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in 평택人 평택시민신문(http://www.pttimes.com)-[490호] 2009년 10월 15일 (목) 10:42:46
조상님이 물려주신 이 땅과 정신을 개발로 깎아낼 수 없어 목숨 걸고 지켜내 후손들에 물려줄 것
“500년 이상 이어져 내려온 생명의 터를 싹 없애고 기업이주일반산업단지를 만든다고 하니 청천벽력이지요. 17대인 나뿐만이 아니라 후손의 후손들이 사는 동네에다 선산까지 있는데 죽어서는 조상들을 어찌 뵐지가, 살아서는 후대들에게 면목이 없어 요즘 갑갑하고 불면증에 시달릴 정도입니다. 역사와 전통이 남아있는 천혜의 자연부락까지 없애며 산업단지를 개발한다니 분노가 치밉니다. 절대 용납 못합니다. 나는 목숨을 내놓고라도 부락을 지킬 다짐을 진즉부터 했습니다.”
순흥안씨 집성촌인 진위면 마산3·4리 자연부락이 포함된 200여만㎡의 땅에 산업단지가 들어선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마을이 발칵 뒤집혔다. 그 중 순흥안씨 집성촌의 종중회장인 안석준(64)씨는 요즘 심정이 말이 아니다. 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 느닷없이 마을이 없어진다니 날벼락도 이런 날벼락이 없다. 수용되면 낮은 보상비에 앞으로 살아갈 것도 막막하지만 그 보다도 종중회장으로서 지금까지 대대손손 지켜온 선산과 마을이 깎인다고 생각하니 앞이 더 캄캄하다.
자신이 살아가는 가치관과 방법, 일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가르쳐주신 부모, 조부모. 자신이 배운 것을 자신도 자녀와 손자들에게 가르치며 살아왔다. 이제 뿌리에 정신까지 없어질 것을 생각하니 조상들도, 후손들 볼 면목이 서지 않는다. 안 회장은 요즘도 매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일요일이면 술을 들고 선산을 찾는다. 안 회장의 이런 모습은 보면 마을 주민들은 ‘오늘이 일요일이구나’를 안다. 그것이 한 주의 시작을 의미하기도 하고 한 주를 정리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수십 년 전부터 해온 매주의 일과다. 부모, 조부모를 비롯 조상들과의 소통을 이루는 것이다.
이는 마음의 든든한 뿌리가 되어 주는 종중묘가 마을 안 주민들의 집 근처에 위치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기쁠 때는 기쁨을 나누고 절망이 느껴질 때는 마음의 위안을 받는다. 종중묘는 삶의 희망을 놓지 않고 여태껏 살아올 수 있었던 정신적 지주다. 안석준 회장은 지금 사는 집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64년 평생을 살아왔다. 지금의 정자 옆에 서 있는 큰 느티나무는 안 회장이 태어난 당시 안 회장의 부친이 아들의 출생을 기념으로 심어놓은 것이다. 당시 몇 년생인 나무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안 회장과 64년의 세월을 함께 해 왔다. 이 느티나무는 적당히 햇빛을 막아주고 그늘도 되어 주어, 주민들의 쉼터인 정자는 참새 방앗간이 되고 있다. 지금은 평택시에 보호수 지정 신청이 올라가 있는 상태다.
안 회장은 중고등학교 학창시절에는 효명학교까지 8㎞ 거리를 6년 동안 걸어 다녔다. 2007년 효명학교 행정실장을 퇴임하기 전 30여년은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했다. 걸으면서 혹은 자전거를 타면서 다닌 주변 환경은 빼어나게 수려했다. 아직도 머릿속에서 잊히지 않는 예쁜 모습이 남아있다. 많이 변하기는 했지만 지금의 부락 모습도 어느 자연부락에도 뒤지지 않는단다.
산업단지 반대 주민서명 앞장 “2001년 9월 당시 몇 백 년 이상 자연부락을 지켜온 종중 43명에게 평택시에서 ‘자랑스런 향토 가문패’를 증정했습니다. 이는 그만큼 자연부락을 지켜온 것에 대해 평택시에서 자랑스럽다는 것을 인정했고 앞으로도 자연부락을 잘 지켜달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시장이 바뀌었다고 해서 자연부락 지킴도 달라져야 하는 것입니까?”
안 회장은 마을의 역사와 전통은 뒤로한 채 개발, 개발에만 치중하는 행정과 정책이 한스럽다. 평택은 특히나 남아있는 임야가 19%밖에 없는 실정. 이렇게 다 자연을 깎아내다 보면 우리가 숨 쉬는 공기를 어디서 공급받아야 할 지 한탄한다.
산업단지 반대 추진위의 고문인 안 회장은 요즘 비대위측과 산업단지 조성을 반대하는 주민 서명 받기에 바쁘다. 송명호 시장에게 전달할 편지까지 직접 작성했다. 정치권으로도, 관련 기관으로도 어떻게 해서든지 마을과 주민의 입장을 밝혀 마을과 선산을 지켜내야 한다는 심정이다.
