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 동백
김양일
바람은 하늘과 땅이 소통하기 위해 푹푹 내리고
눈물은 땅과 하늘이 사랑하기 위해 펄펄 퍼 올리고
끝나지 않은 하루를 붙들고 막걸리 잔 몇 순배에
붉어진 얼굴만큼이나 붉어진 가슴이 뒤뚱 뒤뚱
오진 바람에 흔들리네
어느 식당에서 일하다 감전 사고를 당하고
어느 공사판 떠돌다 허리를 가물치고
제 때 치료받지 못한 몸뚱이
기구한 생이 되어서야 더욱 붉어진
오진 눈물 퍼 올리네
가난한 몸뚱이로 사랑을 하고
가난 한 뭉텅이로 소통을 하는
바람 부는 날일수록 더 크게 흔들리다
보란 듯이 깊어지는 고즈넉한 그는
줄기차게 내리는 어둠과 빛 사이로
지난밤 떨며 꾸었던 꿈을 툭툭 내 걸고 있네
바람은 푹푹 내리고
눈물은 펄펄 퍼 올리고
여수시 국동 성공회 기도소에서
사랑이 그리워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그리워 사랑하는 거라고
심하게 웅그리다 떨다 피어난 애기 동백
꽃등 환하게 밝히고 있네
첫댓글 신부님 이 글은 내려 주세요 이미 탈고하여 출품한 작품이라서요