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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여름캠프를 위한 말씀들 – (4) 환경 문제의 특징
드디어 환경 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가슴이 뛰네요. 환경 문제를 교회에서 캠프의 주제로 한다고 할 때 왜 그것이 캠프의 주제가 되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먼저 설명해야 했구요, 이제 드디어 환경 문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적을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습니다.
우선 오늘의 주제는 환경 문제가 왜 우리 세대에 중요한 문제가 되었는가 하는 점입니다. 사실 환경이 우리의 화제로 대두된 것은 그리 오래 된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 문제가 우리 피부에 와 닿는 문제로 인식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입니다. 여러분들의 경우는 어떠신가요?
제 경우에는 환경 문제가 가장 공포스럽게 인식된 것은 올해 초 미세 초미세 먼지가 뉴스에 등장했을 때 였습니다. 초미세먼지란 PM2.5 이하(2.5 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먼지를 뜻한다고 하는데요, 1 마이크로미터는 백만분의 1미터입니다. 이것이 얼마나 작은 것일까요?
그림에서 보듯이 해변가에서 볼 수 있는 아주 고운 모래보다도 작고 머리카락 굵기보다 작습니다. 머리카락 굵기의 30분의 1 이하의 크기라고 하네요. 이러한 입자는 너무 작기 때문에 통상적인 호흡으로는 폐속까지 직접 들어 온다고 합니다. 그리고 온 몸 속을 이 작은 입자들이 침투하게 되는 것이지요.
초미세먼지는 특히 어린이들에게 매우 위험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 집 아이들에게도 마스크를 씌워서 등교를 시켰지요. 그런데 초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잡아낼 마스크가 현재는 없다고 해요. 마스크를 쓴다고 하더라도 전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지요. 저도 아내의 당부에 그래도 가장 효과적이라고 하는 마스크를 쓰고 다녀 봤는데요, 정말 제대로 잘 쓰고 다니면 호흡이 가빠서 빨리 걷기도 어렵겠더군요.
이 초미세먼지가 있는 날은 눈이 계속 뻑뻑하구요, 목이 컬컬합니다. 그런데 그 정도로 그치는 것이 아니구요, 얼굴을 문지르면 얼굴이 따가와요. 즉 우리 모공속으로 모래 가루 같은 것들이 직접 들어간다는 것이지요.
예전에 대기오염이 심각한 멕시코 얘기를 들었던 적이 있어요. 자고 일어 나서 코밑을 문지르면 손이 시커멓게 된다는 나라, 그래서 마스크를 일상적으로 쓰고 다녀야 한다고 들었지요. 그래도 그런 소식이 그렇게 피부에 와 닿지는 않았어요. 그러나 이제는 이것이 다른 나라 이야기가 아닌 것이에요.
그런데 이 초미세먼지의 문제는 우리가 그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초미세먼지는 중국에서 날아 오거든요.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바다 건너 이 땅까지 날아 오는데, 하늘에 보자기를 펼쳐 날아 오는 공기를 다 거둘 수도 없고 어떻게 할 도리가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더 위험한 것은 초미세먼지의 약 50%는 우리 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에요. 즉 우리 나라에 초미세먼지의 발생원이 수없이 많이 있다는 것이지요. 불행하게도 우리 양주시는 초미세먼지가 한번 들어 오면 잘 빠져 나가지 않는 지역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일본 기상청에서 초미세먼지 수치를 발표하는 어플이 있는데, 그 어플로 살펴 보면 주변 지역보다 우리 양주시가 항상 수치가 더 높습니다.
한번 이 초미세먼지의 문제를 통해서 환경 문제를 들여다 봅시다.
1. 환경 문제의 임박성
우선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환경 문제가 이제는 아주 급박하게 우리 문턱까지 차 오르고 있는 재앙이라는 것입니다. 저 멀리 북극곰이 살 곳이 없어져서 위기를 겪고 있고 물 건너 멀디 먼 멕시코 어린이들이 마스크를 쓰고 학교를 다녀서 안 됐다 하는 그런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제 마스크를 쓰건 뭘 하건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절박한 문제가 우리 집 문만 열면 도처에 펼쳐져 있는 것입니다. 올해 처음으로 이 문제가 이슈화 되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이 문제가 정말 얼마나 큰 문제인지를 피부로 느끼지 못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해를 거듭하면서 지켜 보십시오. 우리 아이들 중 많은 아이들이 아토피가 더 심해질 것입니다. 천식이나 비염 등 알레르기성 질환도 가중 되겠지요. 마스크 같은 것 괘념하지 않고 공원에서 돌아 다니며 소일 거리를 삼으시는 어르신들이 치매에 걸리는 확률도 더 높아질 것입니다. 거리에 아이들이 돌아다니는 일이 줄어들 것입니다. 아이들의 웃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거리는 점차 삭막함을 더해 가겠지요? 저녁 먹고 산책 나와 돌아 다니면서 도란 도란 얘기 나누는 부부들을 만날 수 없을 것입니다. 의례껏 밖에 나간다면 마스크를 써야 하겠지요? 그러니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얼굴을 가지고 눈만 빼꼼히 내 놓은 사람들일 것입니다. 우리 마음이 자연스럽게 어둡지 않겠어요? 그런데 이 모든 문제들은 해가 거듭될수록 서서히 악화되어 갈 것입니다.
