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입력 : 2014.03.29 07:37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하여 큰 힘 들이지 않고 종이나 천 등을 자르는 데 쓰는 가위는 일상생활에서 아주 유용한 도구 중 하나다. 원래 가위는 기원전 1500년경 이집트에서 양털을 자르던 도구에서 유래됐으며, 용도에 따라 재단가위, 꽃가위, 나뭇가지를 치는 가위, 잔디 깎는 가위, 철판을 자르는 양철 가위, 장단을 맞추는 엿장수 가위 등 다양하다. 하지만 가위의 디자인은 용도에 상관없이 좌우대칭 형태를 갖는 경우가 많았다. 가위를 디자인할 때 주로 사용하는 손과 손가락의 작용에 대한 인체공학적인 연구를 충분히 하지 않고 균형 잡힌 외관과 제작의 용이성 등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 피스카스 가위(Fiskars Scissors). 올로프 벡스트룀 디자인(1967년). 뉴욕 현대미술관 소장(1976년). 길이 20.3㎝, 가격 16.99달러(약 1만8000원).
피스카스의 기업 색채인 오렌지색이 적용된 이 가위는 1967년 출시된 이래로 10억개 이상 팔렸으며,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도 즐겨 쓰는 세계의 디자인 아이콘이 됐다. 비록 가위 하나라도 진정 사람을 배려해 디자인하면 명예와 부를 거둘 수 있음을 실감하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