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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박제된 역사의 길을 걷다." #6_로만탕을 향한 첫 걸음_츄상-사마르
무스탕으로 들어와 첫 날을 맞는다.
깊은 잠을 잔 덕에 몸상태가 양호하다.
침낭에서 나와 창밖을 보니 날씨도 좋다.
깔리간다끼 건너로 오랜 세월의 풍화작용이 만든 거대한 붉은 절벽이 기기묘묘하다.
어찌 보면 그리스 로마의 신전 기둥을 연상하게 하고, 건드리면 아름다운 소리가 울려 퍼질듯한 파이프오르간 같기도 하다.
오랜 세월이 빚은 자연의 작품이다.
츄상은 지류 계곡인 나르싱 콜라가 깔리간다키 강에 합수되는 지점에 있다.
중심 마을과 지류 계곡 건너편 마을, 그리고 강변 아래쪽 마을 해서 모두 3개의 마을이다.
마을 뒤 언덕에 폐 요새가 있고 그 아래에는 오래된 초르텐 몇 기가 있다.
마을 중앙에 공동수도가 있다.
버드나무가 강변 마을을 감싸듯 심겨 있고 그 남쪽으로 닐기리가 보인다.
깔라간다기 건너 중간중간 동굴이 있는 붉은 절벽은 사람을 압도한다. 보면 볼수록 감탄이 나온다.
나르싱 콜라 상류 쪽으로 테탕마을도 보인다.
어제 이동에 많이들 피곤했는지 깨어 있는 사람이 없어 조용하다.
방에서 나와 보니 우리 팀이 타고 온 지프 외에 한 대가 더 있다.
우리보다 늦게 도착한 팀이 있었나 보다.
오래된 골목을 조금 오르고 만난 공동수도에는 이른 새벽 몸단장을 위해 현지인들이 빈번하게 오간다.
처자가 운동복을 입고 양치질을 하는 모습이 생경하게 느껴지는 건
지금 가지고 있는 무스탕에 대한 지식이 오로지 옛것에 대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여정 동안 무스탕 지역에 대한 정보, 지식의 편견들이 바로 잡혀야 할것 같다.
이 지역의 특산물은 사과.
사과의 육질이 단단하면서 작고 당도가 높아 그냥 먹어도 사과 파이를 만들어도 심지어 과실주를 만들어도 좋다.
아직은 맛이 들지 않아 먹을 수 없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오래된 요새
요새의 규모로 보아 옛날 이곳을 지배하던 세력은 제법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14세기 중엽 아메 팔 왕이 이 지역을 통일하고 로왕국을 세웠던 시기에 지어진 것으로 알려진다.
사실 이 건축물의 역사가 어디까지 거슬러 올라가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곳은 독립된 여러 봉건 영주들이 지배하던 곳이라 흥망성쇠가 되풀이 되었을 것이기에
이 요새도 되풀이되며 증축, 보강되었을 것이다.
세월이 부침에 이곳 저곳이 허물어졌지만 위용은 그대로다.
자연도 인간이 세운 구조물도 시간의 흐름과 함께 풍파에 쓸려간다.
흐르는 시간속에 먼지로 돌아가는 이치겠지.
츄상-찔레 3Km
찔레-사마르 5.5km
오늘 주행거리는 8.5km
고도는 약 700m를 올린다.
거리, 고도 상으로는 아주 어려울게 없어 보여 가이드 비루의 의견대로
점심 식사를 늦추고 반나절에 오늘 일정을 마치기로 한다.
무스탕.
은둔의 땅이라고도 하고 바람의 땅이라고도 하고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척박한 오지라고도 하고
티베트의 종교, 문화 그리고 생활상이 온전히 남아 있는 곳이라고도 한다.
로만탕이라는 작은 왕국 하나가 이 깔리간다끼 계곡에 자리 잡고 오랜 시간 권력을 유지하며
흥망성쇠의 부침 속에 현재까지도 명목상이라도 왕국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곳.
현재 네팔의 영토에 속하면서 자치 왕국으로 인정받고 있는 이상한 곳.
힌두교가 대세인 나라에서 티베트 불교가 생활 속에 오롯이 녹아 있는 곳.
이곳에서 나는 무엇을 느끼고 보고 깨달을까?
아니면 커다란 기대가 실망으로 남을까?
