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로켓트포는 배우기는 했는데 정확도도 떨어지고 노후하여 작동이 불량한것도 많았다.
그래서인지 그리 심도있게 가르치는것 같지도 않았고, 나도 그리 잘 숙지를 하지 않아 기억나는 것이 별로 없다.
또한 중간의 연결부위가 어설퍼 사격할 때 가스가 새어나와 얼굴을 다치는 수가 있어 방독면을 쓰고 사격한 기억은 난다.
쌀 한가마 값(연습탄이지만,,)이라는 포탄을 맞은쪽 언덕으로 쏘는데 정확하게 타격하는 친구가 많지 않았다.
게다가 뒤로 분출되는 엄청난 가스 폭풍으로 이것 저것 정확하게 보고 느낄 수도 없었다.
다만 한가지 가지고 다닐 때 무척 가벼워서 LMG보다는 한결 쉬웠다는 생각뿐,,,,,,
이것은 훈련을 마칠 때 그리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이때 일요일 점심시간에는 라면이 나왔다.
라면은 20개씩 묶어서 공급되었는데 사역병을 집합시켜 봉지를 모두 벗겨내고 큰 식깡에 담았다.
물론 20개에 하나씩 들어 있는 스프는 모두 압수되었지만 간혹 그걸 숨겨오려는 친구들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스프봉지가 항상 몇개씩 부족해서 사역병들은 다시 집합을 한다.
"지금부터 3초 시간을 준다.
자진해서 가져오면 불문에 붙이겠다.
만일 안나올 시는 뒤져서 걸리는 놈은 오늘 부대로 걸어서 못돌아간다. 알았나?!!!"
한 두친구가 슬며시 나가서 반납을 한다.
사역병들은 스프 봉지가 몇개나 없어졌는지 모른다.
다시 한번 취사병의 엄포가 떨어지지만 아무도 꼼짝을 안한다.
대부분 그냥 넘어가지만 간혹 정말 신체검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숨겨가지고 있다가 걸리면 따귀 몇개를 맞아야 했다.
그래도 성공하면 한참은 주변의 친구들과 함께 스프를 조금씩 국에 넣어 즐거운 식사를 했다.
라면은 끓이는 것이 아니고 찐다.
식사당번들은 한 식깡에는 찐 라면을, 한 식깡에는 스프를 탄 국물을 가져 온다.
당시 후반기 L.M.G 교육대에는 식당이 따로 있었다.
거기에서 자기 부대원들에게만 식사를 제공하면 된다.
당시 내가 점심식사당번을 할 때였다.
우리들은 라면을 조금씩 덜 주고 남겨서 우리끼리 실컷 먹어보자고 했다.
그런데 이게 엄청 큰 문제가 되고 말았다.
조금씩 덜 준다는게 그만 한 식깡이 그대로 남고 말았다.
이미 점심을 먹은 훈련병들은 모두 부대로 돌아갔고,,,,,
나중에 들어 온 식사관이 이를 보고야 말았다.
"이눔시키들! 나 보는앞에서 모두 다 처먹어야 한다.! 실시!!"
라면은 먹어도 먹어도 식깡안에서 부풀어 오른다.
결국 우리는 엎드려 뻐쳐를 하고 몇대씩 빳다를 맞아야 했다.
하지만 돌아올 때 슬퍼하는 친구는 하나도 없었다.
실컷 먹은 라면이 그값을 하고도 남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