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새벽에 일찍 일어나 아침도 거른채 버스를 타러 간다.
9시까지 추자도(楸子島)로 가는 배를 타러 제주항까지 가야하기 때문이다.
버스를 타러 가면서 보는 한라산이 구름 없이 아침 해를 받으며 빛이난다.
제주항의 퀸스타2호.
우리가 타고 갈 배다.
그런데 날이 흐리더니 비까지 내린다.
원래 오늘 추자도를 가는 날이 아니였는데, 파도가 높아 출항이 안된다고 연기가 되어
오늘에야 가는 것인데 비가 오면 어쩌냐,,,,,,,,,
다행하게도 조금 더 가니 비는 오지 않는다.
이왕이면 구름도 걷혔으면,,,, 하고 빌어 본다.
나는 이배가 제주도에서 추자도만 오가는 줄 알았더니
제주에서 "전라우수영"인지 "경상우수영"인지 우수영(右水營)으로 가는 배란다.
추자도에서 내리는 손님이 무척 많다.
우리는 우선 미리 예약한 숙소를 찾아간다.
짐을 내려 놓을 것은 없어 키를 받고, 다시 나와 식당을 찾아간다.
추자항 모습.
항구 건너 멀리 산 위에 정자가 있다.
나중에 알고보니 "나바론길"의 정상이다.
길옆에 조기를 말리는 것이 보인다.
전부 크기가 작은 녀석들 뿐이다.
"추자도 참굴비 특구"라는 푯말이 서 있다.
우리는 그중 사람이 많이 있는 식당으로 들어가 굴비백반을 시켰다.
옛날에는 저렇게 작은 굴비는 먹지 않았다.
이것도 작은 굴비다.
최소한 크기가 한자 이상은 되어야 굴비대접을 받았는데,,,,,,
굴비(屈非)는 어디에서 나온 이야기일까?
고려시대 이자겸(李資謙)이 영광 법성포로 유배(流配)를 왔단다.
여기에서 조기 말린 것을 처음 먹어보고 맛이 있어 자신을 유배보낸 "인종"에게 진상(進上)을 했단다.
진상(進上)을 하면서 "진상은 해도 굴한 것은 아니다."라고 한 것이 "굴비"(屈非)의 유래라는 이야기가 있다.
반면 국어학계에서는 조기를 엮어서 말리면 조기의 허리가 굽는다는 것에서 비롯하여 굽는다라는 뜻을 지닌
고어인 "구비(仇非 : 계곡 굽이굽이, 골목 굽이굽이 할 때의 그 굽이)가 변해서 굴비가 되었다고도 한다.
원래 조기는 전라도 영광 앞바다, 그리고 연평도의 특산 어종이였다.
조기는 일본 근해에서 해류를 타고 올라와 추자도를 지나 영광앞바다로 올라가
연평도인근에 알을 낳고 중국쪽으로 서해를 빙돌아 일본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옛날에는 조기철이 되면 전국의 유명 기생들이 연평도로 간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연평도에서 잡히는 조기가 제대로 알이 성숙된 "알배기"이기 때문이다.
그 때는 전라도의 배들도 연평도로 올라가서 조기를 잡아 영광으로 가져가 말린다고 한다.
조기는 한자로 "석수어"(石首魚)라고 한다.
머리속에 두개의 잇발과 같은 하얀 돌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바닷물의 흐름이 변했는지 연평도는 물론 영광 앞바다에서도 조기가 잡히지 않는단다.
영광의 배들이 오히려 추자도에 와서 조기를 잡아 간단다.
굴비구이로 아침겸 점심을 잘 먹은 우리는 곧장 올레길을 간다.
추자도의 올레길도 엣날 지도와 많이 달라졌다.
전의 지도에는 상추자도를 빙 돌아서 갔는데 지금의 안내지도는 그렇지 않다.
추자면 사무소앞에서부터 올레길을 들어선다.
조금 올라가니 "추자초등학교"가 예쁜 모습으로 우리를 반긴다.
최영장군 사당.
"최영대장신사"(崔瑩大將神祠)라 써 있다.
사당 옆에는 "신묘금지비"(神廟禁地碑)가 서 있다.
이근처에는 묘지를 쓰지 못한다는 알림이란다.
뒤에도 작은 글자가 있는데 마멸된 것도 많아 알 수가 없다.
사당을 지나면 울창한 송림사이로 올라간다.
언덕을 다 올라가면 탁 트인 전망이 나온다.
좌측의 섬이 "수령섬"(水嶺島)이고, 우측 앞의 섬이 "염섬", 그 뒤가 "추포도", 맨뒤가 "횡간도"일듯하다.
다시 섬 안쪽으로 돌아 올라가니 단청(丹靑)을 한번도 하지 않은듯한 대웅전이 나온다.
추자도의 유일한 사찰(寺刹)이라는데 무슨 연유로 저리 방치된 것같이 되어 있을까?
불자(佛子)는 아니지만 대웅전의 모습이 안스러워 되돌아 본다.
쌍룡사에서는 계속 내려가는 길이다.
그리고 이 아래 왼쪽에 성당이 있다.
추자천주교회.
오늘은 시간이 안되 내일 들어가 보기로 한다.
성당을 지나 골목길을 계속 내려간다.
