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108 성지순례
남원 실상사
2012년 9월 8일(토) 오전6시
밤 새 많은 비와 바람으로 잠을 설쳤다.
새벽5시. 비는 다행히 그쳤으나 바람이 세차다.
6대의 차량이지만 이 빠진 모양 군데군데 자리가 비어있다.
남쪽으로 향하는 내내 하늘은 어두운 구름을 머금고 있었다.
하지만 남원은 우리가 도착하자
가을의 맑은 공기와 파란 하늘을 보여주었다.
성지순례 9회째
남쪽지방의 긴 시간은 휴게소를 두 번씩이나 쉬어도
화장실이나 잠깐의 휴식에 불편함을 느낄 수 없다.
늦어서 늦게 출발하거나 사람찾아 다니는 일도 없어졌다.
모두들 협조해주시는 덕분이라 생각한다.
함양휴게소- 2번째 쉬는 휴게소.
9세기 귀족과 왕실이 결탁하여 타락할 대로 타락한 교종불교에 반기를 든 신진 지식인들에 의해 수용된 선종불교는 여기에다 선문을 열었다. 구산선문 중 첫 번째였다. 지리산 언저리. 당시에 이곳은 하늘을 나는 새들도 쉽게 찾아오기 힘든 오지였으리라.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 기능을 하던 장승이 사찰 입구에 등장한 것은 조선 후기에 이르러 사찰에서 민간신앙을 수용하면서부터였다. 원래 돌장승은 본래 4기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1기가 홍수에 떠내려 가는 바람에 현재는 3기만 남아있다.대장군 장승은 검은 줄이 눈과 코를 지나 입으로 흘러내리고 있고, 눈썹조차 치켜 올라가 있어 괴이하고 무서운 느낌을 준다. 눈은 툭 튀어나온 왕방울, 커다란 주먹코에다 벙거지를 쓰고 약간 삐딱하게 서 있는 모습이 익살스럽다.
해탈교를 지나고
가을을 알려주는 들판을 지나고
천왕문
출토된 기와를 모아 탑을 쌓아놓았다.
범종각
단체사진
보광전 앞에 동서로 나란히 세워져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대표적인 석탑으로, 두 탑의 수법과 규모는 거의 동일하다. 2층 기단에 3층의 탑신부가 있으며, 높이는 8.4m이다. 2층으로 된 기단(基壇) 위에 3층의 탑신을 올린 모습으로, 동서 두 탑 모두 머리장식이 거의 완전하게 보존되어 있는 희귀한 예이다.
탑신은 몸돌과 지붕돌이 각각 하나의 돌로 만들어져 통일신라시대의 정형을 보이며, 각 층의 몸돌에는 모서리마다 기둥 모양이 새겨져 있다. 지붕돌은 처마 밑이 수평이고 밑면의 받침은 4단이며, 살짝 위로 들려진 네 귀퉁이는 부드러우면서도 경쾌한 느낌을 준다. 특히 탑의 머리장식은 원래대로 잘 보존되어 각 장식부재들이 차례대로 올려져 있다.
이와 같이 두 탑은 규모나 양식이 같아서 동시에 조성된 것임을 알 수 있으며, 대작은 아니지만 돌의 구성이 정돈되어 있는 통일신라 후기의 뛰어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현재 보물 제37호로 지정되어 있다.
쌍탑-위의 것은 동탑 아래 것은 서탑으로 나란히 서 있다.
특히 상륜부의 보존이 뛰어나다.
보광전은 다소 왜소하다고 느껴질 만큼 그 규모가 작고 소박하다. 조선시대에 중건된 사찰 건축이 석탑과 석등의 규모를 따르지 못한 것이다.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동탑과 서탑(쌍탑)은 전형적인 통일신라시대 석탑이다. 사찰이 소위 2탑 1금당 형식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통일신라시대로 들어오면서 부터이다. 쌍탑은 탑의 상륜부가 우리나라 어느 탑보다 잘 보존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불국사 석가탑을 보수하는 과정에서 이 실상사 탑의 상륜부를 참고로 했다고 한다.
실상사는 신라 흥덕왕 3년(828)에 증각대사 홍척이 창건하였으며, 제자 수철대사와 편운대사도 이 절에서 배출되었다. 조선시대 정유재란 때 화재를 입어 200여 년 동안 폐허로 남아 있었고, 승려들은 백장암에서 머물며 그 명맥을 이어왔다. 숙종 때 다시 지었고 고종 때 화재를 입어 작게 지은 것이 현재의 모습이다. 현존하는 건물로는 보광전·약사전·명부전 등이 있다. 중요문화재로는 백장암 3층석탑(국보 제10호)·실상사 수철화상능가보월탑(보물 제33호)과 탑비(보물 제34호)·실상사 석등(보물 제35호)·부도(보물 제36호)·실상사 3층석탑(보물 제37호)·
석등은 장중하고 비례미가 돋보인다. 석등엔 불을 밝힐 때 밟고 올라서는 돌계단이 남아 있어 석등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된다고 한다. 특이하게 간주석이 장구 모양으로 생겨서 고복형 석등이라고도 불린다. 가까이 가서 두드리면 정말 장구 소리가 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명부전
5번쨰 염라대왕님의 머리에 인 전생부
이 전생부를 펼쳐보시고, 업경대를 보시고 판가름을 하신다고 하지요.
시왕님중 염라대왕님을 많이 거론하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요.
<일본지도가 그려진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137호 실상사동종>
스님들이 동종의 일본지도를 많이 두드린 탓에 동종에 그려진 일본지도 중 훗카이도와 규슈지방만 제 모양으로 남아 있을 뿐 나머지 열도는 희미해져 가고 있습니다.