과거 새마을 운동 당시 새마을 지도자였던 안 회장은 성우 뺨치는 목소리를 가진 덕에 아나운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새마을 대청소, 통일벼 수확재배를 비롯해 새마을 운동에 관련된 홍보대사로 수년간 마이크를 통한 목소리가 전달됐다. 전국사립학교협의회 수석부회장 등 사립학교 운영에 대해서도 중요요직을 맡으며 사학발전에 헌신했다. 이런 그가 이제는 마을을 지키는 ‘투사(?)’가 되었다. 되고 싶어 된 것도 아니고 누가 뒤에서 떠밀어 된 것도 아니다. 전통 있는 마을을 없애며 산업단지를 조성한다고 하니 ‘어! 이거는 아니다’ 싶은 생각에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되었다.
종중회장으로서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다는 안 회장의 생각과 모습은 숙연하면서도 의연했다.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갈 생각이다. 조상들에게 혹은 후배들에게 같이 수십 년을 살아온 마을 주민들에게 당당하고도 바람직한 모습이 되고 싶다. 주민들과 그들의 자식들이 고향을 등지고 살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안 회장의 이런 생각과 행동은 자신이 조상들에게서 배운 뿌리와 정신의 전통을 잊어버리지 않고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한 ‘평택인’으로서의 몸부림이다.
“조상님 묘소 지킬 수 있게 산업단지에서 제외해주길”
마산리 순흥 안씨 안석준 종중회장 ‘눈물겨운’ 호소
평택in 평택人 평택시민신문(http://www.pttimes.com)-[495호] 2009년 11월 19일 (목) 19:26:01
평택이주기업주일반산업단지 입주가 예정돼 있는 마산리 순흥안씨 종중들의 마을지키기 노력이 잔잔한 여운으로 다가온다. 안석준 종중회장은 최근 마산리 산업단지에서 마산3, 4리를 제외시켜 달라는 눈물겨운 편지를 경기도와 평택시의회에 발송했다.
펜으로 직접 쓴 편지에서 안 회장은 18대가 500여년을 대대손손 살고 있는 자연부락으로서 조상들의 묘소를 돌보며 평화롭게 살고 있는 지역인데 갑자기 산업단지가 조성될 것이라는 소식에 잠도 못자고 병이 날 정도로 근심걱정에 싸여 있다면서 부락을 제외시켜달라고 밝혔다.
또한 조상님의 묘소가 70여 기가 있고 2000여명의 후손들이 이어오는 지역으로 마을을 깍아 내는 것은 순흥안씨 씨족 뿌리를 송두리째 없애 버리려는 것이고 이를 지키지 못하면 인생의 막을 내릴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주기업 일반산업단지는 산업단지 인, 허가 절차 간소화를 위한 특례법 제8조(산업단지계획) 제2항의 규정에 의해 사업시행자가 산업단지계획을 수립, 지정권자(경기도지사)에게 승인을 신청하게 된다. 설명회(공청회)를 개최해야 하고 산업단지계획심의위원회 심의 등 법적 절차를 거쳐 지정권자가 승인하게 된다.
현재 사업을 추진 중인 D개발에서 산업단지계획 승인 신청을 위해 산업단지계획 수립 중에 있으며 마산리 민원사항에 대해 민원 해소하는 방안을 검토 할 것을 D개발에 통보했다.
시는 “일단 주민들의 요청에 대해 해당 개발회사에 얘기를 한 상태이며 주민대표와 개발회사 대표 면담 후 시 중심으로 다시 한 번 주민들과의 만남을 가져 이야기를 나눠 본 다음에나 어찌될 지 가닥이 잡힐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3차례에 걸쳐 연기되었던 주민들과 D개발 대표의 만남은 오는 25일경에 이뤄질 것으로 보였다.
마산리 일반산업단지 규모 축소될 듯
214만㎡ 중 82만㎡만 조성… 나머지는 다른 지역 배정
평택in 평택人 평택시민신문(http://www.pttimes.com)-[546호] 2010년 12월 01일 (수) 10:56:03
진위면 순흥안씨의 집성촌인 마산리 일대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이주기업일반산업단지가 축소, 조정될 계획이다. 평택시는 214만5천㎡ 중 82만5천㎡만 마산리 일대에 조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으며 나머지 132만㎡는 팽성이나 현덕지역으로 산업물량을 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14만5천㎡으로 계획 예정이었던 이주기업일반산업단지는 산업단지 계획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의 반대가 극심하게 이루어진 지역이다. 주민들은 400여년 전통의 마을과 선산이 있는 집성촌에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은 주민들의 생명줄을 끊는 것과 같다면서 강력히 반대해 왔다. 또한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인접 지역인데다 214만5천㎡를 개발하는 것은 산림훼손이 많다는 지적으로 보존림을 두어야 한다는 주민들과 산림청 등의 관계기관 반대가 지속되어왔다.
상수원보호구역 경계 유하거리 10㎞내는 개발이 불가능했던 규제가 지난해 말 취수지점에서 7㎞까지 완화되었다 하더라도 상수원보호구역 인접 지역에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라는 반대가 많았다. 또한 평택의 산림지역이 19% 정도 밖에 남아있는 않은데 그나마 남아 있는 산을 크게 훼손하면서까지, 거기에 팽성이나 현덕 등 다른 지역에 산단물량부지를 확보할 수 있음에도 굳이 마산리에 이주기업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하려는 정책이 주민들과 평택시민들의 반대로 부딪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