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연못엔 금붕어가 살지 않아 그냥 색칠한 붕어만 헤엄칠 뿐이지 배가 부르면 죽는 거야 배가 너무 고파도 죽는 거야
아 살살 좋아 미치겠어, 더 세게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추라는 건지 그러니까 연못은 본래 없었던 거고 금붕어도 없었던 것인데 고양이가 잡아 먹었다고 말하는 것이지 알밴 금붕어가 배 터져 죽고 수놈들만 살아 헤엄치는 연못은 쓸쓸함의 바닥 더럽고 치사한 꼴을 보기 싫으면 떠나거나 연못을 메워야 하지 너는 나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고 나는 눈곱만큼도 그리워하지 않을 거니까
안녕 잘 가, 라는 인사는 되도록 해맑게 웃으며 해야겠지
ㅡ 박윤배 시인
1989년《매일신문》신춘문예 1996년《시와시학》신인상 시집『쑥의 비밀』『오목눈이집 증후군』외 계간지《문장》주간, 시창작원 <형상시학> 대표
거짓말은 타인에게 진실이 아닌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신념, 태도,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다.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의식하는 거짓말과 무의식적으로 하는 거짓말이 있다. 전자의 경우, 그 동기는 복잡하다. 거짓말이라고 해서 반드시 부정적이지만 않다. 거짓말이 사실이 아닌 말이기는 하지만 자신 또는 타인의 체면을 유지하며 설득하기 위함도 있다. 거짓말도 하나의 방편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이에 따르는 평가는 일정하지는 않다. 동기화된 추론이란 스스로의 신념을 확인하는 것에만 주의를 기울이고 신념에 반대되는 것은 거부한 다음 이러한 신념을 합리화하고 자신의 생각이 옳다는 생각을 강화하기 위해 정당화하는 것이다. 이러함은 위험하다. 편향과 자기 위선에 빠지기 쉽다. 거짓말 자체에 대한 이분법적 판단만이 문제가 아니다. 시인의 시제인 '아름다운 거짓말'에서 이미 동기화된 추론에 대하여 선을 긋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금붕어가 살고 있든지, 살지 않든지, 색칠을 하였든지, 말든지 시인에겐 거짓과 이에 따르는 동기화일 뿐이다. '안녕 잘 가,'라는 밝은 인사에 동조해 본다.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ctaichi&logNo=223566313276&navType=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