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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문명의 발상지 멕시코(Mexico)
7. 마야의 고대 유적지 팔렌케(Palenque)
◐ 멕시코 고고학의 중심지 팔렌케
산크리스토발에서 팔렌케까지는 그다지 먼 거리는 아니지만 가는 길이 별로 좋지 않다. 우리는 가급적 싼 교통편을 이용하려고 이곳저곳을 알아보다가 일단 중간지점인 오코싱고(Ocosingo)까지 가기로 하였다.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였고, 12시에 오코싱코에 도착하여 잠깐 내려서 목을 축이고는 곧바로 떠났는데 2시간 30분 정도 걸려서 도착한 팔렌케(Palenque) 또한 작고 소박한 도시였다. 오코싱고와 팔렌케 중간에 아구아 아줄(Agua Azul)이라는 꽤 유명한 관광지가 있는데 폭포가 볼만하고 수영도 즐길 수 있다고 하였지만 유혹을 뿌리치고 곧바로 팔렌케로 향하였다.
팔렌케는 이제 막 도시 정비를 하는 모양인지 온통 길거리는 공사판으로 어수선하다. 작은 호텔을 정하고는 시내를 어슬렁거렸는데 거리는 사람과 건물 등 소박한 마야의 냄새가 물씬 난다. 시장을 돌다가 시장 한쪽 구석, 생선을 튀기는 기름 솥 옆에 앉아 다시 한 번 띨라피아 생선튀김으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유적지는 내일 가기로 하고 근처를 돌아보았는데 도시를 벗어나면 바로 밀림이라 도로에서 한 발짝만 들어가면 이름 모를 거목들이 빼곡히 들어서있고, 밭을 일군 곳에서는 옥수수가 꽃이 피고 수염이 나오고 있다. 팜트리(Palm Tree) 밭에서는 무성한 이파리 사이로 탐스런 열매가 덩어리지어 열렸고, 낡은 트럭은 하나 가득 대추야자를 싣고 간다. 너무나 평화스럽고 이국적인 마야 시골마을의 풍경이다.
파칼왕 비문의 신전 / 비취마스크 /석관 뚜껑
팔렌케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던 유적으로 지각변동과 뒤덮인 정글의 나무들로 800여 년간 방치되어 있다가 20세기에 들어와 고고학자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고 한다. 이곳에 사람들이 살기 시작한 것은 BC 300년경이라고 하는데 전성기를 이루었던 AD 600년에서 900년 사이에 이 지역을 통치하였던 마야족 파칼왕(King Pacal)의 무덤이 발견되면서 주목을 끌게 되었다고 한다. 상당히 넓은 지역에 흩어진 수십 基의 신전, 왕궁, 피라미드들이 산재해 있는데 특히 비문(碑文)의 신전(Templo de la Inscripciones)으로 알려진 피라미드의 내부가 발견되면서 전 세계 고고학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게 되었다.
높이가 23m인 이 피라미드에서 1952년 멕시코의 고고학자 루이리엘(Alberto Ruz Lhuillier)은 묘실(墓室)로 내려가는 완벽하게 숨겨진 가파른 비밀 통로를 발견하는데 그 길이는 총 25m나 되었다고 한다. 그 내려가는 비밀 통로에서 수많은 유물이 발견되었는데 토기와 조개껍질, 비취가 들어있는 상자 등이 나왔고, 산채로 제물로 바친 사람의 인골까지 나왔다고 한다. 그 끝나는 곳에 가로세로 4X9m, 높이 7m인 파칼왕의 현실(玄室)이 발견되었는데 비밀통로에 설치된 장애물들을 제거하고 현실에 도착하기까지 루이리엘은 꼬박 3년이 걸렸다고 한다.
현실(玄室)의 바닥은 물론 사방 벽면과 천정까지 아름답고 정교한 조각들로 가득 차 있었는데 그 가운데에 안치된 석관 속에는 비취조각으로 만들어진 가면을 쓴 파칼왕의 유해가 발견되었다.
