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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들뢰즈의 『감각의 논리』와 사진적 적용
재현을 넘어 힘·신체·감각을 포착하는 사진
[1] 『감각의 논리』의 성격과 범위
1. 『감각의 논리』는 질 들뢰즈(Gilles Deleuze)가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의 회화를 분석하면서 예술이 감각을 어떻게 생산하는지를 탐구한 철학서이다.
(1) 이 책의 프랑스어 원제는 『프랜시스 베이컨: 감각의 논리』(Francis Bacon: Logique de la sensation)이다.
① 1981년 프랑스에서 처음 출간되었다.
② 영어판은 대니얼 스미스(Daniel W. Smith)의 번역으로 출간되었다.
③ 책의 중심 대상은 사진이 아니라 베이컨의 회화이다.
④ 들뢰즈는 베이컨의 작품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형상, 감각, 힘, 신체, 리듬, 다이어그램 등의 미학적 개념을 제시한다(질 들뢰즈(Gilles Deleuze), 『Francis Bacon: The Logic of Sensation』, 1981/2003, University of Minnesota Press).
(2) 따라서 『감각의 논리』를 사진에 적용하는 작업은 들뢰즈가 완성해 놓은 사진론을 요약하는 일이 아니다.
① 회화를 위해 만들어진 개념을 사진 매체의 특성에 맞게 다시 해석하는 이론적 확장이다.
② 사진의 기록성·기계성·시간성·지표성을 고려하지 않고 회화 개념을 그대로 옮기면 논리적 오류가 생긴다.
③ 사진에 적용할 때는 들뢰즈의 개념과 사진 매체의 차이를 동시에 밝혀야 한다.
2. 『감각의 논리』의 핵심 질문은 “그림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보다 “그림이 관람자의 신체에 무엇을 일으키는가”이다.
(1) 전통적인 해석은 그림을 이야기·상징·주제·도상의 전달 수단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① 인물이 누구인지 묻는다.
② 어떤 사건을 재현하는지 묻는다.
③ 작가가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 묻는다.
④ 그림에 감춰진 상징이 무엇인지 해석한다.
(2) 들뢰즈는 이러한 해석을 부정하지 않지만 그것만으로 회화의 힘을 설명할 수 없다고 본다.
① 색과 선이 신체를 압박할 수 있다.
② 형태의 뒤틀림이 긴장과 진동을 일으킬 수 있다.
③ 화면의 리듬이 관람자의 눈과 몸을 움직일 수 있다.
④ 작품은 의미를 이해하기 전부터 신체에 직접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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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감각’의 정확한 의미
1. 들뢰즈가 말하는 감각(sensation)은 개인이 마음속에서 느끼는 단순한 기분이나 감정이 아니다.
(1) “슬프다”, “무섭다”, “아름답다”와 같은 감정의 이름만으로 감각을 설명할 수 없다.
① 감정은 대개 특정한 대상과 이야기로 설명된다.
② 감각은 그러한 설명 이전에 색·선·질감·압력·움직임이 신체에 일으키는 직접적인 변화이다.
③ 감각은 작품 안의 형식과 관람자의 신체가 만나는 사건이다.
(2) 감각은 작품에만 들어 있지도 않고 관람자의 마음속에만 존재하지도 않는다.
① 작품의 물질적 형식이 필요하다.
② 그것을 받아들이는 관람자의 신체가 필요하다.
③ 감각은 작품과 신체 사이에서 현실화된다.
2. 들뢰즈의 감각 개념은 바뤼흐 스피노자(Baruch Spinoza)의 정동(affect) 개념과 연결된다.
(1) 정동은 한 신체가 다른 신체를 만나면서 행동 능력이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변화이다.
① 정동은 개인이 감정을 말로 설명하기 전에도 발생할 수 있다.
② 예술작품은 관람자의 몸과 지각 능력을 변화시키는 힘으로 작용한다.
③ 감각은 이미 완성된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관람자의 상태를 바꾸는 사건이다.
3. 들뢰즈는 펠릭스 가타리(Félix Guattari)와 함께 예술작품을 지각과 감정의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지각물과 감응의 복합체’로 설명한다.
(1) 지각물(percept)은 특정 개인의 일시적인 지각을 넘어 작품 안에 지속되는 지각의 구성이다.
(2) 감응(affect)은 특정 인물의 심리 상태를 넘어 작품이 보존하고 전달하는 힘의 변화이다.
(3) 예술은 작가 개인의 경험을 그대로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에서 독립하여 지속될 감각의 덩어리를 만든다(질 들뢰즈(Gilles Deleuze)·펠릭스 가타리(Félix Guattari), 『철학이란 무엇인가』(What Is Philosophy?),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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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재현과 감각의 차이
1. 재현은 이미 알고 있는 대상과 이야기를 알아보게 만드는 방식이다.
(1) 인물사진을 보면 누구인지 알아본다.
(2) 전쟁사진을 보면 어떤 사건인지 파악한다.
(3) 표정을 보고 슬픔·분노·기쁨을 판단한다.
(4) 사진의 캡션과 배경지식으로 의미를 해석한다.
2. 감각은 대상을 알아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1) 얼굴의 표면이 긴장과 압박을 느끼게 할 수 있다.
(2) 흔들린 신체가 속도와 불안을 몸으로 전달할 수 있다.
(3) 거친 입자와 강한 대비가 촉각적인 불편함을 만들 수 있다.
(4) 화면의 비어 있는 공간이 고립감과 압력을 발생시킬 수 있다.
3. 재현과 감각은 완전히 배타적인 관계가 아니다.
(1) 들뢰즈가 재현을 비판한다고 해서 작품에서 알아볼 수 있는 대상이 모두 사라져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① 베이컨의 그림에도 사람·의자·침대·방·고기 같은 대상이 남아 있다.
② 다만 그 대상이 이야기의 설명에 종속되지 않는다.
③ 알아볼 수 있는 대상이 화면의 힘과 감각을 생산하는 재료로 바뀐다.
(2) 감각적 사진도 대상을 보여줄 수 있다.
① 인물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다.
② 촬영 장소와 사건을 확인할 수 있다.
③ 동시에 빛·거리·질감·움직임을 통해 관람자의 신체에 직접 작용할 수 있다.
4. 따라서 들뢰즈적 사진은 현실을 알아볼 수 없게 만드는 사진이 아니다.
(1) 재현이 감각을 지배하지 않는 사진이다.
(2) 이야기를 설명하는 기능과 감각을 발생시키는 기능이 긴장하는 사진이다.
(3) 대상이 이미 알고 있는 의미로 완전히 환원되지 않는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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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형상적인 것과 ‘형상’의 차이
1. 들뢰즈는 형상적인 것(figurative)과 ‘형상’(Figure)을 구분한다.
(1) 형상적인 것은 대상을 알아볼 수 있게 재현하고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① 인물이 무엇을 하는지 보여준다.
②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설명한다.
③ 인물들 사이의 관계를 서사적으로 연결한다.
④ 이미 알려진 상징과 의미를 반복한다.
