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에 오래 있다가 정년 퇴직을 하고,지금은 중소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고등학교 동창이자 군대 동기생인 가까운 친구가 오래 전부터,
속초에 회사 별장이 있으니, 며칠 쉬었다 오자고 해서 날을 잡아
또 다른 친구 (농수산부 고위직에서 정년 퇴직하고,
지금은 관련 분야 회사 고문으로 있는)와
세명이 골프 채를 친구 벤스(트렁크가 좁다)에 구겨 싣고
서울에서 속초로 향했다
.누구나 그렇지만 친구들과 여행을 간다는 것은 마음이 들뜰 수 밖에...
강원도는 내가 장교로 임관해서 후방근무 또는 교육기간을 빼고는
군 복부가 끝날 때 까지 거의 15년 동안을 전술 훈련장과
전방 DMZ를 누볐던 곳이 어서
가족이나 친구들과 같이 강원도를 여행할 때면 지난 군대 생활이
파노라마 처럼 떠 오르고, 흥분이 되어 나도 모르게 자랑아닌 자랑을 하게 된다.
여기는 소대장 시절, 전술 훈련하던 곳, 여기는 내가 유격대장하면서 ,
이티오피아 황제에게 태권 시범하던 곳, 여기는 선봉 중대장하던 곳 등등...
친구들은 흥미를 가지는 지,않가지는 지는 모르지만, 어느 정도 호응이 좋지만,
나를 따라 다니면서 전방 오지에서 죽은 나무 잔가지 모아다가 밥 짖고,
군불 때서 아랫목 뜨시게 해 놓고,
철책선 지키느라 밤 잠 설치는 남편 기다리다가 지쳐 ,
밤샌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닌 그때...
고생한 마누라는 전방생활 무용담을 얘기하면
"그래 그렇게 열심히 훌륭하게 근무 잘 해서, 훈장이라도 받고,
장군이라도 되었느냐고요!.."
하면 흥분되었던 나의 기분이 위축되어 입이 다물어 지곤해 버린 여행길 이었다.
오늘은 부담 없이 차 안에서 세 친구의 이야기가 끝날 줄을 모른다.
박회장은 학창 시절부터 자기 발전을 위해 노력한 이야기,
회사를 설립 해 경영한 이야기,들으면 들을 수록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장촌은 역시 고위직에 있으면서 이룩한 업적이나, 가정사 이야기,
학창 시절 자취방의 싸늘한 책상에 앉아 친구가 여자 친구를 대려와
이야기 하고 있는 내용을 듣지 않고, 공부하려고
이불울 뒤집어 쓰고 날새기 공부한 이야기...
나야 물론 군대 경험 이야기,그러나 나에게는 무용담도 있지만
그 보다는 실패담이 너무 많고,
두 친구들은 성공담이 많아, 조금은 부끄럽고, 지금 부터라도
나도 성공담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마음 뿐으로,
경청을 많이 했다고 할까.
시간이 갈수록 우리의 우정은 점점 더 짙어지고, 저녁 무렵 속초에 도착하여,
박회장 콘도에서 여장을 풀고,'성원 식당'에서 유명한 삼겹살에 폭탄주로 피로를 풀고,
하루의 여정을 끝냈다. 잠자리가 버뀌어서 인지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옛날 꾸며진 속초 어부의 이야기가 생각 난다.
조선조 어느 임금이 어전 회의에 나와, 참모들에게 '요즘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힘이 없고 밤이 무섭다'고 했더니, 영의정이 감을 잡고,
강릉 현감에게 물개 신을 네개를 구해 오라고 했고,
결국 속초 원님에게,그리고 속초 어부에게 그 임무가 떨어져,
어부는 물개 신 하나와 개신 세개를 바쳤고, 물개 신은 속초 원님이 챙겨 버렸고,
임금은 물 개 신 대신 개신을 먹고
기력을 회복해서, 기분이 좋아 어부를 경복궁에 초청했고,
금은 보화를 받은 어부는 고향으로 귀가하는 길에 남산에 올라
경복궁을 내려다 보며 "개 x 도 모르는 사람들이 정치를 한다고...퉤! "
했다는 이야기가 생각 난다.
당시는 속초 앞 바다가 겨울에는 날씨가 추워 얼었었고,
가끔 물개가 나타났다고...
마침 눈이 거의 1미터 가까이 쌓여, 마지막 가는 눈설악 겨울의 운치를 더 하였다.
