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호텔과 KBS 김강섭악단의 추억(1976~1985)
(타워호텔은 현재 반얀트리 클럽 & 스파 서울 - 멤버십 호텔임)
중구 장충동 남산 국립극장 길 건너편에 자리잡은 타워호텔은 1969년에 개관해서 호텔객실 시설보다는 부대시설인 나이트클럽
과 옥외수영장으로 더 유명했었다.
1970년대에는 국내의 멋쟁이들은 여름에 타워수영장에 가면 다 만날 수 있을 정도였고 나이트클럽에는 군사정권 시절 고위층 자
녀들의 아지트라 할 정도로 요즘 말로 물이 대단히 좋은 클럽이었다.
호텔 17층건물 바로 앞, 오른쪽에는 나이트클럽과 커피숍, 사우나 시설 등 고급 휴게시설이 있었고 왼쪽에는 개관 초기에 국제회
의장 또는 부유층 자녀 결혼식장으로 쓰이던 건물이 있었는데 이 건물을 70년대 초반부터 "Tower Club"이라는 이름의 국내 최고
급 캬바레로 바꿔 운영하게 되었다.
(이 건물은 90년대부터 클럽을 폐쇄하고 2007년2월까지 결혼식장으로 쓰여졌음)
이 건물은 원래 1963년 5.16군사혁명 정부때 혁명정부의 확고한 반공 의지를 미국에 보여주기 위해 16층 반공연맹총본부(6.25한
국전쟁 참전국 16개국을 상징)건물로 지었는데 각국에서 대표를 보내주지 않아서 쓸모가 없게 되자 결국 민간인에게 호텔로 불하
하게 되었고 좁은 면적에 16층으로 지은 것이 타워처럼 보인다 하여 타워호텔이라고 이름 지어졌다 한다.
이 타워클럽(회장: 故이종묵)에서 1976년 봄부터 10년간 우리 KBS의 김강섭악단이 20인조(~30인조까지)편성의 관현악단으로
연주를 했는데 우리 악단은 이 클럽의 명성에 걸맞게 시중의 다른 클럽과 차별화 된 음악, 그당시 유행하던 폴모리아 악단류의 프
랜치 팝과 미국의 팝음악 등을 주로 선곡했고 단원들도 우수한 주자들로 구성했다.
지금은 1세대 원로 재즈맨으로 불리워지는 강대관(트럼펫) 최세진(타악기) 김수열(테너색스) 그리고 김헌국(트럼펫) 임헌수(드
럼), 안기승(드럼) 그 후로는 현재 인기 최고의 재즈맨 이정식(테너색스)등이 우리 악단에서 활동을 했었다. 필자가 트롬본인 관계
로 그 당시 대학생 중에 트롬본 실력이 좋다고 평판이 나 있는 학생을 골라서 장기간 단원으로 고용했는데 그들은 후에 외국 유학
후 현재 대학교수도 있고 유수한 교향악단의 수석 주자도 있어 참으로 마음이 흐뭇하다.
이 타워호텔은 2007년 2월에 영업을 중단하고 리모델링에 들어가서 2010년 6월에 개관되어 이때 부터는 싱가포르의 리조트 체
인인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에 의해서 6성급 멤버쉽 호텔로 향후 20년간 운영된다고 한다.
이 프로젝트의 시행은 어반 오아시스(Urban Oasis)가, 호텔 운영은 반얀트리그룹(Vanyan Tree Group)이 담당하고, 세계적인 투
자은행인 리만 브러더스(Lehman Brothers)와 신한은행이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참여했단다.
218개의 객실을 50개로 줄여 룸을 넓게 만들고 부대시설을 럭셔리하게 꾸미는 등 국내 최고급의 호텔로 완전 회원제로 운영되는
데, 바꾸어 말하자면 국내 최초의 상류사회 전용 사교클럽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벌써 40년이나 지난 그 곳에서 많은 추억들이 있었는데 그 곳이 없어지고 새로운 건물의 형태로 바뀐다고 하니 웬지 마음 한구석
에 허전한 감이 앞선다.
B밴드(캄보)연주시간의 쉬는 시간에 맛있게 먹던 그 유명한 장충동 족발,
통행금지가 없는 크리스마스와 연말 송년회 때 연주 끝내고 무교동에 가서 새벽까지 술 마시고 떠들던 그 단원들...
인기가수들과 쉬는 시간에 만나서 재미있게 나누던 이야기들...
낮부터 시작한 방송 녹화가 늦어져 타워클럽 연주시간과 겹쳐져 애태우던 일들.....
어쨌던 추억은 아름다운 것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