무스탕은 캄파를 빼고는 역사의 아귀가 맞지 않는다.
캄은 지금 우리가 "동티벳"이라고 부르는 티베트와 중국 사이에 끼어있는 지역으로
티베트 종교와 문화를 같이 하지만 어느 편에도 속하지 않는 자기들만의 문화를 발전시켜온 지역이다.
티베트와 캄, 중국은 차마고도라는 교역로에 의해 아주 오래전부터 서로 이어지고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져 왔다.
이 무스탕 서쪽 사면의 길과 마을도 오랜 시간 동안 이들이 교역을 통해 왕래하던 길, 들리던 마을이다..
1950년 중국인민해방군의 캄의 수도 참도 침공으로 중국에 병합되었으나 같은 해 발발한 한국전쟁에 가려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 역사를 살펴보면 곳곳에 캄의 장족은 무조건 씨를 말려야 한다고 할 만큼 두려운 존재로 나타난다.
중국은 합병 후 캄의 영토를 감숙, 운남, 청해, 사천, 티베트 등 여러 개의 행정구역으로 찢어 분해해 버렸다.
캄의 중국합병 후 차마고도 마방 지도자들은 티베트로 도피하여 "추시 강드록"이라는 게릴라 조직을 만들었다.
이 게릴라조직은 미국 CIA의 도움을 받아 비밀리에 일본과 한국 사이판섬 등에서 훈련을 받고 대중국 게릴라 전투를 벌인다.
1959년 중국이 라싸 침공으로 달라이라마가 인도로 망명하자 이 게릴라 조직은 무기를 휴대하고 약 4천여 명이 다람살라로 들어갔다.
인도는 이 조직을 골칫거리로 여겨 때맞춰 동파키스탄 독립운동이 일어나자
이 병력을 방글라데시 독립운동 지원군으로 파견하고 방글라데시가 존속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이때 캄의 마방전사들의 지원이 없었다면 지금의 방글라데시는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방글라데시에서 돌아온 이 전사들은 더욱 강력해진 전투력으로 무스탕 지역에 들어가
중국을 상대로 1970년 초까지 산발적인 게릴라전을 펼쳤다.
1969년 중국과 미국이 수교하면서 CIA는 캄파게릴라에 대한 군수물자와 자금지원을 끊었고,
막 왕위에 오른 네팔의 "비렌드" 국왕은 중국의 경제 지원을 받기 위해 중국군과 합동으로 게릴라 토벌을 강화하자
어려움에 직면했으나 자력으로 5년을 더 항쟁하다 달라이라마의 항복 종용과 네팔의 압력에 못 이겨 결국은 1974년 로만탕으로 파견된 네팔 정부군에 항복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전사가 자살을 택하기도 했다.
그 캄파 게릴라들이 피를 흘리며 자신들의 종교와 문화, 자존을 지키려 했던 곳.
티베트, 중국, 미국, 인도 등 주변국의 패권과 이익, 정치적인 함수에 의해 장막에 가려졌던 곳.
그로 인해 이곳은 일반인들의 접근이 금지되고 오랜 시간 유폐되고 또 고립된 은둔의 땅이 된 것이다.
물리적인 군사력으로 폐쇄하고 그 후로는 까다로운 출입조건과 높은 입장료로 일반인들의 출입이 봉쇄되어 왔던 땅이다.
역설적이게도 이런 조치들이 현대 문명의 단절과 개발의 손길도 닿지 않아 시간이 멈춘 채
히말라야 고산지대의 아름다운 풍광과 때가 묻지 않은 자연환경, 오래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생활풍습. 여러 건물,
구조물들이 남아 있어 주목을 받는 여행지로 꼽히게 됐다.
그러나 로만탕-좀솜까지 도로가 생기고 각종 통신수단으로 인해 정보가 유입되면서 빠르게 바뀌어 가고 있다.
가미마을에 처자들이 BTS를 알고 자신이 BTS 팬을 일컬는 아미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걸 보면서 한국인으로
뿌듯한 자부심도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많이 씁쓸했다.
새벽 마을을 돌아 보다가 하트모양의 돌을 하나 주웠다.
출발하기전 모두의 이름을 쓰고 우리들이 이 무스탕트래킹을 시작한다는 초석으로 삼았다.
