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5일 롬복섬을 향해...
발리 Padang bai 항을 떠나 롬복 Lembar 항에 도착
하선 하자마자 `쓰나미 쓰나미`를 외치는 기사님을 따라 정신없이 뛰어 미리 대기 중이던 현지 가이드겸 기사님 택시(승합차)에 올라 빨리 항구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우리가 배에 있을 때(18:46:35) 롬복 린자니산에서 지진이 발생하였다. 진도 7.0의 큰 지진으로 쓰나미를 예상하고 빨리 항구를 벗어나고자 우리를 재촉하여 빠져나온 것이다.
거리에는 대피 중인 차량과 주민들로 아수라장이었다. 목적지 길리섬을 가기 위해 린자니산 아래 항구 도심 호텔을 찾아가는걸 포기하고 중간 지점 대도시 고급 호텔로 가줄 것을 요청하고 가는 도중, 시민들의 통제를 벗어나 한 호텔에 도착하였으나 출입이 통제되었고, 숙박 손님들도 하나둘 빠져나오는 상황이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일단 배고픔을 이기기 위해 식당을 찾아 이곳 저곳 기웃거리고 다녔지만 이 난국에 밥먹을 곳이 있을리 없제~
요리조리 트렁크 끌고 다니다 저쪽 방금 들어가려던 호텔서 빠져 나오는 한 무리 동양인 구룹을 발견하고 혹 한국인 관광팀이 아닐까? 저들을 따라가면 묘안이 있지 않을까?
한참 따라가다 놓치고 마침 문을 열어놓고 영업하고 있는 식당을 발견하고 급히 이것 저것시켜 배고픔을 해결하고, 대책 회의를~~
야영을 할것인지, 무슬림들의 기도처인 모스크나 일시 기도를 위한 기도처 등에서 노숙을 할것 인지?
식당 주인 할머님이 의사소통이 될만치 일본말을 잘하시고 당신 집에 빈방이 있으니 어려워말고 하룻밤 보내고 공항이 풀리면 돌아가라 한다.
아무리 긴박한 상황이라 해도 남의 집에서 4명의 성인들이 신세지기는 미안하고 또 요기까지 오는 과정에 브로모 화산, 이젠 화산 투어로 많이 지쳐있고 그동안 씻지도 못해 난 따뜻한 물 잘나오는 호텔에 머물고 싶었다.
이제 배고품을 이기고 나니 이곳 저곳 들러볼 여유도 생기고 판단력도 정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마침 식당 옆에 2층짜리 깔끔한 호텔이 있어 체크인 여부를 물으니 가능하다 한다.
호텔 벽 타일은 떨어져 흩어져 있고 복도 구서구석에 갈라진 벽 틈새의 세멘트 가루가 치워져 있지 않아 일행들은 호텔 투숙을 꺼려하고 있었다.
난 너무 피곤하여 다른 일행의 의사와는 관여치 않고 이곳에 머물테니 알아서 정하시라 하고 나는 호텔 체크인을 하기로하니 일행도 체크인 하고 방에 들어 왔으나 호텔방에 벌어진 상황에 기겁하고 밖에나가 아침 까지 방에 들어오지 않았다.
호텔 방 장식용 물항아리 화병의 물은 바닦에 흘러 있고, 욕실의 물컵은 엎어져 깨져 있으니 무서워 줄행랑치고 못들어 왔다.
난 그동안 씻지 못하고 샴푸한지도 오래고, 수염도 많이 길어 있어 오랜만에 만난 따뜻한 물에 샤워, 면도까지 깔끔히 하고. 촘촘히 세면, 화장도 하고 차 한잔의 여유를 부리며 인터넷 열어 상황을 살펴보며 잠시나마 편한 휴식의 시간을 갖을 수 있었다.
깜빡 잠든사이 침대가 3, 4차례 심하게 흔들려 잠을 설치긴 하였지만 대피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 아래 호텔 방에서 하룻밤 잘~ 보내고 나왔다.
그때 까지 호텔로비에서 밤을 지샌 일행은 방에 들어가 잠시라도 쉬고 좀 씻고 나오라해도 로비를 떠나지 못한다.
발리의 친구 Kadek씨와 메신져 연락과 전화통화를 수차례 하며 공항과 항구 상황을 전해받고 이후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결론은 공항은 폐쇄 되었고 이번 지진이 쓰나미는 동반하지 않다고 하니 택시를 보낼테니 페리 항구로가서 발리로 나오라 한다.
잠시 후 택시 도착 소식과 함께 급히 미리 챙겨놓은 짐들고 통화하며 나오다 핸드폰 충전기를 그대로 두고 나온것을 늦게서야 알았다. 롬복 지진 경험의 기념과 나를 편히 재워준 호텔에 감사 선물로 두고 온걸로 마음 먹고 포기하였다.
우리를 태우러온 기사의 행동보소~
페리항으로 직행하지 않고 처음 우리가 가고자 했던 길리섬이 보이는 전망 좋은 곳까지 드라이브 시켜주는 센스 있는 간큰 기사님. 이동 도중 여기저기 무너지고 부서진 건물의 잔해와 쓰러진 나무들을 보며, 한 아름다운 해변의 Sea Food 식당으로 안내해 텅빈 해안 산책과 인증샷과 맛난 Sea Food (게,쏙)와 함께 빈땅 맥주를 마시는 호사를 맛보게 해주었다. 물론 Kadek씨의 요청이 있었겠지만...