(2) 들뢰즈가 대문자로 구분한 ‘형상’은 대상을 설명하는 재현적 인물이 아니다.
① 감각을 직접 전달하는 신체이다.
② 힘을 받아 뒤틀리고 수축하고 팽창하는 신체이다.
③ 하나의 정체성으로 고정되지 않는 신체이다.
④ 이야기 속 등장인물보다 감각이 통과하는 장소에 가깝다.
2. 형상은 추상과도 다르다.
(1) 형상은 대상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는다.
(2) 얼굴·몸·의자·방 같은 알아볼 수 있는 요소를 남긴다.
(3) 그러나 그것을 재현적 이야기에서 분리하여 감각의 사실로 만든다.
(4) 형상은 구상과 추상의 중간 단계라기보다 재현에서 빠져나온 구상적 존재이다.
3. 사진에서 형상은 인물의 정체성을 지우는 것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1) 얼굴을 흐리거나 신체를 자른다고 자동으로 들뢰즈적 형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① 단순한 흐림은 기술적 효과에 머물 수 있다.
② 과장된 왜곡은 상투적인 표현이 될 수 있다.
③ 잔혹한 신체는 충격을 소비하게 만들 수 있다.
(2) 사진 속 신체가 이름·직업·성격·사건의 설명을 넘어 압력·속도·무게·긴장·진동을 전달할 때 형상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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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감각은 보이지 않는 힘을 보이게 한다
1. 들뢰즈에게 예술의 중요한 과제는 이미 보이는 형태를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형태에 작용하는 보이지 않는 힘을 포착하는 것이다.
(1) 바람 자체는 보이지 않지만 휘어진 나뭇가지와 흔들리는 옷을 통해 보인다.
(2) 압력은 보이지 않지만 눌리고 비틀린 신체를 통해 드러난다.
(3) 시간은 보이지 않지만 마모·노화·흔적·반복을 통해 감각된다.
(4) 중력은 보이지 않지만 처짐·낙하·무게를 통해 나타난다.
(5) 공포는 얼굴의 표정뿐 아니라 공간의 압축과 신체의 수축으로 전달될 수 있다.
2.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의 변형된 신체는 자의적으로 망가진 신체가 아니다.
(1) 들뢰즈가 말하는 변형(deformation)은 형태를 괴상하게 바꾸는 장식적 왜곡이 아니다.
① 신체에 작용하는 힘을 드러내기 위한 변형이다.
② 신체가 압력·속도·진동·수축을 받는 상태를 보이게 한다.
③ 결과적인 모양보다 그 모양을 만들어낸 힘이 중요하다.
3. 사진은 실제 형태를 기록하는 매체이지만 보이지 않는 힘을 포착할 수 있다.
(1) 느린 셔터는 신체를 통과한 움직임과 시간의 힘을 기록할 수 있다.
(2) 강한 플래시는 공간과 신체가 충돌하는 순간을 드러낼 수 있다.
(3) 압축된 원근은 인물과 배경 사이의 공간적 압력을 강화할 수 있다.
(4) 반복 촬영과 배열은 시간의 축적과 소멸을 나타낼 수 있다.
(5) 낡은 표면과 피부의 세부는 시간·노동·환경이 남긴 힘을 드러낼 수 있다.
4. 그러나 흔들림·왜곡·고대비가 그 자체로 힘을 포착하는 것은 아니다.
(1) 형식적 효과와 작품이 다루는 힘 사이에 필연적인 관계가 있어야 한다.
(2) 작가가 무엇을 흐리고 왜 흔들며 어떤 힘을 보이게 하는지 작품 전체에서 확인되어야 한다.
(3) 우연한 실패를 들뢰즈의 개념으로 사후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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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감각은 감정의 과장과 다르다
1. 들뢰즈는 베이컨의 작품에 폭력적인 장면이 많지만 회화의 폭력은 재현된 사건의 잔혹성보다 색·선·압력·리듬에서 나온다고 본다.
(1) 비명을 지르는 사람을 그렸다는 사실만으로 강한 감각이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① 비명은 쉽게 공포 이야기로 환원될 수 있다.
② 피와 상처는 자극적인 구경거리가 될 수 있다.
③ 관람자는 사건의 잔혹성에만 반응하고 회화적 힘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2) 들뢰즈가 주목하는 것은 공포의 원인을 설명하는 장면보다 신체를 통과하는 비명의 힘이다.
① 무엇 때문에 비명을 지르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② 비명을 발생시키는 보이지 않는 힘을 시각화하는 것이다.
③ 이야기의 폭력보다 감각의 폭력이 중요하다.
2. 사진에서도 비참하고 잔혹한 대상을 촬영했다고 자동으로 감각적인 작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1) 고통받는 사람을 가까이 촬영하는 것은 관객의 연민과 충격을 유발할 수 있다.
(2) 그러나 타인의 고통을 자극적인 이미지로 소비하게 만들 위험도 있다.
(3) 사진의 강도는 대상의 고통을 빌리는 데서만 나와서는 안 된다.
(4) 프레임·거리·빛·시간·배열이 고통의 조건을 어떻게 드러내는지도 중요하다.
3. 들뢰즈의 감각은 감상주의와 다르다.
(1) 감상주의는 이미 정해진 감정을 관람자에게 유도한다.
① 슬픈 이야기는 눈물을 요구한다.
② 영웅적인 장면은 존경을 요구한다.
③ 잔혹한 장면은 분노를 요구한다.
(2) 감각은 관람자의 반응을 한 가지 감정으로 고정하지 않는다.
① 불안과 매혹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② 아름다움과 불쾌함이 공존할 수 있다.
③ 무엇이라고 이름 붙이기 어려운 신체적 반응이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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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감각의 수준과 리듬
1. 들뢰즈에게 감각은 하나의 단순한 자극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강도의 수준들로 이루어진다.
(1) 감각은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상승·하강·수축·팽창·진동의 변화이다.
(2) 한 작품 안에서도 색·신체·공간·빛이 서로 다른 강도를 만든다.
(3) 이 강도의 차이가 감각의 리듬을 형성한다.
2. 리듬은 같은 형태를 규칙적으로 반복하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1) 리듬은 서로 다른 감각 수준을 연결하는 힘이다.
① 긴장과 이완이 교차한다.
② 정지와 운동이 충돌한다.
③ 밝음과 어둠이 번갈아 나타난다.
④ 가까움과 멂이 신체적 거리감을 변화시킨다.
⑤ 비슷한 형상이 반복되면서 각기 다른 강도를 만든다.
3. 사진 한 장 안에서도 리듬이 형성될 수 있다.
(1) 인물의 자세와 배경의 선이 충돌할 수 있다.
(2)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시선을 이동시킬 수 있다.
(3) 여러 신체의 방향과 간격이 긴장과 이완을 만들 수 있다.
(4) 화면의 비어 있는 공간과 밀집된 부분이 서로 다른 강도를 만들 수 있다.
4. 사진 연작에서는 사진과 사진 사이의 간격이 리듬을 만든다.
(1) 비슷한 사진의 반복은 미세한 차이를 드러낸다.
