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紳士)의 나라 영국(Great Britain)
3. 스코틀랜드(Scotland)의 풍광
♧ 에든버러 성(Edinburgh Castle)
에든버러 성 / 성안의 골목길
스코틀랜드의 수도인 에든버러(Edinburgh)는 인구 50만 정도로 큰 도시는 아니지만, 도시의 상징인 에든버러 성이 언덕 위에 우뚝 솟아있다. 또, 도심 한가운데에는 칼튼 힐(Calton Hill), 건너편에는 아더왕의 자리(Arthur's Seat)가 있는 다른 언덕이 있고 그 아래에 있는 홀리루드 궁전(The Palace of Holyroodhouse), 로열마일(Royal Mile) 등이 주요 관광지로 알려져 있다.
에든버러 성(Edinburgh Castle)은 캐슬록(Castle Rock)이라는 바위산 위에 16세기에 세워진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성으로 스코틀랜드의 상징이다. 에든버러 성의 입장료는 17파운드(2만 5천 원)로 다소 비싼 편이지만 우리는 경로우대(만 65세)로 12파운드를 냈던가??
어느 나라를 가든 입장료는 대부분 경로우대를 해준다. 에든버러성은 외관은 제법 그럴싸한데 성내로 들어가면 의외로 볼 것이 별로 없다는 느낌이다. 우선 웬 대포가 그리 많이 전시돼 있는지?? 거기다가 전쟁박물관과 감옥, 그리고 왕가 보물실과 소박하기 짝이 없는 좁은 예배실의 성 마가렛 교회...
12세기 초에 세워진 이 성 마가렛(St. Margaret) 교회가 성안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라고 한다.
전쟁 관련 유물들이 많은 것으로 보아 고대로부터 이곳을 중심으로 수많은 전투가 있었나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전쟁박물관에 들어가면 동영상을 보여주는데 재미있다. 잉글랜드가 얼마나 자주 쳐들어왔는지 천정 한 곳에는 연도표시가 연속으로 바뀐다. 사자 한 마리(스코틀랜드)와 사자 세 마리(잉글랜드)가 10여 회 이상 바뀌고 어떤 것은 1년에도 2번 이상 바뀔 때도 있다. 저것은 이 에든버러성의 주인이 그만큼 자주 바뀌었다는 얘기이다.
<1> 로열마일(Royal Mile)
에든버러 성 앞에는 길바닥에 로열마일(Royal Mile)의 시작점이라는 표시가 있는데 이곳에서부터 건너편 언덕 밑에 있는 홀리루드 궁전까지가 약 1마일로, 이 길을 일컫는 말이다. 옛날에는 왕가의 전용도로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관광객들로 항상 복작거리는 길이 돼버렸다.
로열마일은 조금 가다가 포기하고 돌아섰는데 흡사 중세의 거리를 걷는 느낌으로 좀 으스스하다.
로열마일 거리 / 홀리루드 궁전 / 스콧 기념비
도심에 있는 스콧 기념비는 스코틀랜드가 낳은 대문호 월터 스콧(Walter Scott)을 기리는 기념물로 웅장하게 솟아있어 관광객들의 눈길을 끈다.
<2> 영국에 있었던 왕국(王國)들
영국 각 나라의 국장(國章/紋章)과 스코틀랜드 국화인 엉겅퀴, 1파운드 동전에 그려진 엉겅퀴
위에서 순서대로 ①잉글랜드, ②스코틀랜드, ③북아일랜드, ④웨일스의 국장(國章)이고, 엉겅퀴는 스코틀랜드의 국화(國花)인데 스코틀랜드에서 통용되는 1파운드짜리 동전에도 엉겅퀴가 그려져 있다.
영국이 여러 왕국으로 갈라져 있을 때인 중세에는 나라별로 국기(國旗)가 없고 국장(國章/紋章)만 있었다.
영국의 가장 북쪽에 있던 스코틀랜드는 중세에 북쪽 스칸디나비아의 해적인 바이킹(Viking)의 잦은 노략질로 골머리를 앓았다고 한다. 이 에든버러성도 당시 바이킹의 침입을 막는 목적으로 쌓았을 것이다. 바이킹은 주로 야습을 해서 사람들을 함부로 죽이고 재물을 약탈해 갔는데 그들을 막으려고 성 위에 항상 보초병을 세웠다고 한다. 캄캄한 밤에 성 아래로 살금살금 들어오던 바이킹이 이 지방 들판에 흔한 엉겅퀴 가시에 찔려 ‘앗 따거~!’ 하는 소리에 졸던 보초병이 깨어, 신호하여 바이킹을 막아냈다고 한다.