콘도 20층에서 내려다 보이는 광경은 동해의 푸른 바다가 보이고
밀려 오는 파도 소리가 들리는 듯,전경이 눈앞에
펼처진 전망 좋은 곳이었다.
강원도에 오면, 속초 중앙 시장에서, 옹심이나, 닭강정 그리고,호떡이 전부였는데,
최근에는 회와 물회, 그리고 순두부와 순대 등이 유명하다 하여,
속초에 올 때마다 맛보고 왔지만, 그동안 구경하지 못한,
지금 고층에서 내려다 보는 속초 앞 바다는
동해의 푸른 물결 파도와 수평선이 주는 한 없는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끼는
정말 신비스럽고, 아름답고, 힘찬 도시라고 해야 할 것이다.
낙산사의 해돋이, 송강 선생의 유적지라든가, 고수도굴,동해안 17번 도로를 따라 가면
정말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경치와 옛 조상들의 발자취를 체득할 수 있는 데,
골프가 아니어서 어쩌면 그중 일부라도 구경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다음날 아침에는 박회장의 안내로 유명한 곰치국과 생대구지리로
아침 밥을 해결했는데, 그 동안 사과 하나에 계란,그리고,
야구르트로 아침을 해결하다가,
이번에야 말로, 아침 진수성찬에 포식 이였다.
여행의 즐거움의 하나가 이런 맛집에서의 먹거리를 즐기는 기분이고,
둘째가 반가운 친구들과,소탈하고, 숨김 없는 본인의 인생사를
서로 이야기 하며 보내는 것이며,셋째로는 순수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느끼는 것의 감사함이고, 그런 경험이 바로 행복이 아닐까!
눈 때문에 골프는 생략하고, 눈에 덮힌 설악산의 아름다움을 구경하기로 했다.
설악산 신흥사(신라 진흥왕 때 자장 율사가 창건)를 둘러보고,,
케이블카로 권금성(신라 시대 권씨와 김씨가 난을 피하고자 쌓은 성)에서
눈밭에 굴러 보고 누어 보고,케이블카에서 멀리 보이는 울산바위를 사진도 찍고...
그리고, 화암사(절 왼쪽 건너편에 있는 바위에서 쌀이 나왔다는 전설이 있다.),
9층 석탑에서 내려다 보이는 속초 시내와 동해 바다,
한 친구는 쌀이 나왔다는 위엄있는 바위를 처다보며 명상에 잠기고,
또 한 친구는 쌓인 눈위에 덮석 누어 버린다. 나는 연신 핸드폰 카메라를 눌러 댄다.
울산바위(조물주가 거대한 경승을 만들고자
전국에 있는 바위 들을 금강산에 불렀는데
울산바위가 울산에서 올라 오다 늦어,
이곳 설악산에 머물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나머지 바위들은 금강산에 도착했으나 울산 바위가 오지 않아, 다른 바위들은
금강산 만물상이 되었다나...),
둘레가 4키로나 되는 거대한 바위를 뒤로하고,
미약한 나의 존재를 카메라 앞에서 표출해 본다.
속초 앞바다 동해의 수평선을 보며,광활하고,푸른 동해 바다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롯대 호텔 산책로, 김일성 별장
(철천지 원수인 김일성, 양민 150만 명이 희생된 6.25를 이르킨 적장,
그가 하룻밤 자고 갔다는...)
건 너편에 이승만 대통령 별장이 보이고, 푸른 파도의 동해 수평선이 보이는 별장
자연산 회, 숙소에서의 쏘맥, 다음 날 더 맛좋은 곰치국과 가자미 찜에 막걸리 한 잔...
대관령,한계령에서의 눈 꽃과 쌍화차 한 잔..,
홍천을 지나 서울 도착,방배동의 유명한 장수원 갈비구이 까지,
그리고 장촌의 카메라 솜씨로 가는 곳 마다,나를 모델로 해서 잘 찍은
설악산 경치들과 음악을 곁들인 동영상이
우리들의 우정을 더욱 아름답게 하였다.
박회장은 비교적 조용히 아름다운 설악산 눈 경치를 감상하며 사색을 좋아하고
나는 부지런히 카메라 앞에 서는 사진 모델를 좋아 했으며,
장촌은 사진 찍는 것을 좋아 하는지
많은 아름다운 경치를 사진으로 남겨,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나에게 보내 주었다.
너무 고마운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기회를 만들어 준 친구 박회장과 같이 하면서 멋진 자연과 더불어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만들어 준 장촌 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친구들 사랑해! 한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