(2) 서로 충돌하는 이미지는 감각의 단절을 만든다.
(3) 이미지의 크기와 설치 간격은 관람자의 이동 속도를 조절한다.
(4) 사진의 배열은 단순한 이야기 순서가 아니라 감각 강도의 구성으로 작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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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삼면화와 사진 배열
1. 들뢰즈는 베이컨의 삼면화를 하나의 이야기를 세 장면으로 나눈 형식으로만 보지 않는다.
(1) 삼면화의 각 화면은 독립성을 가진다.
(2) 각 형상은 서로 다른 감각의 수준을 나타낸다.
(3) 세 화면은 서사적 인과관계보다 리듬과 강도의 차이로 연결된다.
(4) 들뢰즈는 능동적 리듬, 수동적 리듬, 그 둘을 측정하거나 연결하는 증인의 기능을 분석한다.
2. 사진 연작도 반드시 시간순 이야기로 배열할 필요는 없다.
(1) 첫 번째 사진이 원인이고 두 번째 사진이 결과일 필요는 없다.
(2) 인물·공간·색·거리·움직임의 차이를 통해 감각적 관계를 만들 수 있다.
(3) 서로 다른 장소에서 찍은 사진도 같은 힘이나 리듬을 공유하면 연결될 수 있다.
(4) 같은 장소의 사진도 감각의 강도가 다르면 충돌할 수 있다.
3. 들뢰즈적 사진 배열에서 중요한 것은 연속성보다 공명(resonance)이다.
(1) 이미지들이 같은 내용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다.
(2) 한 이미지의 긴장이 다른 이미지에서 변형되어 나타난다.
(3) 이미지 사이의 유사성과 차이가 관람자의 신체적 이동을 만든다.
(4) 배열은 이미지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을 증폭하거나 분산시킨다.
4. 사진집과 전시에서도 이러한 원리를 적용할 수 있다.
(1) 사진집에서는 페이지 넘김과 여백이 감각의 시간을 만든다.
(2) 전시장에서는 작품의 크기·높이·간격이 관람자의 몸을 움직인다.
(3) 영상과 사진의 병치는 정지와 운동의 차이를 드러낸다.
(4) 텍스트가 지나치게 많은 경우 감각이 설명에 종속될 수 있지만, 필요한 역사적·윤리적 맥락까지 제거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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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신체 없는 기관과 ‘기관 없는 신체’
1. 들뢰즈가 앙토냉 아르토(Antonin Artaud)에게서 가져온 ‘기관 없는 신체’(body without organs)는 장기나 신체기관이 사라진 물리적 몸을 뜻하지 않는다.
(1) 인간의 신체는 사회적으로 조직된다.
① 눈은 보는 기관으로 규정된다.
② 입은 먹고 말하는 기관으로 규정된다.
③ 얼굴은 신원과 감정을 나타내는 표면으로 사용된다.
④ 신체는 성별·직업·계급·정상성의 기준으로 분류된다.
(2) 기관 없는 신체는 이러한 고정된 기능과 위계에서 벗어나려는 신체이다.
① 눈이 촉각처럼 느낄 수 있다.
② 피부가 감정과 압력을 전달할 수 있다.
③ 얼굴이 개인의 신원을 나타내는 기호에서 벗어날 수 있다.
④ 신체는 고정된 형태보다 힘과 강도가 통과하는 장이 된다.
2. 베이컨의 그림에서 얼굴은 인물을 식별하는 안정된 초상이 아니라 압력과 진동에 노출된 머리로 변한다.
(1) 들뢰즈는 얼굴(face)과 머리(head)를 구분한다.
① 얼굴은 개인의 사회적 정체성을 나타내는 조직된 표면이다.
② 머리는 인간과 동물, 살과 뼈가 분리되기 전의 신체적 상태를 드러낸다.
③ 얼굴이 지워지거나 변형될 때 신체는 정체성의 표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
3. 사진에서 기관 없는 신체를 단순한 신체 절단이나 얼굴 삭제로 표현해서는 안 된다.
(1) 신체 일부만 촬영했다고 기관 없는 신체가 되는 것은 아니다.
(2) 얼굴을 흐리게 했다고 사회적 정체성이 자동으로 해체되는 것도 아니다.
(3) 신체를 기괴하게 보여주는 방식은 오히려 타인을 비정상적인 존재로 대상화할 수 있다.
4. 사진적 적용에서는 신체의 고정된 기능과 사회적 분류를 어떻게 흔드는지가 중요하다.
(1) 얼굴 중심의 인물사진에서 벗어날 수 있다.
(2) 피부·자세·무게·호흡·접촉을 강조할 수 있다.
(3) 신체와 공간의 경계를 불분명하게 만들 수 있다.
(4) 인간·동물·사물·환경 사이의 감각적 연속성을 드러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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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인간과 동물의 생성
1. 들뢰즈가 말하는 ‘동물-되기’ 또는 ‘동물 생성’은 인간이 실제 동물로 변하거나 동물을 흉내 내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1) 인간과 동물 사이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신체적 감각의 영역을 발견하는 것이다.
① 살의 취약성
② 공포와 긴장
③ 호흡과 움직임
④ 생존과 고통
⑤ 뼈·피부·고기의 물질성
2. 베이컨의 회화에서 인간과 동물은 안정된 종의 구분을 넘어 ‘식별 불가능한 지대’를 만든다.
(1) 인간 얼굴에 동물적 특징을 덧붙이는 단순한 혼합이 아니다.
(2) 인간과 동물이 모두 살아 있는 살이라는 공통의 조건을 드러낸다.
(3) 인간이 다른 생명보다 우월하다는 위계를 흔든다.
3. 사진에서는 인간과 동물을 비슷한 자세로 병치하는 것만으로 동물-되기가 완성되지 않는다.
(1) 외형적 유사성은 비유나 비교에 머물 수 있다.
(2) 중요한 것은 종 사이의 경계를 넘어서는 공통된 감각과 힘을 드러내는 것이다.
(3) 인간과 동물을 고통의 구경거리로 만들지 않는 윤리적 태도가 필요하다.
(4) 동물-되기는 동물을 인간의 상징으로 소비하는 방식과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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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고기와 살의 의미
1. 베이컨의 회화에 나타나는 고기(meat)는 단순히 잔혹함을 보여주기 위한 소재가 아니다.
(1) 들뢰즈는 살과 뼈의 관계를 통해 신체가 가진 취약성과 무게를 분석한다.
① 뼈는 신체를 지탱한다.
② 살은 뼈에서 흘러내리고 처진다.
③ 살아 있는 인간도 죽은 고기와 완전히 분리된 존재가 아니다.
④ 고기는 인간과 동물이 공유하는 물질적 조건을 드러낸다.
2. 사진에서 고기와 살의 개념은 신체를 혐오스럽게 보여주는 데 있지 않다.
(1) 피부의 주름과 상처는 시간이 신체에 가한 힘을 보여줄 수 있다.
(2) 노동으로 변형된 손과 자세는 사회적 힘이 신체에 남긴 흔적을 나타낼 수 있다.
