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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Do it your best and God will do the rest 원문보기 글쓴이: 강프로
고등학교 때 밴드부에 들어가 우연히 클라리넷을 접하게 되었었지요. 제 자랑이지만 악기에 소질이 있었던지 반년도 안되어 금새 실력이 늘었고 1학년 중에서는 제일 잘 불었고 심지어 몇몇 2학년 선배보다도 잘 분다는 평가까지 있을 정도여서 그때부터 음대에 가서 교수가 되리라는 꿈을 키웠습니다만 딴따라는 절대 안된다는 엄니의 강력한 반대를 극복 못하고 결국 6개월만에 꿈을 접어야 했지요.
나이가 들면서 언젠가는 못다한 꿈을 취미로라도 이루어 보리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더군요. 그래서 클라리넷을 꼭 사리라 마음 먹었습니다만 왠만한 클라리넷은 100만냥이 넘기 때문에 망설이던 중 미국에 있을 때 이베이에서 중고 부페 클라리넷을 300불에 팔고 있어 레이싱도 않하고 바로 질러버렸지요.
도착한 클라리넷이 멀쩡한 것 같아 떨리는 마음으로 불어 봤습니다만 저음은 나는데 고음만 올라가면 삑사리가 나더군요. 악기를 자세히 보니까 구멍을 막는 탭이 하도 낡아 바람이 세는 것 같아 언젠가는 수리한번 맡겨야 겠다고 차일피일 하던 중 오늘 드뎌 낙원상가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맛집얘기에 왠 클라리넷 얘기를 하느냐 하시겠습니다만 왜 인사동에 갔는지 설명하려다 보니 야그가 길어졌습니다. 음식얘기만 하면 재미 없잖아요.ㅋㅋㅋ(전 앞으로 맛집이야기를 이런식으로 써 볼까 합니다.)
점심을 안 먹고 낙원상가에 갔기 때문에 근처에 낙원상가 근처 "건국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밥집부터 찾았습니다. 인사동을 걷다 보니 "가쓰야"라는 돈까스집이 보였습니다.(간판이 큽니다.) 사실 전 골동품에 관심이 없어 인사동에 가본 적이 별로 없어 거기에 무슨 맛집이 있는지 몰라 그냥 단순하게 돈까스하고 모밀국수가 먹고 싶어서 들어 간 겁니다.
"가쓰야" 는 인사면옥 옆에 있습니다. 외관이 멋지지 않습니다만 뭔가 강력한 포스가 느껴지는 그런 집이였습니다.
가게 앞이 유료주차장이라 주차가 가능합니다만 공간이 무척 좁습니다. 10대나 세울까....
인테리어....... 그런거 이집엔 없습니다. 대개의 맛집이 인테리어가 없지요.
메뉴는 다른 집과 대동소이 합니다.
마눌이 시킨 카레까스입니다. 전 그냥 로스까스를 시켰습니다만 제가 맛집 블로거가 되기 힘든 이유가 식탐으로 음식만 나오면 바로 손을 대는 버릇으로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없다는 점 일겁니다. 제 음식은 사진찍는거 잊어먹고 한입 먹어버려 사진을 찍지 않았습니다. ㅠㅠㅠ 이집은 일본식 돈까스인데 소스 맛은 그저 그랬습니다. 하지만 고기는 사르르 녹을 정도로 매우 부드러워 이집이 맛집임을 알게 해 주더군요.
가운데 놓고 먹으려고 모밀국수도 하나 시켰습니다만 나오자 마자 주책맞게 한덩어리 이미 먹어버려 안 찍을까 하다가 걍 찍었습니다. 면은 뭐 대충 먹을만했고 쯔유는 너무 달달한게 아닌가도 했지만 저는 괜찮았습니다.
전반적인 평가를 한다면 돈까스가 먹고 싶을때 우연히 주위를 지나가다 들릴까 일부로 찾아갈 정도의 집은 아닐 것 같았습니다.
밥 먹고 나와 낙원상가에 가서 미리 약속해 둔 수리점인 지윤악기에 들려 임대리님이라고 사료되는 분한테 클라리넷을 보여 줬습니다. 무척 오래된 클라리넷이라고 하네요. 너무 오래되어 탭이 다 못쓰게 되어 완전히 분해해서 전체 수리를 해야 한답니다. 현금으로 15만냥 달라고 하더군요. 예술의 전당 앞에 부페 클라리넷 전문 수리점이 있는데 미리 알아 보니 30만원 달라고 했는데 이 집은 반값이라 흔쾌히 수리를 맡기고 집으로 왔습니다.
새롭게 태어날 클라리넷이 무척 기대가 됩니다.
(Buffet 클라리넷 B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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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운동만 잘하는지 알았더니 나팔도., 클라리넷 부는 강프로 모습이 낯설지만 학교 때 밴드부라니.. 요즘 자주 어울리는 술친구인 사대부고 밴드부 출신이 있는데 몇 모여 연희동 음악실에서 연습해서 일년에 한번 연주회도 하더라고, 연습보다 마시기가 더 많지만 ㅎㅎ 보기 좋더만.. 언제 클라리넷 협연에 초청 해!!
저 당구만 300치고 또 당구는 운동도 아닌 관계로 운동을 잘한다는 것은 좀 그렇습니다. ㅋㅋㅋ 클라리넷은 고1때 6개월 불어본 거 빼곤 수십년 동안 만져보지도 못했슴다. 수리 다 되면 짬 나는대로 연습해 볼 생각이라 협연은 환갑넘어야 가능할 것 같슴다.ㅎㅎㅎ 권순열사장님 요즘 섹스폰 부신다는데 열심히 연습해서 써니밴드에서 활동해 볼까 합니다. ㅋㅋㅋㅋ
강사장님. 참 맛 있어 보이네요. 그러니까 옛날 서울예식장 뒷골목에 스끼야끼집 鳴海庵(나루우미안)이 생각나네요. 지금도 있는지? 그 떄는 장영자 사건으로 모두 놀고 있을 때 당구 치던 사우들과 같이 가서 먹던 모리소바(모밀국수), 이나리즈시(유부초밥), 생달걀,파무침소스에 찍어 먹던 스끼야끼는 30년이 지난 지금도 생각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