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기도
주님은 안녕하신지요. 아니지요, 저희들이 안녕하지 않은데, 주님이 안녕 하실 리 없으시겠지요.
주님!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절대군주가 되겠다고, 국민들에게 총칼로 위협하는 내란을 일으켰습니다. 온 국민이, 온 세상이 다 알고 있는데도 뻔뻔스럽게 입만 열면 거짓말을 늘어놓는 대통령이라는 사람, 사람의 탈을 쓰고, 저 모양인지 참으로 못난 사람입니다.
더 불쌍한 사람들은 모지리 대통령을 이용해서 바람이 불면 한순간에 날아가 버릴 자리를 지키겠다고 세 치 혀로 국민들을 갈라 치고, 국민들끼리 다투게 만드는 국민의적 내란당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듯이 잠시 후에는 자신의 죄 값을 치르며 옥에서 슬피 울게 되리라 믿습니다.
대통령도, 총리도, 장관도, 국회의원도, 군 장성도, 검찰도,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은 공무원입니다. 국민들의 세금으로 임금을 주는 일꾼입니다. 그런데도 자신들의 본분을 잊고 국민들을 위해 일을 하지 않고 오히려 공권력을 악용하여 국민들을 억압하고 탄압하고 있습니다.
주님!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오늘로 111일째입니다. 총칼로 내란을 일으킨 죄인들이 아직도 거리를 활보하며 국민들을 우롱하고 있으니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매일밤낮을 거리에서 광장에서 목 놓아 내란의 우두머리에 대한 파면과 공범들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 감감 무소식입니다.
그러나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습니다. 불의가 정의를 이길 수 없습니다. 꽃샘추위가 아무리 봄을 막으려 해도, 나무의 새순을 꺾을 수 없습니다. 저들의 무도함은 국민들을 이 길 수 없습니다. 강도떼들에게 역사의 수레바퀴가 멈추는 것 같아도 긴 안목으로 보면 더 나은 사람의 아들이 되려는 은총일 수 있겠지요.
주님!
다시 만날 세상에서는 강은 흐르고, 산은 산의 주인인 생명들이 살 수 있는 집이 되어야 합니다. 공항 대신 갯벌을 살리고, 바다를 살려야 합니다. 약탈과 남용으로 파괴되고 훼손된 자연을 회복하여야 합니다. 10%, 20%의 소수의 국민들을 위한 세상이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고루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소득이 있으면 세금을 내야합니다. 부의 불평등 해결 없는 세계 경제 10위, 1인당 국민소득 3만 6,000불은 부자들의 배만 불려 줄뿐입니다.
주님!
저들은 빼앗고 죽이는 자들이지만 저희는 모든 살아있는 생명을 섬기고 나누고자 광장에 있습니다. 대통령 파면은 광장의 민주주의 시작입니다. 차별과 혐오와 배제가 없는 나라가 민주주의입니다. 모든 노동자에게 노동3권을 보장하는 것이 민주주의입니다. 청년들에게 꿈을 줄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입니다. 누구나 몸을 뉘일 수 있는 집을 마련해 주는 것이 민주주의입니다. 배우고 싶으면 배우고, 아프면 치료받을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입니다.
주님!
무도한 저들보다 저희가 먼저 지치지 않게 하여 주십시오.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것이 민주주의입니다.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것이 정의입니다.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것이 평화입니다.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것이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그 나라가 거리에서 광장에서 싹을 틔우고 있습니다. 주님도 111일째 저희와 함께 거리와 광장에서 농성장에서 함께하고 있지요. 그 놀라운 사랑으로 저희는 내일도 거리로 나설 것입니다.
이 모든 말씀을 사람의 아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 대화동 빈들교회 문 성 호 장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