(3) 질병·노화·출산·죽음의 신체는 인간의 취약한 물질성을 드러낼 수 있다.
(4) 이러한 신체를 촬영할 때는 당사자의 존엄과 동의, 이미지의 사용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
3. 들뢰즈의 신체론은 대상에 대한 윤리적 책임을 없애지 않는다.
(1) 신체를 익명적인 ‘감각 재료’로만 다루면 실제 인물의 역사와 고통을 지울 수 있다.
(2) 감각적 강도와 인간적 존엄은 서로 대립하지 않는다.
(3) 다큐멘터리와 의료사진에서는 감각뿐 아니라 사실성·설명·동의·책임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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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다이어그램의 정확한 의미
1. 들뢰즈의 다이어그램(diagram)은 완성된 구도나 작품의 설계도가 아니다.
(1) 이미 만들어진 재현과 상투적인 형태를 흔드는 우발적 흔적의 집합이다.
① 얼룩
② 닦아냄
③ 문지르기
④ 비의도적인 선
⑤ 색의 번짐
⑥ 손의 불규칙한 운동
2. 다이어그램은 질서의 완전한 파괴가 아니다.
(1) 너무 약하면 기존의 재현과 상투성을 바꾸지 못한다.
(2) 너무 강하면 화면 전체가 혼돈에 빠져 새로운 형상이 나오지 못한다.
(3) 다이어그램은 기존 형식을 붕괴시키되 새로운 형상이 발생할 수 있는 제한된 혼돈이어야 한다.
(4) 우연은 그대로 보존되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선택하고 다시 작품 안에 통합한다.
3. 사진에는 회화와 같은 빈 캔버스와 물감의 수작업이 없으므로 다이어그램이 다른 방식으로 나타난다.
(1) 촬영 단계의 다이어그램
① 예측할 수 없는 인물과 사건을 받아들이는 촬영
② 의도적으로 통제 범위를 줄이는 촬영
③ 반사·겹침·흔들림·가림을 이용한 촬영
④ 우연히 발생한 공간적 충돌을 선택하는 촬영
(2) 편집 단계의 다이어그램
① 예상 밖의 사진을 연작에 포함하는 선택
② 서로 무관해 보이는 사진을 병치하는 배열
③ 과도한 설명을 제거하고 이미지 사이의 관계를 만드는 편집
(3) 물질적 제작 단계의 다이어그램
① 인화 과정의 번짐과 물질적 흔적
② 사진 표면의 긁힘·접힘·절단·재인화
③ 여러 시간과 이미지를 중첩하는 합성
④ 출력 크기와 설치 공간에서 발생하는 우발적 관계
4. 카메라의 기술적 실패가 곧 다이어그램은 아니다.
(1) 초점 실패와 흔들림을 무조건 우연의 미학이라고 부를 수 없다.
(2) 우연한 흔적이 기존의 재현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감각적 관계를 발생시킬 때 다이어그램으로 기능한다.
(3) 작가가 우연을 선택하고 작품 전체에 연결하는 판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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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클리셰와 사진
1. 들뢰즈에게 빈 화면은 실제로 비어 있지 않다.
(1) 작가의 머릿속에는 이미 익숙한 이미지가 들어 있다.
① 미술사의 이미지
② 광고와 영화의 장면
③ 아름다운 구도에 대한 관습
④ 익숙한 인물 표정
⑤ 성공한 작품의 형식
(2) 화면은 제작 전에 이미 클리셰와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다.
2. 사진은 클리셰를 기록할 뿐 아니라 대량으로 생산하고 반복하는 매체이다.
(1) 일몰은 붉고 아름답게 촬영된다.
(2) 노인은 주름과 빈곤의 상징으로 촬영된다.
(3) 어린이는 순수함의 상징으로 제시된다.
(4) 낯선 지역은 이국적 풍경으로 소비된다.
(5) 폐허는 쇠퇴와 향수의 이미지로 반복된다.
(6) 흐림·거친 입자·기울어진 구도는 불안의 공식처럼 사용된다.
3. 들뢰즈는 사진을 베이컨의 회화를 둘러싼 클리셰의 중요한 원천으로 다룬다.
(1) 베이컨은 신문 사진, 영화 스틸, 의료사진, 에드워드 마이브리지(Eadweard Muybridge)의 연속사진과 지인들의 초상사진을 작업 자료로 사용했다.
(2) 그는 사진을 그대로 충실하게 베끼기보다 자르고 접고 훼손하고 서로 결합했다.
(3) 베이컨의 작업실에는 찢고 접고 표시한 사진과 인쇄물이 축적되어 있었다(The Estate of Francis Bacon, “Removal of 7 Reece Mews”).
4. 들뢰즈의 사진 비판을 모든 사진에 대한 부정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1) 『감각의 논리』에서 사진은 주로 베이컨의 회화가 극복해야 할 선행 이미지와 재현적 가능성의 맥락에서 논의된다.
(2) 들뢰즈는 독립된 사진예술 전체를 체계적으로 분석하지 않는다.
(3) 따라서 “사진은 모두 클리셰이고 회화만 감각을 생산한다”는 결론은 책의 적용 범위를 넘어선다.
(4) 사진도 익숙한 재현을 반복할 수 있지만 클리셰를 드러내고 변형하며 새로운 감각을 만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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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사진의 사실과 감각의 사실
1. 사진은 대상을 실제로 촬영했다는 사실과 연결된다.
(1) 전통적인 사진에서는 대상에서 반사된 빛이 렌즈를 거쳐 필름이나 센서에 기록된다.
(2) 이러한 물리적 연결 때문에 사진은 흔적·증거·기록으로 사용된다.
(3) 사진에는 “그 대상이 카메라 앞에 있었다”는 지표적 성격이 있다.
2. 들뢰즈가 베이컨의 회화에서 말하는 ‘사실’은 사건에 관한 정보나 증거만을 뜻하지 않는다.
(1) 형상, 색면과 윤곽이 서로 관계하면서 발생시키는 회화적 사실이다.
(2) 이미 존재하는 대상을 정확히 복사하는 사실이 아니다.
(3) 회화의 행위를 통해 새로 만들어진 감각의 사실이다.
3. 사진에서는 기록의 사실과 감각의 사실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
(1) 실제 사람이 실제 장소에 존재했다는 기록적 사실이 있다.
(2) 그 인물과 공간의 관계가 압박·고립·진동을 일으키는 감각적 사실이 있다.
(3) 기록적 사실이 강하다고 감각이 자동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4) 감각적 강도가 강하다고 기록의 사실이 무효가 되는 것도 아니다.
4. 다큐멘터리 사진에서는 두 사실을 균형 있게 다루어야 한다.
(1) 감각만 강조하면 사건의 역사와 원인이 사라질 수 있다.
(2) 정보만 강조하면 사진이 설명문의 삽화로 축소될 수 있다.
(3) 좋은 다큐멘터리 작업은 사실을 왜곡하지 않으면서 관람자가 그 현실의 힘을 신체적으로 느끼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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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눈으로 만지는 ‘햅틱 시각’
1. 들뢰즈는 시각을 광학적 시각과 햅틱(haptic) 시각으로 구분한다.