부장품으로 가로세로 3.8mX2.2m의 묘비명(墓碑銘)이 발견되었는데 고대 마야어로 씌어진 620여 자의 글자를 판독할 수 있었고, 내용은 왕가와 도시의 역사를 기록한 것이었다고 한다. 또 석관의 뚜껑에는 흡사 우주복을 입고 정교하게 제작된 우주선으로 보이는 기구에 앉아서 조종하는 모습이 조각되어 있는 그림이 새겨져 있었는데 그 해석을 둘러싸고 많은 논란이 있다고 한다.
이 완벽하게 보존된 파칼왕의 무덤은 이집트 왕가의 골짜기에서 발굴된 투탕카멘왕의 무덤 발굴과 비견(比肩)된다고 하며 ‘투탕카멘의 황금마스크’가 트레이드마크라면 이곳 파칼왕은 ‘비취마스크’가 트레이드마크로 기념품 가게는 물론 노점상까지 모조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비석의 신전 외에도 가운데 4층 전망탑이 있는 왕궁터(El Palacio), 태양의 신전(Templo del Sol), 나뭇잎 십자가 신전(Templo de la Cruz Foliada), 십자가 신전(Templo de la Cruz), 재규어의 집(Casa del Jagua) 등이 있다.
팔렌케 왕궁 유적 / 나뭇잎 십자가 신전
마야족의 볼(Ball) 경기가 있었다는 볼경기장(Jurgo de Pelota/Ball Court)도 있었는데 경기에서 이긴 팀 주장의 심장을 꺼내 신에게 바치고, 또 그것을 최고의 영광으로 생각했다고 하며, 경기장은 굉장히 크고 거의 완벽하게 보존되고 있다. 마야인들에게 있어 십자가(Cruz)는 ‘생명의 나무’를 의미한다고 한다. 팔렌케 유적은 전체적으로 비교적 규모가 크고 잘 정비되어 있다는 느낌이었는데 다만 내부로 들어가 볼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몬테알반(Monte Alban)에서부터 치첸잇사(Chichen Itza)까지 자포텍족, 마야족의 유적을 둘러보면서 국내에서 보았던 영화 『아포칼립토(Apocalypto)』가 이곳 이야기임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울창한 밀림, 벌거벗은 사람들, 두툼하고 긴 코, 밀림 속에 쌓고 있던 피라미드, 산 사람의 머리를 자르는 의식 등이 바로 이곳의 옛 모습이겠다.
8. 마야의 고향 메리다(Merida)
◐ 마야의 심장부 메리다(Merida)
메리다(Merida)는 멕시코시티로부터 1.440km, 칸쿤(Cancun)까지는 320km 떨어진 유카탄 반도의 끝부분에 있다.
안내책자에 ‘마야의 심장부로 가는 관문『Gateway to the Maya Heartland』’이라고 소개되어 있는 도시로 인구는 75만 정도이다.
팔렌케(Palenque)에서 오후 4시 40분 출발하여 중간지점인 에스카르세고(Escarcego)까지 3시간이며 차비는 150페소였는데 시원한 망고주스로 목을 축이고 곧바로 메리다를 향하였다. 이 또한 3시간 정도로 150페소이다.
메리다 남쪽 80km 거리에 있는 우쉬말(Uxmal)은 독특한 건축양식인 푸크양식(Puuc Style)의 건축물이 있는 중요한 유적지인데 치첸잇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하여 아쉽지만 다녀오는 것을 포기하고 치첸잇자 인근의 작은 마을 피스테(Piste)로 향하였다.
치첸잇자는 대체로 칸쿤이나 바야돌리드(Valladolid: 40km 동쪽)에서 당일코스로 관광을 오기 때문에 부근에 있는 좋은 호텔에서 자려면 상당히 비싸다. 그래서 우리는 8km 가량 떨어진 조그만 시골마을인 피스테(Piste)에서 1박에 100페소짜리 허름한 호텔을 구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운동 겸 걸어서 치첸잇자로 향하였는데 1시간 30분 정도 걸렸고 입장료는 1인당 116페소로 꽤 비싼 편이다. 입장권은 손목에 띠를 둘러주는데 관광하는 내내 차고 다녀야 한다. 이곳은 팔렌케에 비하여 관광객들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9. 마야의 대 유적 치첸잇자(Chichen itza)
쿠쿨칸 대 피라미드 / 세노테(Cenote) / 뱀의 입(케찰코아틀)
치첸잇자는 멕시코를 대표하는 마야 유적지로 ‘잇자의 우물입구(Chi:입구, chen:우물, itza:부족이름)’라는 뜻이라고 하며 실제로 당시의 우물(세노테/Cenote:스페인어)도 있다. 이곳 밀림지역은 지표면을 흐르는 강이나 시냇물이 거의 없고 지표면 7~8m 아래로 물이 흐르며, 물이 귀한 관계로 이런 우물이 있는 곳에 도시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치첸잇자는 상당히 넓은 지역에 유적이 흩어져 있어 꽤 큰 도시였음을 알 수 있었는데 한 가운데 쯤에 쿠쿨칸 피라미드(El Castillo/Pyramid of Kukulcan)가 우뚝 솟아있다.
