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이 사막을 걷고 있었습니다.
“아버지, 언제쯤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까요?”
아들이 머리 위에 있는 태양을 바라보며 아버지에게 물었습니다.
“얘야, 그것보다 앞을 잘 보고 걸어야 한다.”
아버지는 지도와 나침반을 연신 펼쳐 보며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주위에는 바위와 자갈이 널려 있었고, 그 틈새로 선인장이 가시를 드러내고 서 있었습니다.
“이러다간 평생 이곳을 못 벗어날 거예요. 벌써 며칠이 지난 줄 아세요?”
아들의 얼굴은 불안으로 창백해지고 있었습니다.
아들은 대답 대신 나침반만 내려다보며 방향을 확인하는 아버지에게 화가 났습니다.
“아버지, 좀더 빨리 걸어야겠어요. 발걸음을 재촉하세요.”
그때 아버지는 오른팔을 뻗어 가리키며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얘야, 이쪽이다. 우리는 다른 방향의 길을 걷고 있었던 거야.”
두 사람은 방향을 바꾸어 다시 며칠을 걸은 후에야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그날 저녁 어스름녘에 아버지가 아들을 불렀습니다.
“얘야, 시간이란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니란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방향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라.
하마터면 우리는 영원히 사막에서 헤맬 뻔했구나.”
아들은 아직도 사막 어느 곳에서 헤매고 있을 자신을 생각하니 아찔했습니다.
“자, 이걸 너에게 이번 여행의 선물로 주마.”
아버지는 자신이 가장 소중히 여기던 나침반을 아들에게 내밀었습니다.
그러자 아들이 자신의 손목에 찼던 시계를 풀어 아버지 앞에 건네며 말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버지. 이건 제가 스스로 방향을 가늠할 수 있을 때까지만 아버지께서 보관해 주십시오.”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우며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얼마나 많이 아느냐 보다 어떠한 삶을 사느냐가 중요한 것인데도,
그냥 많이 채워 넣기에 바쁩니다.
우리 불자들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하고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까?
부처님은 바르게 살아가는 방법을 팔정도를 통하여 가르치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