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이맘 때, 공자의 고향인 곡부에 갔었습니다.
그때... 영화 '공자'를 보았다면 곡부 여행은 또다른 감흥을 불러 일으켰을 겁니다.
영화 '공자'를 선뜻 선택한 것은
첫째, 공자의 삶이 알고 싶어서였고
둘째, 중국어를 듣고 싶어서였고
셋째, 주윤발이 과연 공자에 맞는 역할인가 궁금해서였습니다.(제 개인적으로는 주윤발은 공자에 맞는 얼굴이 아니라고 생각해서이지요.)
결론은 실망!
알고 싶었던 공자의 삶은 자세히 다뤄지지 않았고.
주윤발은 그다지 성공적인 연기를 펼친 것 같지 않았고....
그나마 저를 만족시켜준 것은 실컷, 중국어를 들었다는 겁니다.(중국어에 미련을 못 버리고 있는 저,
유창하게 중국어를 구사하고 싶어 미치겠는 저....언제쯤 그 소원을 이룰 수 있으려나....)
공자의 말
한번쯤 인용 안 해본 사람 있을까요?
공자의 사상은 수천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의 삶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곳이 없지요.
그러나 영화 '공자'는 사상가로서의 공자의 삶은 찾아볼 수 없어요.
공자가 어떻게 학문을 닦았으며 어떻게 제자를 가르치고 등은 알 수 없어요.
단지 춘추전국시대, 서로 먹고 먹히는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는 나라들 사이에서
공자가 정계에 입문해, 어떻게 협상하고 어떻게 하여 인정받고
또 어떻게 하여 쫓겨나 낭인생활을 하는지가 자세히 그려져 있어요.
결론은.....
스토리가 있되, 잘 정리가 되지 않아
관객의 머리에 확실하게 뭔가를 남기기에는 실패한 영화 같아요.
화려한 볼거리는 있어요.
크고 웅장한 궁의 모습(중국은 뭐든지 크기로는 세계 최대를 자랑하니까요)
골짜기에서의 전투 모습(이건 분명 CG의 힘을 빌렸겠지만...)
화려한 궁중 복식 등....
보고 나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공자....
그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보고자, 3년 전 곡부 여행했을 때의 글(일부)을 올려 봅니다.
곡부는 세계 4대 성인 중의 한 분인 공자의 고향입니다.
당시 노나라 수도였던 곡부는 2400년 역사를 가진 도시이며, 인구 50만명 중 20%가 공씨 성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공자를 기리기 위한 사당 '공묘'
공자의 후손들이 거처했던 '공부'
공자 역대 후손들이 묻힌 가족 묘 '공림'-
이 세 가지로 곡부의 시민들이 먹고 살고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공자의 후손들은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만하지요.
공자가 심었다는 회나무...그 당시 나무가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 있을 수 있을까?
공자가 항상 숭앙을 받았던 것은 아닙니다.
공자의 유교 사상이 탄압을 받자, 그의 수많은 책들이 불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그때 그의 후손 하나가 벽을 쌓고 그 속에 공자의 책들을 숨겼답니다.
그곳이 바로 노벽입니다. 이 노벽으로 인하여 공자의 귀중한 책들이 전해내려 올 수 있었던 것이지요.
공묘에 들어가기 전, 한번씩 쳐다보라는 욕심 많은 동물 '탐'입니다.
이 세상 온갖 좋은 것들을 다 가지고 있는 이 동물을 보며
욕심을 버리고, 베풀며 살라고 했답니다.
공자의 묘...
'공자는 아들을 데리고 손자를 품에 안고 있다'는 말처럼 아들의 묘는 옆에 손자의 묘는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공자의 아들은 그저그런 평범한 인물이었지만, 손자는 아주 똑똑하고 지혜로운 인물이었습니다.
첫댓글 예전 홍콩영화는 배우들이 광동어를 써서 알아듣기 힘들었지만 요즘은 보통화(표준어)를 사용해, 훨씬 부드럽게 들립니다. 중국어 공부 잘 했던 영화였습니다.
예전에 중국어에 관심 가지고 아주 잠깐 공부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젠 다 잊어버렸지요. 에구~
다시 시작하시면 잊었던 것들 다 기억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