큰 길과 만나는 곳을 지나치면 순효각(純孝閣) 안내판이 보인다.
조금 더 가면 영세불망비(永世不忘碑)도 있다.
여기서부터 좁은 길을 계속 올라가는데 담장을 타일로 꾸며 놓은 것이 상당히 공을 들인듯 하다.
"영흥리 벽화골목"이란다.
어느 분의 아이디어인지 골목길이 환하고 보기에 좋았다.
이어 조금 가파른 오솔길을 올라가면 "추자 처사각"(楸子處士閣)이 나온다.
저기에 써 있는 것처럼 "산신당"(山神堂)인줄 알았더니 아니다.
이곳은 산신(山神)이 아닌 실제 인물을 기리는 곳이다.
처사각(處士閣)앞에서 보는 추자항.
다시 산길은 가파르게 올라간다.
능선에 오르면 좌측으로는 올레길이고 우측으로는 "나바론 하늘길"이다.
우측의 "나바론 하늘길"은 내일의 일정이다.
완만한 능선길을 지나면 이내 등대가 보인다.
추자도 등대.
바다 건너 보이는 산은 제주도다.
추자항 입구 등대
추자도 항 일대가 잘 보인다.
추자도 등대에서 보는 하추자도와 섬들.
앞의 섬이 "섬생이", 바로 뒤의 섬이 "수덕도",그리고 오른쪽의 섬이 "청도"란다.
이제 상추자도를 내려다 보며 긴 계단길을 내려가야 한다.
계단은 꽤나 길어서 조심해야 한다.
어느정도 내려오니 상추자도 항구의 집들이 잘 보인다.
지도에 표시된 올레길은 등대에서 계속 능선길을 가서 "바람케쉼터"라는 곳을 지나
"추자대교"앞으로 나오게 표시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 안내리본은 계단으로 내려오게 했다.
나중에 자세히 살펴보니 아마도 우리가 길을 잘못 간듯하다.
큰 길로 가기 전의 소로(小路)를 따라 내려간다.
큰 길로나오면 큰 양식장이 보인다.
저 뒤의 멀리 있는 섬은 아마도 "보길도"일듯 싶다.
"충혼묘지"도 있는데 그냥 지나친다.
추자대교를 건너기 전에 "추자도 어민 대일 항쟁 기념비"가 있다.
산추자도와 하추자도를 잇는 연륙교량에 대한 이야기.
"추자대교"
대교 난간에 "참굴비"라는 추자도의 대명사처럼 된 굴비 표시를 해 놓았다.
저 멀리 희미하게 "보길도"가 보인다.
이 이야기가 맞을 것이다.
추자도에서 잡는 조기는 아직 어린 것들이다.
법성포 정도는 가서 잡아야 그나마 씨알이 굵은 녀석들을 잡았을 것이다.
다리를 건너 왼편길로 가면 이내 산길로 올라가라는 표시가 나온다.
차도로 가면 위험하니 산길을 만들어 놓은 듯하다.
하추자도에서 보는 추자대교와 상추자도.
옆의 제주도의 방사탑(防邪塔)과는 모양이 조금 다른 방사탑이 있다.
이자리는 "추자대교"가 만들어지기 전의 다리가 있던 곳이라고 한다.
지금부터는 "하추자도"의 산길을 걸어야 한다.
좌측 해안가로는 차도(車道)가 같이 한다.
올레길은 "담수장"(淡水場)가까이에 와서 다시 큰 길과 합류한다.
추자십경(楸子十景)이라는 열군데의 추자도 경치를 열거해 놨는데 이걸 보려면
오랫동안 추자도에 머물러 있어야 할듯하다.
더구나 옛날에 만들어진 것이라 "횡강추범"같이 지금은 볼 수없는 풍경들도 있다.
"담수장"(淡水場)옆에 있는 공원.
희망공원 앞에서 보는 추자도 앞바다의 모습.
희망공원에 있는 건물 지붕위의 조형물.
"담수장"(淡水場)을 지나자 마자 오른쪽으로 담수장을 끼고 올라간다.
하추자도의 중심 산인 "돈대산"(燉臺山)을 향하여 올라가는 길이다.
"담수장"(淡水場)의 모습.
아마도 이곳의 물이 추자도의 상수원이 되는듯하다.
계속되는 오름길은 "대창재"(묵리 고갯마루)까지 올라간다.
우리보다 앞서 온 사람들이 여기에서 하산하기로 하고 가까운 "묵리"로 내려간다.
오후에 떠나는 배를 타야 한단다.
여기에 있는 길도 우리가 지난 길과 조금 다르게 표시되어 있다.
즉 "나바론 절벽"을 거쳐서 오게 되어 있다.
그러면 어떠랴. 우리는 우리가 가고픈 대로 가는 길 인것을,,,,,
우리는 "돈대산"을 향해 계속 직진.
"대창재"에서 얼마간은 그리 힘들지 않은 길이다.
하지만 이내 돈대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가파른 길로 변한다.
중간에 보이는 상추자도와 앞바다.
추자항 앞의 "염섬"
뒤에 보이는 희미한 곳은 "진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하추자도의 "청도".
첫댓글 걷기 바쁜 와중에 구석 구석 많이도 보셨네, 대단한 답사이다.
그래도 놓친게 너무 많아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