(1) 광학적 시각은 눈과 대상 사이의 거리를 유지한다.
① 형태를 명확하게 구분한다.
② 공간의 깊이와 원근을 파악한다.
③ 대상을 멀리서 전체적으로 바라본다.
(2) 햅틱 시각은 눈이 대상을 만지는 것처럼 표면과 가까워지는 지각이다.
① 표면의 질감을 느끼게 한다.
② 눈과 대상 사이의 거리를 줄인다.
③ 윤곽과 배경의 구분을 불안정하게 만든다.
④ 시각을 촉각과 연결한다.
2. 햅틱 시각은 단순히 질감이 선명한 사진을 뜻하지 않는다.
(1) 고해상도로 피부를 확대했다고 자동으로 햅틱 이미지가 되는 것은 아니다.
(2) 상품의 재질을 정확히 보여주는 광고사진은 촉각 정보를 제공하지만 대상과 관람자의 거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3) 햅틱 시각은 관람자가 표면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기보다 표면의 밀도와 압력에 감각적으로 휘말리는 경험이다.
3. 사진에서 햅틱 시각은 다음과 같이 형성될 수 있다.
(1) 신체와 사물에 매우 가까이 접근한 프레이밍
(2) 피부·천·벽·흙·금속 표면의 물질성
(3) 얕은 심도로 인해 형태와 배경이 섞이는 화면
(4) 거친 입자와 불균일한 인화 표면
(5) 인물의 전체 모습보다 피부·주름·접촉·압력을 강조하는 구성
(6) 대형 출력으로 관람자의 신체를 이미지 표면에 대면시키는 설치
4. 햅틱 시각은 시각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1) 눈을 통해 촉각·무게·온도·냄새·소리까지 연상하게 만드는 복합 감각이다.
(2) 사진은 실제로 만질 수 없는 대상을 눈으로 만지는 듯 경험하게 할 수 있다.
(3) 이는 시각 중심주의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시각 안에서 다른 감각을 활성화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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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감각의 공감각적 성격
1. 들뢰즈에게 감각의 여러 수준은 각 감각기관에 완전히 분리되어 있지 않다.
(1) 색을 보면서 온도를 느낄 수 있다.
(2) 거친 표면을 보면서 촉각을 느낄 수 있다.
(3) 비명을 지르는 입을 보면서 소리를 상상할 수 있다.
(4) 무거운 신체를 보면서 중량과 압력을 느낄 수 있다.
(5) 고기와 피부를 보면서 냄새와 습기를 연상할 수 있다.
2. 이러한 감각 간의 소통은 그림이 실제 소리와 냄새를 제공한다는 뜻이 아니다.
(1) 시각적 형식이 다른 감각의 기억을 활성화한다.
(2) 관람자의 신체가 여러 감각을 결합하여 작품에 반응한다.
(3) 작품은 하나의 감각기관에만 머물지 않는 복합적인 감각을 만든다.
3. 사진에서도 공감각적인 감각을 구성할 수 있다.
(1) 젖은 옷과 피부는 습기와 냉기를 느끼게 할 수 있다.
(2) 먼지 낀 공간은 건조함과 냄새를 연상시킬 수 있다.
(3) 움켜쥔 손과 굽은 자세는 힘과 통증을 전달할 수 있다.
(4) 입자와 흔들림은 소음과 진동을 느끼게 할 수 있다.
4. 공감각은 특정한 색을 특정한 감정과 기계적으로 연결하는 공식이 아니다.
(1) 붉은색이 언제나 폭력이나 열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2) 푸른색이 항상 차가움과 우울을 만드는 것도 아니다.
(3) 감각의 효과는 이미지 안의 관계와 관람자의 경험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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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윤곽·격리·공간
1. 베이컨의 회화에서 형상은 단색의 색면과 원형·타원형의 윤곽 안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1) 윤곽은 형상을 배경에서 잘라낸다.
(2) 형상을 하나의 감각적 사건으로 격리한다.
(3) 동시에 형상과 색면 사이에서 힘이 이동하는 경계가 된다.
(4) 윤곽은 단순한 외곽선이 아니라 안과 밖을 조절하는 막이다.
2. 격리는 인물을 사회적 관계에서 완전히 제거한다는 뜻이 아니다.
(1) 서사적 연결을 줄여 형상이 직접 작용하게 만든다.
(2) 형상에 가해지는 공간적 압력을 강화한다.
(3) 관람자가 인물의 행동 이유보다 신체 상태에 집중하게 한다.
3. 사진에서 프레임은 들뢰즈의 윤곽과 부분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
(1) 프레임은 현실에서 특정한 신체와 공간을 분리한다.
(2) 주변 정보를 제거하여 대상의 감각적 강도를 높일 수 있다.
(3) 문·창문·벽·그림자와 같은 내부 프레임은 인물을 격리할 수 있다.
(4) 인물 주변의 빈 공간은 고립과 압박을 동시에 만들 수 있다.
4. 그러나 프레임과 윤곽은 완전히 같은 개념이 아니다.
(1) 베이컨의 윤곽은 그림 내부에서 형상과 색면을 교환시키는 회화적 장치이다.
(2) 사진의 프레임은 촬영된 세계의 일부를 선택하고 잘라내는 매체적 조건이다.
(3) 사진에서 윤곽 개념을 적용할 때는 외부 프레임, 내부 경계, 초점과 심도, 빛의 분할을 함께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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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사진에서 우연과 통제
1.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은 우연을 중요하게 사용했지만 무조건적인 우연에 작품을 맡기지는 않았다.
(1) 물감의 번짐과 붓의 흔적이 예상하지 못한 형태를 만들 수 있다.
(2) 작가는 그 우연을 받아들이거나 제거한다.
(3) 선택된 우연은 다른 요소와 연결되어 새로운 형상을 만든다.
(4) 우연은 판단과 결합할 때 작품의 일부가 된다.
2. 사진은 촬영 순간에 우연이 강하게 개입하는 매체이다.
(1) 인물의 갑작스러운 표정
(2) 예측하지 못한 빛의 변화
(3) 프레임 안으로 들어온 낯선 대상
(4) 움직임과 셔터속도가 만든 흔들림
(5) 여러 대상이 한순간에 만든 공간적 충돌
3. 사진가의 역할은 우연을 단순히 기다리는 데 있지 않다.
(1) 우연이 발생할 조건을 만든다.
(2) 수많은 우연 가운데 의미 있는 장면을 선택한다.
(3) 선택한 사진을 연작과 배열 안에 배치한다.
(4) 우연을 작업의 문제의식과 연결한다.
4. 들뢰즈적 우연은 무계획과 다르다.
(1) 계획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2) 미리 정한 계획이 작품을 모두 지배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3) 작업 중 발생한 사건이 처음의 의도를 변화시키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4) 사진가는 통제와 비통제 사이에서 작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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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초상사진에 대한 적용
1. 전통적인 초상사진은 얼굴을 개인의 정체성과 내면을 보여주는 중심으로 사용한다.