사면을 따라 꼭대기까지 각각 91계단, 모두 합치면 364계단이고, 맨 위의 제단(Central Platform)까지 합치면 365계단으로 태양력 1년을 나타낸다고 하며, 전체 높이는 25m라고 한다.
피라미드를 오르는 계단 입구에는 입을 벌린 커다란 뱀의 머리조각이 있는데 춘분과 추분 때면 햇빛으로 계단에 그림자가 생기는데 뱀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형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맨 아랫쪽은 뱀이 입을 벌리고 있는 형상의 조각이다.
마야인들은 이 뱀을 깃털달린 신성한 뱀 ‘쿠쿨칸(Kukulcan)’으로, 아즈텍인들은 ‘케찰코아틀(Quetzalcoatl)’이라 불렀고, 자신들을 구원하러 온다고 믿어 수많은 산 사람을 제물로 바쳤던 신이다.
그 밖에도 4개의 볼 경기장(Ball Court), 전사의 신전(Temple of the Warriors), 해골의 신전(Temple of the Skulls), 재규어 시전(Temple of Jaguars), 신관의 무덤(Tomb of the high Priest), 사슴의 신전(Temple of the Deer), 조각(彫刻) 판넬의 신전(Temple of the Sculptured Panels), 달의 건축(Edifice of the Nuns), 독수리의 단(Platform of the Eagles) 등이 있었는데 이곳 또한 아쉽게도 내부를 공개하지 않는다.
나중 칸쿤의 쉬카렛(Xcaret)에서 실제로 경기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던 마야의 볼 경기는 상당히 높은 벽면에 설치된 둥근 구멍으로 공을 쳐서 통과시키는 경기로, 손이나 발을 사용하면 안 되고 허리와 엉덩이로 공을 쳐서 넣는 꽤 복잡한 경기였는데 경기에 이긴 편 주장의 심장을 꺼내 태양신께 바쳤고, 그것을 가장 큰 영광으로 여겼다는 경기이다.
독수리의 단(Platform of the Eagles)과 재규어의 신전(Temple of Jaguars)은 제물로 바친, 살아있는 사람의 심장을 올려놓으면 독수리와 재규어가 와서 먹었다는 자그마한 돌 제단(祭壇)이 있었다.
또, 큰 우물 세노테(Cenote)는 지름 7~8m 정도로 상당히 넓고 깊어보였으며 이 속에서 제물로 바쳤던 10대 소녀 인골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 뼈와 유물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치첸잇자 입구 / 해골의 신전 / 유적일각
치첸잇자 관광을 마치고 돌아올 때도 걸어오는데 중간쯤 밀림 속에 치첸잇자 보다는 작지만 몇 개의 유적이 있었는데 이 또한 어마어마한 크기이다. 아름드리나무들 사이에 숨어있는 마야유적도 경이로울뿐더러 이름 모를 열대 꽃들과 맑은 시냇물과 어우러진 모습은 더욱 인상적이었다.
10. 세계적 휴양지 칸쿤(Cancun)
<1> 그림 같은 카리브 해
칸쿤 해변 / 니춥테(Nichupte) 초호(礁湖)
아침 9시 40분 피스테를 출발하였는데 오후 2시 30분에 칸쿤에 도착하였으니 거의 5시간이 걸렸다. 거리는 200km이고 차비는 110페소였는데 여기서 4박을 하며 여행의 피로를 풀었다. 칸쿤(Cancun)은 아름다운 해변을 끼고 현대식 건물들과 공항, 휴양 리조트시설들이 가득 들어찬 세계적인 휴양지로 손꼽히는 도시이다.