한 돌에 서로의 이름을 적었으니 서로 잘하겠다는 연판석도 되겠다.
예전에 히말라야동호회 현수막을 롯지마다 걸던 시절이 있었다.
흔적을 남기는 것.
몇 해 후 그것이 결코 옳은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모두 철거했던 일이 생각난다.
"남기는 것은 발자국, 가져오는 것은 멋진 기억과 사진"
이것이 바람직한 여행자의 자세가 아닐까 한다.
그래도 뭔가가 남기고 싶어 가장 자연 친화적인 현지의 돌에 초석을 만들었다.
이 돌도 어느 시간이 지나면 자연으로 돌아가겠지.
이번 여정에는 포터가 아닌 마부 두 명이 말 열 필로 짐을 이동하게 된다.
어제 힘든 이동에도 아침 분위기는 좋다.
상태가 안 좋았던 분들도 어느 정도 원기를 회복한 듯 보여 다행.
아침 식사를 하며 오늘 일정을 점검하고 자유롭게 운행을 하지만 안전 문제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사진 찍으시는 분들은 상황에 따라 일행에서 이탈해도 좋지만 쉬는 장소와
오늘 목적지인 사마르 진입할 때에는 합류할 것을 당부하고..
출발 전 단체 사진.
표정들이 밝다.
오른쪽 끝이 가이드"비루"
시작부터 도보길이 아닌 신작로길.
그늘 하나 없는 발길에 먼지가 피어오르고 작은 돌이 차이는 길을 걷는다는 건 언제나 고역이다.
그런데 무스탕 서쪽 사면 지역은 대부분 상태가 이렇다.
마을 중심에서 벗어나 있는 서너 채의 허름한 집에서는 아침 준비로 부산하고
할 일 없는 아이들은 길가에 나와 이른 아침 이방인의 모습을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
깔리간다기를 거슬러 오르며 오랜 옛날에 말에 소금과 야크 털로 만든 직물을 싣고 이 길을 오갔을 캄의 장족들의 멋진 모습과
자신들의 땅에서 쫒겨나온 엄혹한 시대에는 어깨에 총을 걸고 자신들의 신념과 자존을 위해 목숨을 걸고 누비던
이 땅을 발바닥으로 느끼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숙연한 마음으로 로만탕을 향해 간다.
날씨 참 좋다.
어제 그 궂은 날씨가 생각할수록 밉다.
무스탕을 들어서면 깔리간다기 강바닥을 물론이고 어디든 이런 모양의 돌이 널려있다.
그리고 절벽에는 수많은 동굴이 있다.
모양 좋은 작은 돌들이 많아서 한 개쯤 주머니에 넣어 올만 하다.
가깝게 보이는 찔레마을.
그러나 3km 거리에 고도 100m 위다.
마을 입구를 막고 있는 것처럼 거대한 붉은 장벽 뒤로 구비길을 올라야 한다.
위압적으로 버티고 선 붉은 절벽 옆에 철제다리 까지는 깔리간다기 강이고 그 위로는 무스탕콜라로 이름이 바뀐다.
다리 옆 커다란 바윗덩어리 밑으로 강물이 꽐꽐 쏟아져 나온다.
다리보다는 이 바윗덩어리가 강의 이름이 갈리는 기점이라고 보면 된다.
다리를 건너 돌아서면 아름다운 협곡 풍경이 나타난다.
여러 색깔의 돌들이 어우러진 깎아지른 절벽 위에 푸른 나무들 그리고 폭포, 협곡 안쪽은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
우리가 갈 서쪽 사면 능선길과는 다른 루트로
건기에는 이 강을 따라 협곡으로 말타고 로만탕까지 갈 수 있다 하는데 가라고 하면 나는 안 가고 싶다.
왜냐고? 나중에 보면 안다.
철제다리를 건너오면 강이 끊겨 있다.
적지 않은 수량의 물흐름이 딱 잘려있다.
거대한 바위가 강을 가로막고 있어 강물은 돌지 못하고 바위아래 틈으로 스미듯 들어간다.
이 스며든 물이 바위 아랫쪽에서 마치 용천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어젯밤에 지프로 달려온 땅베, 카끄베니쪽
풍요로워 보이는 츄상.
로만탕에서 넘어오는 신작로는 이곳에서 저 커다란 다리로 좀솜까지 이어질 것이다.