(1) 표정으로 성격과 감정을 표현한다.
(2) 눈을 통해 인물의 내면을 읽게 한다.
(3) 자세·배경·옷으로 직업과 사회적 위치를 설명한다.
(4) 관객이 인물을 하나의 안정된 개인으로 인식하게 한다.
2. 들뢰즈적 초상사진은 얼굴을 인물의 진실한 내면을 보여주는 투명한 창으로 보지 않는다.
(1) 얼굴은 사회적으로 조직된 기호의 체계이다.
(2) 표정에는 감정 표현에 관한 문화적 규칙이 작용한다.
(3) 카메라 앞에서 사람은 자신의 얼굴을 스스로 연출한다.
(4) 얼굴인식 기술은 얼굴을 생체 데이터로 분해한다.
3. 들뢰즈적 접근은 인물을 알아볼 수 없게 만드는 데 목적이 있지 않다.
(1) 인물이 하나의 성격과 이야기로 고정되지 않게 한다.
(2) 얼굴과 신체에 작용하는 시간·노동·질병·욕망·불안을 드러낸다.
(3) 인물의 외모보다 몸이 공간과 맺는 감각적 관계를 보여준다.
(4) 인물이 자신의 정체성을 넘어 변화하는 상태를 포착한다.
4. 초상사진의 변형은 대상에 대한 폭력이 될 수 있으므로 윤리적 검토가 필요하다.
(1) 작가가 타인의 얼굴과 신체를 자의적으로 훼손할 권리를 자동으로 얻는 것은 아니다.
(2) 형식적 변형이 인물의 존엄을 침해하거나 사회적 편견을 강화할 수 있다.
(3) 특히 환자·노인·장애인·빈곤층처럼 취약한 대상을 촬영할 때는 동의와 유통 맥락이 중요하다.
(4) 감각의 강도는 촬영 대상에 대한 책임을 대신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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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거리사진과 일상사진에 대한 적용
1. 거리사진은 결정적 순간과 우연한 관계를 포착한다는 점에서 다이어그램적 가능성을 가진다.
(1) 인물과 사물이 예상하지 못한 관계를 만든다.
(2) 그림자·반사·가림이 안정된 형태를 흔든다.
(3) 여러 움직임이 한 프레임 안에서 충돌한다.
(4) 일상적 공간에서 보이지 않던 힘과 리듬이 드러난다.
2. 그러나 기묘한 순간을 포착했다는 이유만으로 들뢰즈적 사진이 되는 것은 아니다.
(1) 단순한 시각적 농담에 머물 수 있다.
(2) 우연히 닮은 형태를 보여주는 사진이 될 수 있다.
(3) 낯선 사람을 우스꽝스럽게 소비하게 만들 수 있다.
(4) 하나의 장면이 상투적인 ‘결정적 순간’의 공식을 반복할 수 있다.
3. 일상사진에서 중요한 것은 평범한 대상을 특별하게 꾸미는 것이 아니다.
(1) 익숙한 사물에 작용하는 시간·마모·압력·반복을 드러내는 것이다.
(2) 사물의 이름과 기능으로 환원되지 않는 감각적 상태를 보여주는 것이다.
(3) 사람·사물·공간 사이에 숨어 있던 힘의 관계를 포착하는 것이다.
(4) 평범함 속에서 기존의 지각 습관을 흔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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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풍경사진에 대한 적용
1. 전통적인 풍경사진은 세계를 안정되고 조화로운 전체로 보여주는 경향이 있다.
(1) 수평선과 원근법으로 공간을 조직한다.
(2) 아름다운 빛과 균형 잡힌 구도를 강조한다.
(3) 자연을 인간이 바라보고 소유할 수 있는 대상으로 제시한다.
(4) 관람자는 풍경 바깥의 안전한 위치에서 장면을 바라본다.
2. 들뢰즈적 풍경사진은 풍경을 보기 좋은 대상으로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1) 바람·습기·열·중력·침식·성장의 힘을 드러낸다.
(2) 인간과 환경 사이의 경계를 흔든다.
(3) 관람자가 풍경을 멀리서 소유하기보다 그 환경의 압력에 들어가게 한다.
(4) 공간을 고정된 배경이 아니라 힘이 충돌하는 장으로 보여준다.
3. 풍경에서 감각을 만든다는 것은 무조건 흐리고 추상적으로 촬영한다는 뜻이 아니다.
(1) 명확하고 정밀한 사진도 환경의 힘을 보여줄 수 있다.
(2) 반복되는 구조와 미세한 차이가 시간과 통제의 힘을 드러낼 수 있다.
(3) 인간이 만든 시설과 자연의 충돌을 통해 정치적·생태적 힘을 보여줄 수 있다.
(4) 중요한 것은 풍경의 외형보다 그 형태를 만들어낸 힘을 감각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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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다큐멘터리 사진에 대한 적용과 한계
1. 들뢰즈의 감각 개념은 다큐멘터리 사진이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실의 힘을 경험하게 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1) 노동현장을 촬영할 때 작업의 종류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신체의 반복·무게·피로를 드러낼 수 있다.
(2) 재난을 촬영할 때 파괴된 건물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공간에 남은 부재와 압력을 느끼게 할 수 있다.
(3) 질병을 촬영할 때 증상만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와 의료체계가 맺는 관계를 보여줄 수 있다.
2. 그러나 감각을 강조하면서 사실적 맥락을 지워서는 안 된다.
(1) 누가 피해를 입었는지 밝혀야 할 수 있다.
(2) 사건이 언제 어디에서 왜 일어났는지 설명해야 할 수 있다.
(3) 구조적인 원인과 책임 주체를 제시해야 할 수 있다.
(4) 감각적 모호성이 정치적 책임까지 모호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3. 아리엘라 아줄레이(Ariella Aïsha Azoulay)는 사진을 사진가·촬영 대상·관객·권력이 관계 맺는 정치적 사건으로 본다.
(1) 관객은 고통의 이미지를 소비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진 속 인물의 요구에 응답할 가능성을 가진다.
(2) 사진의 감각적 힘은 촬영 대상의 시민적·정치적 요구와 분리될 수 없다(아리엘라 아줄레이(Ariella Aïsha Azoulay), 『사진의 시민계약』(The Civil Contract of Photography), 2008, JSTOR).
4. 다큐멘터리 사진에서 들뢰즈의 감각은 사실과 윤리를 대신하는 이론이 아니다.
(1) 사실을 신체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방법이다.
(2) 이미 알려진 설명을 새로운 지각으로 열어주는 방법이다.
(3) 정보·감각·윤리를 함께 구성할 때 가장 타당하게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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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디지털 사진과 생성 이미지에 대한 적용
1. 디지털 사진은 촬영 이후 다양한 계산을 거쳐 완성된다.
(1) 자동노출과 자동초점
(2) 다중 프레임 합성
(3) 얼굴·피부·하늘의 자동 보정
(4) 노이즈 제거와 선명도 향상
(5) 인공지능에 의한 이미지 선택과 분류
2. 이 계산 과정은 새로운 형태의 클리셰를 만든다.
