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의 진동이 멀리 사라져 가는 월요일이다
한반도에 굵은 장마비를 한차례 휩쓸고 지나가더니
메아리가 말 그대로 제주도부터 메아리쳐 왔다.
휩쓸고 지나간 자리엔 아픔과 고통의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
날씨는 재빛으로 찌부둥하고 사무실도 안나가고 무슨 휴일처럼 영화 네편을 내리 봤다.
레드 라이딩 후드
크래쉬 포인트
2012 슈퍼노바
프리스트 2011
영화를 한꺼번에 여러편을 섭렵하다 보면 머리속에 진부하게 남는 것이 별로 없다.
2012 슈퍼노바 재난영화이다.
그 영화를 보는 중에 시청에서 전화가 왔다.
복지과 김계장님 왈,
`` 회장님 새터민 공적조서 빨리 써주셔야 하는데...``
얼마 전에 공주시 여성단체 월례회의에서 올해 공주시 여성대회때 열심히 살고 있는
다문화 가정에 시장 표창을 하겠단다.
다문화 가정에만 눈돌리지 말고 어렵게 입국하여 공주시에 정착하여 열심히 살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에게도 표창을 하면 안되겠냐고 건의를 했었다.
그들도 우리처럼 잘하면 상도 타고 그래야 되는 것 아니냐고..
살아가면서 많은 격려와 자부심을 가지고 더 열심히 살거라며 진지하게 말했었다.
그 부분에 대하여 추천자의 공적조서를 해달란다.
`` 그거라면 칼같이 해줘야지...``
생각하고 있는 대상자도 있었지만 그래도 경찰서에 전화를 하여 신변담당자에게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있냐고 물어보았다.
대상자들을 얘기를 했지만 거의 1,2년 안팍의 대상자이기에 평소 생각해 두었던 사람을
추천하고 싶다고 하니 그 사람도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이니까 좋다고 하신다.
경찰서에서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라 보안계장님이 많이 기뻐하셨다.
메일로 복지과 여직원에게 보내고 전화를 했다.
메일로 보냈으니 챙겨 보고 보완할 사항있으면 전화해 달라고..
`` 시장표창 말고 모자세대에 격러금 전달하는 것은 어떻게 됐어?`` 하고 물었다.
이번에(6월16일 퇴소자)에 전입한 북한이탈주민이 5살된 여아와 다음달에 출산예정인
80년생 북한이탈주민이 왔다.
아이가 중국국적이라서 정착금 지원이 안된다고 했다. 브로커비는 한명당 200만원으로
400만원이 들었다는 딱한 북한이탈주민이다.
쌀도 없고................... 듣는 것은 항상 모자라는 말뿐이었다.
금요일에 한실장과 함께 생활식품과 김치를 가지고 갔었다.
7월20일 예정일에 하나원에서 알던 경기도 모처의 미혼모의 집에서 출산을 하고
아기를 입양시키겠노라고 말했다.
어떤것이 우선이고
어떤 것이 차선책인지 몰라 그녀의 의견에 이렇다 할 대책을 말해줄 수가 없었다.
그런 사정이 있는 관계로 여비라도 보탬이 되라고 또 건의를 했다.
그녀의 사정을 이야기 하고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라고 이달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에게
혜택을 주면 안되겠냐고............
`` 아~ 그거요? 여기 적혀있네요. 모자가정과 새터민 가정이라구...``
`` 그래 고마워.복받을겨.ㅎㅎㅎ``
5살된 딸아이가 있어서 티비도 없이 색칠공부를 하는 것을 보고 한실장이 말했다.
`` 우리집에 안쓰는 티비가 있는데 가져다 줄까요? ``
말 한마디에 그녀는 고마워했다.
한실장은 티비를 가져다 준다고 했으니 어린 딸아이의 무료함은 달랠 수 있으리라......
영화 네편을 보고 서울에 있는 아들에게 전화를 했다.
`` 아들~!! 영화 잘봤다. 화면이 끝내준다..``
월초 예비군 훈련으로 공주에 내려왔을 때 얼마씩 지불하고 영화를 다운 받아놓곤 가곤했다
에미가 영화감상을 잘하고 있으니 오면 꼭 물어본다
`` 엄마 영화 보고 싶은 것 있어요?``라고
`` 요즘 너무 바빠서 영화관에서 무슨 영화하는지도 모르겠다.``
26인치 모니터를 부착시키고 `` 엄마 영화 볼 때 실감나게 볼 수 있을거예요.``한다.
배부른 건 없어도
남보다 가정경제가 여유롭게 풍족하진 못해도 살뜰히 챙겨주는 아들, 딸래미덕에
바구니에 가득찬 행복은 아닐 망정 그마만하게 즐기며 그리 산다.
`` 한실장! 비도 오고 하니 내일은 어르신들 불고기를 해드리자.. ``
`` 네..회장님이 오실 때 사가지고 오실거죠? ``
경쾌한 한실장의 목소리가 예쁘게 여운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