인구 60만의 제법 큰 도시인 칸쿤은 해변 쪽에 있는 몇 개의 작은 산호섬들을 연결하여 거대한 초호(礁湖) 니춥테 호수(Lagoon Nichupte)가 형성되었는데 그 둘레가 32km나 된다고 하며 쿠쿨칸 대로라고 부른다. 호수둘레를 감싸고도는 환상(環狀)도로인 쿠쿨칸 대로(Kukulcan Avenue)는 야자수와 망고나무 가로수가 시원스레 뻗어있고, 도로변으로는 엄청난 규모의 리조트시설과 호텔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푸른 파도가 끝없이 밀려오는 에메랄드빛 카리브 해안은 열대기후라 연중 수영이 가능한데 해변뿐만 아니라 해변의 북쪽에 있는 가늘고 기다랗게 생긴 여성의 섬 무헤레스(Isla Mujeres/ Island of Woman)와 남쪽에 있는 보다 큰 섬인 코즈멜(Isla Cozmel) 섬도 천혜의 관광지로 개발되어 세계적으로 그 명성을 날리고 있다.
칸쿤에 도착 첫날, 일본사람이 운영하는 여관인 ‘요시다(吉田) 하우스’에 숙소를 정했는데 1박에 100페소(9달러)로 상상외로 싸다. 이런 숙소는 도미토리(Dormitory)라고 하여, 큰 방에 침대를 여러 개 들여놓고 남자는 남자끼리, 여자는 여자끼리 잘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남녀 따로 화장실이 있는 것은 물론, 샤워실, 세탁실(세탁기 1회 사용 25페소), 공동 취사실도 있다.
아침 식사로 식빵과 버터는 공짜로 제공되는데 맘껏 구워서 먹을 수 있다. 또 휴게실에는 여행에 관한 각종 도서는 물론, 여행자들이 기록으로 남긴 각종 여행정보들도 많이 비치하고 있다. 주인은 일본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멕시코 여자였는데 아마 요시다(吉田)의 부인인 듯, 남편은 보이지 않는다. 투숙한 손님들은 전원 일본인들로 대략 20명 쯤 되었는데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었지만 50대의 중년도 서너 명 보여서 나도 그다지 서먹하지 않았다.
낮에는 각자 스케줄에 따라 관광을 하다가 저녁에는 다시 모여 여행에 관한 여러 가지 정보와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하며 담소를 나누었는데 오키나와(沖縄) 출신의, 클럽에서 노래했다는 20대 후반의 아가씨는 가지고 온 우쿨렐레(Ukulele)에 맞추어 멜랑꼴릭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서 박수를 받았다. 아침이 되면 모두들 식당(취사실)에 모여 식빵을 구워먹거나 각자 준비한 아침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요시다 하우스의 저녁시간 / 식당 아줌씨 / 몽땅 5달러
일본인 투숙객들은 대부분 영어도 서툴고 스페인어는 한마디도 못했는데 한 젊은이가 영어를 잘하고 나한테 제법 말을 걸기에 어떻게 영어를 잘하냐고 물었더니 호주에서 일하며(Working Holiday) 영어를 배웠다고 한다. 여기서도 일본인들은 대부분 영어로 말을 걸면 꽁무니를 뺀다.
다음날은 쿠쿨칸 대로를 걸으며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는데 잔잔한 초호(礁湖)는 작은 섬들이 그림처럼 떠 있는데 아름다운 외관의 가지가지 위락시설과 식당들로 가득 들어서 있다. 좁고 길게 뻗은 쿠쿨칸 대로는 야자수와 망고나무 가로수가 이채롭고, 화려하게 단장한 엄청나게 거대한 호텔과 리조트시설들이 들어차 있으며 초호 바깥쪽으로는 망망대해 카리브 바다(Caribbean Sea)가 펼쳐져 있어 천혜의 관광지 입지조건으로서 손색이 없어 보인다.