아직은 다리가 도로와 연결되지 않아 이곳에 로만탕으로 가는 지프들이 여러 대 대기하고 있다.
저 다리와 도로가 완공되면 카트만두-포카라-나야풀-따또파니-좀솜-까끄베니-로망탕 까지 차로 이동이 가능해진다.
그래도 나는 절대 하지 않을것이다. 왜인지는 말로 설명하기 힘들고 직접 해봐야 안다.
좀솜-로만탕 도로 공사로 인해 로만탕으로 향하는 서쪽 사면이 군데군데 난장판이라 걸으면서 상당한 곤란을 겪어야 했다.
구름에 숨어 있던 닐기리봉이 그 위용을 드러낸다.
무스탕 도보여행 중 어디서 볼 수 있어 현재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멋진 이정표다.
"참 좋다!! 뭘 더 바래 이만큼이면 되지. 어제 이동으로 쌓인 피로가 한순간에 사라진다."
드디어 오르막 구비길 시작.
도보길 상태가 좋지를 않다.
구비길을 숨차게 오르면 아담한 찔레마을.
마을 중앙에 초르텐과 공동수도 옆에 초우타라도 있어 쉬어갈 수 있다.
잠시 휴식.
마을에서 30분 휴식.
촌로 한 분이 인기를 독차지한다.
휴식 후 대오를 다시 정비해서 선두에 가이드 비루를 세우고 내가 후미에 선다.
찔레마을을 뒤로 하고 야트막한 고개 하나를 넘으면 깊은 끼야까르 협곡 사이에 긴 다리가 나타난다.
다리 건너 끼야까르 마을이 보이고
사마르의 랜드마크인 붉은 흙산이 멀리 산 귀퉁이에 있다.
끼야까르 마을 초입에 향나무.
이 나무를 보면서 척박한, 황량함 등으로 표현되는 무스탕의 선입견을 버렸다.
무스탕은 히말라야 지역에서 부분적으로는 매우 풍요로운 지역이다.
조그만 숲은 지나 나타나는 마을 입구.
히말라야 고산지역의 척박한 환경에 오아시스처럼 크고 작게 박혀 있는 무스탕의 마을들.
수량이 많지는 않지만, 끊임없이 흐르는 개울이 있고 수령이 오래되어 보이는 나무들과 여러 수종이 어우러진 숲을 가지고 있다.
끼야까르는 조그만 마을이지만 여유로워 보이고 풍요로운 느낌이 든다.
마을을 천천히 둘러보고 싶었지만,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 것이 아쉽다.
마을 중앙에 초르텐과 공동수도.
티베트식 전통 가옥위에는 겨울을 나기 위한 땔감나무도 풍족하고 물을 모아두는 작은 연못도 있다.
물은 가축들의 분뇨와 섞여 매우 더러운 상태라 이 물로 무얼하는지 궁금했다.
다음날부터 열리는 여름 축제를 위해 양을 잡아 말리고 있고 작업을 마친 마을 주민의 표정은 편안하고 여유롭다.
시간이 허락되며 하루 묵으면서 축제를 즐기고 갔으면 좋겠지만 짜인 일정에 아쉬운 마음만 남긴다.
붉은 두 개의 산.
보는 위치 거리에 따라 모양을 달리한다.
스핑크스 모양이었다가 두 마리의 원숭이 모습으로 보이기도 했다가 두 개의 커다란 붉은 흙산이 멋지다.
무스탕의 바람의 만들어 놓은 걸작품이다.
다른 곳은 누런 흙인데 유독 그 바위만 붉다.
무스탕에는 이런 불가사의한 자연 지형이 많다.
마을 사람들은 이 바위를 수호신으로 모시고 매년 제를 올린다고 한다.
태양이 머리 위로 올라가면서 인정사정없이 뜨거운 햇살을 등위로 내리쏟는다.
삼천 미터 이상의 고지대에서 그늘 한점 없는 메마른 길을 장시간 걷는 것은 빠르게 체력을 고갈시킨다.
어제 힘들게 이동한 피로까지 겹쳐지면서 팀원들의 발도 눈에 띄게 무거워진다.
완만한 길을 통과하니 깊은 계곡을 건너는 구비길이 나타난다.
이런 구비길 앞에 서면 숨이 턱 막힌다.
