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건강(健康)히 근무(勤務)하고 있는가
군(君)의 편지(便紙)는 잘 보았다. 일가별고(一家別故)없으니 안심(安心)하여라.
추석(秋夕)에는 삼종반(三從班) 자양(紫陽) 갔다 왔다 차사(茶祀)는 九月에 행사(行祀)한다. 차사(茶祀)를 행사(行祀)치 않으니 추석(秋夕)기분이 전연(全然) 없드라.
자양운동회(紫陽運動會)는 작(昨)十六日(음(陰)二十日)인바 여가(餘暇)모아 가서 구경(求景) 할까 십다. 연(連)二十일간(日間) 굿. 농악대회(農樂大會) 등(等)을 개최(開催)하는 모양(模樣). 즉(卽) 시장기성회(市場期成會) 주최(主催)로서 과거(過去) 실패(失敗)하였던 시장(市場)을 재차(再次) 개설(開設)하여 보겠다는 지방발전(地方發展)을 위(爲)하여 경하(慶賀)할 사(事)이나 과연(果然) 유종(有終)의 미(美)를 거둘지 의문(疑問)된다.
한갓 알릴 것은 수삼일전(數三日前)부터 자양(紫陽) 영천(永川) 경유(經由) 대구간(大邱間) 버스 운행(運行)이다. 오전(午前) 칠시시발(七時始發)로서 하오사시반(下午四時半) 영천(永川) 출발귀자(出發歸紫)의 운행시간(運行時間)이다. 장차(將次) 자양(紫陽)도 다소(多少) 교통(交通)이 좋을 뿐 발전(發展)이 가능성(可望性)이 희박(稀薄)하다.
전일(前日) 폭풍우(暴風雨)에는 피해(被害)는 없는가. 금년(今年)에는 강우량(降雨量)이 막심(莫甚)하여 대홍수(大洪水)가 나가고 있다. 자양(紫陽)은 피해(被害)는 별(別)로 없는 듯 농작물(農作物) 피해(被害)가 여하(如何)할지?
금추(今秋)에는 기필(期必)코 방문위계(訪問爲計)이다. 일시(時日)은 아직 정(定)하지는 못하나 가급적(可及的) 일속(日速)히 가볼까 한다.
1953年 9月15日 밤 兄
<고향 그리는 아우를 위해 자세한 고향소식 즉 추석은 쇠지 않고 중구(重九)에 차사행사를 하고,
자양국민하교운동회 소식, 자양시장기성회 시장재개설행사, 자양 - 영천 – 대구행의 시외버스 개통 소식,
대홍수피해 등을 자세히 적어 보내주셨고, 공무에 바뿌신데도 동생 보러 병곡 오시겠다는 말씀 등 희소식이 가득했다.
이처럼 아우의 향수를 배려하신 큰형님의 아우사랑은 계속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