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이 들려주는 즐거운 책 이야기
오늘 함덕초등학교 선인분교에서는 ‘도서관이 들려주는 즐거운 책 이야기’가 있는 날이다. 일주일에 1회 1~3학년을 대상으로 하는데, 찾아갈 때마다 비가 내렸다고 한다. 마침 오늘은 장마가 잠시 게으름을 피우는 모양이다. 찾아가는 길이 상쾌하다.
선인분교에 도착하자 아이들이 조천도서관 직원인 임미경 씨를 알아보고 인사를 한다. 미경씨도 아이들 이름을 부르며 살갑게 인사를 나눈다.
‘도서관이 들려주는 즐거운 책 이야기’는 조천도서관에서 2007년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시행한 ‘책읽기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조천도서관의 처음 계획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보조금을 받는 기간만 시행하려고 했지만, 아이들이 가만 놔두지를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아예 우당도서관 차원의 뉴제주 운동으로 일을 벌였다.
여일형 조천도서관 담당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다른 사업을 포기하는 한이 있어도 이 사업만큼은 계속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독서하는 분위기 조성과 습관을 길러준다는 것에 큰 의의를 갖고 있다고 한다.
올해는 함덕초등학교 선흘분교와 선인분교, 조천초등학교 신흥분교 등으로 대상학교도 늘어났다. 그래서 우당도서관의 ‘어머니 독서회’ 자원봉사 선생님들의 힘도 빌리고, 직원들도 직접 나와서 만들기와 동화구연을 도와준다. 물론 여기 오는 시간만큼 일거리도 늘어나고, 야근도 해야 하지만 모두 즐거운 얼굴이다. 얼마나 소문이 자자하게 났는지 오늘은 서귀포도서관에서 벤치마킹을 하러 직접 찾아온 분도 있었다.
동화책 읽기가 끝나자 옥현이가 “선생님 방학 때 우리집에 놀러오세요.”라고 말한다. 다른 아이들도 뒤따라 자신들의 집에 초대한다고 난리다. 방학이 되어 잠시 활동을 멈춰야하는 게 못내 아쉬운 모양이다.
신문진 선인분교장은 “농촌지역 특성상 애들 교육에 매달리기가 쉽지 않지만, 좋아하는 부모님들도 있다.”면서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요. 동화구연과 다양한 체험활동도 같이 해서 그런가 봅니다. 시험기간에도 동화책을 놓지 않을 정도로 아이들이 책읽기에 푹 빠졌습니다.”라고 한다.
속셈이나 영어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어려운 여건이지만, 다양한 문화활동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서 정말 고맙다는 말도 전한다.
교실을 나가려는데 아이들이 손님들의 신발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있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건만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다. 신문진 분교장의 “많은 학교를 돌아다녀 봤지만 이곳의 아이들만큼 순수한 아이들이 없었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 오늘 하루 즐거웠나요 *********
① 그렇게 떠들어 대던 교실이 순간 조용해진다. 책 읽어주는 봉은영 선생님의 소리에 넋을 잃고 듣고 있다. 오늘의 이야기는 ‘눈 다래끼 팔아요.’다. 책읽어주기 자원봉사를 하면서 5년 동안 쌓은 내공이 대단하다.
② 야외로 나가서 독사진과 단체사진을 찍는다. 장난끼 가득한 얼굴들이다. 이 사진을 이용해 액자를 만들 계획이다.
③ 오물조물 고사리 손으로 액자를 만들어보고 있다.
④ 민정이는 방에 걸어놓겠다면 자랑한다.
⑤ 책읽기를 좋아하는 다빈이는 만들기가 좋단다. 하지만 자꾸 책과 만들기 한 것들이 많아져서 방이 어지러워진다고 했다.
⑥ 채원이도 동화구연과 만들기가 좋다며 수줍게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