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KSO를 구입했습니다. 처음 신었을 때는 좀 작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우선 신발을 신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지금은 신발이 좀 늘어나고,(빨면 다시 좀 줄어듭니다.) 신는 것이 익숙해져, 쉽고 빠르게 신습니다. 배송 받고 이틀정도 신고 평소 생활을 했습니다. 학교 캠퍼스에 다니는 일 외에는 거의 걷지 않으니까 적응하기 쉬울 거라 생각했습니다. 걸을 때 발바닥이 아프기도 했기 때문에 되도록 잔디가 있는 곳으로 걸어 다녔습니다. 이틀간 아킬레스건하고 종아리 쪽이 좀 땡기고, 발바닥이 아팠습니다. 기대보다 덜 매력적이었습니다. 비브람은 바로 구석으로 보내-버렸-습니다.
그러다 한 달 후쯤 케틀벨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구석에 박혀있던 비브람이 생각났습니다. 마침 한 축제의 스텝으로 일을 하게 됐는데, 이때다 싶어 무작정 신고 갔습니다. 5일간 하루 14시간 이상씩 서있거나 뛰어다녀야 하는 피로한 일이었습니다. 신고 다니면 적응에 도움이 될까 하는, 다른 신발보다 덜 피곤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일하는 첫날은 처음 구입해서 신었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종이라 쪽이 땡기고 발바닥이 아픈 게 다였습니다. 둘째 날은 아픔이 덜했고, 그 다음날은 조금 더 덜 했습니다. 신발을 젖은 채 신고 다녀서 인지, 발가락과 아킬레스건 쪽이 쓸려 피부가 벗겨졌습니다. 다음날부터는 반창고를 붙인 채 신었고 일이 끝나는 날까지 발은 아주 편했습니다. 신발을 신었다는 느낌보다는 제 발이 좀 두터워 졌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발과 신발이 서로 적응한 것입니다. 그 날 이후 매일은 아니지만 즐겨 비브람을 신습니다.
비브람에는 적응이 필요합니다. 비브람을 신지 않는 날에는 보통 맨발로 운동화를 신습니다. 맨발로 운동화를 신는 것도 편하긴 하지만 발이 신발 안에서 자유로운 대신 흔들리기 때문에 비브람을 신었을 때와 많이 다릅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비브람을 신는 날이면, 처음 신었을 때처럼 아킬레스건이 땡기고 발바닥이 조금 아픕니다. 비브람을 신으면 운동화를 신었을 때보다 발목이 많이 쓰입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능동적으로 걷게 되는데, 그렇지 않으면 발바닥이 매우 아프기 때문입니다.
요즘 잔디 위에서 맨발 달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제대로 뛰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10km 완주가 최근에 세운 목표입니다. Barefoot running 에도 skill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배울 곳도 없으니 유사부님(Youtube)에게 의존하면서 스스로 배워 가야 할 거 같습니다. (SOM 방문이후 유사부님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지만......) 이상 제 비브람 후기였습니다.
첫댓글 글에는 못 남겼습니다만, KSO는 발등을 덮는 신발인데, 신발보다 제 발등이 높아서 낑기고 가렵습니다. 하루나 이틀정도 신어 줘서 늘어나야 괜찮아집니다.
체험기 감사드립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10월 10일 맨발 달리기 행사 때 SOM에서 만나고 싶습니다. ^^
라라무리들처럼 즐겁게 떠들 정도로 이완하며, 달리는 것은 정말 높은 경지같아요. 축지법도 그런 것과 비슷할 듯.
사생결단을 각오하고 헬게이트를 넘나드는 심정으로 달리던 울트라마라토너가 저어기서 달려오는 즐거운 라라무리들을 보고 완전히 허걱~ 했다고 합니다. 자신이 온갖 첨단 이론과 프로그램으로 준비해온 시합인데 말입니다.
거짓없는 글이지만, 수 많은 사람들을 기만하는 글입니다. 스스로에게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