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국교회(성공회)의 예배 신학(An Anglican/
Episcopal Theology of Worship)
정장복 교수
성공회
예배는 기독교 신앙의 주제인 그리스도의 성육신과 성례전에 중점을 둔다.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구체적으로 나타나셨다. 그러므로 예배를
통하여 교회는 가시적이며 세밀한 형태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세상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구체화 하는 것이다.
성공회주의자들로 구성된 국가교회나 감독교회들은
공식적인 예배신학을 갖고 있지는 않다. 단지 1549년에서부터 지금까지 여러번의 편집을 거듭해 사용하고 있는 공동 기도서(The Book of
Common Prayer)를 통하여 이들의 예배 형태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1979년판의 공동기도서에서 미국 성공회는
"기독교 예배의 중심적 활동으로 주일에 행하는 거룩한 성찬과 그밖의 다른 중요한 절기들, 그리고 매일 아침과 저녁 기도. . . 등은 이 교회의
정규적인 공식예배이다."(Book of Common Prayer, 13)라고 말하면서 고정된 형태로의 예배는 대중적인 호응을 불러 일으킨 매일
기도와 매주일 행하는 말씀과 성례전으로서의 예배가 그것이다.
성공회의 신학은 주로 성육신이나 성만찬적
신학으로 묘사되는데, 이것은 특히 예배의 신학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이들 예배에는 말씀과 그 말씀의 연출(actions)이 있게 되는데 이
보여지는 말씀으로의 연출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과의 내면적이면서 영적인 만남을 갖게 됨을 상징하는 외적이며 가시적인 형태의 말씀인
것이다.(공동기도서, 857) 그럼으로써 예배는 보다 더 구체화 되는 것이다. 예배는 우리의 마음을 비롯하여 전인격으로 드리는 특별한 행위이다.
우리는 예배를 위하여 일어서고, 앉기도 하며, 무릎을 꿇고, 엎드리며, 손을 높이들고 목소리를 발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보고,
들으며, 노래하고, 고백하고, 침묵하기도 한다. 또한 냄새를 맡고 맛을 느끼기까지 한다. 비록 제아무리 특별한 방식으로 드린다 하더라도, 성공회
예배시 사용되는 외적인 예배 행위들에 대한 그들의 끊이지 않는 관심은 다음과 같은 확고한 신학적 신념에 의한 것이다. 즉, 우리들이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의해 우리의 가진 모든 것들을 내어 맡길 수 있고, 주님의 은혜의 보좌 앞에 주님의 자녀로 서게 될 곳인 하나님의 초월적인 신비의
자리로 이끌릴 수 있는 것은 예배시 사용되는 예전적 상징들을 활용함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그분의 말씀과 성례전에
참여코자 함께 나아올 때, 우리는 그리스도의 지체가 되며, 우리의 머리이신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중심에 임하시며, 죽음을 이기신 주님의 부활에
동참하게 되는 것이다. 모인 제자들에게 약속하신 주님의 말씀인 "두, 세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마18:20)라는 이 말씀은 예배의
촉매가 되는 주요한 말씀인 것이다. 이 예배는 그의 자녀들이 함께 협력하여 하나님께 드리는 행위이며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는 자리인 것이다.
이들 예배의 주요 순서로는 말씀의 봉독과 선포, 예수님의 이름으로 드리는 중보의 기도와 세례와 성찬을 중심으로한 성례전이 그것들이다.
한 자리에 모인 공동체로 예배드릴 때,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 나타난 하나님의 구원하시는 전능하신 능력을 상기하게 되며, 우리의 온 힘과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하나님께 찬양과 감사를
올려드리는 것이다.(공동기도서, 336) 여기에는 죄의 고백과 우리의 무가치함의 시인, 그리고 열렬한 간구와 온 인류를 위한 중보의 기도,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과 사랑하는 이웃을 위한 중보의 기도가 있게 된다. 이는 우리가 오직 성령님의 역사하심과 부활하신 주님의 능력을 힘입어
그리스도와 연합되었기에 하나님의 보좌앞으로 담대히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세례를 통하여 우리는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게
되며, 하나님의 자녀로 새 삶을 시작하게 된다. 또한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기워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거룩한 만찬인 성찬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희생을 회상(anamnesis)하게 되는데, 이러한 기념적 성찬은 우리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더불어 부활에 동참케 하는
것이다. 우리가 육신으로 주님께서 명하신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눅22:19,고전1:24)는 말씀에 의지해 감사함으로 떡과 잔을 받아
먹는 것과 같이 우리의 영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말미암아 살찌우게 되며 우리는 주님의 신비스런 몸에 연합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성공회의 중심적인 신학을 통해, 예배는
그리스도의 구속적 신비를 찬양하는 것으로서, 이는 매일의 아침,저녁에 드려지는 성무일과의 찬양을 통해 주님의 구속을 회상하고 결혼미사와 병자들을
위한 안수, 그리고 고해성사와 죽은 자를 위한 미사 등과 같이 개인의 삶속에서 맞이하게 되는 중대한 시기의 예배에서도 그리스도의 구속의 신비를
찬양하게 되는 것이다. 즉, 성공회는 주일 예배를 비롯한 주중의 모든 크고 작은 모임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의 은혜와 그 신비적 사역이
드높이 기념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회중의 삶의 모든 영역들이 교회를 통해 그리스도안에 나타나신 하나님과 연합하게 되며, 자신을 죽기까지 온전한
제물로 내어주신 그리스도를 본받아 우리들도 자신의 전부를 헌신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죽음을 이기시고 승리하신
그리스도의 능력을 점진적으로 받아 사도바울이 말한바, "너희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지체의 각 부분이라"(고전12:27)는 말씀처럼 그리스도의
지체가 되어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