(1) 피부는 매끄럽게 보정된다.
(2) 하늘은 더 푸르고 극적으로 표현된다.
(3) 얼굴은 정해진 미적 기준에 가까워진다.
(4) 추천 시스템은 과거에 반응이 좋았던 형식을 반복 노출한다.
(5) 생성형 인공지능은 학습 데이터에 많이 포함된 시각적 관습을 재조합한다.
3. 들뢰즈의 다이어그램 개념은 디지털 도구의 무작위 효과와 동일하지 않다.
(1) 필터를 임의로 적용하는 것은 기존 스타일의 선택일 수 있다.
(2) 생성형 인공지능의 예상 밖 결과도 데이터와 모델의 가능성 안에서 나온다.
(3) 중요한 것은 우연한 결과가 기존 클리셰를 실제로 흔드는가이다.
(4) 작가는 결과를 선택·배열·수정하면서 새로운 감각적 관계를 구성해야 한다.
4. 인공지능이 기괴한 얼굴이나 뒤틀린 신체를 만들었다고 자동으로 들뢰즈적 형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1) 그것은 학습 데이터의 오류나 생성 모델의 결함일 수 있다.
(2) 기괴함 자체가 감각의 논리를 보장하지 않는다.
(3) 왜곡이 어떤 힘과 신체적 문제를 드러내는지 작품 전체에서 확인되어야 한다.
(4) 의도하지 않은 오류를 철학적 개념으로 포장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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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들뢰즈적 사진을 판단하는 기준
1. 재현의 문제
(1) 사진은 이미 알려진 대상을 그대로 확인시키는 데 머무르는가?
(2) 인물과 사물이 이름·기능·상징으로 완전히 환원되는가?
(3) 재현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감각의 형상을 만들어내는가?
2. 힘의 문제
(1) 사진은 대상의 겉모습만 보여주는가?
(2) 시간·압력·속도·중력·노동·욕망처럼 형태를 만든 힘을 드러내는가?
(3) 형식적 변형과 보이지 않는 힘 사이에 실제 관계가 있는가?
3. 신체의 문제
(1) 신체를 하나의 정체성과 표정으로 고정하는가?
(2) 신체를 힘과 감각이 통과하는 장으로 보여주는가?
(3) 신체의 변형이 대상을 기괴한 구경거리로 만들지는 않는가?
4. 다이어그램의 문제
(1) 우연은 단순한 실패인가?
(2) 우연이 기존 구도와 의미를 흔드는가?
(3) 작가는 발생한 우연을 선택하고 작품 전체에 통합했는가?
5. 햅틱 시각의 문제
(1) 사진이 대상을 멀리서 구경하게 하는가?
(2) 표면·질감·무게·온도·접촉을 신체적으로 느끼게 하는가?
(3) 단순한 고해상도와 감각적 근접성을 혼동하지 않는가?
6. 리듬의 문제
(1) 한 장 안의 선·색·공간·신체가 강도의 변화를 만드는가?
(2) 연작의 배열이 설명적인 이야기만 전달하는가?
(3) 사진과 사진 사이에서 공명·충돌·상승·하강이 발생하는가?
7. 클리셰의 문제
(1) 아름다운 풍경, 슬픈 노인, 순수한 어린이 같은 익숙한 이미지를 반복하는가?
(2) 기술적 효과 자체가 새로운 클리셰가 되지는 않았는가?
(3) 작품은 관람자의 익숙한 지각 습관을 실제로 흔드는가?
8. 윤리의 문제
(1) 감각의 강도를 위해 타인의 고통과 신체를 이용하지 않는가?
(2) 대상의 동의와 존엄을 고려했는가?
(3) 감각적 모호성으로 역사적·정치적 책임을 지우지 않는가?
(4) 사진의 형식적 자유와 촬영 대상에 대한 책임을 함께 유지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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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자주 발생하는 개념적 오해
1. “흔들린 사진은 들뢰즈적이다”라는 주장은 성립하지 않는다.
(1) 흔들림은 하나의 기술적 현상이다.
(2) 흔들림이 신체에 작용하는 힘과 시간을 드러낼 때 감각적 의미를 가진다.
2. “기괴한 신체는 기관 없는 신체이다”라는 주장도 성립하지 않는다.
(1) 기관 없는 신체는 외형의 기괴함이 아니다.
(2) 신체를 고정된 기능과 정체성으로 조직하는 체계를 흔드는 개념이다.
3. “잔혹한 사진은 감각이 강하다”는 주장도 성립하지 않는다.
(1) 잔혹한 소재는 충격을 줄 수 있다.
(2) 그러나 충격이 곧 감각의 복합성과 예술적 강도를 의미하지 않는다.
(3) 사건의 폭력과 사진 형식의 폭력은 구분해야 한다.
4. “추상적인 사진은 재현을 극복했다”는 주장도 성립하지 않는다.
(1) 추상 형식도 상투적인 장식이 될 수 있다.
(2) 들뢰즈의 형상은 대상을 완전히 제거하는 순수 추상과 다르다.
(3) 재현을 없애는 것보다 재현 안에서 새로운 힘을 발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5. “작가의 감정이 강하면 감각도 강하다”는 주장도 성립하지 않는다.
(1) 작가가 촬영 당시 느낀 감정과 관객이 작품에서 경험하는 감각은 다르다.
(2) 작가의 내면이 형식으로 구성되지 않으면 작품의 감각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3) 감각은 작가의 진정성만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6. “사진은 현실을 기록하므로 감각을 만들 수 없다”는 주장도 성립하지 않는다.
(1) 사진의 기록성과 감각성은 배타적인 관계가 아니다.
(2) 사진은 실제 대상의 흔적을 보존하면서 동시에 보이지 않는 힘을 감각하게 만들 수 있다.
(3) 사진의 중요한 가능성은 기록의 사실과 감각의 사실이 만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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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사진 제작에 적용하는 구체적 방법
1. 촬영 전에 작업을 하나의 이야기로 완전히 고정하지 않는다.
(1) 촬영할 대상과 문제의식은 분명히 설정한다.
(2) 예상한 장면만 수집하지 않는다.
(3) 현장에서 계획과 충돌하는 사건을 받아들인다.
(4) 대상이 작가의 생각을 바꿀 가능성을 남겨둔다.
2. 대상의 외형보다 그것을 변화시키는 힘을 관찰한다.
(1) 무엇이 신체를 누르고 당기는지 본다.
(2) 시간이 사물과 공간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 본다.
(3) 사람의 자세에 노동·질병·관계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본다.
(4) 바람·습기·온도·빛이 공간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본다.
3. 감정을 직접 설명하는 표정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1) 몸의 자세와 무게를 본다.
(2) 인물과 공간 사이의 거리를 본다.
(3) 피부·옷·사물의 접촉을 본다.
(4) 화면의 압축·비움·가림이 만드는 긴장을 본다.
4. 우연을 무조건 버리지도, 무조건 숭배하지도 않는다.
(1) 기술적 실패 중에서 새로운 감각을 발생시키는 결과를 구분한다.
