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백고개 - 삼성산 임도 - 삼성산 정상 - 원점회귀.
비 소식에 산길 코스는 빼고
평탄한 임도 걷기 위주로 변경.
산길 1km 넣어 왕복 8km.
4시간. 1만3천보.
평소보다 조금 짧았지만
장마철에 비 안 맞고
이 정도라도 걸었다니
운빨 좋은 횡재수다.
전부 행님들 공덕이다.
선선한 바람. 짙은 먹구름.
약한 자갈이 깔린 임도를
도보행복님. 은재님.
산사랑님. 한소가 걸었다.
지혜있는 사람의 의견 따라
움직였더니 심신이 안정되고 편안했다.
점심 먹고 나서
한두 방울씩 내리기 시작하더니
걷기 마칠 때까지
그대로 유지해주었다.
비옷 걸치기에는 한참 모자라는 양.
참으로 다행.
인도행 다니며
비로 봉변 당한 적은 없다.
길을 못 찾아
산중에서 헤메고 다닌 경험은 많다.
점심을 느긋하게 마치고
하산 내리막 길 2.5km 거리를
평속 4km로
조금 빠르게 걸었다.
시간당 강우량은
0.1mm 수준.
이 정도 여름 비는
도보에서 맛소금이다.
그러나
어둑한 하늘에서 빗방울이 들기 시작하면
언제 후두두 떨어지는 비로 변할지
아무도 모른다.
사정이 이러면 누구라도 잰걸음이 나온다.
도보행복님은 이런 판국에도
쉬엄쉬엄 오시면서
사진 촬영에 임하셨다.
중등에서 배운 것
살짝 동원하자면
<<She was passion itself.>>
되 글 가지고 말 글로
요긴하게 한번 써먹었다.
출발점 송백고개 주차장. 오전 9시40분.
자귀나무.
미모사과 식물.
낮에는 잎이 벌어지고
밤이 되면 잎이 닫힌다.
미모사란 이름은
그리스 신화 속의 미모사 공주가
왕자의 손 접촉에 의해
몸이 움츠러들었다는데서 나왔다.
이 식물은 자기가 (자)야 하는 시간은 (귀)신같이 안다.
그래서
자귀나무라는 이름을 얻었다는 설도 있다.
낮과 밤에
잎이 열리고 닫히는 모습이
부부의 모습을 닮았다.
밤이 되면 잎 두개가 서로 몸을 붙인다.
'합환목' '부부목'으로 부르기도 한다.
부부 금실을 상징하여
신혼집 마당에 많이 심었다.
꽃향기는 달콤하고 은은하다.
가느다란 분홍 수술이 매우 아름답다.
이렇게 예쁜 꽃을 처음 보았다.
길 좌우에 수십 그루가 자라고 있었다.
삼성산 임도에 수차례 왔지만
산사랑님이 알려주기 전에는
이렇게 좋은 나무를 그냥 지나쳤다.
자기가 아는 만큼만
본다는 말이 헛말이 아니었다.
큰낭아초
개모시풀.
좀깨잎나무와 잎이 비슷하다.
둘 다 들깨 이파리를 닮았다.
개모시풀과 좀깨잎나무의 결정적 차이는
바로 아랫도리.
뿌리 쪽을 보면 나무와 풀의 차이가 확연하다.
코스모스와 백일홍
접시꽃
굴피나무.
옛날에는 굴피나무 껍질을 그물 만드는데 사용했다.
'그물피'가 굴피로 변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오해하면 안되는게 있는데
이 나무와 굴피집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
나무껍질로 지붕을 얹은 굴피집 재료는
굴피나무가 아니고
굴참나무 껍질이다.
11월이면 열매가 적갈색으로 변한다.
환삼덩굴은 한삼덩굴이 와전된 것이다.
그런데 환삼덩굴이 표준어로 채택되었다.
'한삼덩굴이라는 이름은
'한'과 '삼'과 '덩굴'로 이루어진 합성어로,
'한'은 많다 또는 흔하다라는 뜻의 옛말이고
'삼'은 삼(대마)의 잎을 닮았다는 뜻이다.
즉,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삼의 잎을 닮은
식물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
번식 속도가 아주 빠르고 군집을 쉽게 이루기 때문에
세력이 강해지면 다른 식물들은 살기 어려워진다.
한삼덩굴은 미움을 많이 받는 잡초이다.
농부에게 한삼덩굴은 골칫거리이다.
스치기만 해도 풀독이 오르고 번식이 너무 빨라
주변의 농작물을 감고 올라가 고사시켜 버린다.
아무리 뽑아내고 베어버려도 어디선가 또 나타난다.
다른 식물을 휘감아 말려죽인다.
