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왕관솔새
탁영완
둥글고 새까만 눈을 바라보며 얘기한다
영롱한 깃털의 새는 갈증에 고인 진실만 물고 날아간다
정수리에 노란 관을 쓰고
황금왕관솔새의 자부심이 눈부시다
어쩌면 절대적 존재로 신이 깃들어 있는 듯하다
하고 싶은 말을 다 못하고 그대가 입을 다물었듯
듣고 싶은 말을 다 듣지 못하는 내 귀가 찌르르
오직 견뎌야 하는 그대 이마에 손을 얹는다
여기까지 오느라 참 애썼다
말이 되지 못한 한마디 명문 아래 뻐근하다
당신의 말 없는 말,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을
큰 전지가위가 잘라내고 또 자른다
잘려나간 아픔 물고 날아가 숲에 풀어놓는
황금왕관솔새의 철없는 누설
목소리를 주고가는 솔새가 떨군 수용의 울음에
내 그림자가 겹친다
숲속에 핀 꽃 무더기 번져가는 당신의 말
첫댓글 탁 시인님 멋집니다!!!
탁 선생님 일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