멋진 드라이브 운전해 준 남수현 고맙네. 떠나는 날, 인사도 못했네. 담에 서울서 만나세. 관열 부부와 함께 한 즐거운 시간에 고맙네. 오랜만에 질퍽하게 회포 풀었네. 토끼같은 딸 채린, 수린 참으로 어여쁜 공주들일세. 오랜만에 강성국 부부 똑 닮은 부부애 영원하여라. 몸을 사르는 종구의 활약은 참으로 대단하였다네. 타에 귀감이 되겠네. 김준하의 춤이 밀렸네. 홍인기의 인삿말 또한 듣기 좋았더라. 배상근이 술먹고 운전 잘하고 갔나. 김병대와 김종갑 그리고 이수봉의 모습이 빠져 섭섭터라. 담에는 꼭 만나세. 결혼 축하 댓글 보내준 친구들 모두 고맙네. 도수. 해웅. 세범. 현철. 효천. 재환. 광모. 정석. 인규. 종익. 광식. 영준. 주환. 태식. 태호. 몽주. 종형. 상용.
7. 돌아가는 길
뉴왁 리버티 공항에서 탑승을 기다리는데 주룩주룩 비가 내리네. LA에서 보기 힘든 여름비가 아닌가. 친구들과 작별하였더니 아쉬운 마음 가득이네. 떨어지는 빗물을 바라보며 마음은 다시 노라노 다방으로 돌아간다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충정로 노라노 다방 옥탑방으로 몰려 들던 철부지 사고뭉치들 얼굴이 교복 입은 모습으로 아련히 눈앞에 스치네. 미국 노라노 다방에서 잘 놀고 가지만 모두 허상일 뿐 노라노 다방은 현실에는 더 이상 없다네. 충정로에도 없고 뉴욕에도, LA에도 존재하지 않는 노라노 다방일세. 그저 우리들 마음 속에 남아서 우리 세대가 다하는 날까지 함께 숨쉬다가 우리가 이 땅에 없어지는 날, 비로소 우리가 안고 가야할 우리의 무형 문화재네. 충정로 언덕위에 홀로 선 노라노 다방의 DJ 박스에서 불현듯 흘러간 노래 한곡조 들려온다.
"술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가슴에는 하나 가득 슬픔 뿐이네-
무엇을 할것인가 둘러 보아도 보이는건 모두가 돌아 앉았네
자 떠나자 동해바다로 산등산등 완행열차 기차를 타고
간밤에 꾸었던 꿈의 세계는 아침에 일어나면 잊혀지지만
그래도 생각나는 내꿈 하나는 조그만 예쁜 고래한마리
자 떠나자 동해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
첫댓글 준하와 예쁜색시의 사진을 보니 내 마음이 너무 좋구나. 너의 모습도 푸근하고 여유로워진 것같아 기분이 좋구나.이제 너의 삶이 사진의 모습처럼 항상 행복이 가득하길 바라며.또한 그렇게 될 것이다.이제 될수록 빨리 한국에 와라.보고 싶구나.서울에서 소주 한잔하며 너의 구수한 옛날 이야기가 듣고 싶다.뉴욕동창들도 사진으로 보니 반갚다.관열과 최종구,성부만 알아 보겠네.다른 친구들도 언제 서울이나 뉴욕에서 보자꾸나.항상 모두 행복하고 가정에 평안과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길........
신화속의 고래같은 선녀와의 만남,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과 먹구름속에서 헤메이던 지난날의 모든것을 훌훌 날려 버리고 밝고 아름다운 일들만 맞이하기를 바라네. 성부사진을보니 30년이란 세월이 바로 어제 같은 느낌이드는 것은 어쩐 일일까? 관열이네 식구의 모습도 너무 반갑군,그리고 수현, 인기,상근,병대,종갑,수봉등등 모든 친구들의 가정에 부디 행복과 건강과 사랑이 늘 함께하기를 간절히 바라며 준하 귀국날 모두들 반갑게 만날날을 기대하며....
늘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인터넷의 위력을), 멀리 있는 친구들의 근황이 이렇듯 생생히 마음에와 꼭 바로 가서 축하해주고, 가슴을 열고,"내가 왔다"하고 싶구나! 성부-언잰가 합정동에서 친구들과 섯다?(추석날쯤)같이 하였는데 .. 이젠 아들을 먼 타국애서 장가들이고 준하는 좋은 배필만나 단꿈과 미래를 설게하고, 함태욘이는 친구들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 하며 풋틋한 마음으로 밝게 인생을 즐기니 너무들 아름답지 않니한가? 그외 친구들 모두 반갑게 맞이할 준비됐나? 사 량 해.........동 얄
참으로 감개무량하구만,난리가 났겠지.모두모두 옛모습이 그래도 다 남아있구만.진심으로 축하하며,특히 준하시악시.예쁘구나,과열이 10년전 일산에서보구 첨이네,더 젊어졋네,태용인 살이많이 붓었네.준한 총각갔아라,인기는 일산에서 반갑게 만났었는데.건강한 모습이 아름다워라,준하 서울서 만나길 기다리며,,,,,한성 빤짝 빤짝 빛나네...
축하할 일들이 많구나! 모두 축하하고, 억겁으로 맺은 인연, 행복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