덩굴을 주변 식물에게 뻗어 그 위에 '지붕'을 만듦으로써
아래를 그늘지게 하여 주변 식물을 죽게 한다.
그래서 생태계 교란식물로 지정되어있다.
잔 가시가 유별나게 발달하고
줄기가 매우 억세기 때문에 맨손은커녕
장갑 낀 손으로도 처리하기가 매우 어렵다.
낫이나 예초기를 동원해도 낫이 빠르게 무뎌지고
예초기도 쉽게 엉킨다.
줄기에 억센 털이 있어 피부에 스치면 매우 아프다.
농사를 망치는 주범이다.
징글징글하다.
농부들은 몸서리를 친다.
밭을 한 해 묵히면
환삼덩굴이 온밭을 뒤덮어버린다.
산 타는 재미 중에
산딸기 따먹는 재미도 상당하다.
물기있는 이암 퇴적층이 햇빛에 번들거린다.
마치 칼로 베어낸 것처럼 생겼다.
꼭두서니.
남사당패 우두머리 꼭두쇠는 빨간색 옷을 입는다
빨간색 염료로 꼭두서니 뿌리가 사용되었다고 한다.
슬쩍봐도 곧추선 모양새에서 꼭두서니 이름이 나올 것같다.
꼭두각시. 꼭두새벽. 모두 같은 어원을 가진다.
미국자리공.
본래 우리나라에도 토종 자리공이 있다.
독초이다. 사약에도 들어갔다.
자리공 어원은 모른다.
조선시대 한약 서적에 적혀있는 대로 읽는다.
'자리공'은 사약을 받은 그 자리에 앉아
죽기 만을 기다리는 공(벼슬아치)으로
생각하면 쉽겠다.
미국자리공은 양놈 땅에서 건너온 탓인지 몰라도
키도 크고 생장 속도도 토종보다 빠르다.
다른 종의 성장과 발아를 억제하는 성분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그래서 미국자리공이 한번 자리 잡으면
다른 식물은 그 근방에서 자취를 감춘다.
생태계를 완전 작살내는 공해식물로
악명이 자자하다.
열매 줄기 잎 등 식물 전체에 독이 있다.
뿌리는 강력한 살충제로 쓰인다.
번식력도 엄청나다.
제초제를 퍼부어도 안 죽고 버티는 잡초다.
환삼덩굴과 맞붙여 놓으면 누가 이길까?
산딸기. 6월 말인데 아직 덜 익은 것도 있다.
매미 소리가 귀를 즐겁게 해주었다.
큰낭아초.
풀도 아닌데 풀 '초'자를 이름에 가지고 있다.
이리 '낭', 어금니 '아'.
꽃 모양이 이리의 어금니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땅비싸리로 부르기도 한다.
비싸리보다 작다.
조록싸리 사촌쯤 되는 식물.
벗겨놓은 줄기껍질에
잔주름이 가늘게 잡혀있는 모양을
경상도 방언은
조록하다라고 표현하는데서
조록싸리란 말이 유래.
작년 5월 도보 때 사진.
올해는 빨간 이파리가 없었다.
칡덩굴
붉나무.
옻나무과 나무이므로 만질 때 조심해야한다.
가을에 단풍나무처럼 붉게 변해서
붉나무라고 부른다.
열매는 짠맛이 나서
소금 대용으로 쓰였다.
잎줄기에 도톰한 날개가 달린 것이
이 나무의 특징이다.
단풍나무
벽오동나무.
잎이 넓적한 것이 오동나무와 비슷하여
오동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과거에는 오동나무의 사촌정도로 알았다.
식물학적 분류로 보면
오동나무와는 전혀 다른 나무다.
오동나무는 어린 줄기가 성장하면
회색으로 변하는데
벽오동은 계속 녹색을 유지한다.
그래서 푸를 '벽'자를 붙여
벽오동이라 불렀다.
벽당은 '푸른 집'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위 설명은 24.6월 이전 것이다.
아래 사진은 오동나무가 맞다.
벽오동나무가 아니다.
누군가 나에게 벽오동나무라고 이곳 삼성산 도보 때
알려준 것을 아무런 의심없이 믿었다.
그때부터 24.6월까지 그렇게 알고 있었다.
24.6월 새로운 지식을 알려준 분께 감사드린다.
삼성산 정상.
잣 열매
점심 먹을 때 모기에게 몇방 물렸다.
가방에 모기 기피제 넣어서 다녀야겠다.
지난 여름 삼성산 도보때 점심 먹었던 풀밭.
추억 의자.
세상을 먼저 떠난 스승을 못 잊고
그리워하는 제자들이
스승의 은덕을 칭송하며
영원히 추억하고자
스승님의 이름을 새긴 돌의자를
설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