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바로 그것이다>조셉 캠벨
앞에 소개한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에 비해 가볍게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우선 분량이 절반가량이고, 내용도 대중을 대상으로 쉽게 편찬되었기 때문이다.
종교, 특히 서양의 기독교를 중심으로 캠벨이 생각한 내용을 그의 강연과 대담 등을 체계적으로 재배열하여 종교를 폭넓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 책을 읽는다면 기독교 신자들도 기독교를 더 깊고 또 새롭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기독교만의 특수성에 집착하기보다 인간 보편성의 차원에서 말이다.
참고로 '네가 바로 그것이다'는 인도의 우파니샤드 전통의 유명한 구절이다. 산스크리트 원문의 독음은 '다트 트봠 아시'로서 엘리엇의 <황무지>에도 인용된 말이다. '너'는 물론 인간 개개인을 가리키며, 그것은 '신', '진리', '하늘나라'를 모두 아우리는 궁극이다. 셈족의 전통적 기독교가 인간과 신을 구분한 이원론적 세계관으로 바라보는 것과는 달리 대부분의 다른 종교는 일원론적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더구나 인도의 힌두교의 다양성을 조금이라도 체험한 사람들은 그 깊이와 넓이에 놀랄 것이다. 힌두교에는 무속은 물론 기독교나 불교 등의 모든 다양한 종교들이 다 포섭될 만큼 다양하고 심오한 깊이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관통하는 말이 바로 '네가 바로 그것이다'이다.
이 우주 자체가 하나의 전체이다. 지나친 문자와 역사주의로 오히려 단순한 진리를 잊은 현대 기독교와 다른 종교들의 타자화 경향에 대한 반성과 이해의 계기가 될 것이다. 물론 이 책의 근본 바탕은 캠벨의 신화론에 기반한다.
목차
1. 은유와 종교적 신비 2. 종교적 신비 경험 3. 신에 대한 개념들 4. 종교적 상상력과 전통신학의 규칙들 5. 유대-기독교 전통의 상징들 6. 유대-기독교 영성의 상징들에 대한 이해 7. 질의응답 8. 대담 |
|
|
• 출판사 리뷰 |
|
|
|
|
1. 조셉 캠벨 신화학의 원전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의 독자들을 거느리고 있는 20세기 최고의 신화학자 조셉 캠벨. 국내에도 이미 《신화의 힘》,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들》 등 그의 저작물이 소개되어 그의 신화학을 대변하고 있다. 하지만 소개된 책들은 대부분 그의 후기 작품들로, 그의 신화학의 출발점이나 신화에 대한 기본적인 사고의 틀, 혹은 신화학에 대한 사고의 발전 과정에 대한 언급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번에 출간된 《네가 바로 그것이다》는 바로 이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이 책은 캠벨의 초기 작품들로 구성, 캠벨의 신화학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 자료가 되는, 한마디로 ‘조셉 캠벨 신화학의 원전(元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은유’를 서구의 영성에 대한 탐구의 중심에 놓게 된 삶의 계기를 설명하는 것에서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신화는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과 “신화는 은유”라고 말하는 캠벨의 대화에 관한 짧은 에피소드를 통해, 캠벨은 “신화란 무엇인가”―캠벨은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만나면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이라고 말했다―라고 질문하는 이들에게 신화의 정의를 확실히 알려주고 있다.
2. 조셉 캠벨 재단에서 펴낸 첫 번째 작품 조셉 캠벨은 1987년 숨을 거두기 전까지 방대한 양의 출판물을 남겨놓았다. 그런 그가 남긴 출판물 중에는 전 세계의 신화들과 상징들의 수집물이 가득한데, 그중에는 아직까지도 발표되지 않은 글이나 편지, 일기, 비디오나 오디오로 녹음된 강연들도 상당히 많다. 캠벨의 그 많은 저작들을 영구 보존하고 보급하기 위해 1991년 조셉 캠벨 재단(본문 pp.288~289 참조)이 설립되었다. 재단은 캠벨이 남겨놓은 자료들이나 절판된 작품들을 ‘조셉 캠벨 전집_ The Collected Works of Joseph Campbell’으로 출간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 책은 바로 그 첫 번째 결실로, 조셉 캠벨 전집 제1권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에 실린 내용들은 대부분 예전에 소개된 바 없는 글들로, 유진 케네디 박사는 조셉 캠벨의 유고와 강연 테이프들을 검토하면서 이 책을 펴냈다.
3. 캠벨의 강연을 직접 들려주는 책 빌 모이어스와의 대담 이후 많이 알려진 캠벨은, 그 대담이 방송되었을 때는 이미 세상을 떠난 후였다. 그래서 이후 캠벨의 충실한 독자가 된 이들 중에는 그의 연설회장 혹은 강연회에 직접 참여하지 못한 사람이 많다. 특히 강연회에서 쏟아지는 수많은 질문에 정열적으로 대답하는 캠벨의 모습을 보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네가 바로 그것이다》는 이 모든 것들에 충분히 해답을 제시해 준다. 총 8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대부분 캠벨의 강연 내용을 엮은 것이기 때문이다. 제7장은 강연들의 질문 시간에 실제로 나왔던 것들을 편집한 것인가 하면, 제8장의 대담은 이 책을 엮은 유진 케네디가 1979년 2월 8일 뉴욕에서 캠벨과 했던 인터뷰 내용을 수록했다. 인터뷰는 〈The New York Times〉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이었고, 〈지구의 떠오름―새로운 영적 각성의 시작〉이라는 글로 소개되었는데, 이 글로 인해 빌 모이어스는 캠벨에 주목하게 되었다.
4. 신화를 이해하는 새로운 도구, 성서 신화 《네가 바로 그것이다》에서 캠벨은 “신화는 은유다”라고 정의내리면서 유대-기독교 신화를 예로 들고 있다. 즉 종교 전통의 은유들을 역사적인 사실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신자가 되고, 종교적 은유를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스스로 무신론자라고 여긴다는 것이다. 가령 동정녀 탄생은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의 생물학적 조건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영적 거듭남’을 말하는 것인데, 지금까지는 능동적 언어인 은유적 상징의 내포적 의미보다 외연적 의미에 치중해 왔다는 것이다. 캠벨은 성서 신화들을 탐구함으로써 그것들을 믿을 만하지 못한 것으로 폐기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지닌 영적 생명력과 의미를 재발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