(2) 우연한 장면이 작업의 기존 생각을 어떻게 흔드는지 검토한다.
(3) 선택된 우연을 연작의 전체 구조에 연결한다.
5. 편집에서 설명적인 사진과 감각적인 사진의 관계를 조절한다.
(1) 모든 사진이 같은 정보를 반복하지 않게 한다.
(2) 서로 다른 강도의 사진을 배치한다.
(3) 사진 사이의 여백과 단절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4) 관객이 의미를 생각할 시간과 감각을 경험할 시간을 함께 제공한다.
6. 전시에서는 관람자의 신체를 고려한다.
(1) 출력 크기로 이미지와 관객 사이의 거리를 조절한다.
(2) 설치 높이로 시선과 자세를 바꾼다.
(3) 작품 간격으로 이동 속도를 조절한다.
(4) 빛과 공간을 통해 이미지가 신체에 미치는 압력을 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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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들뢰즈의 감각론과 사진 고유성의 관계
1. 들뢰즈의 감각론은 사진이 회화처럼 보여야 한다고 요구하지 않는다.
(1) 사진을 물감처럼 변형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2) 베이컨의 화면을 흉내 내는 것이 목적도 아니다.
(3) 뒤틀린 얼굴·강한 색·어두운 배경을 반복하는 것은 베이컨의 스타일을 모방하는 데 그칠 수 있다.
2. 사진적 적용은 사진의 고유한 조건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1) 사진은 실제 대상과 만난 흔적을 남긴다.
(2) 셔터는 연속되는 시간에서 특정한 순간과 지속을 선택한다.
(3) 프레임은 세계의 일부를 잘라낸다.
(4) 초점과 심도는 가시성과 비가시성을 나눈다.
(5) 사진은 복제·캡션·보도·기록·감시 등 다양한 제도에서 사용된다.
3. 사진에서 감각의 논리는 현실의 흔적을 제거하는 데 있지 않다.
(1) 현실의 흔적 안에서 아직 이름 붙지 않은 힘을 드러내는 데 있다.
(2) 익숙한 대상을 낯선 효과로 꾸미는 것이 아니라 익숙한 지각의 질서를 흔드는 데 있다.
(3) 사진이 무엇을 보여주는지와 사진이 관람자의 신체에 무엇을 일으키는지를 함께 다루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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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핵심 결론
1. 질 들뢰즈(Gilles Deleuze)의 『감각의 논리』는 예술을 의미와 이야기의 전달 수단에 한정하지 않는다.
(1) 예술은 보이지 않는 힘을 포착한다.
(2) 신체에 직접 작용하는 감각을 만든다.
(3) 재현의 상투성을 흔들고 새로운 형상을 발생시킨다.
(4) 시각을 촉각·소리·무게·온도와 연결한다.
(5) 작품 내부의 강도 차이를 리듬으로 구성한다.
2. 사진에 적용할 때 핵심은 베이컨의 왜곡된 형식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다.
(1) 흔들림·왜곡·거친 입자·기괴한 신체가 자동으로 들뢰즈적 사진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2) 그러한 형식이 대상에 작용하는 힘을 드러내고 관람자의 지각을 새롭게 조직할 때 감각적 의미를 가진다.
(3) 들뢰즈적 사진은 대상을 알아보지 못하게 만드는 사진이 아니라, 익숙하게 알아보는 방식만으로는 대상을 다 이해할 수 없게 만드는 사진이다.
3. 사진에서 감각의 논리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사진은 현실의 외형을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고 그 외형을 만들어낸 시간·압력·속도·중력·노동·욕망과 같은 힘을 감각하게 할 수 있다. 이때 사진 속 대상은 이야기의 삽화에서 벗어나 감각이 통과하는 형상이 된다.
4. 사진은 기록과 감각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매체가 아니다.
(1) 사진은 실제 대상이 존재했다는 흔적을 보존할 수 있다.
(2) 동시에 그 대상과 공간에 작용한 힘을 신체적으로 경험하게 할 수 있다.
(3) 기록적 사실과 감각적 사실이 만나는 지점에서 사진 고유의 들뢰즈적 가능성이 발생한다.
5. 최종적으로 들뢰즈의 감각론을 사진에 적용한다는 것은 다음을 의미한다.
사진을 단순히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설명하는 창으로 보지 않고, 세계의 힘이 신체와 충돌하는 감각적 사건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사진가는 이미 존재하는 형태를 복제하는 사람이 아니라 카메라·대상·우연·시간·공간 사이에서 새로운 감각의 관계를 만드는 사람이다. 관객 역시 사진의 정답을 찾아내는 해석자에 머물지 않고, 사진의 힘을 자신의 눈과 몸으로 통과시키며 새로운 감각을 구성하는 참여자가 된다.
[29] 주요 참고문헌
1. 들뢰즈의 원전
(1) 질 들뢰즈(Gilles Deleuze), 『프랜시스 베이컨: 감각의 논리』(Francis Bacon: The Logic of Sensation), 1981. 영어판 대니얼 스미스(Daniel W. Smith) 번역, 2003, University of Minnesota Press.
(2) 질 들뢰즈(Gilles Deleuze)·펠릭스 가타리(Félix Guattari), 『천 개의 고원』(A Thousand Plateaus), 1980.
(3) 질 들뢰즈(Gilles Deleuze)·펠릭스 가타리(Félix Guattari), 『철학이란 무엇인가』(What Is Philosophy?), 1991.
(4) 질 들뢰즈(Gilles Deleuze), 『시네마 1: 운동-이미지』(Cinema 1: The Movement-Image), 1983.
(5) 질 들뢰즈(Gilles Deleuze), 『시네마 2: 시간-이미지』(Cinema 2: The Time-Image), 1985.
(6) 질 들뢰즈(Gilles Deleuze)의 저서와 생애에 관한 개요는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에서 확인할 수 있다.
2. 프랜시스 베이컨의 작업과 자료
(1) 데이비드 실베스터(David Sylvester), 『프랜시스 베이컨과의 인터뷰』(Interviews with Francis Bacon), 1975 및 증보판, Thames & Hudson.
(2) 프랜시스 베이컨 작업실과 사진자료, The Estate of Francis Bacon.
(3) 에드워드 마이브리지(Eadweard Muybridge)의 연속사진은 베이컨이 신체의 동작과 변형을 연구하는 주요 자료 가운데 하나였다.
3. 사진적 확장을 위한 참고문헌
(1) 아리엘라 아줄레이(Ariella Aïsha Azoulay), 『사진의 시민계약』(The Civil Contract of Photography), 2008, JSTOR.
(2)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 『밝은 방』(Camera Lucida), 1980.
(3) 빌렘 플루서(Vilém Flusser), 『사진의 철학을 위하여』(Towards a Philosophy of Photography), 1983.
(4) 수전 손택(Susan Sontag), 『사진에 관하여』(On Photography), 1977.
(5) 들뢰즈의 감각론을 사진에 적용할 때는 이 사진이론들이 다루는 기록성·지표성·장치·관객·윤리의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