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청와대 나들이
23, 04, 08
지난해 5월 10일 청와대를 개방한 지
거의 1년이 되어가는데 지근거리에 있지만
대한민국의 애환을 담고 있는
역사의 현장을 이제야 가보았다.
개방하자마자 새로운 볼거리로
많은 이들이 청와대 관람하러 갈 때
번잡한 곳을 피하고 싶기도 했지만
그동안 불행한 대통령들의 거처였던
권력의 중심부 청와대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고궁 나들이 하듯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이 땅에 태어나서 뉴스에서 보던
역사의 현장을 한 번쯤 직접
가보아야 하는 게 맞다 싶었다.
개방한 지 상당 기간이 흘렀으니
비교적 한가하리라 짐작하고
아침 9시 첫 번째 관람팀으로 들어갔다.
개방 시간 이전인데도 이미 많은 사람이
정문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관람 코스는
청와대 정문 - 청와대 본관 -
산책로(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 오운정)-
대통령 관저- 상춘재- 녹지원- 춘추관이다.
청와대 본관
청와대는
당초 일제 강점기 총독 관저로 건축되었다.
정부 수립 후 1948년부터는
초대 이승만 대통령의 관저로 사용되면서
'경무대'라 했다가
1960년 윤보선 대통령 때
'청와대'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청와대 본관은 1991년 노태우 정부 시절
원래 있던 건물을 허물고
정림건축의 설계로 신축한 것이다.
전통 한옥 양식의 지붕
본관 중앙계단
조선과 현대가 섞인 청와대
일반 개방된 청와대 본관 내부는
재미있는 혼종성의 공간이다.
천장이 드높은 홀과 붉은 카펫이 깔린 중앙계단은
유럽의 궁전과 관공서에 흔한 양식인데,
계단 옆의 기둥은 한옥 양식을 흉내 낸 모습이다.
천장은 옛 우리 궁궐·사찰의
우물천장인데 조명은 샹들리에다.
게다가 중앙계단의 샹들리에는
한옥 공포(栱包) 모양이면서
유럽식 크리스털 프리즘을 빼곡히 달았다.
벽에는 신라 금관 모양에 크리스털을 단 조명도 있다.
게다가 중앙계단의 샹들리에는
한옥 공포(栱包) 모양이면서
유럽식 크리스털 프리즘을 빼곡히 달았다.
벽에는 신라 금관 모양에 크리스털을 단 조명도 있다.
(중앙일보 2022, 06, 17 기사 발췌 - 문소영 기자)
본관 세종실의 역대 대통령 사진
무궁화실에는 영부인들 사진이 있다.
본관 복도 천정
김식의 ‘금수강산도’(1991)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직접 구입했다는
인왕실 안에 있는 전혁림의 '통영항'
국무회의장에 걸려있는 ‘일월오봉도’를
가리키며 최범 디자인 평론가가 말했다.
“국민이 주권을 갖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조선의 왕과 전혀 다른 존재인데,
대통령을 제왕처럼 만들어버리는 이미지다.
그뿐만 아니라 청와대 전체가
조선의 이미지에 지배되고 있다.
이것은 소수의 의사결정권자나
디자이너의 발상보다도
한국인 전체의 의식을 반영한다.
몸은 대한민국에서 살지만,
의식과 이미지는 아직 조선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최 평론가의 말처럼 조선 이후 한 세기가,
청와대 본관이 이어진 후에도
30여 년이 흘렀건만,
우리는 여전히 대통령을 임금에 비유하고
시민을 백성에 비기는 글과 이미지를
수없이 볼 수 있다.
(중알일보 발췌- 문소영 기자)
본관 전경
본관 입구에서 바라본 대정원
TV에서 많이 비치던 청와대 본관
대정원에 있는 영산홍
좀 더 기다리라고 하네.
대정원에서 바라본 인왕산
관저 뒤 산책로에서 바라본 서울 풍경
산책로는 약 30분 간 오르내린다.
산책로에 있는 五雲亭
대통령 관저
상춘재 앞 녹지원
주말 오후에 하루 2차례 공연이 있었다.
상춘재 내부
국내외 귀빈에게 우리 전통 가옥 양식을
소개하거나 의전행사 등을 진행하던 장소
춘추관
대통령의 기자회견 및 출입기자들의
기사 송고실로 사용하던 공간
이 외에도 영빈관, 칠궁, 침류각이 경내에 있지만
관람 동선이 아니라 그냥 통과했다.
정문에서 춘추관까지 소요시간이
1시간 반이나 우리는 산책로를 걷고
사진 담느라 약 2시간 이상 소요되었다.
다른 계절에 다시 와보고 싶은 곳이다.
첫댓글 그곳
역사의 숨결이 느껴지는 근현대사의 중심
뉴스속에 애환이 있는 곳......... 이 땅의 기록이 보존되어있는 그곳을 가셨군요...
오롯이 사진속에 담긴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앞으로는 비극이 아닌 좋은 결말로 마감하는 역사가 되길 기원합니다.
글속에 담긴 느낌까지 전하여 지는 사진입니다. 잘 보았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그렇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공통적으로 하는 생각, 바람!
앞으로 비극은 그만
앞으로 비전만 실현되기를~!!!
사진- 청와대 본관을 지키는 소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