가이드 비루가 이끄는 선두 그룹은 내리막을 건너 오르막으로 진입하고 있다.
걷는 모습이 상당히 지쳐 보여 걱정스럽다.
두 구비쯤 내려갔는데 구비길 옆 절벽 동굴에 뭔가 움직임이 있어 살펴보니 독수리다.
히말라야 독수리.
잠시 쉬면서 렌즈를 들이밀고 살피니 밖으로 나온다.
날아오르는 걸 찍고 싶었으나 여유롭게 기다릴 수가 없어 아쉬워하며 접는다.
내리막 구비길을 거의 다 내려섰는데 갑자기 천둥 치는 소리가 나며 발아래 쪽 계곡에서 흙먼지가 엄청나게 피어오른다.
마른하늘에 벼락을 친 것도 아닌데 산사태가 일어났다.
비가 온 것도 아니고, 아마도 바람에 깎여 약해진 부분이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생긴 산사태인듯하다.
이런데 그 아래 계곡 길로 말을 타고 간다고.
오늘의 난코스였던 구비길.
혹여나 붙여진 이름이 있을까 해서 물어봤는데, 이름이 없단다.
그럼 이 구비길은 "마실구비길"이다.
먼저 이름 붙이는 사람이 임자지.
다음에 이곳에 올 때 "마실구비길" 이정표를 하나 만들어 세워야겠다.
구비길을 넘어오자 오늘 목적지인 사마르가 보이면서 도보길은 끊어지고 공사 중인 신작로로 이어진다.
지금 로만탕으로 향하는 서쪽 사면은 모두 이렇다.
새로 내는 길로 이곳저곳 옛길이 끊어지고 신작로로 바뀌고 있어 걷는 데 애를 먹어야 했다.
선두가 걱정스러워 남은 체력을 짜내서 속도를 높인다.
마을입구를 알리는 3개의 초르텐
"옴마니밧메훔"
마을 초입에 거의 도착하여 선두를 따라잡고 보니 모두 다 지쳐있다.
아 예측이 빗나갔다.
예측했던 것보다 이동 속도가 매우 느리다.
비교적 짧은 거리고 길도 험하지 않을 것 같아 롯지에서 휴식 시간을 늘리려고 점심까지 미루고
반나절에 도보를 마치려던 것이 무리였다.
어제 이동에 쌓인 피로를 고려하지 않고 팀 컨디션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팀원들을 고생하게 했다.
가이드 비루가 코스가 어렵지 않다고 한 것을 그대로 믿은 것도 실수다.
벌써 7시간째 길 위에 있는 팀원들이 속으로 욕 많이 했겠다.
첫날이라 간식들도 제대로 챙기지 않은 눈치던데.
울창한 숲 지대가 나타나고 사마를 마을로 들어선다.
첫날부터 호되게 힘들었겠다.
늦은 점심으로 짜장밥을 먹고 휴식.
사마르는 3,660m의 고지에 위치해 체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쉽게 고소증이 올 수 있는 높이다.
팀원들에게 찬물접촉 금지, 과도한 음주 금지, 옷을 따뜻하게 입고 가능한 움직이지 말고 쉴 것을 권유했다.
18.611걸음.
12.77km
8시 30분 츄상출발.
11시 끼야까르
3시30분 사마르 도착.
소요시간 8시간.
중간 휴식 1시간 30분
마실정회동
첫댓글 멋있는 여행기입니다. 여행기를 읽으면서 제가 무스탕을 걷고 있는 착각을 합니다.
도전하고 싶은 길이기도 합니다.
고맙습니다. 댓글에 힘을 얻어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내년에는 함께 무스탕에 있기를 소망합니다.
대단합니다~~내가 헌지에 가있는듯 하내요 건강하십시요
고맙습니다. 내년에 가시기를..
무스탕 가기전에 관련된 책이라도 좀 읽고 갔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네요!!
고립된 은둔의 땅이 된 무스탕 이야기!! 자세하게 기록해주셔서 잘 읽었습니다. ^^
"아는만큼 보이고 보이는만큼 즐겁고 즐거운만큼 느낀다 ". 보내준 자료집은 어쩌구요 ^^
내도 흐르는 시간속에 먼지로 돌아가는 .....ㅎㅎ
한참 걸리실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