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정보> 100명산 <37>
●금정산(金井山 801.5m)<명산을 찾아서>
●소재지: 부산 금정구/북구/동래구, 경남 양산시 소재
●개요: 범어사 노송 금강암 단풍…부산 금정산
부산의 진산으로 불리는 금정산. 도심 가까운 곳에서 울창한 숲을 쉽게 만날 수 있어 부산시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산이다. 서울의 북한산은 국립공원이어서 등산로가 한정돼 있지만 금정산은 어디서나 능선을 탈 수 있다. 부산시민에게는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산 밑까지 지하철이 다니고 산 중턱까지 버스 노선이 나 있어 부산시민이면 누구나 주말에 한번쯤 오르내린다.
동으로는 부산의 금정구, 북으로는 경남 양산시, 남으로는 부산 동래구, 서로는 부산 북구와 접하는 넓은 지역에 위치해 있다. 주봉인 고당봉(801.5m)을 중심으로 북으로 장군봉(737m)과 남으로 상계봉(638m)을 거쳐 부산 초읍동 성지곡 뒷산인 백양산(642m)까지 길게 이어져 있다. 원효봉, 의상봉, 미륵봉, 대륙봉, 파류봉, 동제봉 등 준봉으로도 연결돼 면적만도 40㎢가 넘는다. 국립공원 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정산의 유래는 동국여지승람에서 찾을 수 있다. '산마루에 우물이 있어 한마리 금빛 나는 물고기가 오색구름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와 우물에서 놀았다'고 전하고 있다. 또 '그 산을 금샘(金井)이란 뜻의 금정산으로 이름 짓고, 그 속의 절을 하늘나라의 고기(梵魚)라는 뜻의 범어사라고 지었다'고 전하고 있다.
범어사는 합천 해인사, 양산 통도사와 함께 남도 3대 사찰 중 하나로 678년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했다. 범어사는 4~5월이면 경내에 피는 등나무 꽃이 장관을 이룬다. 가을철이면 사찰의 고즈넉함과 한가로움을 즐기기 위해 대웅전에서 금정산 등산로로 연결되는 코스모스 돌담길과 기와지붕길을 찾는 이들이 많다. 봄이면 고당제, 가을이면 금어문화축제가 열린다.
금정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산성이다. 금정산에 국내 최대의 산성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다지 많지 않다. 해발 800m 정상까지 축조된 길이 18㎞의 산성이 금정산성이다. 1980년대 말부터 복원에 나서 현재는 8662m가 보수·복원됐다. 위치와 형태, 규모로 볼 때 신라 때 왜적을 막기 위해 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금정산은 호국의 산으로도 불린다. 이 외에도 가까운 곳에 동래온천, 금강공원, 산성마을, 국청사, 미륵사 등 명소를 두루 지니고 있다.
금정산은 기암절벽이 많다. 원효대사가 수도를 했다고 전해지는 바위인 원효석대와 일본을 쪼는 암·수탉 형상의 자웅석계(雌雄石鷄), 범어사 창건의 전설을 지닌 암상금정(岩上金井)이 유명하다.
밑으로 조용히 흐르는 아름다운 물소리(大聖隱水), 금강암의 단풍(金剛晩楓), 청련암 주변 대숲에 내리는 운치 있는 빗소리(靑蓮夜雨), 내원암의 저녁 종소리(內院暮鐘), 금정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명봉의 단풍(鷄鳴秋月), 금정산 최고 전망대인 의상대의 조망(義湘望海), 고당봉에 걸린 흰 구름(姑堂歸雲)은 금정8경으로 불린다.
금정산의 울창한 수림과 맑은 물은 또다른 자랑이다. 2300여종의 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10여개의 약수터는 등산객의 목을 축여주고 일부는 금정구민의 식수로 사용되고 있다.
안타깝게도 최근에는 동식물 개체수가 줄고 있다. 등산로뿐 아니라 산 곳곳에서 일어나는 환경 훼손으로 산이 시름시름 앓고 있다. 부산시는 환경 훼손을 막기 위해 한때 안식년제를 실시하면서 일부 등산로를 폐쇄하기도 했다. 금정산에 대한 부산시민의 사랑이 지나친 탓일까. 주말이면 등산객으로 산길이 체증을 앓는다. 호젓해야 할 산길이 시골장터처럼 떠들썩하기 일쑤다. 산을 찾았다가 오히려 스트레스만 쌓여 오는 경우도 더러 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다니지 않은 등산로를 개척하며 호적함을 즐기는 산꾼도 많다.
중턱까지 시내버스 연결…주요 산행코스 6~8㎞
금정산은 산행 코스가 다양하다. 대도시에 있는 산이어서 교통이 편리하다. 장전동 식물원 입구, 산성(동문), 산성마을, 금강공원, 케이블카 탑승장, 범어사 등 산 밑, 산 중턱까지 시내버스가 연결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