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브로 봄 오시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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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김밥(왼쪽), 빼떼기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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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은 볼거리 즐길거리도 많지만 먹을거리도 유명하다. 통영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충무김밥을 비롯해 무엇보다 풍부한 해산물 요리가 대표적 지역음식이다. 통영 여행에 음식도 빠질 수없다. 맛기행도 떠나보자.
◇ 도다리쑥국
- 봄 상징 두 음식의 환상적 궁합
- 갯바람 맞고 자라난 쑥 상큼함, 새살 오른 도다리 고소함 어우러져
봄에 가장 어울리는 통영 음식을 꼽으라면 단연 도다리쑥국이다. 봄 도다리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그 맛이 유명하다. 쑥은 대표 봄나물이다. 겨우내 언 땅을 비집고 갯바람을 맞고 자라난 쑥과 봄 즈음 산란 후 새살이 올라와 가장 맛있다는 도다리. 봄을 대표하는 이들 두 식재료가 결합해 훌륭한 제철음식을 탄생시킨다.
도다리국은 1년 내내 먹을 수 있지만 도다리쑥국은 쑥이 올라오는 봄에 두달 남짓 먹을 수 있는 제철음식이라, 봄에 통영을 방문하면 반드시 먹어야 하는 음식으로 꼽힌다.
도다리쑥국은 도다리 한 마리와 쑥, 무 정도가 식재료다. 조리법도 간단하다. 무를 우려낸 국물에 도다리를 넣어 익힌 뒤 쑥을 넣어 마지막 간을 하면 완성된다. 쑥향의 향긋함과 도다리의 고소함, 무 국물의 시원함이 어우러져 맛을 낸다. 도다리 살과 쑥을 얹고 국물과 함께 먹으면 봄향기가 입에 그대로 전해진다. 쑥향이 생선탕 특유의 비린맛도 없애 음식궁합이 잘 맞다.
고소함은 도다리뿐 아니라 다른 데에서도 기인한다. 도다리쑥국을 판매하는 용남면 장평리 한려수도의 이명림 대표는 "우리 집은 밀가루가 아닌 쌀가루로 쑥을 버무려 고소한 맛이 더하다"며 "제철음식이라 식재료 고유의 맛을 그대로 내 주면 되기 때문에 간도 소금으로만 할 뿐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1인분 1만 원. 문의 (055)649-7782
◇ 장어
- 전통적 통영 지역특산물 손꼽혀…정력·피부미용·노화방지 탁월
- 쫄깃한 육질 즐기려면 구이 제격
장어는 전통적으로 통영을 대표하는 수산물이다. 우리나라 바다장어의 80%가 집하되는 곳이 바로 통영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싱싱한 장어의 맛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장어잡이배가 통영경제를 이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장어는 지역 대표 특산물이다. 일제시대 때는 장어가 나면 일본으로 모두 거둬갈 정도로 맛이 우수했다고 한다.
쫄깃한 육질을 즐기고 싶다면 장어구이가 제격이다. 먹장어 갯장어 붕장어 등 종류가 여러가지이지만 요즘 가장 많이 먹는 종류는 붕장어(속칭 아나고)다.
오동통한 붕장어를 불판에 구운 뒤 고추장 간장 마늘 등으로 만든 양념장에 찍어먹으면 고소한 맛이 입안에 퍼진다. 추려낸 장어뼈와 머리로 끓이는 장어탕은 얼큰한 맛을 즐기길 원하는 이들에게 알맞다. 장어를 썰어 두부 무 등과 함께 넣어 조리한 장어국은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장어조림은 장어와 조림육수, 양념을 넣고 버섯 방아 등을 곁들여 끓여내 먹는다.
