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번째] '찰흙으로 표현된 심리' 아동심리 칼럼 (찰흙 작품의 해석)

[마당]

교차로 2011년 8월 4일(목) 제4762호 아동 심리 칼럼​

✔ 찰흙으로 표현된 심리

찰흙은 언어표현이 어려운 아동이나, 반대로 과도하게 언어를 많이 사용하는 아동의 경우에 매우 유용한 매체로 활용된다. 입체적인 표현이 가능하고 다루기 쉽기 때문에 아동은 자유자재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 또한 질감이 부드럽고 유연해 생명과 몸체에 대한 소유욕을 표현하는 데 유용한 재료가 된다. 찰흙을 힘껏 쥐고, 굴리고, 형태를 만들려는 충동을 반영해 아동 내면의 욕구를 끌어내는 것이다.​

찰흙놀이 작품

Lowenfeld(1957)는 생애 초기에 경험하는 피부접촉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찰흙의 모형 만들기 활동이 자기자각, 자기인상, 자아개념을 발전시키며 자아와 타인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수단이 된다고 말했다. 즉, 찰흙을 통한 촉각 활동이 심리상태를 명확하게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고, 이러한 경험이 자아 발달에 영향을 미쳐 기본적인 감각 체계가 정립된다는 것이다.

◼ 연령별 찰흙놀이

✔ 2세 정도의 유아

'밀가루 반죽으로 만든 작품' 예시

2세 정도의 유아들은 오감을 활용해 찰흙을 보고, 만지고, 냄새 맡아보고 찰흙을 다룰 때 나는 소리를 주의 깊게 듣는다. 유아기 아이는 점토 자체에 관심이 있어서 오감을 동원해 특별한 목적 없이 두드리고, 마구치고, 죄고, 찌그러트리고, 튕겨보는 등 물리적 행동을 한다. 그러나 이 시기 아이들은 먹는 것과 먹지 못하는 것을 변별하지 못하므로 찰흙놀이를 할 때 주의해야 하며, 찰흙보다는 밀가루반죽을 주는 것이 안전하다.​

✔3세 정도의 유아

'점토로 만든 우연히 만들어진 모양들' 예시

3세 정도의 유아는 좀 더 체계적으로 점토를 다루게 되고, 이 과정에서 물리적 속성을 알게 된다. 이 시기의 유아들은 의도는 없지만 우연히 만들어진 모양들(공, 케이크, 뱀)로 경험을 쌓으며 이러한 활동을 반복해 다양한 작품을 만든다.​

✔ 5세 정도의 유아

찰흙놀이 작품

5세 정도의 유아는 미리 무엇을 만들지 계획한 다음 제작에 들어간다. 이 시기의 유아는 자기가 만들려고 하는 것과 점토라는 재료의 특징을 알고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 제작에 들어간다.

◼ 실제 아동의 '찰흙놀이 작품' 해석

✔ 실제 아동의 '찰흙놀이 작품' 사례 1

실제 아동의 '찰흙놀이 작품' 사례 1

이 아동은 자유롭게 찰흙놀이를 하다가 전쟁을 연상하고, 신체가 잘려 피가 흐르는 것을 표현했다. 이러한 공격적인 표현은 아동의 내면에 있는 공격 충동이 미술로써 방출된 것으로, 내면의 정화와 함께 전쟁의 이야기를 꾸미며 자신의 감정을 재구조화한다.​

✔ 실제 아동의 '찰흙놀이 작품' 사례 2

실제 아동의 '찰흙놀이 작품' 사례 2

주의력결핍 아동의 작품이다. 물고기를 만들어 자유롭게 헤엄치는 모습을 연출했다가 그물을 만들어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자신을 향한 외부의 통제에 대한 답답함의 표현이다. 이러한 통제로 인해 물고기는 생선구이로 변했으며, 결국 억압이 아동에게 삶의 에너지를 빼앗아 가고 있음을 표현했다.

✔ 찰흙놀이의 효과

찰흙놀이의 효과

아이들은 처음엔 아무 목적 없이 점토를 주무르고 두드리다가, 어느 날 공 모양을 만들고, 여기에 찰흙을 덧붙이거나 손가락 또는 기구로 구멍을 내 복잡한 형태로 만들어 가며 표현력이 풍부해진다. 일반적으로 6세 이후 가 되면 무엇을 만들겠다는 주제와 목적을 세우고 표현할 수 있게 되는데, 이즈음이면 평면적인 표현과 입체적인 표현이 동시에 나타난다.​

찰흙놀이 작품

찰흙 활동은 이처럼 초기 아동의 경험들을 새롭게 내다보게 하며, 이를 미술치료에서 안 전한 틀을 제공해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또한 자아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이 증진되고, 자신을 보게 돼 세계 속에서 자신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글쓴이 : 아동심리상담사 송인진 (우리마당·그림마당·다문화 상담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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