2. 삶의 변화
위의 내용에서 보듯이 환경 문제는 인간의 삶을 뿌리부터 뒤바꿔 버립니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거리는 곧 사람 사이에 미소가 없는 거리입니다. 시선 교환이 불안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쉽게 말을 걸고 같이 웃으며 인사하는 일이 없어질 수 있습니다.
“은하철도 999”라는 만화영화, 기억하시나요? 거기서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별 전체가 다 환경 오염으로 뒤덮였지요. 메텔이 철이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별 전체가 다 공장이야. 무한히 물건을 만들고 있지. 수 백년간 쉬지도 않고….”
그 별에서는 우주 전체에 공급할 물건들을 생산하느라고 별 전체가 오염되었는데도 계속 공장을 새로 짓고 있었습니다.
“은하철도 999”는 인류의 어두운 미래를 다룬 만화 영화입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기차를 타고 여러 별들을 여행한다는 낭만적인 내용 속에 우리의 미래와 환경에 대한 깊은 우려를 가지고 있는 예언적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영화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우울하고 절망적입니다. 밝게 웃으면서 따뜻하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지요. 그런데 바로 그 영화 속 세계가 우리가 맞이할 미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데이비드 베컴이 호주 어린이들의 축구 캠프장을 방문한 사진입니다. 그런데 좀 이상하지요? 어린이들이 검은 색 모자를 쓰고 있습니다. 그것은 남극 상층부에서부터 오존층이 파괴되어 해로운 태양광선이 그대로 지상에 침투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호주에서는 초등학교 체육 시간에 실외 활동을 할 경우에는 검은 모자를 써야 한다고 합니다. 남극 상공의 오존 구멍이 넓어 지는 것을 막지 않으면 앞으로 거리를 걸어 다니는 것 자체가 위험한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환경 문제는 우리 삶의 전반을 위협하는 광범위한 문제입니다.
3. 전 지구적 문제
환경 문제가 어려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 문제가 전 지구적 차원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초미세먼지만 해도 중국의 경제 발전과 맞물린 문제입니다. 중국 사람들이 먹고 살기 위해서 경제 발전을 하는 과정에서 공장이 늘어 나고 각종 기계 장치들이 더 많이 가동되면서 원인이 증가하게 된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 나라의 초미세먼지를 막기 위해서 중국 정부를 향해 공장을 멈춰 달라고 한다면 중국이 우리 말을 들을까요? 오존층의 파괴되는 것 역시 이러한 문제 중 하나입니다. 호주에서 공장을 많이 돌려 오존층이 파괴된 것이 아닙니다. 오존층 파괴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프레온 가스라고 알려져 있는데, 프레온 가스는 냉장고의 냉매나 수많은 에어로졸 제품(스프레이형 페인트, 헤어 스프레이 제품 등)들의 충전제로 사용되었습니다. 지금은 프레온 가스의 대체 물질을 개발하고 사용을 금지하는 등 여러 다각적인 조치들이 취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면 여전히 어려운 문제이지요.
중국 정부 역시 황사 문제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서부 사막 지대가 점차 넓어지면서 건조한 바람에 실려 모래 바람이 베이징 시내를 뒤덮고 있지만 마땅히 할 일이 없습니다. 그러니 초미세먼지까지는 정말 신경 쓸 여력도 없어 보입니다. 사막화를 막고 황사 문제, 초미세먼지 문제 등을 개선하려면 중국 전체가 바뀌어야 하는데 그렇게 할 여력도 없고 상황도 되지 않지요.
최근에 우리 나라 사람들을 긴장 시키는 또 다른 국지적 환경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일본 후쿠시마의 원전 사태입니다. 쓰나미로 인해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하면서 지금도 지속적으로 방사능에 오염된 물이 바다로 유입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문제는 후에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어쨌거나 일본 원전에서 바다로 흘러드는 방사능 오염수는 일본과 한국 등의 국지적 문제가 아니며 태평양 연안 전 세계 국가를 긴장 시키는 중대한 문제입니다.