무전동 우리들장어 남재택 대표는 "요즘은 굴이나 멍게에 자리를 내준 감이 없지 않지만 장어는 여전히 통영을 대표하는 음식"이라며 "남자에겐 정력에 좋고, 여자에겐 피부미용과 노화방지에 좋다는 장어의 효능은 두 말할 필요 없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1인분 기준 장어구이 1만3000원, 장어조림 1만2000원, 장어국 1만 원, 장어탕 7000원. 문의 (055)648-8755
◇ 굴
- 12월부터 3월까지 제맛 즐길 수 있어
- 남자는 여자를, 여자는 남자를 위한 음식
- 생굴 굴그라탕 굴밥 등 코스요리 인기
'겨울엔 굴 먹으러 통영으로 간다'는 말이 미식가들에게 일상화될 정도로 통영 대표음식하면 굴이 떠오른다. 굴은 봄에 양식을 시작해 11월에 채취한다. 때문에 대략 12월부터 알을 배기 직전인 3월까지가 가장 맛있는 시기다. 굴은 '남자는 여자를 위해 먹고, 여자는 남자를 위해 먹는 음식'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정력과 피부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칼슘 흡수를 돕는 음식이기도 하다.
굴 요리 전문점 바다내음은 굴 코스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굴 코스요리는 생굴회 굴그라탕 굴튀김 굴전 굴찜 굴무침 굴잡채 굴탕수육 굴밥 등으로 구성돼 굴에 관한 모든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생굴회는 싱싱한 굴의 원맛을 즐기기에 좋다. 굴그라탕은 굴에 치즈 날치알 등을 넣어 만든 것으로 달콤한 맛이 아이들이 좋아할 만 하다. 굴찜은 껍데기 그대로 쪄낸 것으로 생굴의 비린맛을 싫어하는 이들에게 적당하다. 굴튀김 굴전 굴잡채 굴탕수육 등은 굴을 재료로 다양하게 조리한 음식들이다. 굴밥은 따끈한 돌솥에 밥과 김, 찐 굴을 비벼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용남면 장평리 바다내음 임영수 차장은 "굴은 겨울과 초봄에 가장 맛있어 지금 먹어야 하는 음식"이라며 "양식굴이지만 일반 양식 물고기와 달리 사료를 주는 것이 아니라 채묘만 인공적일뿐이지 청정해역에서 그대로 자라나기 때문에 자연산이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1인분 2만 원. (055)642-9933
◇ 그 외 통영 대표음식
충무김밥은 통영 하면 먼저 떠오르는 음식이다. 먼 뱃길에 나가는 이들에게 쉬지 않는 김밥을 팔고자 밥과 반찬을 따로 싸서 판매했던 데서 유래했다. 맨밥으로만 싼 한 입 크기의 김밥에 오징어무침 어묵무침 무김치를 반찬으로 먹는다. 함께 먹는 구수한 시래기국은 매운 반찬과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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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빵 |
요즘 통영항 일대는 어느새 꿀빵집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1, 2년새 충무김밥집을 제치고 들어서기 시작한 꿀빵집에서는 '통영 도넛'을 맛볼 수 있다. 한국전쟁 후 배고팠던 시기, 달콤한 간식이 필요했던 때 통영에서 탄생한 별미음식이다. 꿀빵은 밀가루 반죽에 팥앙금을 넣고 튀긴 뒤 꿀을 바르고 통깨로 마무리한다. 팥앙금에 꿀까지 합해지다보니 꽤 달아 쓴 커피나 차와 마시면 맛을 더욱 즐길 수 있다. 꿀빵집에서 직접 만드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빼떼기는 '고구마 말린 것'의 사투리다. 생고구마 또는 한번 찐 고구마를 말려 팥 강낭콩 찹쌀 등을 함께 넣어 끓인 것이 빼떼기죽이다.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이 소개해 유명해졌다.
통영의 술문화 하면 다찌를 빼놓을 수 없다. 술과 안주를 따로 시키는 것이 아니라 술을 주문하면 그에 맞춰 안주가 달려 나오는 형태다. 안주는 주로 생선회 굴 해삼 멍게 등 싱싱한 해산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