그 이후, 나라를 구한 귀한 꽃으로 여겨 엉겅퀴를 국화(國花)로 정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3> 칼튼 힐(Calton Hill)
칼튼 힐(Calton Hill/해발 171m)은 스코틀랜드의 수도(首都) 에든버러 시내 중심에 있는 언덕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면 에든버러 성은 물론, 시내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고 멀리 시가지 너머로 바다도 보인다. 또 언덕 뒤쪽으로 가면 맞은편에 ‘아서왕의 자리’라는 언덕이 보이고 그 너머로 아스라이 산들이 겹쳐 보여서 전망이 아주 좋다. 칼튼 힐 언덕은 도시의 중심부에 있고 높지 않아서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는데 우선 공원이 잘 조성되어있고 기념물들, 그리고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곳곳에 있다.
아서왕의 자리(Arthur's Seat) / 칼튼 힐에서 바라본 에든버러 / 칼튼 천문대 / 국정기념물(National Monument)
◐ 국정 기념물(National Monument)
칼튼 힐 언덕에 오르면 흡사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의 기둥들과 비슷한 건축물이 보이는데 국정기념물(National Monument)이라고 한다. 이 기념물은 나폴레옹 전투에서 전사한 장병들을 추모하는 건물이라는데 예산 부족으로 중단됐다든가? 기둥만 을씨년스럽게 서 있다.
◐ 넬슨 탑과 듀갈드 기념탑
뾰족하게 높이 솟은 넬슨 탑은 트라팔가 해전의 넬슨 제독을 추모하는 탑으로 1815년에 세웠다고 하고, 듀갈드 스튜어트(Dugald Stuart)는 에든버러대학 교수로 재직했던 스코틀랜드가 낳은 철학자이다.
◐ 칼튼 천문대와 아더왕의 자리
1776년에 건축한 칼튼 천문대는 건물만 있고 지금은 당연히 폐관되었고, 아서왕이 에든버러를 정복하고 걸터앉아 에든버러 성을 바라보았다는 ‘아서왕의 자리(Arthur's Seat)’가 있는 언덕은 마주 건너다보인다. 저 유명한 영국 전설 속의 임금, 내가 어렸을 때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던 책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들(King Arthur and the Knights of the Round Table)’의 바로 그 아서왕이다.
대영제국(Great Britain)과 영연방(United Kingdom)
잉글랜드와 아일랜드에 걸쳐 살던 고대 원주민 켈트족은 기원전 50년경 로마군(라틴족)의 침입, 곧이어 유럽민족인 앵글로-색슨족의 침입으로 웨일스(Wales/남서부), 아일랜드(Ireland/서쪽의 섬), 스코틀랜드(Scotland/북부), 잉글랜드(England/중부와 남동부)로 나뉘어 국가형태를 갖추게 된다.
그러나 잉글랜드는 1536년 웨일스, 1707년 스코틀랜드, 1801년 아일랜드와 통합하여 그레이트 브리튼(Great Britain/GB) 혹은 유나이티드 킹덤(United Kingdom/UK)으로 부르는 『연합왕국』이 되었으나 1922년 아일랜드가 독립전쟁을 일으켜 아일랜드섬의 남부는 독립하였는데 북아일랜드(Northern Ireland)는 종교문제로 영국연방으로 남았다. 아일랜드 독립운동의 씨앗은 1845년부터 1852년까지 7년간 아일랜드 지방을 휩쓸었던 감자 역병으로 인한 대기근(Great Famine)이 있었는데 영국 대지주들의 무자비한 착취로 아일랜드인들은 수많은 아사자(餓死者)를 내었고 전염병까지 겹쳐 나라는 쑥대밭이 되고 말았다.
아일랜드인들은 지금까지도 당시 영국인들의 착취와 횡포에 뿌리 깊은 원한을 품고 있다.
우리는 통상 잉글랜드(England/영국)라고 부르지만, 잉글랜드 이외 특히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 지역의 사람들은 이 국명을 매우 싫어하며 지금까지도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소수의 과격한 세력들이 있다.
잉글랜드에 통합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는 홈 네이션(Home Nation)이라 부르며 현재도 자치정부, 자치의회, 자치수도를 가지고 있을뿐더러 고유의 언어, 종교, 문화를 가지고 있다.
웨일스의 수도는 카디프(Cardiff/ 웨일스어로 Caerdydd), 스코틀랜드는 에딘버러(Edinburgh), 북아일랜드는 벨파스트(Belfast/ 아일랜드어로 Béal Feirste)이고 잉글랜드 수도는 당연히 런던(London)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