약사전에서 실상사 주지스님께서 실상사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서 설명해 주십니다.
<약사전에 자리한 보물 제41호 남원 실상사 철조여래좌상>
천년 세월을 보내오면서 호국사찰로 알려진 실상사에는 유독 일본과 얽힌 설화가 많이 전해집니다. 약사전의 약사여래불은 천왕봉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천왕봉 너머에는 일본의 후지산이 일직선상으로 놓여져 있어, 일본으로 정기가 흘러가는 것을 막는다고 합니다. 이 절에는 "일본이 흥하면 실상사가 망하고 일본이 망하면 실상사가 흥한다"는 구전이 있습니다. 이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실상사 경내의 보광전 안에 있는 동종에 일본 열도의 지도가 그려져 있고 스님들이 예불할 때마다 종에 그려진 일본열도를 두들겨 쳐서 일본의 경거망동을 나무랐는데 일제시대 때는 주지스님이 문초를 당하기도 하였습니다.
4천근이나 되는 철로서 철조여래좌상을 봉안하여 일본으로 흐르는 기를 눌렀다고 합니다.
칠성각
뒷간을 가 보셨나요? 많이 무서웠어요.
생태 뒷간의 안내판에는 '온갖 채소는 똥, 오줌의 또 다른 모습입니다'라고 적혀 있다. 거창한 슬로건보다는 그런 작은 실천이 환경보존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일 것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선문이자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는 엄정한 백장청규(百丈淸規)가 살아있는 절인 실상사는 그렇게 오랜 실천불교의 도량이다.
극락전 입구에 있는 증각대사응료탑비는 몸돌이 없어진 채 현재 거북받침돌과 머릿돌만 남아 있다. 받침돌은 거북의 머리를 그대로 따랐다. 머릿돌 중앙에는 '응료탑비'라는 비명칭이 새겨져 있다.
극락전
극락전을 중심으로 왼쪽에 있는 증각대사응료탑은 몸돌과 지붕돌로 구성되었다. 몸돌은 기둥 모양을 새겨 모서리를 정하고 각 면에 아치형의 문을 새겼다. 그곳에 문을 지키고 있는 사천왕상을 돋을 새김하였다. 지붕돌에는 목조건축의 처마선이 잘 묘사되어 있다.
수철화상능가보월탑은 8각의 평면을 기본으로 삼아 맨 아래 바닥돌에서 지붕까지 모두 8각을 이루고 있다. 기단은 아래받침돌에 구름과 용무늬와 사자를 새겼으나 마모가 심하다. 윗받침돌에는 솟은 연꽃무늬가 삼중으로 조각되어 둘러져 있다. 8각의 탑몸은 모서리마다 기둥 모양이 새겨져 있고 각 면에는 문 모양과 사천왕상이 새겨져 있다. 지붕돌은 얇고 경사가 완만하며 처마 부분에는 서까래를 새겼다.
수철화상능가보월탑과 탑비을 지나 채전을 돌아나오니
뜰에 감나무와 모과나무가 몇 그루 서 있다.
가을이 벌써 이 만치 와 있다.
연밭엔 세찬 바람으로 몸살을 앓은 이파리가 가을임을 알려준다.
아직 조금 더 따가운 햇살을 받아야 여물 것 같은 벼가
허수아비를 곁에 둔 채 바람에 일렁인다.
이 번 성지순례는 실상사를 자세히 보는 것으로 암자들을 다녀오지 못했다.
덕분에 시원한 나무 그늘에 앉아 가을냄새도 만끽하고
해탈교를 지나 김을생(무형문화재 옻칠장)목기 전시장을 돌아보는 여유도 가졌다.
빨갛게 주렁주렁 매달린 오미자의 맛도 보고
연잎에 꽃처럼 매달린 알들도, 고추잠자리의 움직임도 오랫동안 바라보는 휴식을 가졌다.
엄천강. 남원 운봉고원에서 발원하여 남강에 합류한다. 호남 중에서 유일하게 낙동강으로 흐르는 물이다.
잠깐의 인연으로 어떤 보살님과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이 보살님은 직장을 다니는 분이신데
이 번의 성지순례가 9번째로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다니신단다.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를 한 달 간 참았다가
매 월 다니는 성지순례에 가서 108참회로 마음을 비운다고 하신다.
잠깐의 대화시간이었지만 보살님과 같은 분들을 생각하며
성지순례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남원 실상사는 호국사찰로
요즘 일본이 말도 안되는 독도문제로 헛소리를 해대는 통에
속이 상했는데, 이 번 실상사의 보광전 동종을 보며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 것 같다.
마음을 비우고, 나라를 생각하는 성지순례길.
더 많은 분들이 동참하셔서 새로운 인연 만드시고
행복을 만들어 가는 나날이 되었으면 좋겠다.
제 10회 108성지순례지는 김천 직지사입니다.
2012년 10월 13일(토) 오전 5시 50분입니다.
가을이니 많은 분들이 참여하리라 믿습니다.
미리 좌석부여를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늘 좋은 인연 만나시기를 바랍니다.
첫댓글 수고 많으셨습니다. 부지런히 약사암 다녀왔습니다. 산속에서 흘러나오는 감로수가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었습니다.고 맛있고, 여러곳의 물맛을 봤지만 약사암의 물맛이 최고였다고 봅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지장회장님!
약사암 사진 부탁드립니다.
물 맛도 보여주세요. ^ ^
자세한 설명을 겯들인 정성어린 사진을 한장면씩 내려보며 새삼 감사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불국화기자님 수고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