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실황으로 들어보는 차이콥스키 바이올린협주곡.
양인모의 운지와 보잉은 나무랄 데 없었는데, 파가니니 콩쿨 우승이 괜한 게 아니었다.
다만 개인적으로 좀 아쉬웠던 부분은 죽기살기로 한다는 느낌이 전달되지 않았다는 거.
뭐 이건 취향 차이니까 연주자를 탓할 건 아니고 꼭 그런 느낌을 받아야 만족하는 감상자가 문제인 거다.
인터미션후 이어진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목관이 열일했다. 특히 오보에와 클라리넷.
트롬본의 미세한 불안정과, 소리가 참 기분나쁜 트럼펫(개인적인 소견)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았다.
2악장의 잉글리쉬호른은 무난했는데, 고향을 그리는 흐느낌이 좀 더 풍부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이틀전 말러 5번때와는 달리 5부 현악 파트가 안정된 연주를 들려주었다.
오늘은 좌석이 무대 뒤 합창석 바로 옆 구역이라 지휘를 100% 볼 수 있었던 자리.
오른손의 바통과 왼손의 깨알같은 지시는 빈틈이 없었는데...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순도 높은 '신세계 교향곡'이었다.
외면받는 좌석이었는데 의외로 음향이 상상이상이었다.
20미터 아래의 관악기의 생소리와 그 소리가 음향판을 타고 들려오는 블렌딩 소리가 참 좋았다.
앞으로 이쪽 구역 중심으로 예매를...
이틀전 말러에 이어 오늘도 역시 보면대가 없다.
암보(7.2일 합창때도 암보였다고 한다).
일흔 셋(73)의 나이에 암보 지휘라...자기관리가 대단한 지휘자임이 분명하다.
7월 2일부터 7월 12일까지 열흘 동안 이어지는 부산콘서트홀 개관 1주년 기념 연주 릴레이.
베토벤 합창, 말러 5번, 차이콥스키, 드보르자크, 그리고 카르멘.
그 사이사이 챔버홀의 살롱음악회.
대단한 강행군이다.
한 지휘자와, APO 한 오케스트라가 이 레퍼토리들을 열흘 동안 연주한다.
그리고 그 오케스트라 주요단원들은 사이사이 실내악 연주도 참여해야 한다.
음악감독 정명훈 선생 또한 사이사이 실내악 연주에 직접 피아니스트로 참여해야 한다.
살인적인 일정이다.
매일 지휘자와 오케스트라가 바뀌는 페스티벌 본고장 서유럽에서도 시도된 적이 없는 불가능한 일정.
그런 점에서 이번 개관 1주년 기념 연주회 시리즈는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없을 기념비적인 공연들이다.
오는 주말 2회의 카르멘 야외 공연까지 잘 마무리되기를 기원하고 또 기원한다.
여담으로,
오늘 아침 최근 부산콘서트홀을 다녀온 서푼 회원들과 연주회 환담을 나누었는데
니트 셔츠를 입은 지휘자는 좀 그렇다고 개인적인 소견을 말하기도 했는데...
오늘은 정장 스타일의 가디건...복장에 신경을 썼다는 느낌을 주었다.
객석에 대한 예의...그 정도면 나쁘지 않다.
브라보 정마에!
(이런 살인적인 일정에 이틀전 말러5번 그 정도면 준수했는데...듣는 내가 몸이 안 좋았던 게야...)
첫댓글 차이콥스키와 앵콜 2곡은 명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신세계 교향곡.....곡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현악 펄트가 세팅되어 있는 모습과 관파트의 더블링 배치를 보고 기대치를 낮추었지만 제 기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연주력 ㅠㅠ 하지만 호른 수석과 목관 수석 4인방의 연주는 황홀지경^^
인터미션중 의자가 많이 들어오길래 차이콥스키보다는 편성이 크니까...목관 기준으로 4관편성이더군요...호른 더블 제외하면 원래 2관편성인데...4관으로 가니까 현악도 보강해야 하고(베이스는 무려 10대)...과하기는 했습니다...
@서푼짜리오페라 부산 신예 연주가들 무대에 세우느라 무리한 대편성이 된거고...소리는 안 좋아지는 결과를 초래한거죠 ㅠㅠ 3악장은 앙상블이 무너지던데요 ㅠㅠ
@sempre 장기적인 오케스트라 빌드업...대편성 이유가 있었군요
@서푼짜리오페라 장기적인 빌드업이 과연 가능할런지 ^^
차이콥스키 연주 좋았습니다...다만 출발전 이른 저녁을 먹으면서, 가는 동안 차 안에서 힐러리 한의 유투브 영상을 들었는데 그게 오버랩되는 탓에...ㅎㅎㅎ
그나저나 앵콜 2곡이면 본전 충분히 뽑았다는!
차이콥스키 협주곡을 어제같은 수준으로 연주할 수 있는 연주자도 매우 드물죠..워낙 난곡인데 유명하기도 하니까...사실 협연자 입장에서는 매우 부담스러운 곡입니다. ㅎㅎㅎ 어제는 양인모도 좋았지만 정쌤의 반주 역시 명불허전...정경화쌤 반주를 얼마나 숱하게 했겠습니까 ㅋㅋㅋ 특히 목관파트....폭풍감동...그 중에서도 클라리넷 김한....사랑합니다 ^^
@sempre 어제 오케스트라 반주 좋았습니다...독주자를 거의 쳐다보지도 않고 소리만으로 그렇게 합을 맞추다니...클라리넷 소리는 정말 예술...인터미션때 뭘할까님과 서로 이구동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