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진해신항입니다”2022년 착공 … 2030년부터 단계적 개장
경남의 지역 명을 딴 메가 포트(Mega-Port)가 처음으로 탄생했다.
정부는 지난 달 17일 ‘2030 항만정책 방향과 추진전략’을 발표하면서 부산항 제2신항의 이름을 부산항 ‘진해신항’으로 확정했다. 이는 지난해 5월 경남도와 부산시가 합의한 상생합의서의 내용을 정부가 추인한 것이다. 이로써 지난 2005년(부산항) 신항이 들어설 당시 명칭 갈등을 되풀이하지 않고 새로운 협치의 모델을 만들었다. 진해신항은 국제항로의 특성을 감안해 영어로는 ‘Busan New Port’를 사용한다.
진해신항이라는 명칭은 경남경제의 새로운 성장거점을 확보한 것과 다름없다. 정부는 이날 ‘진해신항을 동북아 물류중심으로 육성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2026년까지 광양항을 통해 검증한 항만자동화 시스템을 2030년부터 진해신항에서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제1호 한국형 스마트항만이 진해신항이 되는 셈이다. 진해신항은 모두 경남의 땅으로 진해의 연도와 송도를 세로로 연결했을 때 서쪽에 해당한다.
진해신항 세계 3위 물류허브항 견인차
진해신항은 오는 2022년 초 착공해서 2035년까지 15개 선석이 들어선다. 2027년 3개 선석 공사를 완료해서 2030년부터 단계적으로 개장할 예정이다. 완공 시기는 당초 계획보다 5년 앞당겨졌다. 선석 규모가 21선석에서 15선석으로 조정됐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는 2040년까지는 선박 물동량을 추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대신 선석당 최대 3만TEU급(길이 400m 이상) 선박의 접안이 가능하다. 현재까지는 세계적 초대형 선박도 2만4000TEU가 가장 크다. 1TEU는 20피트(6m) 길이의 컨테이너다. 진해신항의 연간 하역능력을 추정하면 1600만TEU에 이른다. 진해신항에 해마다 지구 두 바퀴 반을 도는 길이의 컨테이너가 쌓이는 셈이다.
현재 부산항 신항도 북컨테이너터미널 일부와 서컨테이너터미널 전체, 대부분의 배후단지 등은 행정경계 상 경남이다. 신항이 2026년, 진해신항이 2035년 개발을 완료하면 새로운 부산항 전체의 중심축은 사실상 경남으로 넘어온다. 총 51개 선석 가운데 31곳, 항만부지의 69%, 배후단지의 72%가 경남이기 때문이다. 전체 연간 하역능력 3400만TEU의 60% 이상이 경남에서 이뤄진다. 현재 부산항은 세계 물동량 처리 경쟁에서 6위로 밀려났지만, 진해신항이 가동되는 2035년에는 상하이항과 싱가포르항에 이어 다시 세계 3위로 도약하는 발판을 다질 수 있다.
진해신항 부가가치 50조 원 지역경제 활력
진해신항에는 12조 543억 원(예비타당성 조사 시작 기준)이 투입된다. 지역건설업체가 참여지분을 보장받는다면 5조 원 규모의 직접효과가 예상된다. 배후단지에서 연간 지방세 수입 70억 원, 공유수면 매립에 따른 취·등록세는 최대 1400억 원 정도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추정한 부가가치는 50조 원대에 이른다.
11개 지역 항 특화전략 탄력
정부의 제4차 항만기본계획도 확정되면서 경남의 11개항(무역항 9곳, 연안항 2곳)도 지역별 특화전략을 추진한다. 모두 19건에 3012억 원을 확보한 경남도는 삼천포항과 통영항, 장승포항, 고현항, 옥포항 등을 지역별 특성에 맞춰 개발하기로 했다. 마산항은 산업단지 지원에 집중하고, 통영 중화항은 여객-화물-어업 복합기능을, 삼천포항은 보도교를 전액 국비로 조성하는 등 차별화 전략을 확정했다. 특히 장승포항이 친수시설로 전환하면서 흥남철수기념공원 등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조성하는 사업도 가속도를 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