뿐만 아니라 지구 온난화 역시 대표적인 환경 문제이면서 또 전 지구적 차원의 문제입니다. 효과는 전 지구적으로 미치고 있지만 전 지구가 연합해서 그것을 대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처럼 환경 오염의 문제는 전 지구적 차원으로 확산되지만 그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4. 위험의 가속성
환경 문제는 그 동안 이처럼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매우 위급한 문제가 되어 버리고 있습니다. “나 하나 쯤이야”라는 생각이 결국 오늘의 위기를 만든 것이지요. 그런데 아직도 이 문제가 그렇게 심각한 것으로 인식하지 못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이것은 결국 큰 재앙을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사진은 일본의 쓰나미가 밀어 닥치는 장면 인데요, 쓰나미의 무서움은 눈 앞에 보이는 물의 높이가 아닙니다.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빌딩 몇 층 규모의 물벽이 해안가를 덮치지 않아도 쓰나미는 그 자체가 충분히 위험합니다. 그것이 위험한 이유는 다만 50cm가 높더라도 그 높음만큼의 물벽이 끝없이 수십킬로미터 펼쳐져서 이동 중이라는 점입니다. 즉 쓰나미의 위험성은 장애물을 만나면 그 장애물 앞에서 계속 뒤로부터 이어져 밀어닥치는 물이 거대한 물벽을 만들어 솟아 오른다는 점입니다.
지금 인류가 눈 앞에 보고 있는 것은 아주 먼 바다에 한 30cm 정도 높이로 작은 물벽이 솟아 있다는 정도일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이것이 눈앞에 밀어 닥치게 되면 거세게 물벽을 이루며 솟아 오를 것입니다. 그리고 도저히 막아 낼 수가 없는 거대한 재앙으로 변할 것입니다.
이처럼 환경 문제는 여타의 다른 사회적 문제와는 매우 다릅니다. 인간이 초래했지만 인간 스스로에게 해결 능력이 충분하지도 않고 또 소수의 몇몇이 풀어낼 수 없는 문제입니다. 국제 사회가 바로 이 환경 문제라는 난제 앞에서 최초로 평화적이면서도 전 지구적인 연합을 이루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쉽게 풀리지 않고 있지요. 그러므로 환경에 대한 문제는 곧 문제에 대한 전 지구적 차원의 연대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환경 문제는 왜 교회가 품어야 할 거대 담론인가? >
우선 여기서 말하는 거대 담론이 통상적인 거대 담론과는 많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습니다. 어떤 이상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거대 담론이나 혹은 인류의 멸망 같은 극단적인 얘기를 담은 그런 얘기는 아닌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환경 문제의 특성을 살펴볼 때 이것이 교회가 품어야 할 문제라는 점이고 또 전 지구적 차원의 문제라는 점에서 기존의 거대 담론들과 상당히 유사한 면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과거의 거대 담론들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지만 현재의 교회에게 매우 필요한 문제라는 면을 고려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1. 환경 문제는 인류의 미래에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러나 정치적 타협이나 결단에 의해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환경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인류 공동의 어떤 방향성을 찾고 그것을 위해 모든 나라, 모든 국민들이 일관되게 달려 간다는 그런 차원의 문제와는 다릅니다. 그것이 개개인의 삶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환경에 대해 인식하고 그것을 삶의 모든 세밀한 부분까지 적용해야 비로소 개선이 가능할 수 있는 것입니다.
2.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 참모 한 사람이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정치인은 손가락에 침을 발라 공중에 세우고 바람의 방향을 읽는 사람들이다.” 정치인들은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예민하게 파악해 그것을 함으로써 표를 얻으려고 한다는 말입니다. 즉 정치인들이 정의에 관심이 있다거나 다수의 이익에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각 개인의 원함이 합쳐진 민의의 향방을 따라 움직인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민의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요?
3. 여기에 교회의 중요한 역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옳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은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이며 또 해야 하는 일입니다. 교회는 옳은 것을 볼 줄 알아야 하고 그 옳은 것을 향해 사람들의 마음을 묶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4. 우리 꿈땅 어린이들에게 그런 의미에서 이번 캠프는 매우 중요합니다. 어린 시절에 환경에 대해서 자각하게 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중요한 과제로 마음에 품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환경 문제에 가지를 쳐서 연결해 주어야 할 것들이 더 있습니다. 그 첫 번째 가지는 하나님입니다. 이 세계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이 세계 가운데 계시고 이 세계를 운용하고 계시며 이 세계를 궁극적인 하나님의 나라로 이끌어 가고 계신다는 것을 알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그 두 번째 가지는 바로 교회입니다. 이 시대, 교회가 하나님의 나라가 이룩되어 가는 통로로 사용되고 있으며 우리는 교회를 통해 하나님의 통치를 이 땅 가운데 이루어 가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즉 출석하고 예배하고 헌금하는 것이 교회를 위해 그들이 할 수 있는 전부가 아니며 교회를 통해 세상을 향해 무엇인가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5. 한편으로 이런 생각을 하는 이면에는 이런 우려도 있습니다. 교회가 아니면 누가 이 환경 문제를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해 가겠는가 하는 것이지요. 교회는 오랜 세월, 우리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실질적인 구원의 방주 역할을 해 왔습니다. 이제는 교회가 나서서 인류 모두의 미래를 살리는 구체적인 구원의 방주가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곧 교회의 존재 이유이며 사명 아니겠습니까?
글 이어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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