<2> 여성의 섬 이슬라 무헤레스(Isla Mujeres)
칸쿤에서 이틀째, 어제 알아보았던 여성의 섬 무헤레스(Isla Mujeres)를 관광하기로 하고 일본인 일행 세 명과 함께 미니버스로 배를 타러 떠났다. 무헤레스(Mujeres)는 스페인어로 ‘여성’이라는 뜻이다.
어제 알아본 바로는 도심에서 가까운 곳에서 쾌속선 크루즈가 떠나는데 섬까지 거리는 멀어서 50분이 걸리고 배 삯은 왕복 70페소인 반면 좀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카페리가 있는데 거리가 가까워서 45분 걸리고 배 삯은 왕복 36페소였다.
느리고 배가 자주 없기는 했지만 우리는 당연히 1시간을 기다려 싸구려 카페리를 탔다.
무헤레스(Mujeres)는 좁고 기다란 섬으로 배에서 바라보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데 바다 빛깔 또한 에메랄드 빛깔로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답다. 섬은 전체가 호텔과 리조트 등 위락시설로 가득 채워져 있고 해변은 온통 오색 비치파라솔로 채워져 있는 느낌이었다. 배에서 내리자 우리는 섬의 가장 북쪽에 있는 해변으로 가서 다리로 연결된 작은 섬(전체가 호텔)이 바라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하루 종일 수영과 휴식을 즐겼다.
무헤레스 해변 / 카리브 해 만세!
2월 초인데도 물도 따뜻하고 길게 뻗은 백사장은 10여 m를 나가도 물이 깊지 않다.
짚으로 지붕을 덮은 멋진 비치파라솔과 긴 벤치가 있었지만 백사장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더 많다.
여성 관광객 중에는 상반신을 완전히 벗어 버리고 상반신 누드로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칸쿤 바닷속(펌) / 칸쿤 해안
스노클링을 쓰고 다리 밑을 들어가 보았는데 붉고 푸른 열대어들이 엄청나게 많이 모여 있어 손을 뻗으면 바로 잡을 수 있을 정도이고 어떤 것은 무척 큰 것도 있다. 또 갈매기와 함께 앨버트로스(군함새)와 펠리컨도 무척 많이 섞여서 나르고 있어서 신기했다.
이 바다를 건너면 바로 쿠바와 자메이카로, 보일 것만 같은 착각에 빠졌다. 서인도제도(西印度諸島), 카리브의 해적, 미스터리의 삼각해역(Miracle Triangle)이 바로 이곳인 셈이다.
랍스터와 새우 / 밀짚 파라솔
바다에서 실컷 노닥거리다가 늦은 점심으로 탁 트인 야외 식당에서 바닷가재(Lobster) 요리를 시켰는데 살아서 꿈틀거리는 가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꺼내어 바로 요리를 한다. 바닷가재 요리는 말할 것도 없으려니와 사이드로 나오는 새우튀김도 푸짐했는데 특유의 향이 강한 멕시코 소스로 찍어먹는 맛이 일품이었다.
식당 한 옆에서는 80세도 넘어 보이는 노인 두 분이 식사하는 내내 엄청나게 큰 마림바로 멕시코 노래를 연주하였는데 기막힌 앙상블을 이룬다. 베사메무초, 관타나메라....
기분이 좋아 10페소를 통에 넣어 주었더니 노래를 해도 좋다고 하였지만 용기가 나지 않아 사양하였다.
맥주 2병씩 곁들인 식사비는 일인당 180페소(만 8천원)로 관광지임을 감안할 때 터무니없이 싸다.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먹으려면 얼마나 내야할까....
카리브 해의 저녁놀 / 삼바(Samba) 퍼레이드
돌아가는 배시간이 여유가 있어 식당에서 맥주를 홀짝거리며 시간을 보냈는데 바다로 떨어지는 저녁놀이 기가 막히게 아름다워 사진으로 여러 컷 찍었고, 또 매우 가까이 펠리컨이 날아들고 앨버트로스도 무리지어 해안을 배회한다.
배로 돌아오는데 골목길에서 음악소리가 요란하여 들어가 보았더니 흡사 브라질 카니발을 연상시키는 현란한 옷차림의 무희들이 삼바춤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어 관광객들의 카메라 세례를 받고 있었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거리는 불빛으로 일렁거리는데 현란한 삼바 리듬에 맞춘 무희들의 율동.... 환상적인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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