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만평
광화문... 장애인과 시민의 피로 만들어진 "국가상징공간"
오세훈 서울시장이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의 '태극기 게양대'를 2026년까지 추진하겠다고 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논란이 심화되자 7/7 방송 라이브에서 "설명이 조금 많이 부족했다.
태극기가 지나치게 많이 강조되었다.
국가상징공간으로서 면모를 갖추기 위해 장치가 필요하다는 발상에서 시작된 사업"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말이 해명이지 100억이나 되는 예산으로 서울 한복판 광화문에 대형 태극기 계양대를 위시한 '국가상징공간'이 만들어진다는 근본적인 사실은 바뀌지 않습니다.
국가상징공간을 만들기 위한 100억은 어디서 나오는 돈인가요?
'이것도 노동이다.'며 함께 일하고자 했던 400명의 중증장애인 권리중심 맞춤형 공공일자리 노동자를 해고하며 나온 돈인가요?
장애인도 지역에서 함께 살자는 탈시설을 혐오하고 갈라치기하며 "탈시설지원조례" 폐지 및 탈시설 지원 예산을 대량 삭감하며 나온 돈인가요?
서울시사회서비스원 폐지로 400명의 노동자 및 공공 돌봄 예산을 모두 없애며 나온 돈인가요?
가난한 사람도 홈리스도 지역에서 함께 사는 공공주택은 나몰라라하고 쪽방촌을 철거하는 등 거리로 내쫓으면서 나오는 돈인가요?
오세훈 시장이 무슨 대한민국의 자긍심을 만들기 위해 "이승만 기념관"을 만들고 광화문에 "대형 태극기가 펄럭이는 국가상징공간"을 만들려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알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적어도 오세훈이 보여주고 싶은 "국가상징공간"의 국가엔 장애인도, 홈리스도, 가난한 사람도 돌봄 노동자도 기타 사회적 약자는 정작 없다는 것을요.
겉으로는 사회적 약자와 동행한다고 하지만, 결국 서울에 사는 사회적 소수자의 권리, 생존권을 박살내고 그 피를 쪽쪽 빨아먹으며 광화문광장에 그 태극기는 펄럭일 것입니다.
만평 : 박철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