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박 10일의 풍물무전여행을 마치고 드디어 동균이가 집으로 돌아왔다.
영주누나 때도 보낸 본 여행인데 새삼스레 출정식 공연에도 가슴이 뛰고, 여행소식도 많이 궁금했다.
가끔 여름방학도 없는거나 마찬가지라며 툴툴 거리며 풍물무전여행을 준비하더니 그래도 출정식에서 멋있게 공연을 선보였다. 꼴랑 6개월정도 하였으니 실력은 모르겠고, 흥에 겨워 고개를 까딱이고 몸을 흔들흔들 거리는 동균이가 내 눈에 꼭 박혔다.
출정식 공연에서 서로 함께 공연판을 만들기 위해 자기 악기를 두드리기보다 함께하는 사람을 돕는다는 느낌을 팍~~받은 순간이 있었다. 감동이다. 온새미학교가 이 힘든 풍물을 놓치 못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이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23일 아이들이 돌아오는 날, 나는 고생하고 돌아온 아이에게 고기 사서 구워줄 생각으로 들떠있는데 막상 동균이는 고기많이 먹었다며 중국집에 시켜먹겠단다. 감동 파사삭~~
순간 아들 볼 생각에 들떠있던 내 마음이 평정을 찾으며 섭섭한 마음이 살짝 스쳐 지나가는데.... 웃음이 났다. “그래, 어짜피 엄마 퇴근하려면 아직 멀었는데.., 시켜먹어라. 시켜먹어~”
내가 해주고 싶은 거랑 아들이 받고 싶은 거랑 요렇게 안 맞을 줄이야~~
하나씩 성장하고 커가는 모습이 마냥 뿌듯할 줄만 알았는데... 살짝 섭섭한 순간이다.
일 마치고 집에서 실물을 영접하니 우째 그리 좋은지...
풍물무전여행 이야기를 좀 듣고 싶어 슬쩍 말을 꺼내니 “엄마, 나 지금 게임하고 있어. 나중에, 나중에.”
나는 자장면 탕수육에 밀리고 또 게임에 밀렸다.
'그래, 열흘 동안 친구들하고 게임도 못했으니 얼마나 휴대폰 게임이 고팠겠냐~~'
늦은 밤, 풍물무전여행 이야기를 슬쩍 물어보니 드디어 좀 풀어놓는데... 좋았던 것, 신났던 것, 재미있었던 것.. 이런 건 다 건너뛰고 속상하고 화났던 일만 한 참을 늘어놓는다. 아이고 그랬나, 왜 그랬을꼬~, 속상했겠네....대충 맞장구를 쳐주고 또 슬쩍 물어보니 “서울은 호응은 좋았는데 돈은 시장보다 좀 안됐어. 젊은 사람들이 많으니까... 젊은 사람들이 무슨 돈이 있겠노. 돈은 시장이 잘 벌리지. 무슨 시장이든 시장에 가면 호응도 좋고 돈도 잘 벌린다”며 시장에서의 활략들을 좀 들려준다. 물놀이는 당연히 재미있었단다.
근데 엄마, 하다보니 쇠도 좀 배우고 싶더라. / 선생님하고 의논해봐, 쇠 배우고 싶다고/ 에이~ 아무한테나 가르켜주나 /밑져봐야 본전인데 선생님한테 한번 말해봐라.
혹시나 동균이의 마음에 하고 싶은 게 생겼나 하는 생각에 나는 계속 옆에서 바람을 넣어본다. 온새미에서 이런 노력, 저런 고생해보면서 또 쑤~~욱 자라겠지.
온새미 아이들의 내년도 기대해본다.
첫댓글 유연하게 조화를 생각하면서~
과감하게 온전히 즐기던~
동균이가 기억나네요^^ 내년도 기다려지며!
중국집과 게임에 밀리셨다는... 현실감있는 후기글 덕분에 하하호호~~ㅎㅎㅎ
감사합니당♡
흥에 겨워하던 동균이 모습 보기 좋았어요
버스에서도 지치지도 않는지 계속 노래를 불렀다고 ㅋㅋㅋ
믿음직 스런 동균이 모습이 떠오르네요~^^
엄마 마음이 온전히 느껴지는 후기글~감동입니다♡
대화체 동균이 어머니와 동균이 음성지원되는 듯 생생합니다~
시작전 어설퍼 보이던 아이들이 흥도 기술도 점차 올라온 모습보며 흐뭇했답니다
정성스런 후기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