식사 후 길리섬이 잘보이는 전망 좋은 야자수 길을 거닐어볼 수 있었고 지진으로 갈라진 도로를 보니 전날 지진의 크기가 실감났다.
긴박한 상황 속에서 잠시 맛본 여유롭고 깨끗한 롬복섬의 해안의 풍경을 뒤로하고 페리항구로 돌아오니 이곳은 아수라장이었다.
난 1.4후퇴, 6.25의 피난을 경험하진 못햇지만 흔히들 농담으로 1.4후퇴 난리는 난리도 아니라고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수많은 유럽파 관광객들이 공항에서 이곳 페리항으로 밀려들기시작한 것이다. 국적 관계없이 염치 불문하고 밀어 붙이기, 새치기로 짜증스런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며 배에 오를 수 있을지? 무사히 배가 뜰 수 있을지 긴장되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빽빽히 줄서 있는데 담배 꼬나물고 연기 내뿜는 유럽녀에거 '탐배 꺼! No Smoking !을 외쳐주니 주변의 눈치가 확 변하니 슬그머니 꼬리내리는 젊은 녀~♡
배에 오르고보니 더욱 가관이었다. 1인용 의자가 아니고 4인용 의자로 돼있고 원형 테이블 갖춘 원형 좌석에는 덩치큰 유럽인들이 널찍하게 자리잡고 있어 비집고 들어갈 수 없었다.
다행히 우리는 4인용 의자를 둘이씩 차지 하였고, 한 분은 4인용 의자에 혼자 누워있다 외국 젊은이에게 한 소리 듣고 함께 앉아오는 풍경!
한 분은 구석진 자리를 커다란 배낭으로 막아 도착지까지 혼자 누워오는 행운(얌체)!
우리 일행은 다행히도 일찍 들어와 좌석에 앉을 수 있었지만 거의 도착 시간 즈음에 밖에 나가 보니 갑판과 페리 양옆 통로에는 피난민의 행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몰아치는 바람을 막아보려 구석구석 박혀서 판초우의와 담요 등으로 둘둘말고 쭈구려 잠든 모습을 보니 괜히 실내 4인좌석을 둘이서 차지하고 있는 내가 미안하였다. 구석진자리 하나를 통째로 차지한 일행에게 한마디 해주었다.
'밖에 한번 나가보고 오세요. 당신이 무슨 큰 죄른 짖고 있는지 보시고 오세요!`
약 4시간 소요되니 7시경 도착 도착하겠지 생각한 모두들은 긴 잠속에서 깨어나 배 여기저기를 둘러보기도 하고, 내릴 차비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한참 동안의 시간이 지난것 같은데 배는 계속해 그자리에 머물러 있다. 정규노선이 아니고 롬복 지진으로 섬을 빠져나가려는 여행객이 항구로 몰리니 증편해준 배편인듯 접안이 늦어지고있는 것같다-다만 추측일뿐-7시경 도착 예정이던 배가 10시 다되어서 도착하였다.
이번에도 택시를 준비해 함께 마중나와준 Kadek 씨와 기사님 덕분에 기다림 없이 바로 항구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들은 7시 부터 지금까지 이곳에서 우리를 기다려 주었다.
늦은 시간이라 저녁먹을 식당이 마땅찮아 야시장에서 간단히 식사 후 근처 호텔에 들어가게 되었다.
Kadek 씨와는 여기서 헤어져야 한다.
내일 오전은 시내 자유투어 후 또다시 Kuta 해변에서 발리여행의 멋을 즐겨보자.
어제의 기사님이 우리를 또 한번 호텔까지 안내해 주었고 호텔 체크인 까지 도와주고 헤어졌다.
밤새 검색해둔 발리kuta 해변 가까운 여행자 거리에 호텔을 정하고 원숭이공원 여행자거리, 시내 투어. Kuta Beach에서 석양을 즐기고, 다음 날은 서핑에 도전하고 즐거운 여행의 마지막을 보냈다.
내일 공항까지의 이동은 공항까지 가까우니 호텔에서 택시를 부르는게 좋다고 한다.
이제 무사히 비행기에 오르면 한국에, 집에갈 수 있겠지.
하룻밤 무사히 보내고 오전 시내 자유 투어 후 공항으로 이동.
출국 수속 중 또 한번의 위기를 겪었다. 출국 검색대를 통과하고 있는데 갑자기 검색 중지와 함께 약간의 흔들림이 있어 공항이 웅성거린다.
지난 5일 지진난 롬복섬 린자니산 아래에서 6.2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한다. 비행기는 뜰수있으려나? 또 한번의 긴장을 주는구나. 다행이 잠시 후 정상으로돌아와 출국 수속과 탑승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무사히 탑승하여 쿠알라롬푸르에서 환승하여 인천 공항까지 무사 귀환 하였다.
지진과 쓰나미 걱정과 여진 걱정 속에서 롬복섬 투어를 마칠 수 있었던 것은 현지인 Kadek 씨의 도움이 있어서 가능하였다. Kadek 씨 수고많으셨습니다.
자카르타에서 안내를 맡아 여행 일정 전반을 도와주신 ALO씨와 족자카르타에서 위치 좋고 가성비 좋은 호텔을 잡아주고 이곳저곳 운전까지 해준 ALO씨 조카 아가씨와 그 남친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